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3.3.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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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특집_류미경.hwp

노무현정권 여성정책의 본질과 한계

류미경 | 정책부장
21세기는 여성의 세기?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구조개혁이 진행되는 동안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은 급격히 증가했다. 노동의 불안정화 경향에 따라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구조조정으로 필수적인 사회서비스 관련 예산이 삭감되어 가계유지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은 부족한 가계 소득을 보충하기 위한 노동자 가족의 전략으로 중요하게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는 노동자계급의 생존전략으로써 뿐만 아니라, 경제의 금융화와 서비스화를 특질로 하는 현재의 경제발전 방향 속에서 제기되는 자본의 요구이기도 하다. IT 산업과 금융-서비스 산업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인력의 전략적 활용'이라는 과제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동력을 형성하기 위한 조건을 모색하는 경제 전문가들의 논의에서,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지식기반-고부가가치 산업이 요구하는 전문성과 함께 높은 감수성과 창의력을 갖춘 여성인력이 경쟁의 무기가 되며, 전체 경제구조에서 서비스업의 구성비가 높아지는데 발맞추어 '여성 인력'이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부각되고 있다.{{) 21C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성인력활용 선진화 방안(여성개발원/삼성경제연구소, 2001.12.11)

}}
'여성인력의 전략적 활용'은 여성들을 노동시장에 끌어들이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출산율의 하락과 이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현상은 여성들이 수행하는 출산-양육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을 보살피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남한의 합계 출산율(한 명의 여성이 평생동안 출산하는 자녀의 수)은 1.3명으로, 현재의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2.1명)에 훨씬 미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를 따르면 2075년에 경제활동 인구가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 심각한 노동력 부족현상이 도래할 것으로 예측된다.{{)경제활동가능인구(15-64세)변동 전망(김승권, 2002)
}} 따라서 현재 노동시장 밖에 있는 여성 노동력을 노동시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동시에 출산율도 높이는 방안이 적극 모색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가사노동과 직장생활의 양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여성들의 요구라기보다는 노동력 부족 위기에 직면한 자본의 사활적인 과제가 된다. '노동시장에서의 남녀고용 차별 근절', '출산-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이제 더 이상 여성들만의 요구가 아니다. 이러한 배경을 지니는 노무현 정부의 여성정책은 금융세계화가 요구하는 유연한 노동력으로서, 양육-출산-보살핌 노동의 제공자로서 여성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그 초점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노무현 정권 양성평등 실현 정책의 개요: '차별 시정을 통한 남녀고용평등실현' ,'참여복지를 통한 보육문제 해결'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그동안 여성업무가 각 부처에서 산재되어 추진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성인지적 관점에서 각 부처의 여성정책을 조율해주는 조정기구로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내에 여성정책조정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가 시행할 구체적인 여성정책의 방침은 크게 '차별 시정'과 '고용 촉진 기반 구축'을 통한 남녀고용평등의 실현, 사회복지시스템을 통한 보육 지원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당시 노무현 후보측이 제시한 여성정책과 공약{{) 민주당 여성정책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이는 지난 여성부의 성과와 여성단체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작성되었다.
1. 보육의 공공성 확대
2. 여성 일자리 창출과 취업촉진기반 조성
3. 남녀고용평등 실현
4. 대표성 제고
5. 양성평등한 가족정책
6. 가정과 직장의 양립 지원 강화
7. 폭력예방 및 인권보호
8. 여성의 복지증진
9. 모성보호와 여성건강
10. 양성평등문화
11. 여성과학자 정책
12.여군인력 육성
13. 남북여성교류활성화, 평화·통일·환경·국제협력에서 여성의 참여 확대
14. 여성부역할 제고

}}, 여성부의 2차 여성정책 기본계획, 노동부의 3차 남녀고용평등기본계획, 그리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시한 12대 국정 과제를 종합하면 노무현 정부가 시행할 여성정책의 가닥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중요하게 제시되고 있는 정책은 직장·가정의 양립체제를 보강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육의 공공성 확대'와 '모성보호 내실화·사회분담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인수위는 최근 보육관련 정책은 '참여복지 실천 5개년 계획'에 맞춰 추진하겠다며, ①장애아와 만 5세아 9만 1000명에 대한 무상보육을 올해부터 전면 실시하고, 0세부터 4세까지의 아동 11만 9000명에 대해 보육료를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며 ②2008년까지 영유아 보육 수요를 완전 충족하고, ③영아·휴일·시간제 보육 등 다양한 서비스와 방과 후 보육서비스를 크게 확충하며{{) 지난 3월 6일 보건복지부, 노동부, 여성부가 발표한 「보육사업활성화방안」에 따르면 보육 서비스의 다양화의 내용은 ① 맞벌이이 부부가 증가하고 노동시간의 탄력성이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춘, ‘야간’, ‘휴일’, ‘24시간’ 등의 ‘시간연장형 특수보육시설’등 서비스 다양화 ② 부모들이 직접 출자하여 보육시설을 마련하고 이것을 다시 (부모들이 납부하는) 월 보육료로 운영하는 ‘공동육아제도’ 등을 활성화 유도 ③ 민간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에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보육료 상한 규제 철폐
}} ④아이를 둔 부모가 육아를 위해 일정시간만 근무하는 '시간제 육아휴직제'를 도입한다는 구제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노동부는 '육아휴직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육아휴직 장려금(현행 월 20만원)을 현실화하고, 지방노동관서가 중심이 돼 관내 인력파견업체와 기업을 연계시켜 육아휴직 대체근로자 풀이 활용되도록 하며, 육아휴직급여 수혜를 위한 요건을 완화(1년→6개월)한다는 등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한편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된 모성보호법을 내실화하고 사회분담을 확대하기 위해 엄정한 법 집행과 취업규칙에 명문화, 근로감독 강화{{) ①임산부의 야근 및 휴일 근로 제한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하는 엄정한 법 집행, ②산전후 휴가제 등이 취업 규칙에 명문화될 수 있도록 유도③결혼,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한 권고사직 관행이 근절될 수 있도록 근로감독 강화.
}}와 함께 임산부의 건강체크를 위한 정기건강검진제와 배우자 출산 때 사용하는 출산간호휴가제 입법화 등을 계획하고 있다.
두번째는 여성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각종 차별 시정 정책과 법 적용의 확대이다. 12대 국정과제에서는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동안 이용되어 온 할당제가 시효를 거둘 수 있는 지원책이 뒷받침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적극적 차별 시정 조치(Affirmative Action)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①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이 제외된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일부조항(교육, 배치, 승진, 임금, 정년, 해고조항)에 적용을 확대할 것, ②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에 간접차별에 대한 세부적인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여 외형상으로 중립적인 기업의 고용관련 기준이나 관행, 면접 절차가 사실상 여성에게 불평등한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 간접차별이 성립될 수 있음을 객관화할 것, ③동일노동은 물론 동일가치노동{{) 현행 법제상의 '동일가치노동'노동에 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지급 규정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내의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여기서동일가치기준은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등으로 하며, 개별 사업장에 따라 합리적인 임금지급기준을 정함에 있어서는 직무평가에 필요한 직무범위·평가항목·평가방법과 임금산정기준 등에 관하여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한 고충처리기관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 노동조합 또는 남녀근로자 대표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부의 남녀고용평등업무처리규정에서는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등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즉,
① 기술이라 함은 자격증, 습득된 경험 등 업무수행 능력 또는 솜씨의 객관적 수준
② 노력이라 함은 업무수행에 필요한 육체적˙정신적 힘의 작용
③ 책임이라 함은 업무에 내재된 의무의 성격˙범위, 사업주가 당해 직무에 의존하는 정도
④ 작업조건이라 함은 소음, 열, 물리적˙화학적 위험의 정도 등 당해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처하는 작업환경


}}에 대한 남녀 동일임금 적용이 현장에서 실현 가능하도록 지침을 구체화할 것, ④여성의 고용촉진기반 구축 방안으로 고용안정센터 내에 전담창구를 마련하고 육아와 근로의 병행이 가능한 여성친화적 시간제근로의 풀을 확보하여 구인·구직을 연계할 것 등이 노동부의 남녀고용평등 기본계획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밖에, 양성평등한 가족정책 시행의 계획으로 호주제 폐지 대책기구를 설치하여 현행 호적제도를 조기 폐지하고, 부부와 미혼자녀를 기본단위로 하는 '가족부'를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성인지적(性認知的) 가족지표 개발하고 이에 근거한 가족정책기본법 제정할 것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국무총리 산하에 성매매방지대책기구를 설치하고,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무료 법률구조사업, 현장 상담센터 확충, 자활지원사업 확대 등을 통하여 피해자 보호·사회복귀 지원 종합서비스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여성의 대표성 제고를 위한 선출직 할당제 도입과 여성공무원 임용목표제를 도입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이 처한 '이중 노동'의 딜레마

위의 정책이 온전히 실현된다는 것을 전제하면, 호주제 폐지, 보육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을 보살피는 노동에 대한 공적 지원의 확대와 같은 약간의 변화를 예상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 여성이 놓여있는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진단되어야 한다. 앞서 확인한 바와 같이, 현재 여성에게 던져진 문제는 '어떻게 노동시장 참여의 기회를 보장받을 것인가'하는 것을 훨씬 초과한다. '여성인력의 전략적 활용'이 자본의 요구로 적극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고용의 확대'는 더 이상 급진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노동시장 진출 기회의 확대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시련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는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라는 노동인구의 재생산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문제는 '생산과 재생산이 조직되는 구조'로 더욱 확대된다.

'상품생산'과 '노동인구의 사회적 재생산'의 분리를 전제로 하는 자본주의 생산관계 내에서 여성은 노동시장 외부에서 수행되는 무임금 재생산 노동을 일차적으로 담당하도록 주체화된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은 '출산-양육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을 보살피는 노동'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가사와 직장생활의 양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여성정책의 과제는 이런 현실을 드러내준다. 따라서 여성들은 남성과 달리 노동시장에서 정규직보다는 임시직, 파트타임 등의 비정규직 혹은 비공식부문의 직종을 선택하도록 강제된다. 전체 여성 고용 중 이러한 비정규직 혹은 비공식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를 넘는다. 경제의 금융화-서비스화 경향에서 여성들을 노동시장으로 흡수하는 일자리는, 고소득-전문직 종사자들의 활동을 보조하거나 금융귀족들의 레저, 유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른바 하인 노동이다. 보험상품판매원, 방문판매원, 학습지 방문교사 등 이른바 '특수 고용직' 역시 대다수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노동은 노동시장 내에서 숙련을 요하지 않는 부차적인 노동으로 간주되어 낮은 임금이 할당된다.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노동자성조차 증명 받지 못함에 따라, 근로기준법상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함은 물론이고 임금체불, 업무상 재해와 각종 부당노동행위, 인권유린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이런 경우,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은 부족한 가계 소득을 메우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경우가 많아서,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스스로 감내할 수밖에 없다.
가족 내에서의 여성의 지위 또한 문제가 된다.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부차적인 지위를 할당받는 여성들은, 다시 가족으로 돌아오면, 재생산 노동의 일차적인 책임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관한 협상에 있어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누군가는 주로 돈을 벌고 가사를 부수적으로 하고, 누군가는 주로 가사를 책임지고 부수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면, 대체로 좀더 안정적이고 다소나마 높은 임금이 제공되는 일자리를 생계의 원천으로 삼는 선택을 하게되는 것이다. 이렇듯 현재의 여성들의 재생산 노동에 대한 1차적인 책임으로 인한 노동시장에서 부차적인 지위와, 노동시장에서 낮은 임금으로 인한 가계 소득 구성에 있어서 부차적인 역할은 서로가 서로의 원인이 되면서 끝없이 악순환되고,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재생산하고, '빈곤의 여성화' 경향을 부추긴다. 여성들의 종속은 이러한 성별 노동분업에 의거하여 지속되고 있다. 또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 현상은 한편으로는 출산과 양육을 둘러싸고 가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급등했음을, 다른 한 편으로는 여성들에게 부과되는 '출산-양육'과 '생계보조자로서 노동시장에 참여'라는 이중적인 역할이 여성 스스로가 감내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음을 드러내 보인다.

노무현 정권의 '양성평등 정책'의 본질과 한계

이렇듯, 노동시장에서 그리고 가족 내에서 여성의 부차적인 지위를 강화하는 성별 노동분업 구조자체가 문제가 된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여성정책은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확산'과 '출생률 저하라는 노동인구 재생산의 위기'라는 배경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성별 노동분업을 무너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기보다는, '재생산의 일차적 책임자이자 신자유주의가 요구하는 유연한 노동력'으로서 여성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초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차별 시정을 통한 남녀고용 평등의 실현'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 목표는 고용 기회에 있어서 평등을 약속할 뿐, 금융화-서비스화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노동 자체를 변경시키지는 않는다. '휴직 제도'와 '서비스의 종류 확대'를 골자로 하는 출산 및 보육의 사회적 지원 체계 역시, 이에 대한 여성의 1차적인 책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양성평등정책이, 가족 내에서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부차적인 지위를 전제로 하고 있는 한, 개인과 가족의 생존전략은 현재의 성별 노동분업 구조를 재생한 하게 되며, 이 속에서 여성들이 부딪치고 있는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은 요원하다. 현재 자본주의의 생산과 재생산이 조직되는 방식에 대한 공격 없이 단순히 성차별을 문제삼는 것은 노동시장 진출에 있어서, 그리고 재생산 노동을 분담하는 방식에 있어서 여성들이 자신의 선택과 기호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강화시킬 뿐이다.

새로운 여성운동이 필요하다.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확대됨에 따라, 그리고 '저출산'이라는 재생산 위기에 직면하여, 출산과 양육, 가사노동을 비롯한 여성들의 의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여성들의 발언의 공간이 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많은 여성 단체들이 활동은 여성들의 요구를 그 한계가 자명한 '평등'과 '보호'라는 틀 속에 가두고, 이를 실행 가능한 제도로 가다듬어, 정부로 하여금 실행하도록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저임금과 불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 노동의 일반화와 노동인구 재생산의 위기를 동시에 극복하고자 하는 자본의 전략과 호응하여 여성운동을 '운동'이 아닌 '제도화'로 그 급진성을 탈각시키고 점차 화석화되도록 한다. 또한, 기존의 노동조합 운동은 여성노동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성들의 요구를 부차화 시키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조직하는 역할을 자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여성에게 이중의 부담을 부과하는 '가족을 기반으로 하는 생존전략'에 호응하고 있어 빈곤의 여성화를 중단시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에게 부여되는 사회적 지위와 역할 속에서 여성이 처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들이 자신의 요구를 조직하고 발언할 때에 여성 자신의 요구를 급진화 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수 있다. 이것이 여성 스스로의 새로운 운동의 출발점이다. PSSP
주제어
경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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