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도 노동자다!
노동부는 요양보호사 노동자성 인정하고 노동권을 보장하라!
최근 몇 년 간 사회서비스 분야의 노동자들이 급증했다. 일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했던 정부는 요양보호사만 해도 필요인력의 10배가 넘는 60만 명을 양산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남발로 일자리에 대한 책임도 못 지더니 이제는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둔갑시키려 하고 있다.
최근 노동부는 요양보호사의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업무 수행에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는 개인사업자, 즉 자영업자다. 이 때문에 요양기관에 직접 고용된 요양보호사들의 고용·산재보험 가입신청이 줄줄이 반려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르면 재가장기요양보호사는 요양기관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이다. 또 보건복지가족부가 펴낸 ‘요양보호사 표준교재’에도 요양보호사는 ‘근로자’로 명시되어 있다. 현실에서 요양보호사는 기관에서 업무를 받아 일 해왔고, 일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따라 1년 넘게 요양기관에 고용되어 일해 온 요양보호사들에게 노동자가 아니라는 노동부의 주장은 터무니없이 황당한 것이다.
노동부는 요양보호사를 개인사업자로 만들어 노동자로서 권리를 빼앗는데 앞장서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오히려 요양보호사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요양보호사는 한 달에 70~80만원 정도의 저임금을 시급제로 받고 있지만 그런 일자리마저도 불안정하다.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실업 상태에 놓이거나 한 달에 10일도 일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상태에 눈감고 정당화하고 오히려 악화시키는 것이 노동부의 역할이란 말인가?
노동부의 이러한 행태는 정부가 추진한 사회서비스 정책의 본질적 문제와 연관 있다. 정부는 사회서비스를 일자리 수 늘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하면서 서비스의 질과 노동자들의 노동권 문제를 외면했다. 노인 요양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여성이 수행해 온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며, 이를 정부가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으로 내몰기에 바빴다. 이 과정에서 영리기관 간의 경쟁은 심화되고 요양보호사들은 불안정한 노동조건으로 내몰리며 심지어 노동자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부는 요양보호사들을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전혀 나아지지 않는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요양보호사들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그에 합당하는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싸움에 사회진보연대 역시 요양보호사들과 함께 할 것이다.
2009. 11. 10.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