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전통예술과 조각가 노동자들에게는
자국의 문화예술을 알려내고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받을 권리가 있다.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967에 위치한 포천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국내에 몇 되지 않는 아프리카문화를 소개하는 박물관으로 지난달 1박2일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 보도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많은 학생들이 가족의 손을 잡고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며 수백점의 아프리카 문화 예술, 일상 생활등을 갖춘 전시관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아프리카의 힘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전통춤과 음악을 하루에 몇차례씩 공연을 통해 볼 수 있기에 포천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관광지로 손꼽힌다.
하지만 화려하게 비춰진 모습 뒤에 감춰져있는 아프리카 이주노동자들의 처우는 너무나도 열악하다. 근로기준법 5조에 따르면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최저임금이 버젓이 하루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한달 1,015,740원(2013년 기준)으로 법적으로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주노동자들 통장에 찍힌 금액은 불과 50여만원에 불과하다. 합법적인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와 아프리카 전통예술을 알리기 위해 땀흘려 일했지만 정작 그들이 받을 수 있는건 최저임금의 절반정도에 불과한 금액이었던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계약서에 1일 3회의 식사를 제공하기로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1일 식비를 4000원으로 계산하여 제공한 것이다. 동네 시장식당에 가서 백반 하나를 시켜먹어도 4000원으로 먹기 힘든 요즈음에 하루 3끼를 4000원으로 때우라는 것은 알아서 굶으라는 것인가? 여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자 박물관측에서는 4000원도 아프리카에서 많은 돈이라고 하면서 일축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이주노동자들은 일은 한국에서 하고 밥은 아프리카에서 먹으라는 것인가?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을 마치고 그들이 돌아와 몸을 쉬게 하는 기숙사의 문제는 더욱 열악하다. 외관이 매우 오래된 슬레이트 집이며 난방 수도시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기숙사 중 1곳에는 벽 곳곳에 쥐구멍이 나있으며 심지어 이주노동자들의 의류 곳곳에서 쥐가 물어뜯은 흔적이 발견되었다. 화장실 물이 거실로 흘러넘쳐 전기난방기구를 쓰는게 상당히 위험할 정도이다. 또다른 한곳에서는 벽면이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문제는 외부공간과 바로 연결된 구멍이 방벽에 뚫려 있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이 임시로 비닐봉지를 막아놓았지만 이를 제거하면 바깥 바람이 방안으로 바로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이 밖에도 노동자들의 무단이탈을 우려하여 몇몇 노동자들의 여권을 강제로 박물관측이 보관하고 있는 것도 현행 여권법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심각한 범법행위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심에는 포천아프리카예술박물관 이사장직을 맡고 있고 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직을 맡은 홍문종 국회의원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홍문종 이사장 인사말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저는 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이해하기 시작하였고 포옹하게 되었습니다. 이건이 저만의 사랑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모두의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정작 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한다면 더 이상 이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처우문제를 눈감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오래전부터 이역만리 타국에서 한국에 전통예술을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러온 적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이 있었다. 하지만예술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로 놓여져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박물관측과 홍문종 이사장은 이 문제에 대해 하루빨리 진정어린 답변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
2014년 2월 10일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전통예술공연단 및 조각가 노예노동 고발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