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분향소 철거, 36명 연행
중구청과 경찰을 규탄한다!
오늘 새벽 서울 중구청과 경찰이 기습적으로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를 철거한 데 이어, 이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노동자, 시민, 학생 36명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중구청과 경찰은 기습 군사작전을 계획한 듯이 300여 명을 동원해 새벽에 분향소를 급습하고, 순식간에 커다란 화단을 만들어 다시는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대한문 앞 분향소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넋을 기리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강정 해군기지, 용산참사, 핵발전소 등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토론하고 알리는 장소였고, 또한 이러한 운동들이 서로 연대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소중한 장소였다. 이런 장소를 폭력적으로 철거한 것은 벼랑 끝으로 몰린 사람들이 외치는 최소한의 목소리와 행동마저 가로막겠다는 선포이다.
우리는 국정조사를 약속하고도 당선 뒤에 말을 바꾸고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정부,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죽어간 24명의 쌍용차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분향소마저 처참하게 짓밟아 버린 중구청과 경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분향소 철거에 항의한다고, 또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36명이나 되는 시민을 잡아간다는 것은 민주주의와 사회적 저항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그러나 폭력 철거와 연행으로 쌍용차 노동자들의 아픔을 감출 수 없고, 그 아픔에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의지를 꺾을 수도 없다. 쌍용차 사태의 진실이 밝혀지고, 해고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고,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탄압이 없어질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다시 한번 중구청과 경찰의 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3년 4월 4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