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노조탄압이 또 한 명의 열사를 만들었다.
5월 17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 분회장 염호석 동지가 우리 곁을 떠났다. 민주노조를 지켜내기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에 앞장 서온 고인 앞에서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삼성자본에 대한 분노를 느낀다.
염호석 동지는 견디기 힘든 노조 탄압과 생계고 속에서도 민주노조와 조합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런 염호석 동지를 ‘누가’ 우리 곁에서 떠나게 만들었는가. 다름 아닌 ‘무노조경영’으로 일관한 탐욕의 삼성이다. 위험한 작업환경과 극심한 노동 강도,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바꾸겠다는 외침에 불성실한 교섭과 위장폐업으로 삼성은 무시해왔다.
최종범 열사가 우리 곁을 떠났을 때, 우리는 삼성의 책임 있는 반성과 변화를 요구했다. 그리고 더 이상의 비통한 죽음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노조에 대한 삼성의 탄압은 반복되었고, 또 다시 우리의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삼성자본은 줄곧 ‘가만히 있으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야 말로 ‘탐욕의 삼성 침몰하는 대한민국’의 본 모습이었다.
염호석 동지는 유서에서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교섭을 외면해 온 삼성자본이 얼마나 많은 압박과 분열을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 곳에 뿌려주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우리는 동지의 염원을 지켜낼 때까지,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동지를 보낼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열사의 뜻을 계승하는 것이자, 우리가 투쟁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삼성자본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소중한 동지를 잃을 수 없다. 삼성자본은 탐욕을 멈추고,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의 요구를 수용하라.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전면파업과 농성투쟁으로 열사의 뜻을 이어나갈 것이다.
삼성은 고인 앞에 사죄하고, 노동탄압 중단하라.
열사의 뜻 이어받아, 민주노조 지켜내자.
위장폐업 철회하고, 단체협상 쟁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