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 휴직자 복직 없는 쌍용차 매각은 ‘먹튀’ 재발만 부를 것이다!
- 쌍용차 해고자 휴직자를 즉각 복직시키고, 2009년 합의 사항을 이행하라!
쌍용차 노동자들이 77일간의 점거 파업을 풀고 공장을 나선지 1년이 되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009년 8월 6일 농성 조합원 976명 중 52% 정리해고, 48% 무급휴직이라는 안을 받아들였고, 회사는 조합원에 대한 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회생인가 후 민사상 손해배상 취하, 비정규직 노동자 회사 내 취업알선, 직영정비사업소 등에 대한 분사계획 철회 등을 약속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행되고 있는 합의 사항은 단 하나도 없다. 쌍용차 노동자들과 금속노조 등에 걸린 손배가압류만 120억 원이 넘으며,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12명은 여전히 감옥에 수감돼 있다. 지금쯤 회사의 취업 알선으로 공장으로 돌아갔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여전히 공장이 아닌 거리에 내몰려 있으며, 무급휴직자 역시 어떠한 고용보장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노동자와 한 약속을 모두 내버린 쌍용차 법정관리인과 채권단은 자본과의 약속만은 굳건히 지키겠다는 태도다. 연초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였고, 7월 중순까지 닛산 콘소시엄, 마힌드라, 루이아 등의 기업들이 쌍용차 실사를 마쳤다. 이들 기업들은 8월 10일까지 정식 입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대로 매각이 이루어진다면 다시 한 번 쌍용차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쌍용차를 하청 생산 공장으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인 닛산, 르노에게 버림받고 디젤차 기술 수입에 다급해진 마힌드라 자동차 등 쌍용차 인수 작업에 나선 초국적기업들 모두 잠재적 ‘먹튀’들이다. 그리고 닛산은 유럽에서 노조 파괴와 노동탄압으로 90년대부터 악명을 떨쳤고, 마힌드라 자동차는 인도에서 노동탄압으로 문제를 일으켜 현재도 노동자들이 투쟁을 진행 중인 기업이다.
채권단과 정부는 노동권 보호 의지를 기준으로 인수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 인수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쌍용차를 경영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첫 번째 기준이 바로 노동자들에 대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쌍용차 해고자, 휴직자들의 복직, 현재 쌍용차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 모두에 대한 고용 보장 없는 매각은 제2의 먹튀 자본을 불러들이는 것일 뿐이다
상하이자동차의 기술 유출과 자본 도피, 그리고 그에 이은 정부의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적 탄압은 작년 한국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자신의 채권만 회수하면 된다는 식의 졸속 매각은 한국 경제와 한국 노동자들 모두에게 큰 피해를 안겨줄 것이다.
산업은행을 통해 쌍용차 경영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는 정부는 즉각 작년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첫 번째 기준으로 삼아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
2010. 8. 6.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