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부터 노동자운동 혁신을
노동조합은 페미니즘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2005년 비정규투쟁의 현재와 과제

10월 11일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긴급체포로 불거진 이번 민주노총 사태는 21일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으로 일단락을 지었다. 10여 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민주노조운동과 노동운동의 위기와 혁신에 대한 논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 활동가들, 사회운동의 활동가들, 노동운동의 대의를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착잡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진정 노동운동의 혁신을 바라는 마음으로 논의에 참가했다. 지도부 총사퇴는 이런 논의의 결과지만, 끝이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는 IMF 구제금융협약을 계기로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던 시도가 다시금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준다. 민주노조운동의 의의를 복원하고 노동운동의 혁신으로 나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박준형은 노조의 비리사건은 정권과 제도화된 교섭을 통해 실리를 얻으려는 노조운동이 처한 구조적 위기로부터 비롯된다고 진단하면서, 아래로부터, 현장으로부터의 혁신을 강조한다. 유나경은 노조 내에서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것이 노동운동 혁신의 중요한 과제임을 주장하며, 여성할당제·여성위원회 도입, 여성독자노조 건설 등 여러 시도를 평가한다. 정지현은 현재 비정규직 투쟁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면서 정규직·비정규직을 넘어 노동기본권을 지켜내는 투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번 비리 사건을 둘러싼 상황을 노동운동 혁신의 계기로 만들려는 여러 흐름이 있다. 이런 노력에 보탬이 되고자 이번 『사회운동』에서는 '사회운동의 광장'을 통해 <민주노동자연대>의 이종탁, <이윤보다인간을>의 조대환의 제언을 싣는다. 노동자운동의 혁신을 위해서라면 토론과 논쟁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