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시국선언문]
11월 14일 개최된 민중총궐기에 대한 박근혜 정부와 경찰 당국의 대응이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경찰 당국은 집회 당일, 차벽을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시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였습니다.
차벽은 시위 참가자와 국민을 격리시켜 ‘많은 국민에게 집회의 취지를 알린다’는 집회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으로 이미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았고, 비록 완화되기는 했지만 법원으로부터도 “통행로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 당국은 이러한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판결을 외면한 채, 광화문과 청계광장, 종로의 통행을 완전히 가로막는 불법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공권력이 집회 참가자에게 ‘불법 필벌’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법을 지키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것이며, 시위대의 ‘불법 행위’에 대한 사법처리를 행하기 이전에 경찰 당국의 불법적 집회방해 행위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경찰 당국은 집회 당일, 고압의 물대포와 고농도 캡사이신을 동원한 과도한 진압을 펼쳐, 백남기 농민이 중태에 빠져 있고, 수십명이 크게 다치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 당국은 백남기 농민의 머리에 고압의 물대포를 직사하였으며,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뒤에도 수십초 간 직사를 계속하였고, 구호조치를 취하러 온 이들에게까지 직사를 계속해 빠른 응급 치료를 가로막았습니다.
백남기 농민 뿐 아니라, 수많은 집회 참가자들의 얼굴에 고압 물대포의 직사가 이뤄졌으며, 참가자가 쓰러진 뒤에도 직사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경찰 당국은 팔이 부러진 시민을 이송하려 온 구급차에까지 물대포를 직사해 구조를 방해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사람이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중상을 당할 정도로 높은 압력의 물대포를 쓰러진 참가자들과 구조하려는 이들에게까지 무차별 살수한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미수’라고 볼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집회 이후 경찰 당국의 해명은 더욱 심각합니다. 경찰 당국은 살수차의 모니터로 시위 참가자의 하반신에 살수를 하는지, 참가자가 쓰러졌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백남기 농민과 집회 참가자들에게 쓰러진 이후에도 살수를 한 것이 아니며, 당시 진압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수차가 진압 수칙을 수행할 수 없다면, 그 살수차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경찰 당국의 진압수칙에 따른 진압으로 참가자 한 명이 중태에 빠지고 수십명이 중상을 입었다면, 그러한 진압수칙은 즉시 개정되어야 할 것이며, 살수차 사용은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불통’과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14일 집회에 10만이 넘는, 2008년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이후 최대 참가자가 운집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 ‘일반해고제 도입’,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 등을 강행하였기 때문이며, 쌀 관세화 개방 이후에도 관세화 유예의 조건이었던 ‘밥쌀용 쌀 수입’을 지속하여 쌀값 폭락의 가속화를 방치하였기 때문이며,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친일-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박근혜 정부는 성난 민심에 불법적 차벽과 고압 물대포, 고농도 캡사이신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모습을 어떻게 ‘불통’이라 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떻게 지금 이 사회가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 소통해야 하고, 민주주의로 돌아가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일 벌어진 과잉 진압에 대해 사과하고, 경찰청장을 파면하며, 관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강행되고 있는 소위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밥쌀용 쌀 수입’, ‘노점상과 철거민들에 대한 강제 철거’를 중단하고, 이들과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 비상시국회의 참가자들은,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간절히 기원하며, 향후 우리의 요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임을 밝힙니다.
2015년 11월 19일
21C한국대학생연합,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경기진보연대, 경남진보연합, 계승연대, 광주노동자교육센터, 광주인권운동센터, 광주진보연대, 교육희망네트워크,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내란음모사건피해자구명위원회, 노동건강연대,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노동자연대, 녹색연합, 다산인권센터, 대구경북진보연대, 대전민중의힘, 문화연대,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권연대, 민대협, 민자통,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수호공안탄압대책회의,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주의국민행동,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중의힘, 범민련 남측본부, 변혁재장전,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부산민중연대,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빈곤사회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 사월혁명회, 사회진보연대,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생태지평, 서울노동광장, 서울인권영화제, 서울진보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알바노조,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여성환경연대, 예수살기,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우리사회연구소, 울산진보연대, 원불교 개벽위원회,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들', 인권단체연석회의(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광주인권운동센터,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다산인권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새사회연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안산노동인권센터, HIV/AIDS인권연대나누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이내창열사기념사업회, 이주인권연대, 인권교육센터‘들’,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쟁없는세상,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주노동인권센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센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DPI,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KANOS), 인권운동사랑방,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철거민연합, 전국철거민협의회, 전국학생행진, 전남진보연대, 전북진보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전태일재단, 중앙대학교민주동문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청년유니온, 청년좌파, 청년하다, 촛불교회, 추모연대, 통일광장, 통일의길,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 한국기독교 장로회 교회와 사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작가회의,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한국청년연합(KYC), 한살림, 함께하는시민행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이상 116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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