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라
- 추석 앞두고 경찰의 강제진압 있어선 안돼


1. 저임금과 불법파견, 회사의 비인간적인 노무관리와 탄압 등에 맞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8월 24일부터 생산라인 점거농성에 들어간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의 농성이 20일이 훨씬 넘어서고 있다. 우리는 사태가 지금까지 오도록 아무런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사측과 이를 수수방관하는 노동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경찰 역시 업무방해 혐의로 조합원 1명을 14일 강제 연행하는 등 사측 편에서 노동자를 억압하고 있다. 이미 울산과 부산에서 현대자동차와 화물연대의 비정규노동자들이 목숨을 끊는 처절한 저항을 하고 있고 노동현장 곳곳이 인간이하로 대우받는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노동대중의 분노는 들끓고 있는데도 정부나 사측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2. 24일 근무한 기륭전자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486,000원.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고 근무중 말을 나눴다고 해고하고, 여자라고 무시하는 등 80년대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노동인권 유린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조합원들 스스로 놀랄 정도로 흔들림 없이 지금까지 점거농성을 하는 것은 이렇듯 그동안 너무나 억눌리고 당하고만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은 커다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계약해지 중단, 해고자 원직복직, 도급화 중단, 불법파견·계약직 노동자 정규직화, 성실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마치 20년 전 구로 동맹파업 당시의 여성노동자들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도 사측은 구사대를 배치하여 틈만 보이면 강제로 해산시키려 하고 오히려 조합원 21명에 대해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고 추가로 13명을 고발하고, 7명에 대해서는 건조물침입죄로 고발하는 탄압행위만 하고 있다.

3. 또한 추석이 코앞인데 경찰은 조합원 21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추석명절때 집에 가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욱이 집에 다녀오던 조합원이 연행당한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40~50대 여성들인 조합원들은 찬 공장 바닥에서 추석 명절을 보내기로 하고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만약 경찰이 이러한 틈을 타서 여성노동자들을 강제해산하려 한다면 이는 더욱 커다란 인권유린이 아닐 수 없으며 비난과 규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 사회단체들은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며 오히려 사측의 불법파견과 노동탄압,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처벌하고 여성노동자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더불어 사측의 성실한 교섭, 불법파견에 대한 정부의 시정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 비정규직노동자, 여성노동자들의 피맺힌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2005. 9. 15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 광주인권운동센터, 다산인권센터, 구속노동자후원회,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전태일기념사업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불교인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원불교인권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평화인권연대, 빈곤과폭력에반대하는여성행진(광주민중행동, 노동자의힘 여성활동가모임, 문화연대, 빈곤사회연대, 사회진보연대, 세계화반대여성연대,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인천사회진보연대, 전국학생연대회의) (이상 26개 단체, 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