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논평 | 2016.11.11
검찰 수사에 대한 가이드라인, 재벌 말고 청와대만 쳐라?
<조선일보> 사설 "檢, 롯데 수사 정보 유출 규명해 존재 이유 증명하길" 비판
<조선일보> 사설 “檢, 롯데 수사 정보 유출 규명해 존재 이유 증명하길”
“가장 큰 의문은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K스포츠재단이 지난 5월 롯데로부터 거둔 70억원을 검찰의 롯데 압수 수색 하루 전인 6월 9일부터 닷새에 걸쳐 롯데에 허겁지겁 되돌려줬다는 사실이다. … 민정수석실은 국내 사정기관을 모두 관장한다. … 민정수석실이 최순실 국정 농락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거나 엄호·방조했다면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검찰이 이 의혹을 규명하면 존재 이유를 의심하는 국민 시선은 달라질 것이다”
검찰에 대한 조선일보의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민정수석실만 작살내란 것이다. 친박 돌격대 역할을 한 우병우 민정수석을 처벌하면 검찰이 신뢰를 얻을 것이라 한다. 어이없다. 친박을 제거하고 새 보수 세력이 정권을 재집권하는 걸 목표로 하는 조선일보는 거기서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따져보자. 롯데가 애당초 문제가 되었던 건 천문학적인 비자금 조성 탓이다. 이 비자금은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형제간 갈등 중에 폭로된 부분이다. 각종 횡령과 배임, 부당내부거래, 차명회사 등이 비자금 조성에 이용됐다.
몸통은 롯데 비자금이고, 깃털이 민정수석이다. 재벌의 뒤를 봐준 죄가 가볍지 않을 뿐더러, 국민이 만족하는 수사는 롯데가 정권을 등에 업고 저지르려 했던 불법이다. 그 과정에서 민정수석실도 조사되고 처벌되어야 한다.
조선일보는 최근 반복적으로 박근혜, 최순실과 그 주변 일당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하라고 검찰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의 물주이자, 박근혜 체제를 만든 건 사실 재벌이다. 조선일보는 모든 게 박근혜만의 문제로만 멈추길 기대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