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7.4.73호

네온 라이스 필드

구정화 | 회원
봉파오파니트, <네온 라이스 필드>, 쌀, 네온 등 설치, 2006.


봉파오파니트는 라오스 출신이면서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런던에서 거주하는 작가이다. 이 작품은 작년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 것으로 우리가 매일 먹는 쌀을 갖고 한 설치미술이다.
혹자는 쌀이라는 동양적인 재료 때문에 이 작품이 그의 복잡한 배경과 정체성을 대변해준다고 할 수 있으나 오히려 작가는, 쌀은 미국에서 수입된 것이며 네온은 동양의 도시들을 상징할 수도 있다고 말해 그러한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작가는 쌀을 물질적인 재료로 극명하게 드러냄으로 해서 물질이 담론적인 무엇으로 환원될 수 없음을 주장한다. 그는 기호로부터 사물을 구출하려는 것이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는 아니 뭐 이런 걸 작품이라고 하면서 대략난감했다. 설치된 자태도 맘에 안 들었을 뿐 아니라 그 의도가 너무 뻔해보였기 때문이다. 쌀로 만든 설치미술이란, 그것도 여기 아시아의 중심을 외치는 광주비엔날레에서 쌀이 주식인 우리에게 예술작품이라기보다 좀더 즉물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의 의도가 완전히 관철된 것일까. 한미FTA 때문에라도 그렇고 험난한 남북문제에 등장하는 쌀이라는 정치적 용어 때문에라도 그렇고 그의 작품이 시도하는 미션임파서블에 나 역시 동참하고 싶어진다.

쌀이 그냥 쌀일 수는 없는 걸까?
매일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고마운 양식으로서의 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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