삼성에도 "노조하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함께 키우자
삼성에 부는 노동조합 바람
오는 7월 14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설립총회가 열린다. 전국 각지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A/S 기사들이 조합원이다. 노동조합 설립 추진은 지난 6월 말 부산 동래서비스센터에서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요구한 노동자들이 업체 폐업 협박과 해고 위협을 당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언론과 SNS를 타고 사건이 알려지고, 국회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의 대규모 위장도급 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수년간 억눌려왔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분노가 전국적으로 폭발했다. 스마트폰 카페 어플 가입자가 1,500여 명에 달하고 노동조합 가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카페 가입자 물색, 노조 가입 방해, 업체 폐업 위협과 해고 위협 등 사태를 진화하려는 도급업체들과 삼성의 대응은 오히려 노동조합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더 부추기는 형국이다.
올해 초 삼성노동자들이 최초로 금속노조에 집단 가입해 경기지부 삼성지회가 설립되면서 삼성의 무노조 전략에 본격적으로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삼성에서 대중적이고 전국적인 노동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노조 경영’의 상징 삼성에서 노동조합이 확산되고 있다.
‘믿고 사는 삼성’, 위장도급으로 쌓은 명성
사람들이 삼성의 전자제품을 선호하는 중요한 한 가지 이유는 삼성의 A/S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데 정작 삼성전자서비스센터의 노동자들은 삼성 직원이 아니다.
전국 각지의 서비스센터는 일부 직영을 제외하면 대부분 협력업체(GPA:great partner ship)이다. 협력업체는 현재 전국에 98개 정도가 있다. 삼성은 밖에서 보기에 독립 업체로 보이는 협력업체(GPA)를 통해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도급계약의 강제조항을 통해 직접 노무관리를 했다. 수수료 배분을 본사가 직접 하고, 인력을 하절기(성수기) 수준에 맞추도록 강제하며, 노동자들의 일일근태와 실적도 직접 관리했다. 인력충원 서약서와 각종 대책서를 작성해 보고하도록 했다. 모든 업무는 본사에서 전달받고 처리방법, 처리현황, 결재까지 모두 본사 전산망을 통해 관리했다. 입사할 땐 ‘삼성 경영이념과 삼성인의 정신’ 교육 등을 받는다.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혐의가 매우 짙은 것이다.
노동부가 수시 감독에 나서자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실적과 근태보고 등을 본사로 보내지 말라’고 급히 지시했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싱글이라는 내부망으로 보내는 모든 지시사항이나 업무 메일을 모두 지우라 하면서 본사 SV(차장급 간부)들이 방문해 협력사 사장, 경리, 팀장 전산을 강제로 로그인해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삼성이 위장도급 증거 은폐와 사태 진화에 나서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우리가 삼성 앵벌이냐!”며 쌓였던 분노를 터뜨렸다. 잔업수당과 휴일수당도 제대로 못 받고, 회사는 돈 더 드는 거 아니라고 마음껏 더 일 시킨다. 그래도 월급은 100만 원 전후다. 낮은 기본급에 성수기 여름엔 주 10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한다. 그나마 일 없으면 적은 임금이 더 줄어든다. “일 많을 땐 힘들어 죽을 것 같고, 일 없을 땐 굶어 죽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업무 시간 외에 하는 교육, 턱없이 부족한 출장비, 위험한 수리 업무에 산재는 개인처리, 밥도 제 때 못 먹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다. 고객의 항의와 폭언에도 웃으며 친절하게 서비스해야 한다. 고객 평가에서 ‘매우 만족’이 아니라 ‘만족’을 받으면 집합해서 훈계를 듣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들은 삼성의 직원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믿고 사는 삼성’, ‘서비스 품질 최고의 삼성’의 명성은 이렇게 최전선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만드는데 말이다.
공포와 불신을 넘어 일어서다
“삼성한테 찍히면 큰일난다”, “짤릴 각오 하고 나서야 한다” 삼성에 반발했던 많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제압당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이번에 처음 일어선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몇 번 일어난 적이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노동조합 하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이어도 몇 억을 들여서라도 미행하고 회유, 협박해 주저앉히는 게 삼성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증언하고 있다. 노조 한다는 사람들을 마치 범죄자처럼 몰아 노동자들 간에 의심과 불신을 심는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나서기 두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포와 불신을 넘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일어섰다. 현재 노동자들은 삼성을 상대로 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준비 중이며 소송인단은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소송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그리고 7월 14일 창립총회를 열어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출범한다. 삼성과 업체들은 주말특근을 집중 지시하고, 업체 폐업과 해고 위협 등으로 출범식 참가를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회 설립 이후에도 업체별 복수노조 설립 등 많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 확산의 계기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설립은 그 동안 소수의 노동조합 설립 시도와 고립된 싸움을 이어왔던 삼성에서 최초의 대중적 노조설립 사례가 될 것이다. 이들의 성공은 엘지 등 동종업종, 유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업종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노조운동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후 노동조합을 확대해 가는 유리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계속된 노조파괴 흐름 속에 그간 노조 확대는커녕 노조를 지키는 것 자체, ‘민주노조 사수’가 노동자운동의 핵심 구호가 된 지 오래다. 노동조합 하나 만들기도 너무나 어렵고, 만들었다 하면 노조 인정 자체로 장기투쟁을 해야 하는 게 현재 한국의 노동자운동이 처한 현실이다. 그 가운데 한국의 대표 재벌 ‘무노조’ 삼성에서 ‘노동조합’이 싹튼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또 다시 좌절하지 않고 제대로 설 수 있도록 사회운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용기를 응원하고, 그들이 ‘노동조합’이라는 안전벨트를 무사히 착용할 수 있도록 하자.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이들이 노동조합을 안정화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지역의 역량을 모아 연대하자. 나아가 삼성에서 싹튼 용기가 노동조합 확대와 노동권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운동을 기획하고 이어가자.
오는 7월 14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설립총회가 열린다. 전국 각지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A/S 기사들이 조합원이다. 노동조합 설립 추진은 지난 6월 말 부산 동래서비스센터에서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요구한 노동자들이 업체 폐업 협박과 해고 위협을 당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언론과 SNS를 타고 사건이 알려지고, 국회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의 대규모 위장도급 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수년간 억눌려왔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분노가 전국적으로 폭발했다. 스마트폰 카페 어플 가입자가 1,500여 명에 달하고 노동조합 가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카페 가입자 물색, 노조 가입 방해, 업체 폐업 위협과 해고 위협 등 사태를 진화하려는 도급업체들과 삼성의 대응은 오히려 노동조합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더 부추기는 형국이다.
올해 초 삼성노동자들이 최초로 금속노조에 집단 가입해 경기지부 삼성지회가 설립되면서 삼성의 무노조 전략에 본격적으로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삼성에서 대중적이고 전국적인 노동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노조 경영’의 상징 삼성에서 노동조합이 확산되고 있다.
‘믿고 사는 삼성’, 위장도급으로 쌓은 명성
사람들이 삼성의 전자제품을 선호하는 중요한 한 가지 이유는 삼성의 A/S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데 정작 삼성전자서비스센터의 노동자들은 삼성 직원이 아니다.
전국 각지의 서비스센터는 일부 직영을 제외하면 대부분 협력업체(GPA:great partner ship)이다. 협력업체는 현재 전국에 98개 정도가 있다. 삼성은 밖에서 보기에 독립 업체로 보이는 협력업체(GPA)를 통해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도급계약의 강제조항을 통해 직접 노무관리를 했다. 수수료 배분을 본사가 직접 하고, 인력을 하절기(성수기) 수준에 맞추도록 강제하며, 노동자들의 일일근태와 실적도 직접 관리했다. 인력충원 서약서와 각종 대책서를 작성해 보고하도록 했다. 모든 업무는 본사에서 전달받고 처리방법, 처리현황, 결재까지 모두 본사 전산망을 통해 관리했다. 입사할 땐 ‘삼성 경영이념과 삼성인의 정신’ 교육 등을 받는다.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혐의가 매우 짙은 것이다.
노동부가 수시 감독에 나서자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실적과 근태보고 등을 본사로 보내지 말라’고 급히 지시했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싱글이라는 내부망으로 보내는 모든 지시사항이나 업무 메일을 모두 지우라 하면서 본사 SV(차장급 간부)들이 방문해 협력사 사장, 경리, 팀장 전산을 강제로 로그인해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삼성이 위장도급 증거 은폐와 사태 진화에 나서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우리가 삼성 앵벌이냐!”며 쌓였던 분노를 터뜨렸다. 잔업수당과 휴일수당도 제대로 못 받고, 회사는 돈 더 드는 거 아니라고 마음껏 더 일 시킨다. 그래도 월급은 100만 원 전후다. 낮은 기본급에 성수기 여름엔 주 10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한다. 그나마 일 없으면 적은 임금이 더 줄어든다. “일 많을 땐 힘들어 죽을 것 같고, 일 없을 땐 굶어 죽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업무 시간 외에 하는 교육, 턱없이 부족한 출장비, 위험한 수리 업무에 산재는 개인처리, 밥도 제 때 못 먹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다. 고객의 항의와 폭언에도 웃으며 친절하게 서비스해야 한다. 고객 평가에서 ‘매우 만족’이 아니라 ‘만족’을 받으면 집합해서 훈계를 듣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들은 삼성의 직원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믿고 사는 삼성’, ‘서비스 품질 최고의 삼성’의 명성은 이렇게 최전선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만드는데 말이다.
공포와 불신을 넘어 일어서다
“삼성한테 찍히면 큰일난다”, “짤릴 각오 하고 나서야 한다” 삼성에 반발했던 많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제압당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이번에 처음 일어선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몇 번 일어난 적이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노동조합 하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이어도 몇 억을 들여서라도 미행하고 회유, 협박해 주저앉히는 게 삼성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증언하고 있다. 노조 한다는 사람들을 마치 범죄자처럼 몰아 노동자들 간에 의심과 불신을 심는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나서기 두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포와 불신을 넘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일어섰다. 현재 노동자들은 삼성을 상대로 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준비 중이며 소송인단은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소송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그리고 7월 14일 창립총회를 열어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출범한다. 삼성과 업체들은 주말특근을 집중 지시하고, 업체 폐업과 해고 위협 등으로 출범식 참가를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회 설립 이후에도 업체별 복수노조 설립 등 많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 확산의 계기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설립은 그 동안 소수의 노동조합 설립 시도와 고립된 싸움을 이어왔던 삼성에서 최초의 대중적 노조설립 사례가 될 것이다. 이들의 성공은 엘지 등 동종업종, 유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업종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노조운동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후 노동조합을 확대해 가는 유리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계속된 노조파괴 흐름 속에 그간 노조 확대는커녕 노조를 지키는 것 자체, ‘민주노조 사수’가 노동자운동의 핵심 구호가 된 지 오래다. 노동조합 하나 만들기도 너무나 어렵고, 만들었다 하면 노조 인정 자체로 장기투쟁을 해야 하는 게 현재 한국의 노동자운동이 처한 현실이다. 그 가운데 한국의 대표 재벌 ‘무노조’ 삼성에서 ‘노동조합’이 싹튼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또 다시 좌절하지 않고 제대로 설 수 있도록 사회운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용기를 응원하고, 그들이 ‘노동조합’이라는 안전벨트를 무사히 착용할 수 있도록 하자.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이들이 노동조합을 안정화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지역의 역량을 모아 연대하자. 나아가 삼성에서 싹튼 용기가 노동조합 확대와 노동권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운동을 기획하고 이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