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비 49만원, 의료비지출 30만원!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도 기초연금 지급하라!
- 단칸방에서 홀로 숨진 70대 노인의 죽음에 부쳐
지난 7일 오전 70대 노인이 단칸방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살던 단칸방에는 화장실조차 없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그의 통장에 남은 돈은 고작 27원이었다. 이 노인은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모든 노인 복지 혜택의 수혜자였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받고 있으며, 기초연금도 받고 있다. 게다가 의료급여자이기 때문에 건강보험료도 내지 않으면서 병원비는 저렴하게 책정된다. 표면만 두고 보자면 이 노인이 이렇게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국가에서 모든 걸 책임져주고 있는데 이 노인은 왜 죽음에 이렀을까?
이 노인이 매달 정부로부터 받는 금액은 49만 9290원. 이의 대부분인 30만원을 의료비로 지출했다. 2015년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비는 주거급여 110,003원과 생계급여 389,285원으로 총 499,288원이다. 여기에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받으면 이 노인이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총 699,288원이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노인이 기초연금까지 받으면 ‘중복급여’라며 ‘소득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바로 수급비에서 삭감했다. 때문에 이 노인이 손에 쥔 것은 49만 9290원으로 종전의 기초생활수급비만 받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기초연금 도입의 취지는 ‘노인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가난한 노인인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았다가 다시 기초생활수급비에서 빼앗기고 있어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이 생애주기상 의료비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번에 숨진 노인을 보아도 그가 받은 수급비의 대부분이 병원비로 쓰였다. 의료급여로 병원비의 일부는 저렴하게 책정되지만 자기부담금과 비급여항목은 그대로 내야 한다. 그런 그에게 추가적인 의료비지원은 없었다. 만약 그가 기초연금을 받았다면 의료비 부담이 그나마 줄었을 것이며, 최소한 통장에 27원만 남아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제출된 기초생활보장법개정안에서는 여전히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산정하도록 되어있다. 기초생활보장법이 개정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했지만 여전히 기존의 사각지대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 위해선, ‘중복급여’나 ‘소득역전’ 운운할 것이 아니라 기초연금을 소득산정액에서 제외해야 한다. 의료비지출로 급여액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노인가구의 특성을 반영하여 기초생활수급노인들도 기초연금을 실질적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기초연금의 취지를 살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노인빈곤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길이다.
2015년 2월 10일
빈곤사회연대
공공노조사회복지지부,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노동당,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동자동사랑방,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반빈곤센터(부산), 불교인권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철거민연합),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여성공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빈민해방철거민연합‧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평화주민사랑방,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 향린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홈리스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