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628호 | 2013.08.16

감차로 배 채우는 삼화고속

버스노동자와 시민들의 연대투쟁이 필요하다

정책위원회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주요 노선을 보유한 빨간버스 삼화고속. 삼화고속은 서울과 인천 외에도 광주, 대구, 대전 등 지방의 노선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삼화고속은 일명 잘나가는 회사지만, 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 방기와 노조탄압에 앞장서는 회사이기도 하다.


불법 감행과 감차, 덜미를 잡히다

“더워 죽겠는데, 차가 빨리 오지 않아요.”
“편하게 앉아 가려고 타는 건데 서서가야 할 때가 많아요. 서 있다가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진 사람도 봤어요.”
“신경을 안 썼는데, 어느 날 보니 환승이 안 되더라고요.”

삼화고속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서울에서 인천을 오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경험했을 상황이다. 특히 주말 저녁 신촌과 홍대근처에서 탑승하는 승객은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서서간다. 배차간격이 길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환승할인을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불편하고 위험한 이 상황은 버스 운행체계상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삼화자본이 이윤을 위해 불법을 저지른 데서 생긴 문제다. 삼화고속지회의 자체조사 결과, 삼화고속은 인천시로부터 인가받은 면허차량대수에 비해 현저히 적게 운행하고 있었다. 일례로 인천터미널에서 서울역을 오가는 1400번의 경우 면허차량대수는 23대인데 실제로는 14대, 15대를 운행하고 있었다. 1000번, 1500번과 같은 광역버스는 물론, 지방을 오가는 고속버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임의감차(결행) 및 임의감행, 입석승차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위반된다. 삼화자본에게 승객들의 원활한 운송과 편의성, 정시성, 안정성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오직 비용절감을 통한 이윤확보가 목적인 것이다.
이에 삼화고속지회는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임의감차와 임의감행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국토교통부는 고소내용을 수원시로 이관했고, 수원시는『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하기로 결정했다. 즉, 삼화고속에게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천시 역시 행정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민주노조 파괴를 위해 안간힘을 쓰다

삼화고속이 지탄받는 이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버스 업종의 대표적 노조파괴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사측이 민주노조를 파괴하고자 할 때 몇 가지 양상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복수노조를 활용한 민주노조 흔들기, 교섭 회피, 구조조정과 징계를 통해 조합원을 위축시키기, 생활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지급과 같은 것이다.

삼화고속에는 현재 6개의 복수노조가 있다. 한 때는 8개까지 복수노조가 만들어졌었다. 이 중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버스지부 소속의 삼화지회는 조합원이 가장 많은 제1노조지만, 사측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12년 임금 및 단체교섭이 현재까지 진행 중이며 무려 34차례가 진행되는 동안 배홍철 대표이사는 단 한 차례도 교섭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한 교섭 끝에 삼화고속지회의 투쟁으로 지난 6월 9일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다. 내용은 고속부문 동등근무 및 2012년 임단협 교섭을 6월 30일까지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노동조합이 파업을 풀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일방적인 노조 무시 전략은 임금합의 이행과정에서 그 악독함이 드러난다. 2011년 11월 광역부문의 경우 상여금 포함 평균 270만원을, 고속부문의 경우 310만원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현재 조합원들이 받는 월평균 급여는 상여금을 제외하고 광역부문 실 수령액이 140만원, 고속부문 실 수령액이 170만원에 그친다. 징계의 남발로 정직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이조차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삼화고속의 일방적인 노선매각과 임의 감차 및 감행으로 인해 노동일수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계를 이어가기에 어려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퇴사를 하는 일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버스노동자의 민주노조 사수 투쟁에 연대하자!

2011년도부터 시작한 긴 투쟁이 끝이 보이지 않음에도, 삼화고속지회 조합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운전자이자, 노동자로서 시민들에게 문제점을 알려내고 동의를 구하는 활동과 사측과 인천시의 미진한 태도에 맞서는 투쟁을 병행하고 있다. 삼화고속지회 조합원들의 바람은 여느 노동자들과 다르지 않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노동조건과 이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지켜내기 위해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것이다. 이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며, 전체 버스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켜낼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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