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김용상 재판부는 행정부의 시녀인가! 사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통탄과 분노 금할 길이 없다.
공정택에게는 불과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던 바로 그 법관이, 오늘 수 명의 교사들에게 공정택 보다 더한 중형을 선고했다. 주경복 후보는 낙선했음에도 공정택의 두배에 달하는 300만원 벌금형을, 전교조 소속 교사 3명에게는 징역형을, 6명 교사에게는 교직박탈형에 해당하는 250만원형 혹은 150만원형을, 그 외 교사들에게는 80만원형을 내린 것이다.
각종 비리를 주렁주렁 매단 채 불법당선된 당사자보다,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십시일반한 지지자의 죄가 더 무겁다 하니, 이것이 누구의 상식에 따른들 납득되는 판결인가? 독재정권의 위세에 눌린 법원이 스스로 겁에 질려 눈치를 살피는 것인가, 아니면 정권과 동시에 법도 바뀌는 것인가.
가장 먼저 우리는, 이번 판결로 교단박탈형을 선고받은 교사 그 누구도, 양심에는 물론 현행법에 의해서도 법정에 설만한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음을 명백히 밝혀둔다.
이들은 맹세코 불법적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차의 문의 끝에, 지지후보를 정하고 법이 허용하는 일정한 선거비용을 빌려준 것이 전부다. 정책을 실현하는 교사가 자신의 정책판단에 부합하는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 이들이 지지한 후보가 공정택이 아니라 교육 공공성을 내세운 시민추대 후보라는 것이 그들이 피고가 되고 죄인이 된 이유가 아닌가! 공정택이 사학업자로부터 받은 선거자금에 대하여는 무죄 적용했던 재판부가, 평교사의 정책판단에 의한 후보 지원은 ‘불법 선거운동’이라 판결하였다. 정황상 대가성이 분명한 당선자의 거액 수수는 죄 없다 하고, 낙선자에 대한 대가성 없는 지지는 그 죄가 중하여 교단박탈형으로 다스린다 말한다. 어찌 이토록 낯 뜨거운 판결을 내린단 말인가!
이번 재판은, 검찰 기소에서부터 오늘의 판결에 이르기까지 그 일체의 과정이 ‘전교조 죽이기’와 ‘교육감 선거에서 개혁진영이 이룩한 선전(善戰)에 대한 보복 및 재발방지’라는 정치적 목적에 사법부가 눈치껏 반응한 결과이다.
처음부터 검찰은 집권당 국회의원의 사실상의 수사지시에 맹종하여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의 압수수색을 자행했고, 무려 200여명의 예금계좌 및 이메일을 무차별적으로 압수했다. 불법적 사생활 침해를 동반한 저인망 수사로도 별다른 혐의입증도 없이 독재정권에 대한 충성도만 과시했던 검찰은, ‘공정택 수사’는 눈 가리고 아웅으로 일관했다. 야당의 고발이 있었음에도, 권력의 편에 서있는 공정택 측은 한 건의 이메일 압수도 하지 않았고, 압수한 예금계좌도 손에 꼽는다.
검찰의 이와 같은 편파적인 수사과정을 재판부가 모를 리 없다는 점, 공정택에 대한 사법판단이 지나치게 관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늘 내려진 선고형량은 법조인으로서의 양식과 양심을 저버린 판결이다. 더군다나 이 재판이, 현 독재정권이 공공연히 탄압의 표적으로 삼고 있는 전교조의 소속 교사들을 겨냥한 재판이었다는 점에서, 오늘 선고는 지극히 권력지향적이고 독재에 부화뇌동한 판결이다. 우리는 이토록 허무한 사법판단을 주도한, 서울지방법원 형사 21부 부장판사 김용상의 이름을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김용상 판사는 법이 내세우고 있는 정의와 형평이라는 기치마저 내동댕이쳐버렸다는 역사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법이 아무리 상식과 도덕의 자 그대로 똑같이 재어질 수 없다지만, 그것이 곧 상식과 도덕의 기본 원칙을 무시해도 좋다는 뜻이 아님에랴.
우리에게 가해진 부당한 탄압이, 우리가 교육정상화의 희망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는 즉각 항소할 것이며, 항소심 재판부는 상식적 판결로 최소한의 사법적 정의를 입증하여야 한다. 독재정권의 광기가 아무리 극심하다 하여도,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은 법과 교육이 동시에 사수해야 할 절대명제 임을 잊지 않길 바라며, 사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2009. 9. 24
사회공공성연대회의 / 서울교육공공성추진본부 / 전교조서울지부
<9.24 교육감선거 관련 1심 선고 결과>
- 송원재 :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 김민석 :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 이을재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 주경복 : 벌금 300만원 - 박선영 : 벌금 250만원 - 이성대 : 벌금 250만원 - 김학한 : 벌금 250만원
- 김진철 : 벌금 250만원 - 강경표 : 벌금 250만원 - 이민숙 : 벌금 150만원 - 김수영 : 벌금 150만원
- 송용운 : 벌금 80만원 - 황진우 : 벌금 80만원 - 박동국 : 벌금 80만원 - 최은경 : 벌금 80만원
- 박기석 : 벌금 80만원 - 진영효 : 벌금 80만원 - 김영승 : 벌금 80만원 - 허수욱 : 벌금 80만원
- 표미정 : 벌금 80만원 - 강수정 : 벌금 80만원 - 박창신 : 벌금 8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