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전해남 KTcs 지부장을 살려내라!
- 노동자를 죽이는 기업 KT, 이석채 회장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
지난 10월 3일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티씨에스(KTcs)지부 전해남 지부장이 사망했다. 전해남 지부장은 10월 3일 오전 11시40분 충남 공주시 탄천면 한 도로가에서 불에 탄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여년 넘게 KT에서 기술직으로 일했던 그는 일에 필요한 여러개의 자격증까지 따며 성실하게 근무했다. 그러나 2008년 갑작스런 구조조정으로 인해 임금 30%를 삭감당한 채 KT의 자회사인 KTcs로 옮겨 낯선 VOC업무(고객상담업무)를 담당해왔다.
강제사직, 임금 절반 삭감, 부당전환배치가 낳은 참사
그렇게 3년째 일해 오던 회사에서 전해남 지부장은 지난 6월 또 다시 강제사직을 강요받았다. 그가 이를 거부하자 회사는 부여에서 대전으로 원거리 발령을 내고, 일방적으로 업무를 전환 배치했다. 더 나아가 10월부터 일방적으로 임금을 절반으로 삭감했다. 이후 전해남 지부장은 주위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정황상 타살의 흔적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의 죽음은 KT의 일방적인 강제사직, 임금삭감, 부당한 전환배치로 인한 부담과 압박, 인간적인 모멸이 낳은 결과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KT는 이미 반노동/반인권적 퇴출프로그램(C-Player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 왔다. 명예퇴직 등을 거부하는 자들에 대해 원거리 발령, 업무 전환배치, 모멸감․자괴감을 느끼는 교육프로그램 투입, 왕따 등을 일삼아 왔다. 여성 노동자에게 전봇대에 오르게 하거나 준비 기간도 없이 울릉도 등으로 발령 내는 사례는 이미 악명이 높다. KT민영화 이후 10년 동안 기존 고용 규모의 절반인 3만여 명이 이 프로그램에 따라 퇴출된 상태이다. 살아남은 자들도 업무 부적응, 노동강도 강화, 스트레스와 압박감 등으로 정신적/육체적으로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자살, 과로사, 돌연사, 업무 중 교통사고 등으로 이미 KT 노동자 20명 여명이 사망했다.
이석채 회장이 사과하고 책임져라!
전해남 지부장이 사망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KT 사측은 사과는 커녕 고인의 죽음을 비하하는 보도를 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번 참사는 분명히 KT의 노동탄압의 결과다. KT이석채 회장과 KTcs 김우식 사장은 전해남 지부장의 유족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 아직 장례도 못 치르고 있는 유족들 앞에 나타나 진심으로 사죄하고 보상해야 한다. 전해남 지부장의 죽음은 국내최대 통신기업임을 자랑하는 KT자본에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연이은 노동자들의 죽음은 낙하산 인사로 악명 높은 이석채 회장의 ‘살인경영’이 만든 것이다. 2011년 노동자들이줄줄이 죽어가는 동안 KT 상무급 이상 경영진의 보수는 전년 대비 124% 인상되었다. 노동자들에게는 퇴출과 죽음을 강요하면서 KT 자본은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반윤리적․반노동적 행태만 보이고 있다. 또한 KT는 인력퇴출프로그램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에서도 볼 수 있듯 강제사직과 정리해고는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하고, 가정까지 파괴하는 살인 행위다. 더 이상의 죽음을 멈춰야 한다. 야만적인 자본에 의한 살인을 중단하기 위해서 연대와 투쟁을 확산하자!
2011년 11월 10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