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뉴코아 비정규노동자들의 피맺힌 목소리를 들어라!


1. 뉴코아 노동자 한 명이 이랜드 신촌 본사 근처 40m 높이 CCTV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비정규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이랜드 자본과 노무현 정권에 대한 항의의 표시다. 세 차례에 걸친 점거투쟁, 매장봉쇄 투쟁, 농성 등 안 해본 것이 없는 이랜드-뉴코아 노동자들이 이제 하늘까지 올라가 세상에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고 뉴코아, 홈에버 사장들만 나와 변명과 회피로만 일관했다. 각종 부당노동행위, 불법탄압 사례가 자세히 밝혀지는데도 나몰라라 했다. 노동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중재는 한계가 있다며 당사자간 타결만 되뇌었다. 장관과 기업 사장들은 책임을 피하기만 하며, 비정규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고공시위까지 벌여야 한단 말인가?


2. 이 모든 책임은 당연히 비정규직‘보호’법을 만든 노무현 정부와 이랜드 자본 측에 있다.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장에서 내쫓고 있는 비정규법이 가장 문제다. 오죽하면 어제 이랜드일반노조 김경욱 위원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재판부도 “비정규직 입법으로 저소득층 노동자의 고용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과정에서 돌출됐고...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적·정치적인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것을 지적하지 않았는가.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비정규 노동자들의 피맺힌 요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비정규법안을 폐기하고 노동자 생존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랜드 자본 역시 마찬가지다. 비정규법을 핑계로 대량해고와 외주화를 추진하고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들을 쥐어짠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노조를 무시하고 용역과 구사대를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는 전근대적 노동탄압으로 일관했다. 그것이 부끄러워 박성수 회장은 국정감사에도 나타나지 못하고 해외로 꽁무니를 뺀 것 아닌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증인으로 박성수 회장을 다시 부르기로 한 마당에 더 이상 숨지 말고, 떳떳하다면 공개석상에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3. 이랜드노조 위원장은 석방되고 나서 “피해자가 구속되어 있고, 가해자는 활보하고 있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는 피해자인 노동자들이 가해자를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이랜드-뉴코아 노동자들과 이 투쟁에 연대하는 이들은 연대를 더욱 강화하여 노동자의 정의를 바로 세울 것이다. 이미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해 연대파업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에서도 오는 11월 10일 노동자대회 전야제를 홈에버 월드컵점 앞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러한 연대의 분위기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미 이랜드-뉴코아 투쟁은 노동자 전체의 투쟁이 되었기 때문이다. 위원장 석방 이후 사기를 한층 높이고 있는 이랜드 노동자들, 고공시위까지 감행하며 절규하는 뉴코아 노동자들의 뒤에는 수천 수십만의 노동자가 있음을 노무현 정권과 이랜드 자본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07. 10. 23

사회진보연대 (www.pss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