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오늘 논평 | 2016.12.08

“우리 안의 박근혜, 내 옆의 최순실에 맞서자”는 말의 의미

74일 간 파업한 철도노동자에게 힘을!

철도노조가 사력 다해 지킨 촛불

오늘의 200만 횃불은 3만 촛불로 시작됐다. 누구 말처럼 바람 불면 꺼질 수도 있는 작은 촛불이었다. 지금은 청와대부터 시청까지도 채우고 남는 촛불이지만, 당시는 시청광장을 메우기에도 부족했다.

그때 촛불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한 노동자들이 있었다. 바로 박근혜의 ‘쉬운 해고’ 정책을 막기 위해 파업 중이던 철도노동자들이었다. 5천을 예상한 집회에 3만이 모일 때도, 5만을 기대한 집회에 10만이 모일 때도, 항상 집회 선두에서 촛불을 들었다. 그 철도노조 파업이 벌써 74일을 넘기고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박근혜 씨는 철도노조 탄압을 자신의 권좌를 지킬 명분으로 삼는 듯하다. 박근혜는 자신의 퇴진을 주제로 한 대국민 담화에서도 “임금은 낮추고 해고는 쉽게” 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정부의 임금 및 해고 정책에 대항한 철도노조 파업은 박근혜 퇴진 운동의 최전선이다. 박근혜 퇴진 촛불에 앞서 시작된 싸움이고, 박근혜 퇴진 촛불과 함께 더 커진 싸움이다.

코레일 안의 박근혜와 최순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철도의 박근혜”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면 노동자가 굴종할 것이라 여긴다. 저항하면 "귀족노조"라 매도하고, 사고가 생겨도 제 잘못은 없다고 버티며 파업 탓만 한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 세월호 사고까지 '종북좌파' 타령으로 은폐하려 했던 박근혜를 우리는 홍순만 사장에게서 본다.

코레일은 박근혜 집권 초기 2013년에도 불통 정책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사회적 합의 없이 KTX민영화를 추진하며 이에 반대하는 철도노조를 공권력으로 진압했다. 당시 대학생들은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다며 수천명이 직위해제되고, 불법 대선개입, 밀양 주민이 음독자살하는 하 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다. 안녕들 하십니까?“라 대자보를 붙이며 철도 노동자에 연대했다.

하지만 당시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은 이 모든 물의에도 불구하고 노조를 탄압한 “공로“를 인정받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친박 후보로 금뱃지를 달았다. 현재 홍순만 사장 역시 친박 낙하산 인사로 철도공사에 입성했다.

이들이 “코레일의 최순실들”이다. 청와대의 비호 아래 실세로 군림하며, 온갖 반사회적 정책을 추진했다. 철도 노동자는 그들에게 ‘개‧돼지’일 뿐 대화 상대가 아니다. 74일간 파업을 해도 그들이 한 말은 “그만 가만히들 있으라” 한 마디 뿐이었다.

9일 탄핵이 가결되면 ‘뼛속까지 박근혜’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정을 운영한다. 철도공사 홍순만이 믿는 뒷배는 또 다른 박근혜, 황교안이다. 홍순만 사장이 배짱 좋게 국회의 노사합의 권고도 무시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탄핵의 딜레마를 풀려면 철도 파업이 승리해야

이런 점에서 코레일은 ‘탄핵’의 딜레마를 상징한다. 박근혜가 직무정지 되어도 “박근혜 정책”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를 퇴진시키기 위한 탄핵이지만, 탄핵은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촛불 시민이 외친 “박근혜 정책 폐기”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탄핵 이후에도 촛불을 꺼서는 안 된다.

철도노조는 현재 현장 복귀를 앞두고 있다. 오랜 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생계가 곤란해졌고, 탄핵 국면을 맞아 노사 협상도 난관에 봉착한 탓이다. 물론 파업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파업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박근혜 게이트가 폭로된 10월 중순, 앞장 서 촛불을 들었던 2만 철도노조 조합원들에게 이제 광장의 200만 촛불이 힘을 실어줄 때다.

도처에 널린 '박근혜와 최순실들'

탄핵 이후에도 촛불은 계속해서 “박근혜 즉각 퇴진, 부역자 처벌”을 외칠 것이고, “박근혜 정책”을 청산하기 위해 거리에 설 것이다. 우리가 박근혜를 퇴진시키려는 이유를 잊어선 안 된다. 지금도 도처에 널린 박근혜, 최순실들에게 짓밟히는 사람들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200만 촛불은 이 모든 곳에 횃불이 되어야 한다.

코레일을 포함한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폐기는 “박근혜 정책 폐기”의 리트머스다. 황교안 총리, 이기권 노동부 장관, 홍순만 철도공사 사장을 몰아내는 건 “우리 안의 박근혜, 내 옆 최순실”을 몰아내는 우리 일상 속의 촛불이다.

철도노조가 승리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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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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