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연장안 국무회의 통과를 규탄한다
- 자이툰 미파견 700명 파병, 정용준사무국장 구속방침은 또 웬말인가

1. 23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파병연장동의안을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하기로 하였다. 심지어 아직 파견되지 않은 자이툰부대 700명을 파병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어떠한 국민적 합의도 없으며, 미국의 학살과 점령을 거드는 전쟁범죄의 연장일 뿐이라고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2. 재선에 성공한 부시는 이라크에서 곧바로 팔루자 공격을 자행하여 그들 스스로도 1200명을 사살했다고 학살을 시인했고, 그러한 학살사태는 곧바로 이라크 전역에서 광범위한 저항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제 반전운동 진영도 미군의 학살만행을 맹렬히 비난했고 의료진과 구호물자 반입도 막는 미군의 반인도적인 행태를 규탄하고 있다. 더욱이 미군이 부상당한 포로를 확인사살하는 장면이 공개되었고 이라크 내부에서조차 각 세력들이 총선불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미군과 이라크임시정부 세력을 제외하고는 이라크 내에서 점령과 외국군 주둔에 찬성하는 이들은 거의 없는 것이다. 이라크를 넘어 전세계도 부시를 적으로 돌리고 있는데 노무현정부는 왜 그 재앙으로 국민들을 계속 끌고가는 것인가.

3. 더욱이 전선이 북부로 옮아가면서 자이툰부대가 주둔하는 곳에서 가까운 모술에서는 연일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언제 아르빌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자이툰부대 2,800여명은 부대방어만 하면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말하는 평화와 재건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오히려 미군의 군사작전에 동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이미 ‘다이만’이라고 명명된 한국공군수송부대는 미군의 수송을 지원하고 있다는데 그것은 이미 군사작전에 동원된 것 아닌가. 자이툰부대는 그 주둔만으로도 미군의 이라크 점령을 지원하고 엄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700명을 더 보내고 파병을 1년더 연장한다고? 남의 집을 털면서 이제 담을 넘은 것 뿐이니, 주인을 위협하고 안방을 더 털어야 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4. 검찰이 23일 파병반대 국민행동 정용준 사무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8.15 파병반대 집회 건이라고 하지만 이미 그 직후에 조사를 받았는데 3개월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 구속하려 하는 것은 명백히 파병반대 운동에 대한 탄압조치다. 평화와 정의를 바라는 민중의 뜻에 따라 이라크 점령과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지극히 정당한 활동을 앞장서서 한 것일 뿐인데 무리하게 짜맞추기 식으로 구속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파병반대 국민행동에 참가하는 351개 단체를 넘어 민중의 의사를 철저히 외면하는 반민중적이고 억압적인 행태이다. 검찰은 즉시 구속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5. 도미니카공화국, 스페인, 노르웨이, 온두라스, 필리핀, 태국, 폴란드, 헝가리, 네덜란드 등. 이들은 이라크 주둔군을 철수시켰거나 철수일정을 밝힌 국가들이다. 파병의 근거도, 파병연장의 근거도 없는 한국이 파병을 철수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일 뿐이다. 더 큰 재앙을 초래할 파병연장을 즉각 중단하고 자이툰부대를 철수시켜야 한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전쟁정당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가 이를 부결시킬 리는 만무하겠지만, 우리는 전범국가의 국민이 되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규탄할 것이다. 부시가 이끌고 노무현이 밀어주는 전쟁범죄, 학살과 점령, 파병연장에 대해 최선을 다해 싸워나가자.

2004. 11. 23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