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호주FTA, 한-캐나다FTA 비준 여야 담합을 강력 규탄한다!
어제 밤 집권여당 새누리당과 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한-호주 FTA와 한-캐나다FTA 비준을 강행하였다. 국회의원 249명이 재석한 가운데, 한호주FTA는 찬성 189, 반대 31, 기권 29로, 한-캐나다FTA는 찬성 188, 반대 29, 기권 32로 비준이 강행되었다. 본회의 표결 결과와 국회 내 논의 과정은, 이번 비준안이 명백히 여야 담합으로 강행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 캐나다와의 FTA는 우리로서는 맺지 말아야 하는 협정이며, 오히려 호주와 캐나다가 ‘감히 청하지는 못하건대 간절히 원하는’ 성질의 것이다. 호주와 캐나다에 대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제품들의 관세는 이미 없거나 미미한(0~5%) 수준인 반면 수입제품들의 관세는 매우 높다. 따라서 관세철폐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고, 축산-낙농 강국인 양국 농축산물의 수입이 가져올 피해는 막대할 것임이 누가 봐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들 FTA를 정부가 강행한 것은 미미한 수준의 수출 재벌들의 이익을 위해 축산농가, 낙농업계 등 농업은 어떻게 되건 상관없다는 행태이자, ‘중국 포위’의 일환으로 미국이 강행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들어가 안그래도 미국 편향의 정치경제 지형을 더욱 심화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회가 마땅히 제동을 걸어야 하는 문제였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국회 의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당과 1야당은 정부의 ‘묻지마 FTA’ 강행에 아무런 제동을 걸지 못한 채 여야 담합으로 이 망국적 협정 강행의 공범이 되었다.
특히 우리는 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무원칙하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야합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를 강행해 ‘묻지마 FTA’를 본격화했고, 2012년 대선 직전의 한미FTA 반대정국에서는 속으로는 찬성하면서도 지지층 다수가 이에 반대하니 투쟁에는 참여하다 중요한 고비에서는 여당과의 야합을 반복하며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이중적 행태’로 국민을 기만해왔다. 그리고 이번 비준 건에서는 이제 그런 허울마저 모두 내던진 채 노골적으로 여야 담합을 자행, 국민들로 하여금 “도대체 이 나라에 야당이 있는가”라는 개탄을 낳고 있다.
국민의 감시와 비판이 없으면 여당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국민이 들고 일어서면 이에 함께하는 척하며 고비고비마다 힘을 빼고, 결정적 순간이 오면 수출재벌과 기득권세력에 빌붙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를 봐 온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간다. 국민들로서는 정말 신물나고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러한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행태를 중단하고, 자신들이 누구 편에 설 것인지, 무슨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지를 분명히 정하고 국민 앞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강행하고, 1야당이 야합해 비준안이 강행되면서, 정부와 재계는 예의 “경제영토가 늘었다”느니, “양국에 이익”이라느니 하며 국민을 기만하는 숫자놀음을 일삼고 있다.
우리는 묻고 싶다. 그렇게 수많은 FTA를 맺고, 그때마다 그렇게 잘했다고들 했는데, 왜 국민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많은 국민들이 숨이 턱에 차 허덕이고 있는가?
그렇게 수출이 늘고 성장을 한다는데 왜 일자리는 그렇게 부족하고, 정부와 재계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는커녕 ‘중규직’을 만들어 전체적 노동 조건을 악화시키려 기를 쓰는가?
그렇게 수출이 늘고 성장을 해 그 효과가 국민경제로 파급된다는데 왜 국민들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인 채 빚에 허덕이고 있는가? 왜 양극화는 심해져만 가는가?
그렇게 수출이 늘고 성장을 하면 세금도 늘고 재정 상황도 좋아져야 하는데, 왜 정부는 돈이 없다고 담뱃세, 지방세, 자동차세 등 서민 증세를 하면서, 법인세 인상은 “기업을 죽인다”고 결사 반대하는가?
국회가 할 일은 이런 문제를 밝히고, 그간의 ‘묻지마 FTA’들을 전면 재검토하는 게 아니겠는가!
우리 TPP-FTA대응 범국민대책위는 한-호주FTA, 한캐나다FTA 비준 여야 담합을 강력 규탄하며, 이들 FTA가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들 FTA 뿐 아니라 기존에 체결된 모든 ‘묻지마 FTA'들을 무효화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없이 경주해 나갈 것이다.
2014년 12월3일
TPP-FTA 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