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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한국민중투쟁단 성명
1.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민중투쟁단, 이하 한국민중투쟁단]은 지난 8일 동안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WTO 반대! 도하개발의제 중단!’, ‘열사정신 계승!’을 위해 이 곳 홍콩에 모인 전 세계의 민중들과 함께 투쟁했다. 해상시위, 삼보일배, 촛불시위 등 평화적이면서도 강력한 투쟁으로 홍콩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한국민중투쟁단의 투쟁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빈곤과 불평등, 전쟁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 내고, 전 세계 민중의 삶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이었다. 개도국과 최빈국에 자유무역의 혜택을 확산한다는 도하개발의제 협상은 여전히도 개도국, 최빈국의 반발을 사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으며, 결국 별다른 진전 없이 폐막했다. 이렇듯 WTO가 스스로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는 동안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세계 민중의 분노는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에 맞선 민중들의 연대와 단결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2. 전 세계 민중의 삶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투쟁에 대해 WTO와 홍콩 정부의 과잉 대응은 이곳에 모인 세계의 민중, 홍콩 시민,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이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행동 주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홍콩의 언론은 한국의 노동자, 농민을 폭도로 매도해댔다. 각료회의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주변을 시위 금지구역으로 선포하는가 하면, 인적이 드문 곳에서만 집회를 허용하는 등 민중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침해하였다. 심지어 페퍼스프레이, 최루탄, 전기곤봉, 고무탄, 물대포를 동원하여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가 하면 각료회의 폐막 전날인 12월 17일 집회 및 행진 참가자를 전원 연행하였고, 그 중 한국민중투쟁단 11명 등 총 14명을 구속기소하였다. 우리는 홍콩 정부와 경찰이 아닌 WTO를 상대로 한 우리의 투쟁을, 전 세계 민중의 삶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투쟁을 이렇듯 폭력적으로 가로막은 홍콩 정부당국과 경찰에 분노한다.
3. 뿐만 아니라 18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12시간에 걸친 연행 과정에서, 그리고 우리가 여러 경찰서에 구금되어있는 동안 홍콩 경찰은 우리를 범죄인으로 취급하며 부당하게 대우했고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했다. 저항하지 않고 연행에 응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타이(Cable tie)를 강제로 채우고 이를 거부할 경우 뺨을 때리거나 구타했고, 전화를 통해 연행사실을 알리거나, 음식을 공급받거나 치료를 받을 권리 등 연행되었을 경우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공지하지 않았음은 물론, 이를 요구할 시 위압적인 자세로 협박하며 거부했다. 우리는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사기에 충분한 홍콩경찰의 인권탄압에 대해 사례를 낱낱이 조사하고, 고소고발 등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민중투쟁단 11명을 비롯한 14명의 구속자를 조건 없이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세계 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다.
4. 아울러 우리는 홍콩정부의 과잉대응, 그리고 뒤이은 인권침해 등 <WTO 홍콩각료회의 저지 행동주간> 기간 동안 빚어진 일련의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 데에 대한 책임이 한국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한국 정부는 천 명이 넘는 한국투쟁단이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수수방관 했으며, 연행과정과 유치장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홍콩의 실정’이라며 애써 무시했고, 심지어 11명의 기소자에 대해 도주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원보증을 거부하여 구속되도록 했다. 우리는 한국 정부의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5. 홍콩 WTO 각료회의의 별다른 진척 없는 폐막, 한국민중투쟁단을 비롯하여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이들에 대한 폭력 진압과 인권탄압은 WTO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모순과 폭력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전 세계 민중의 분노를 촉발했다. 이번 홍콩에서의 투쟁을 계기로 하여, 빈곤과 폭력을 확산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우리의 투쟁, 전 세계 민중의 투쟁은 더욱 굳건해 질 것이다.
2005년 12월 20일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민중투쟁단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