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493호 | 2010.11.08

11월 11일 서울에서 강고한 투쟁을 벌이자

G20 정상들의 기만적인 사교모임은 더욱 나쁜 세계를 만들 것이다

정책위원회
G20 정상회의가 목전에 다가왔다. 11월 7일 전태일 열사 40주기 노동자대회에는 4만 명이 모였다. 이 기세를 11월 11일 G20 규탄 국제민중공동행동의 날로 이어가야 한다. 경제위기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20개국 정상들의 사교모임을 그냥 보고 넘길 수 없다. 이들이 벌이는 모임은 단순한 말잔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맞은 자본주의를 더욱 나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G20은 불평등한 세계를 연장시키고 있다

G20은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원하기 위해 등장했다. 1970년대 경제위기의 결과 선진국 모임인 G7이 탄생했다면, 2000년대 경제위기의 결과로 G20이 탄생한 것이다. G20을 만드는 데 미국과 유럽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만큼 G20은 자본주의 열강들의 이해관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일만 진행하고 있다.
2008년 경제위기가 심각해질 당시에는 G20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가 참가하는 민주적인 모임을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다. 세계 각국에 악명 높은 신자유주의를 강요한 IMF도 없애자고 했다. 그러나 강대국들이 G20으로 결집하면서 그런 이야기는 힘을 잃었다. G20은 대표적으로 IMF를 재신임하고 오히려 권력을 강화시켜줬다. 위기를 적당한 수준에서 봉합하고, 자본주의 열강으로서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
우리는 국제주의 관점에서 세계 민중들과 연대해야 한다. 한국 노동자 민중들이 G20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면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국제적인 투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G20에는 중국, 브라질 등 거대 개도국과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남아공 등 지역에 따라 안배를 받은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새롭게 포함된 나라는 대부분 친미국가들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문호를 개방하면 더 나은 점이 있다. 위기로 발생되는 각종 비용과 부담을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 등 개도국이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깡패들의 모임에 들어갔다고 좋아해야 할까? “전세계 노동자 민중은 하나”라는 관점에서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길에 함께 해야 한다.

자본주의 위기관리 기구는 말잔치만 늘어놓고 있다

G20은 근본적인 변화 없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신자유주의 30년의 결과 파국적인 세계경제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신자유주의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G20은 ‘정책조정의 실패’를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큰 변화는 필요 없고 금융규제 약간 하고, 주요 국가 간에 정책협력을 강화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자본주의 메커니즘 속에서 자라났다. 노동자·민중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는 자본주의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노동자·민중의 고통은 해결될 수 없다. 단순히 경제위기가 문제인 것이 아니다. 노동자 삶의 위기, 지구 환경의 위기, 에너지․식량의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 자본이 강요하는 팍팍하고 불안한 삶을 견뎌야 하나.
G20은 변화를 회피하고 사탕발린 말만 늘어놓는다. 올해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G20은 은행세에 대해 “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위험한 금융투기의 주범인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통제에도 실패했다. G20은 금융자본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시스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몇 가지 건전성 지표의 조정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듯이 행동한다.
노동권 보장, 온실가스 감축, 빈곤 퇴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듣기 좋은 말을 늘어놓지만 실제 행동은 없다. 오히려 이러한 소재를 활용해 자신들의 이미지 치장에 이용할 뿐이다. 당연하다.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면서, 자본의 이익을 우선 보장하면서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하겠는가?

G20은 반노동정책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다

작년 9월 피츠버그 회의에서 G20은 “국제노동 기준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합의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민주노조 죽이기에 발 벗고 나선 이명박 정부뿐만 아니라 재정위기에 몰린 유럽 각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위기의 근본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자본은 노동자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자본은 저성장 국면에서 이윤을 늘릴 방법이 노동자의 고혈을 짜내는 방법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켜야한다. 자본과 정권이 한 몸이 되어 노조파괴에 앞장서고 있는 현재 한국의 상황이 바로 이런 현실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G20은 이러한 자본의 활동을 비호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G20은 노동자 민중의 세금으로 위기에 빠진 부자와 기업만 구제하더니 이제는 긴축을 강요하고 있다. 긴축 강요는 그리스를 포함해 유럽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연금과 임금 삭감, 복지와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G20은 그리스 정부의 끔직한 노동자 공격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또 G20 국가들에게 노동유연화를 적극 주문하고 있다.

이명박은 G20에 목을 매고 있다

이명박은 정권의 치적 사업으로 G20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국제회의를 이용해서 원하는 바를 최대한 뽑아내야 한다. 국민들이 G20에 걸맞은 에티켓을 가져야 한다며 외국인을 보면 무서워하지 말고 “헬로우”하고 인사하고, 술도 적당히 마시라고 훈계하고 있다. 글로벌스탠더드 운운하면서 노동자를 순한 양처럼 길들이고 착취를 강화하려는 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G20 회의에서 미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거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어긋나는 미묘한 문제에 대해서 한국이 먼저 강대국 입장을 거들고 나서는 것이다. G20을 위상을 강화해서 안정적인 국제기구로 안착화시켜야 한다거나, 자유무역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러한 것들이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미국의 입맛에 잘 맞았기 때문이다. 보수층과 자본은 이런 장단에 춤을 추면서 자신들의 지배를 더욱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강력한 투쟁으로 우리 의지를 보여주자

이럴 때일수록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고용과 임금을 위협하고, 민중의 삶을 옥죄는 신자유주의와의 싸움에 한국 민중운동은 항상 앞장 서왔다. 2005년 APEC 반대 투쟁, 2006년 한미 FTA 반대 투쟁이 바로 그러한 사례들이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이윤을 위해서 노동자 민중을 갈라놓고 경쟁시킨다. 불안한 일자리, 강화된 노동강도, 확대된 비정규직으로 노동자 민중의 단결은 더욱 어려워지고 삶의 조건도 팍팍해진다. 어쩔 수 없이 내 임금, 내 일자리, 내 가족 챙기기에 내몰린다. 악순환을 끊고 노동해방의 새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야 한다.
우리의 분노를 모아 11월 11일 대규모 시위를 성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상회의 당일에 강력한 투쟁이 전개되는 것을 이명박은 가장 두려워한다. 이명박 정부는 물론이고 G20의 정당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투쟁은 피할 수 없는 한판 싸움이다. 정권은 노골적으로 민주노조 죽이기에 나섰다. 단협해지, 공공부문 구조조정, 타임오프 강행, 노조 불인정, 비정규직 확대에 개별적으로 맞서서는 승산이 없다. G20 투쟁은 민주노조 말살과 노동유연화 확대를 꿈꾸는 자본과의 대결이다. 또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축소하고 공포를 통해 반대자를 탄압하려는 보수 세력과의 한판 싸움이다. 나아가 G20 투쟁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걸음이기도 하다. 파산한 신자유주의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야 한다.
11월 11일 2시 서울역에 모이자. 그리고 G20 정상들이 만찬을 벌리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앞까지의 행진을 성사시키자. 노동자 민중의 대안과 G20의 모의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자. 강고한 투쟁이 필요하다!


주제어
정치 경제 국제 민중생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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