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동부, 이주노조 설립필증 발부
- 판결 미룬 대법원, 규약 꼬투리 잡은 노동부는 공범. 이주노동자 실질적인 노동권 보장해야
2015년 8월 20일 오전에 노동부가 이주노조 설립신고 필증을 발부했다. 2005년 5월 설립신고 이후 근 10년 4개월 만이다. 대법원이 지난 6월 25일 미등록이주노동자 노조결성권을 인정했으나, 끝까지 노동부는 이주노조 규약이 정치활동 소지가 있다며 규약 개정을 강요했다.
이에 이주노조는 서울노동청 앞 농성을 25일이나 진행했지만, 규약 내용을 수정하여 다시 설립신고서를 제출했고 필증이 발부된 것이다.
판결을 8년이나 지연시킨 대법원이나, 노조설립을 끝까지 방해하고 필증을 주지 않으려 한 노동부는 이주노조를 탄압하고 노조활동을 가로막은 공범들로서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노조 간부들을 표적단속하여 강제추방한 법무부 역시 마찬가지다. 이 나라 행정부와 사법부가 손잡고 10년 간 이주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억압하고 탄압한 것을 누구도 용서치 않을 것이다.
한편, 이주노조는 고심 끝에 규약을 수정했고, 이에 대해서는 공감과 우려하는 엇갈린 목소리가 제기됐다.
노동부는 이주노조가 규약을 개정하자 노조 필증을 발부했지만, 규약에서 삭제된 고용허가제 폐지, 단속추방 반대,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와 같은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는 것을 또 다시 탄압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10년 간 법외노조로서 정권의 무자비한 탄압을 받으며 어렵게 싸워온 상황에서 향후 보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노조로 조직하여 그 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노동권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제도 변화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이주노조는 결의하고 있다.
이주노조 지도부가 고용허가제 폐지와 단속추방 중단,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투쟁은 멈추지 않겠다고 한 것처럼, 이주공동행동도 이와 같은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이주노조와 더욱 연대를 강화하여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노조활동의 주체가 되고 노동권을 쟁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억압과 차별이 아니라, 이주노조의 활동과 실질적인 이주노동자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2015. 8. 20 이주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