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빌 폭탄공격에 대한 성명서
-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고 자이툰 부대는 즉각 철수하라!
1. 현지 시각으로 9일 오전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쿠르드 자치정부 청사 근처에서 트럭에 의한 폭탄공격 사건이 발생했다. 자이툰 주둔지로부터 불과 6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 사건으로 최소 19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고 한다. 이러한 사태는 현재 이라크에서 점증하고 있는 점령군과 그 추종세력에 대한 저항공격, 미국의 점령정책이 초래한 종파간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폭력 등 이라크 전쟁과 점령의 총체적인 문제가 폭발하는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다. 따라서 더 이상의 폭력과 인명손실을 방지하고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서 미군과 자이툰부대를 비롯한 점령군은 즉각 완전히 철수해야 하고 미국은 이라크에서 손을 떼야 한다.
2. 미국은 이라크에서 평화를 파괴하고 폭력과 갈등만 유발시키고 전체 이라크 사회와 민중의 삶을 붕괴시키고 있을 뿐, 사회 재건에 있어 어떠한 진전된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이미 65만명 이상이 희생당했고, 미군 역시 3천3백명 이상이 숨졌다. 전쟁비용만 해도 4천억 달러를 훨씬 초과했다. 100만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난민이 되어 나라를 떠났다. 더욱이 미국의 종파 분열 지배 정책은 전통적으로 큰 갈등없이 공존해온 이라크 사회의 종파들을 유례없는 폭력 속으로 몰아넣었다. 미군을 중심으로 한 외국군의 점령 자체가 이라크 최대의 갈등요인인 것이다.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야만적인 점령과 그 꼭두각시 정부에 대한 저항이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저항공격의 75%는 점령군에 대한 것이고, 17%는 이라크 정부군에 대한 것이다. 저항공격은 지난 해에 비해 두배가 늘어서 하루 평균 185회, 한달 5천 5백회라고 한다. 지난 4월 이라크에서는 수십 만 명이 반미를 외치며 점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양한 종파와 정당들은 ‘미군 즉각 철수’를 요구했다.
3. 그러나 부시 정부는 미국과 전 세계의 압도적인 반전여론과 이라크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철수를 거부하고 있다. 부시는 민주당이 10월부터 미군 재배치를 조건으로 통과시킨 ‘전쟁비용법안’에 대해서마저 거부권을 행사했고 오히려 국방부는 3만 5천명의 증파를 지시했다. 현재의 이라크 상황에서 증파는 더욱 거센 저항을 낳을 뿐이다. 더욱이 미군은 종파갈등을 줄이겠다며 바그다드의 수니파와 시아파 거주구역 사이에 3미터 높이의 장벽을 쌓는 희극을 벌이고 있다. 이는 종파간 분열을 더욱 강화할 것이며 일상생활마저 제한할 것이다. 15만 명에 달하는 미군과 이들을 지원하는 10만 여명의 민간 용병들의 존재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미국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4. 노무현 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아직도 철수시키지 않고 있다. 작년에 파병연장안을 통과시키면서 약속한 철군계획도 감감 무소식이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밀어붙이고 있고, 한미동맹 강화로 미국의 군사세계화에도 충실히 복무하며 민중의 생존과 평화를 파괴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으로 인한 김선일씨의 죽음, 아프간 파병으로 인한 윤장호 병장의 죽음을 국민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침략전쟁과 야만적인 점령에 동참하여 미군을 도우는 자이툰 부대 역시 점령군의 일원이며 공격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는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다. 이번 아르빌 폭탄공격 사태도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에도 아르빌에서 폭탄공격이 발생했고, 자이툰 부대 자체에 대한 공격도 여러 번 있었다.
자이툰 부대는 더 이상 주둔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노무현 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 더불어 아프간에서도 철수하고, 레바논 파병 역시 중단해야 한다.
2007. 5. 9
사회진보연대 (www.pss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