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재단아래 젊은 피를 바치는 노무현정권과 여야정치권은 역사와 민중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오늘 국회는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노무현 행정부가 제출한 파병동의안을 최종적으로 통과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3600여명의 부대원 중 대부분이 전투병인데도 이라크 재건 지원부대라며 국민의 눈을 속였고, 여야 정치권은 여기에 박수를 치며 침략전쟁과 학살동맹에 맞장구를 쳤다. 이라크 민중들과 한국 젊은이들을 피흘리게할 그 죽음의 버튼을 그들은 앓던 이 빼듯이 눌러버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에서 파병처리가 차일피일 미루어지자 지난 3일 국방위원장을 불러 파병문제로 국가의 신인도가 하락해서는 곤란하다며 신속한 파병 처리를 당부했다. 지난해 4월 파병을 결정하거나 동의안 처리를 요청할 때도 국가 신인도 운운하며 협박했다. 전경련을 비롯한 자본단체들은 동의안이 통과되자 마자 생사를 내걸어야 하는 젊은이들의 목숨은 뒷전이고, 오로지 해외자본 유치와 남한자본의 해외진출을 위한 국가의 신인도가 문제였다. 그토록 강조하는 국가의 신인도, 국익이 도대체 무엇이 길래 우리 젊은이들의 숭고한 피를 저 허망한 전쟁에 내바쳐야 한단 말인가?
IMF 외환위기 이래 당시 국가의 신인도 하락에 국가적 환란의 원인이 있다며, 지배계급은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집권 3년 만에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가 신인도가 정상으로 되돌아왔다며 샴페인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 샴페인을 터트리는 자리에 민중들은 없었다. 1998년 이후 증권거래소에서만 외국으로 빠져나간 순이익금이 93조가 넘고 그 사이 노동자들의 반이상은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해고와 계약해지에 불안해하며 살아왔다. 둘이서 하던 일을 혼자하면서 노동강도는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이들이 받는 임금은 53만원이었다. ‘죽음으로 자신의 이해를 관철하려는 시대는 지났다’는 모욕적인 말을 들으면서까지 노동자들은 분신과 자결로 2003년 한해를 살아야 했다. 여기에 땅이 있어도 농사를 지을수 없는 농민은 아예 일터를 잃어버렸고, 자괴감에 빠져 농약을 들이켜야 했다. 여성들은 구조조정의 1순위였고, 가족을 지탱해야 하는 책임은 책임대로 일자리는 일자리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도대체 국가 신인도를 올려 금융시장에 투기적 자본들이 몰릴 수 있도록 투자여건을 확보하는 것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 초국적 자본가들을 살찌우고, 그 떡고물을 받아 파티를 열어 대한민국의 지배계급을 배불리려는 것 아닌가. 그것도 모자라 여기다가 우리 젊은이들의 숭고한 피를 갖다 바쳐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이제 한국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제 3위의 군대를 파견하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다. 이라크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에 대한 정보조작이 커다란 문제가 되어 여론이 들끓고 있으며 이라크에서는 저항세력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점령군이 늪에 빠지고 있는데 한국만 자발적으로 그 수렁으로 들어가는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노무현 정권과 그들 지배자들이 말하는 평화와 번영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싸우며 국민을 환멸에 빠지게 하다가도 그들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라면 한미동맹이든 여야동맹이든 모든 동맹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미국과 그들 초국적자본 중심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군사적으로 진압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과 지배자들은 이에 종속되어 초국적 자본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군사력으로 이를 뒷받침하려는 전쟁동맹자다. 그들이 학살동맹의 역사에 새겨진 깊이 만큼, 남한 민중의 고혈을 짜내고 이라크 민중들을 학살하는데 앞장서기 위해 진실로 등등하게 나선만큼 역사와 민중의 심판은 냉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으로써 민중의 생존과 생명을 유린하는 지배계급은 이제 민중의 철퇴를 맞는 것만 남아있을 뿐이다. 노무현정권과 지배자들은 기필코 그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국회에서 파병안이 통과했지만 정의와 양심을 가진 모든 이들은 앞으로 파병반대 투쟁, 한국군 철수 투쟁, 미국의 이라크 점령반대 투쟁을 사력을 다해 전개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도 반전 반세계화 투쟁을 굳건히 결합하면서 있는 힘껏 그 투쟁에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