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시기 맞춰 사업장 겨냥한 노동시장 구조개악 전쟁 선포
임․단협 시기에 맞춰 정부가 직접 현장을 치고 들어가겠다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공세 계획이 발표됐다. 오늘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노동시장 구조개악 강행 방침의 핵심은 임‧단협 시기 동안 1차적으로 임금피크제와 취업규칙 개악 등 임금체계 개악 공세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생 운운하며 정부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공공부문을 희생시키고 민간부분까지 “중점 관리 대상 사업장을 선정해 지도”하겠다고 했다. 한편, ‘통상임금 범위 축소와 노동시간 연장’ 개악 입법도 이번 기회에 밀어붙여보겠다고 한다. 이에 맞서 민주노총은 정부의 1차 집중 공세에 대응해 6~7월 즉각적 총파업 태세를 갖추는 한편 사업장 임•단협 대응을 모아내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현장투쟁 역량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기만성은 정부 계획의 세부 내용에서 잘 드러난다. ‘취업규칙 개악기준 마련’은 노사정위 논의 결렬의 핵심 사유였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감대를 형성한 내용”이라며 얼토당토 않는 명분을 갖다 붙였다. 특히, 취업규칙 개악 변경 가이드라인은 임금피크제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향후에 임금, 고용, 인사, 복지 등 노동조건 전반을 후퇴시키는 수단이다. 그 심각성을 강조하여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세대간 상생고용지원제도”라고 명명했지만 포장일 뿐이다. 전체 고용규모는 늘지 않고 결국 세대 간 경쟁을 악용해 임금만 낮추는 세대경쟁 제로섬게임이 될 뿐이다. 일례로 LG화학은 임금피크제로 채용이 는 것이 아니라 신규공장 증설로 채용이 는 사례를 정부가 왜곡한 것이다.
하도급 대책은 비용절감을 위해 악용되는 위장도급부터 없애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대책은 없다. 특히 이미 불법파견 판결이 난 사내하청의 정규직 전환 대책에 대해 정부는 입도 뻥긋 않는다. 또한 하청노동자 노동조건을 실제로 개선하려면 하청노동자에게 원청 교섭권을 보장하주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 역시 언급조차 없다. 비정규직 대책에서도 정부는 기간제한 연장과 위장도급 합법화 의도를 여전히 감추고 있으며, 특수고용노동자 대책을 말하면서도 핵심 해법인 노동자성 인정은 수년 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안은 대선 공약이다. 수년간 지키지 않다가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빌미로 재활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노동시장 불확실성 해소” 방안은 가장 기만적이다. 통상임금 범위 축소 방안의 재확인이자 연장노동시간을 12시간에서 20시간으로 늘리고 휴일노동 수당까지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율적이고 합법적인 단체협약까지 조사해 강제시정 조치하겠다고 한다. 이를 민주노총은 직권남용으로 고발한 바 있다. 이런 기만적인 정책을 추진하려다 보니 정부는 들러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내놓은 대책이 전국단위 노사단체 이외에 친정부 관변단체들을 동원한 논의고, 이로써 여론을 왜곡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가이드라인을 앞세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계획은 근로기준법 등 모법의 입법취지에 어긋난다. 따라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됐듯 각종 정부 시행령이나 가이드라인 등이 모법취지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할 국회 차원의 논의기구 구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정부가 강압적인 합의 종용으로 인해 노사정위 논의가 무산됐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일방적인 구조개악 강행 방침을 접고, 국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논의기구 구성을 공식 제안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가이드라인 발표를 강행할 시 민주노총은 즉각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앞서 오늘은 수도권 확대간부들이 모여 정부 규탄집회를 열고, 이어 27일에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와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개별 사업장에서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규탄 리본을 패용하고 매주 중식집회를 일상 사업으로 추진하는 한편, 6~7월 중 전국 동시다발 사업장 총회와 지역별 사업장 대표자 결의대회도 계획 중이다. 오늘 발표된 정부 계획은 개별 현장을 겨냥한 노동기본권 강탈 설계도다. 청년과 고령노동자, 원청과 하청이 상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재벌의 상생을 위한 노동자 살생부다. 당장 폐기하라!
2015. 6. 1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