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서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95일째 되는 날입니다. 광화문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도 백일을 훌쩍 넘었습니다. 따뜻한 봄날에 떠난 열 명은 가을이 깊어가는 오늘까지도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바뀌었어야 했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막바지 추가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으로 만들어질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겠다고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건의 진상을 밝힐 특별기구의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겠다는 것은 참사의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질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대통령과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이런 기본 원칙마저 훼손하려는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집요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지켜내기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국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무엇 하나 제대로 똑바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진상조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제대로 된 조사권을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추가협상의 내용은 기존에 합의된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것들이 아니라 특별검사 추천과정에 유가족이 참여를 어떻게 보장 할 것인지 여야 합니다. 이것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 달라는 요구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머금고 양보하며 내놓은 마지노선입니다. 이런 최소한의 요구마저 들어주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국회와 정치는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자식과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전국을 돌며 5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서명을 받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국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안산에서 서울까지 빗속을 걸으며 호소했습니다.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로 절하며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유가족들은 국회에서, 청와대 앞에서 광화문광장에서 백일 넘게 풍찬노숙 중입니다. 200일이 가까워 오는데 아직까지 진상규명의 시작인 ‘세월호 특별법’ 제정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이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논의가 한참 진행 중인 오늘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다시 광화문광장에서 성역 없는 조사와 수사가 가능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에 들어갑니다. 이것은 국민의 경고입니다. 이번에야 말로 국회는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이 경고를 어긴다면 존재가치를 상실한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의 힘을 보여 줄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이 시간부터 우리는 72시간 동안 ‘성역 없는 진상규명 무력화 시도에 맞선 72시간 시민연속발언대’를 진행할 것입니다. 왜 우리가 세월호 특별법을 원하는지 이야기 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특별법을 원하는지 이야기할 것입니다. 특별법 제정 이후에 대해 이야기 할 것입니다. 안전사회에 대해 이야기 할 것입니다. 잊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래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재주로 우리의 뜻을 밝힐 것입니다. 민심이 천심이란 말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뜻이 곧 하늘의 뜻입니다. 국회에 청와대에 그 하늘의 뜻을 들려 줄 것입니다.
그 동안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가슴 아파했던 분들께 호소합니다.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서명에 참여하고, 광화문에서 동조 단식에 참여하고, 함께 촛불을 들었던 전국 아니 세계 방방곡곡의 모든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세월호유가족과 함께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지켜 냅시다. 광화문광장으로 와 주십시오.
2014.10.24.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