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정권의 사드 배치 굳히기 찬스?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중단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7월 29일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사드 배치를 조속히 협의하겠다”고 발표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2차 발사에 대한 대응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지난 행보를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정권에게 거리낌 없이 사드 배치를 진전시킬 수 있는 ‘찬스’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없더라도 문재인 정권은 이미 사드 배치 과정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거듭되는 핵·미사일 실험은 규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계속 성주 인근 왜관미군기지에 대기시켜놓고 있던 발사대 4기를 추가반입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시험을 계기로 사드배치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불과 하루 전인 28일, 문재인 정부는, 사업의 타당성을 원점에서부터 검토하는 적법한 선행절차이자 주민들의 요구인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묵살하고 일반환경영향평가만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성주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들을 철거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사드 배치 철회에 대한 의지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 처사다.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해놓고서 하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사드 레이더 전자파 안전성 검증을 빌미로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반쪽짜리 ‘절차’를 챙기려 시도한 일도 있다. 무엇보다 성주·김천·원불교 주민들과는 제대로 소통도 하지 않으면서, 미국에는 “사드 배치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약속해오지 않았는가?
그동안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정권 하의 사드 배치 ‘절차의 정당성’과 ‘비민주성’을 비판해 왔지만, 이쯤 되면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인지 모를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촛불항쟁에 힘입어 탄생한 정부다. 촛불은 민주주의를 바란 것이지 민주적인 ‘척’하는 것을 바란 것이 아니다. 평화를 바란 것이지 더 많은 무기를 바란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촛불을 들었지 사드배치 정당화를 위해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
기만적인 말장난도 중단하라. 배치면 배치지 ‘임시’배치가 무엇인가. 정말 다시 뺄 생각이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는 것이 사드 포대 1개(발사대 6기로 구성) 배치를 완성하기 위함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이미 레이더와 발사대 2기가 성주에서 작동하고 있고, 추가로 발사대 4기를 더 들여놓겠다면서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 시점에 다시 최종적인 배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말은 또 무슨 소리인가. 이러한 말 같지 않은 논리를 중국의 항의에 대한 대응으로 전달하겠다고 하는 뻔뻔함이 참으로 놀랍다.
지난 4월 26일 사드 발사대 2기와 레이더를 성주로 반입하기 위해 무려 8000명의 경찰이 동원되어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이제 발사대 4기를 추가로 들여놓겠다는 문재인 정권은 다른 신통한 방책을 가지고 있는가? 1년 넘게 “사드 가고 평화 오라”고 외치고 있는 주민들을 물리적으로 제압하고 발사대를 반입할 것인가?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강행한다면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서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 온 천하에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민중들은 사드추가배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를 빌미로 한 문재인 정권의 평화위협 행태는 이뿐이 아니다. 미국의 핵공격 무기들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것이며, 한·미간 미사일 탄두중량 증대 협상을 개시하고, ‘남한 차원의 독자적 대북 제재’를 하겠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북한의 추가 대응을 불러오고 무한군비경쟁을 지속시키는 일일 따름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더더욱 위험한 곳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평화를 염원하는 민중들의 목소리를 들으라! 기만적이고 비민주적인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계획을 철회하라! 남한에 더 많은 무기를 두는 것은 북한 역시 더 많은 무기를 가지게 만든다.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관련국들은 중단해야 한다. 북한은 핵 및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한미는 보복 군사조치와 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2017년 7월 29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