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은 더 큰 비극만을 낳을 것이다
9.11테러 13주년이 되는 전날 2014년 9월 11일,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라크뿐 아니라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슬람국가'(IS) 파괴가 이 공격의 명분이다. 그러나 이는 위선에 불과하다. IS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국이 이라크 점령을 위해 종파간 갈등을 조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라크에 대한 공습도 종파 갈등을 더 부추겼을 뿐이다. 이라크의 친정부 민병대는 IS와 같은 종파라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수니파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어 미국의 공습 이후 종파 갈등은 더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공습은 민간인 피해만을 낳을 것이다. 미국이 IS 격퇴를 내걸고 이라크에 1백50여 차례나 폭격을 가하는 동안 얼마만큼의 민간인 피해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추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간인 피해는 더욱 커지기만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무인 비행기와 전투기
F/A-18이 이라크 이르빌시를 두 번 공습할 때 레이저 유도 폭탄 여덟 개를 투하하는 식으로 폭격했다. 그런데 각도를 조금이라도 맞추지 못하면 레이저 유도 폭탄의 작동장치가 목표에서 빗나가기 쉬워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낳곤 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대중의 민주주의 염원을 보호한답시고 미국과 서방이 개입한 리비아의 경우, 폭격 한 달 동안 나토 군대는 자그마치 1천8백 회 이상의 폭격을 해서 상당한 민간인 사상자들을 낳았다.
우리는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실패한 ‘대테러 전쟁’의 명분 아래 시리아 내 IS 세력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한다면 그 개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시리아 내전을 그치고 시리아 민중이 바라는 민주화와 평화를 가져오기는커녕 결과적으로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 정권의 수명 연징에 이로울 군사개입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이와 같은 명분없는 군사적 행동을 지지하면서 120만 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인도주의적 지원은 위선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이라크 시리아의 평범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했다면 과거 파병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라크 민중의
피의 댓가로 석유 관련 이권과 미국 패권의 끝자락을 부여잡으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라크 점령으로 3백만 명이 넘는 피난민, 1,455,590명의 민간인 사망자('저스트 포린 폴리시' 통계)가 생기는 동안 미국의 점령을 도운 댓가로 한국 기업들은 이라크 민중의 피로써 세워질 각종 이권 사업을 따냈다. 바스라 유전 시설(삼성엔지니어링), Kerbala 정유 공장 건설(현대건설SK 건설·GS건설 컨서시움), 비스마야 신도시 아파트(현대엘리베이터), Gharraf 유전 신가스처리시설(STX 중공업), 이라크 남부 천연가스 처리 시설(한화케미컬) 등 한국기업들은 점령과 파병을 통해서 수익을 올리는 데에만 여념이 없었다.
특히 한국군의 해외 파병에 반대해 온 한국의 반전평화연대 세력은 현재 레바논에 파병된 한국군 3백50여 명(동명부대)가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 휘말릴 수 있음을 준엄하게 경고하고자 한다. 동명부대는 시리아-이스라엘의 접경 지역인 골란 고원에서 겨우 4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주둔하고 있다. 그래서 작년 2013년 9월에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 임박하자, 오스트리아와 필리핀 등 레바논에 파병된 군대들이 속속 철군을 결정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아랍 민중에게 더 큰 비극을 가져다 줄 뿐이다. 미국은 당장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고 시리아에 대한 공습계획도 중단해야 한다.
2014년 9월 15
반전평화연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