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에 맞서 일터와 삶터에서 민주주의를 만들자!
대선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에 맞서 일터와 삶터에서 민주주의를 만들자!
박근혜 파면과 함께 본격적인 조기대선 국면이 열렸다. 민주당은 치열했던 경선의 후반전에 돌입했다. 호남에서 승패가 좌우되는 만큼 문재인과 안희정 간 감정대립이 거세다. 이재명도 문·안 두 후보를 비판하고 있지만 부피가 커진 양강구도에서 길을 찾진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경선을 거치고 있으나 관심도는 한참 떨어진다. 부역세력 심판에 대한 분노가 그만큼 크고, 촛불 정국에서 국민의당이 보인 모호한 태도 탓이다.
이와중에 자유한국당의 유력 후보로 떠오른 막말러 홍준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언급했다. 이에 유승민은 “합당은 됐고 보수후보들이 단일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부역자들과 단일화도 할 수 있다면 합당은 못할 게 뭔가? 보수세력 내 주도권 다툼을 위한 궤변일 뿐이다.
어지럽게 흘러가는 정치판을 보니, 촛불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 확인 된다. 작금의 대선 국면은 촛불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가? 천만 촛불에게 남겨진 과제는 무엇인가?
적폐 청산 의지 보이지 않는 대선 주자들
문재인이 영입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삼성맨 양향자는 반도체공장 재해 유족과 ‘반올림’을 근거 없이 매도해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 김호기 역시 삼성의 기만적인 보상과 은폐에 협조한 바 있고, ‘박근혜 가정교사’ 김광두는 대기업 사외이사 재직 중 수 천 만원의 소득세를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왜 이런 인물들을 영입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뿐만 아니다. 주위에 삼성맨들이 즐비하기 때문인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착취, 반도체공장 노동재해, 반헌법적 무노조 방침 등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자행해온 행위들을 어떻게 근절시키겠다는 것인지 내용이 전무하다.
그 사이 보수언론들은 재벌 구속과 출국금지가 ‘과하다’며 군불을 떼고, 구치소에 있는 이재용은 자신이 저지른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이래서야 재벌 체제를 혁파할 수 있겠는가?
말로는 빈익빈부익부가 심각하다면서 정작 공약은 밋밋하기 그지없다. 안희정·유승민 등은 공공연하게 ‘노동유연화’를 주장하는가 하면, 이명박처럼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대안으로 양극화와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넌센스다.
가짜 대안에 맞서 촛불을 들자
탄핵안 가결과 이재용 구속, 파면을 관철시킨 것은 촛불의 힘이었다. 진짜 민주주의는 광장에 있었고,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꼼수들을 무너뜨려왔다. 촛불의 뜻을 이으려면 어떤 대선을 치러야 할까? 첫째, 박근혜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 의제가 관철되는 대선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재벌들이 정경유착과 착취의 파티를 벌일 때 제대로 처벌한 역사가 없다. ‘경제를 위해’ 삼성 이재용, 롯데 신동빈, SK 최태원 등 공범들을 봐주자는 엄살을 허용해선 안 된다. 재벌가 돈 잔치 끝에 우리의 삶이 나아졌나? 오히려 반대다. 그들의 ‘경제’엔 우리의 삶이 없었다.
둘째, 재벌왕국·빈익빈부익부 척결을 위해 일터와 삶터에도 민주주의를 일구는 시간이어야 한다. 87년 6월 항쟁을 이은 노동자 대투쟁을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뭔가? 우리에겐 그보다 더 위대한 행동을 할 의지와 힘이 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노조 할 권리가 있어야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국민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다. 그래야 민주주의다.
셋째, 이명박근혜 9년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노동을 후퇴시키기 시작한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의 적폐를 돌아보는 대선이어야 한다. 성찰이 있어야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신자유주의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낳았다는 지적을 무시해선 안 된다.
지난 3월 11일 광화문은 아름다웠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과 자신감이 광장을 가득 채웠더랬다. 이를 잊지 말자. 대선주자들의 이전투구에 휘둘릴 필요 없다. 여의도와 청와대가 적폐 청산과 사회변혁을 향한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언제든 촛불을 들고 나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촛불이고, 그래야 주권자다.
2면 - 내 일터와 삶터를 바꾸는 촛불을 / 반중감정 이용해 사드 배치 정당화할 수는 없다 / 세월호 인양, 진실과 안전의 길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