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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년, 대통령은 없었고, 경찰의 폭력만 난무했다
세월호 참사 1년,
대통령은 없었고, 경찰의 폭력만 난무했다
1.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은 어제, 대한민국에 대통령은 없었다. 대신 경찰의 폭력만 난무했다. 대통령이 사라진 도심에서, 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는 상식적인 외침이 권력안보를 위해 동원된 황견들에 의해 짓밟혔다.
2. 대통령은 안산에 모여 있는 가족들을 찾아오지 않았다.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않았다. 진상규명을 원천봉쇄하는 위법적인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대통령령)의 폐기도 세월호 인양에 대한 확답도 없이, 가족들에게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조롱했다. 그리고 10일간의 외유를 떠났다. 그 결과 가족들은 안산 분향소에서 예정된 추모행사를 열 수 없었다. 참된 추모는 진상규명에서 시작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3.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문화제는 7만 명의 인파로 엄수되었다. 광화문 분향소에는 자정 너머까지 수만의 헌화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손에 손에 국화꽃을 든 행렬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분향소로 향하자 경찰은 모든 주요 도로를 차벽으로 물샐 틈 없이 봉쇄했다. 참사 1주년, 가족과 국민들의 분향행렬은 이렇게 경찰의 완력에 의해 가로막혔다. 경찰은 광화문 주변의 주요도로로 향하는 모든 인도를 봉쇄했다. 경찰은 합당한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마치 공공의 적처럼 취급했다.
4. 분향소로 가지 못한 가족과 시민들은 불가피하게 도심 전역으로 흩어져 산발적으로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곳곳에서 경찰의 무도하고 불법적인 장벽에 가로막혔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가족 한 분이 갈비뼈 4개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부득이 광화문 앞 인도에 주저앉은 가족과 시민들에게도 경찰의 폭력진압이 가해졌다. 이 과정에서 10명의 시민단체 활동가와 시민 학생이 연행되었다. 그들은 도로도 아닌 인도에 평화롭게 앉아 자유발언을 경청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 의해 일방적으로 ‘불법집회 현행범’으로 몰려 강제로 연행된 것이다.
5. 우리는 이 나라가 도대체 누구의 나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억울하고 고통스럽게 죽어간 참사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가족 품에 데려오기 위해 진실규명과 인양을 호소하는 추모행렬을 경찰력으로 가로막고 최루액을 살포하면서 이 나라 공권력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인가, 아니면 부패하고 무책임한 정권인가! 이 정권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대한민국 영토 밖으로 도망치듯 가족들을 피하고, 진실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는 초법적인 물리적 폭력을 퍼부어대는가 !
6. ‘국가개조’를 말하고 ‘관피아 정피아 척결’을 소리높여 외치던 정권이 스스로 정경유착의 몸통이 되어 이 나라를 민주주의가 숨 쉴 수 없는 삼류 통제국가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 나라에서 국민으로 사는 것이 참담하다. 하지만 우리는 절망하거나 냉소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절대 물러서지도 타협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제 새로운 대한민국은 오로지 우리의 힘으로만 만들어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가족과 시민들은 이 곳 광화문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한 시민들을 기다릴 것이다. 4월 18일 전국에서 이곳 광화문에 그들이 모일 것이다.
평화적인 추모행진 가로막는 폭력경찰 규탄한다.
세월호 가족들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
모든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국민이 필요할 때 사라지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진상규명 가로막는 위헌위법 대통령령 즉각 폐기하라.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고 실종자를 가족품에!
2015. 4. 17.
4.16연대(4.16가족협의회,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