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정부는 집회의 자유 원천봉쇄를 철회하고, 평화적 집회를 보장하라!
모이자! 11월11일, 시청 광장에서!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9일 오전, 정부는 법무부, 행자부, 노동부, 건교부 장관 합동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 <한미FTA저지, 비정규직철폐, 반전평화를 위한 2007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위원회의 11일 집회에 대해 일방적 비난을 늘어놓으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이에 따라, 각 지방 경찰청들은 범국민행동의날 집회 참가자들의 상경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는 담화문에서 11일 집회를 “도심의 극심한 교통체증과 시민불편”을 이유로 금지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말대로라면, 이제 ‘교통 문제’가 ‘집회와 시위의 자유’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되었으며, 이제 집회는 아무런 사회적 영향을 줄 수 없는 ‘한적하고 사람 없는 허허벌판’에서밖에 개최할 수 없게 되었다.
정부는 담화문에서 범국민행동의날 집회를 “대통령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도심에서 대규모로 개최하여 사회적 안정을 저해”하며,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국민생활과 국가경제를 볼모로 하는 시위”라고 매도하였다. 참으로 끝을 모르는 정부의 파렴치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누가 사회적 안정을 저해했으며, 도대체 누가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국민생활과 국가경제를 볼모로 잡았는가?
세계 통상 역사에 길이 남을 졸속·밀실·퍼주기 협상 한미FTA를 ‘묻지마 강행’하여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사회를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넣은 것이 누구인가?
한미FTA가 바로 수출 대기업이라는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해 국민경제 전체를 미국에 팔아먹은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2년 주기 해고법’, ‘파견·용역 확대법’인 비정규 악법을 강행 통과시켜 이 땅 노동자의 절반을 끊임없는 해고의 위협과 가혹한 노동강도, 생존이 불가능한 저임금, ‘2등 국민’이라는 차별과 멸시로 내몰고 있는 것이 누구인가?
생존이 나락으로 내몰려 거리에서 노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을 단속하고, 목숨과도 같은 가판대를 부수고 빼앗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누구인가?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동조하여 나라를 ‘전범 국가’로 만들고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을 가한 것이 과연 누구인가?
대선이 40일 남았기 때문에 집회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디에 나오는 논리인가?
정부의 담화는 민중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법과 제도를 동원한 폭력으로 가로막겠다는 대국민 협박이자,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유린하는 반민주적 폭거이다.
대통령 선거는 향후 5년을 책임질 국민의 대표를 뽑는 자리이다. 당연히 모든 국민은 대통령 선거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고, 이를 설득할 권리가 있다. 2002년 대선 전에 벌어진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는 거대한 촛불 집회도, 2004년 총선 전의 탄핵반대 촛불집회도 있었다. 당시에 정부는 이를 가로막지 않았다. 그런데 왜 11일 집회는 금지되어야 한단 말인가? 자신에게 유리하면 허용하고, 자신에게 불리하면 금지하는 전형적인 정부의 이중 잣대를 우리는 단호히 거부한다.
집회는 허가되는 것이 아니라 신고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4.19도, 광주민중항쟁도, 6월항쟁도 모두 불법 집회였다. 우리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위원회는 한미FTA저지, 비정규직철폐, 반전평화를 위한 11월11일 범국민행동의날 집회를 신고된 대로 개최할 것이며, 대회의 평화적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부는 범국민행동의날 집회의 원천봉쇄와 강경대응 방침을 철회하고, 민중의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는 장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민중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잘못된 세상을 우리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 혼자서는 절망의 한숨뿐이요 두 셋이 모이면 술자리의 푸념뿐이지만 백이 되고 천이되면 저항이 되고, 천이 모이고 만이 모이면 항쟁이 되고, 10만이 모이고 100만이 모이면 위대한 승리의 역사가 된다!
국민들이여, 모이자! 11월11일, 시청 광장에서!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2007년 11월9일
한미FTA저지, 비정규직철폐, 반전평화를 위한
2007범국민행동의날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