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심화, 노후불안, 복지해체!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법안 국회통과를 규탄한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모든 국민이 슬픔에 잠기고 한 사람의 실종자라도 구조되길 염원하고 있는 이 때, 제 19대 국회에서는 전 국민의 노후를 불안하게 만드는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법안이 통과되었다. 이것은 사실상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야합에 의한 것이다.
통과된 기초연금법안은 소득하위 70%인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기초연금으로 매월 10만~20만원을 차등지급하되, 국민연금 수급액이 3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에 대해선 기초연금 상한액인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지급’보다 후퇴한 것이며, 새정치민주연합도 국민연금의 근간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원칙으로 국민연금과 연계 없이 소득 하위 80% 노인에게 매달 20만원씩 지급하자는 안을 주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내용보다 후퇴하고 거기에다가 국민연금과의 연계를 허용함으로써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반복지, 반민생적인 법안을 양당이 야합하여 처리한 셈이다.
기초연금법안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어서 그동안 시민사회, 관련 연구자, 학자들이 원점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선, 기초연금지급액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시켜 삭감하는 안은 성실하게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한 국민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고, 이는 국민연금을 장기적으로 가입하게하는 동기를 떨어뜨려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기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와 같은 방안이 알려진 2013년에는 국민연금을 탈퇴한 이들이 10만 명을 넘기도 했다.
둘째, 기초연금액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시켜 감액하는 방안은 2007년도 공적연금 개혁 시 2028년까지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A값)의 10%로 인상해 간다는 사회적/정치적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기초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약화시켜 전 국민의 노후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다.
셋째,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안은 기초노령연금을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소득에 연동하여 증가시키는 방식을 포기하고 사실상 물가연동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물가연동방식은 시간이 갈수록 기초연금의 실질 가치를 현저히 떨어뜨려 기초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극적으로 약화시켜 이름만 있는 복지제도로 전락시킬 것이다. 특히 현재의 청년층에게는 국민연금 수급액을 실질적으로 삭감하는 결과를 낳는 개악의 내용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의 노인빈곤율은 50%에 가까워 OECD 국가 중 1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과된 기초연금법안은 빈곤문제를 해소하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약화시킨다. 이는 사회보장체계의 약화를 낳고 장기적으로 국민들에게 빈곤의 위협과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러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에 여당과 야당이 합의하였다는데 더욱 큰 분노를 느낀다. 세모녀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알려진지 겨우 67일이 지났다. 세모녀의 죽음을 한 목소리로 위로하고, 사회안전망의 부재를 규탄하던 여야는 복지를 해체시키고 있다.
불행하게도 아직 나쁜 일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강하게 기초생활보장법 개정 합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에 합의한 적 없다. 만약 ‘여야합의’를 운운하며 국민들의 삶을 담보로 복지를 해체시킨다면 전 민중의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2014년 5월 3일
빈곤철폐를 위한 사회연대
공공노조사회복지지부,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노동당,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동자동사랑방,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반빈곤센터(부산), 불교인권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철거민연합),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여성공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빈민해방철거민연합‧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평화주민사랑방,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 향린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홈리스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