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성명서>
쌍용차 정리해고는 천 만 노동자의 미래, 함께 싸워 함께 살자!
- 쌍용차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지지하며
2009.05.21
사회진보연대
○ 정부의 회생안은 쌍용차 노동자의 희생으로 채권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발상
쌍용차 사측은 2,646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을 핵심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제출하였고, 법원은 정리해고와 자산매각을 전제로 한 회계법인의 잔존가치에 관한 보고서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오는 22일 채권자들과 법원은 관계인 집회를 열어 쌍용차의 회생 계획을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자들이 현재 논의하고 있는 회생안은 사실 ‘회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전 직원의 40% 가까이를 정리해고하고, 매각 가능한 자산들을 모두 매각하는 ‘회생’이 있을 수는 없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정부와 채권자들의 안은 채권 회수를 위한 ‘분할 매각안’에 가깝다. 쌍용차를 매각 가치 있는 부분으로 축소하여 자신의 빚을 받아 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노동자들을 대규모로 정리해고 하는 것이다.
○ 정부와 채권자들의 논리대로라면, 한국의 천만 노동자 모두를 해고해야 한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수출과 내수 모두 어려움에 처하고, 또한 이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정부와 자본의 논리대로라면 한국의 대부분의 제조업 노동자들은 모두 해고되어야만 한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은 수많은 수출 업체들과 부품 업체들은 그나마 팔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때 노동자를 해고하고 자산을 매각해야 할 것이며, 임금을 삭감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지금 정부와 쌍용 자동차의 채권단이 벌이고 있는 일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경제 위기 시기의 해고에 관한 한국 사회의 기준을 정하는 일인 것이다.
2000년대의 과잉생산으로 상당 기간 동안 생산을 감축해야 하는 현대 기아자동차의 노동자들, GM의 파산 위기 속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인 지엠대우의 노동자들, 이미 여러 차례 해고 위협을 받고 있는 만도의 노동자들, 신규 수주가 없어 향후 생산감축이 예상되는 대우조선, 한진중공업 등 조선업계의 노동자들, 그리고 이들에게 납품을 하고 있는 수 천 중소기업 노동자들 모두가 바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같은 처지에 놓일 상황인 것이다.
○ 이제, 경제 위기를 해쳐나가는 노동자들의 기준을 만들 때이다.
정부와 자본은 쌍용차와 같은 파산 기업에 대한 처리 기준에서부터, 정리해고 요건 완화, 기간제, 파견근로 사용 기간 연장, 파업시의 대체근로 허용 등 노동권 전반에 관한 기준을 새로 만들고 있다. 경제 위기 시기에도 자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준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정부와 자본이 펼치고 있는 노동에 대한 대공세는 경제 위기 시기의 자본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새로운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노동자들이 선택 역시 명확하다. 경제 위기 시기에도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노동자들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사업장을 넘어, 지역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고 투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자본과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의무를 명확히 제시하고, 생존을 위한 노동자들의 권리,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현재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해고를 금지시키자. 지금 노동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해고 방식은 사실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98년 IMF 경제 위기 당시 정부와 자본이 만들어 낸 것이다. 해고 금지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다시 해고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해고가 발생하면 자본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본은 이미 98년 이후 노동유연화 확대 속에서 큰 이득을 얻었다. 이제 그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때이다.
다음으로 국민의 혈세를 땅 부자 집 부자들과 재벌들에게 퍼주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노동자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수립하자. 이명박 정부는 90조원에 육박하는 부자 감세를 감행한 것은 물론, 4대강 정비 사업으로 이름만 바꾼 대운하 사업을 통해 20조가 넘는 국민 혈세를 건설 자본과 지역의 투기 세력에게 넘겨주려 하고 있다. 이 국민 혈세를 전국민적 고용 보장과 노동권이 보장되는 일자리 창출에 사용한다면 현재 쌍용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정리해고는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일 것이다.
○ 평택에서, 전국으로 파업의 물결을 확대해 나가자
평택에서 시작된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은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던지는 투쟁의 제언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독려하고 있는 해고와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은 전국의 노동자들이 함께 단결하여 투쟁할 때만이 막아낼 수 있음은 두말한 나위 없을 것이다.
쌍용차의 파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자. 정권과의 일전이 불가피하다면, 지금 쌍용차가 옥쇄를 각오하고 진행하고 있는 평택에서의 파업이 바로 투쟁의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자가 잃을 것은 쇠사슬 뿐이라는 150년 전의 외침은 지금 한국의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사회진보연대 역시 온 힘을 다해 연대 투쟁해 나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