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KT, 노동자에게는 ‘나갈래’‘죽을래’
- 2011년 15번째 죽음의 원인, KT의 ‘인력퇴출프로그램’을 폐지하라!
지난 19일 새벽 4시, KT 대구 NSC(네트워크서비스센터) 서안동 운용팀에서 일하던 김요환씨가 돌연사했다. 그의 나이 41살이었고,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2011년 발생한 KT노동자의 15번째 죽음이다.
KT의 계열사인 KTcs 전해남 지부장이 자결한 지 50일이 지나도록 장례도 못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부고를 들은 우리는 KT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 앞에 참담한 마음을 주체 할 수 가 없다.
KT 노동자들이 이렇게 계속 죽어가는 이유는 2006년부터 시행된 KT의 ‘인력퇴출프로그램’ 때문이다. 즉, 노동자들을 퇴출시키기 위해 원거리발령, 새로운 업무배치, 집단따돌림하라는 지침이 바로 인력퇴출프로그램인 것이다.
2009년 말 5,992명의 노동자들이 강제명퇴 당한 이후, KT노동자들은 전환배치 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노동강도와 스트레스를 겪고 왔다. KT에서 죽은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돌연사, 심장마비, 과로사, 자살이었다.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 아닌 곳에서 이렇게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력퇴출프로그램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이 죽음을 불러온 게 분명하다.
청춘을 바쳐 일해 온 회사가 갑자기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시키고는 성과를 내놓으라 닦달하고, 2명이서 하던 일을 한 명에게 떠맡기고, 집단 따돌림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곳이 바로, 국내 최대 통신 기업 KT의 실제모습이다.
개인별 시나리오까지 만들어 직원들의 퇴출을 계획적으로 진행하라는 내용이 담긴 <부진인력 퇴출 관리 방안>이 공개되었는데도, KT사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심지어는 고인의 죽음을 모욕하는 말들을 일삼고 있다. KT사측은 김요환씨가 ‘욕실에서 넘어져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우리는 KT가 지금 당장 인력퇴출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노동자들의 죽음에 책임지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2011년 노동자들이 줄줄이 죽어가는 동안 KT 상무급 이상 경영진의 보수는 전년 대비 124% 인상되었다. 노동자들에게는 퇴출과 죽음을 강요하면서 KT 자본은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최근 전해남 지부장의 사망이 알려지면서 투쟁을 이어가고, 또한 11월 30일 KT노동조합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조를 건설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위시한 각계각층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 이 땅의 양심적인 세력들이 더 이상 KT 노동자들의 죽음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2011년 11월 24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