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개악으로 인한 타임오프제 실시와 복수노조의 강제적 창구단일화 등으로 민주노조 운동은 크나큰 위기에 직면했다. 전국의 금속 현장 곳곳에서 어용노조가 만들어짊으로써 노동자 간 경쟁과 반목이 격화되었고, 용역 폭력과 손배가압류를 동원한 자본의 민주노조 탄압은 전국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이루어졌다. 2010년 초 창원과 경주에서 시작된 어용노조 설립 분위기는 대구와 구미를 거쳐 충청, 경기 남부까지 이어지며 ‘북상’하고 있었다.
2011년 5월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주간연속2교대제 관련 교섭을 이어오다가 사측의 비상식적인 탄압과 대응으로 쟁의행위와 공장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사측은 현대차 자본과 함께 철저하게 준비한 작전을 통해 한 편에서는 용역깡패를 동원한 무자비한 폭력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어용노조 설립을 통한 민주노조 무력화를 기도했고, 급기야 5월 18일 정권과 용역 폭력의 합작으로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몰아냈음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석 달간 공장 밖 농성 투쟁을 지속하던 지회 노동자들은 직장폐쇄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출해 법원 중재로 91일 만에 직장폐쇄를 종료시켰고, 현장에 복귀해 민주노조를 재건하기 위한 싸움을 이어나갔다. 이에 사측은 조합원 545명을 징계하고 조합원들의 자존감을 짓밟는 교육을 진행하는 등 탄압을 지속했지만 유성기업지회는 꺾이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맞서 부당 징계 판정을 이끌어냈고, 다른 투쟁 사업장 노동자들과의 연대도 이어나갔다.
지금껏 유시영 회장과 유성기업 자본은 창조컨설팅을 통한 불법적인 노동조합 탄압과 용역 폭력을 사주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죄악을 저질렀다. 그러나 아직까지 회사의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만행과 불법 어용노조의 해산, 유시영 회장 구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위해 택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노조를 지키고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기 위한 더 강력한 투쟁뿐이다.
오늘날 위기에 빠진 민주노조 운동의 재건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닐 것이다. 전국의 금속 현장을 탄압하고 노동자들을 불안정하고 저임금의 나락으로 빠뜨리려는 자본의 전략은 계속해서 노동운동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왔다. 그러나 자본의 연이은 공세는 유성기업과 에스제이엠에서의 반격으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다. 치밀한 투쟁 전술과 고군분투 속에서 지회 간부들이 헌신하고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모든 걸 걸고 싸웠기 때문이다. 목전에 당도한 유성기업 투쟁의 승리가 절실한 이유다. 많은 조합원들이 어용에서 지회로 복귀했고, 곧 제1노조의 지위를 회복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현장의 끈끈한 조직력과 단결, 꾸준하고 전폭적인 연대로 승리를 쟁취하자! 전체 노동자계급에게 민주노조 운동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올리자!
2013년 5월 13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