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논평 | 2016.11.10
트럼프 충격, 박근혜 체제를 뿌리 뽑아야 감당할 수 있다
<조선일보> 사설 “식물 대통령에 무책임 야당, 트럼프 충격 감당할 수 있나” 비판
<조선일보> 사설 “식물 대통령에 무책임 야당, 트럼프 충격 감당할 수 있나”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단아가 당선됐다. 북핵과 동북아 정세, 한·미 동맹, 경제 위기 등에 어떤 파장이 덮쳐올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 우리가 많은 안보·경제 위기를 겪었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최순실 사건의 진상은 트럼프 충격과 별개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검찰 수사가 끝나면 특검도 해야 한다. … 그러나 나라는 지켜야 한다. 시급한 것은 공백이 된 국가 리더십을 임시로라도 복원하는 일이다.”
미 대선 트럼프 당선은 세계 모든 시민에게 당혹스러운 결과다. 트럼프 당선은 지배정치가 대중의 분노를 담아내지 못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몰락한 (백인) 중산층은 역설적으로 그들을 몰락시킨 공범 중 하나인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에게 투표했고, 힐러리에게 희망을 찾을 수 없었던 젊은층과 이민자들은 투표를 포기했다.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분노, 소수자에 대한 마녀사냥, 막연한 성장, 안정과 같은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보수세력이 세를 확대하는 ‘우익 포퓰리즘’은 이미 세계적 현상이다. 최근에는 필리핀의 두테르테가 유명하다.
조금 범위를 넓히면 박근혜도 이 범주에 속한다. 4년 전 박근혜는 기존 정치세력과 자신을 구별하고, 좌파를 ‘종북’으로 매도하고 마녀사냥하며, 박정희 시대 성장을 미화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이제 우리 모두가 깨달았듯, 박근혜는 이미지로 치장된 ‘껍데기’에 불과했다.
조선일보가 트럼프 쇼크를 빌미로 다시 선동에 나섰다. 4년 전에도 조선일보는 박근혜를 지지하며 우익 포퓰리즘의 돌격대 역할을 자임했었다. 이번엔 대상만 바꿨다. 친박과 민주당을 싸잡아 분노의 대상으로 만들었고, 사회운동을 ‘진짜 시민이 아니’라며 마녀사냥하고 있으며, 트럼프를 빌미로 안정을 위해 당장 여야가 모두 조선일보가 그려놓은 보수재집권 프로그램에 합류하라고 겁박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자명하다. ‘우익 포퓰리즘이 어떻게 사회를 망가뜨리는지’다. 트럼프의 대외 정책이 미칠 영향은 그 다음이다. 오늘날 한국의 시민들이 먼저 할 일은 저들이 망쳐놓은 나라를 ‘재건’하는 일이다.
허깨비 박근혜의 실체는 ‘박근혜를 만들어 낸 세력들’이다. 새누리당, 보수언론, 무엇보다 재벌이 그 실체다. 이들을 먼저 뿌리 뽑아야,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대외관계 변화도 감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