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0.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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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밀레니엄,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박주영 | 편집실
밀레니엄에 대한 화려한 수사와 축제분위기는 마치 새로운 자본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고, IMF로 쪼그라들었던 민중들의 삶에 뭔가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는 듯했다. 그러나 한세기를 발전해왔다는 인류의 우월감은, 그리고 개혁과 구조조정으로 경제위기가 회복기에 있다는 수많은 경제지표들은 노동자들을 갈라치고 더많은 목숨을 내놓으라는 허울좋은 협박일 뿐이었다. 2000년, 우리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4.13 총선국면을 휩쓴 '바꿔,바꿔', 유권자 혁명이었는가

올해 1월 4일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1개 시민단체는 일찌감치 '2000년 총선 시민연대'를 공식 발족하고 공천 반대인사 명단을 발표하는 등 유권자 심판운동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전국투어를 하면서 부패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공천 반대운동을 펼쳐나갔고, 부정부패와 비리의혹이 있거나 반개혁적 입법을 추진 또는 지지한 경우 낙선운동을 벌였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은 한국사회 정치사에 큰 충격을 던지며 돌풍효과를 일으켰는데, 적어도 겉으로 보면 총선시민연대는 낙선대상후보 86명 중 70%에 이르는 59명을 낙선시켰다.
그러나 3개방송사와 10개신문들의 집중적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역대최저의 투표율 57.2%을 기록한 '유권자혁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특히 낙천낙선운동의 선도자라는 20-30대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는 점은 결국 선거에 무관심한 대중에게 신자유주의든 보수주의든 (낙선대상만 제외한!) 어느 하나를 찍으라고 강요한 셈이 되버린 사실을 반증한다.

더군다나 낙선대상후보의 낙선율이 영남에서 45%로 가장 낮았다는 점은 이들의 지역주의비판이 주로 영남지역주의를 겨냥하고 있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반면, 호남대통령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소외된 국민과 계층인 호남대중이, 대중소외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신자유주의정책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현실은 지역주의의 타파와 계급주의적 투표행태를 모색하는 데에 더 큰 걸림돌이 되었다. 더욱 근본적으로, 이 운동에 대한 평가는 신자유주의정책에 대한 입장차이로 갈라진다. 낙천낙선운동을 통해, 결국은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대한 쟁점이 억압되고 제도정치권의 청산과 진보정치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운동의 가능성조차 보기 어려웠던 것이다. 오히려 시민운동은, 입으로 신자유주의반대를 외치면서도, 실상 개혁조치로서 신자유주의정책을 받아들이는 자신들의 정치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제역파동, 한칠레투자협정, 농가부채로 농심은 절망한다

올 4월 구제역이 전국축산농가를 휩쓸었다. 당국은 원인규명에 나서는 듯했으나 구제역은 여전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수출길이 막힌 양돈농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농림부는 농업의 미래보다 4.13총선을 의식해 사태의 심각성을 왜곡하고 축소하였으며, 모든 원인을 황사로 돌리는 등 책임회피에만 급급하였다. 설상가상으로 5월 12일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의 수입쇠고기 구분판매제에 대하여‘분쟁 패소’판정을 받아 내년부터 쇠고기시장이 개방되었다. 이는 한칠레자유무역협정문제와도 맞닿아있다. 구매력이 한국의 18%에 불과한 칠레시장 진출은 수출 증대 효과도 미미할 것이며 남미자유무역협정 가입국들 사이의 원산지 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칠레를 통한 중남미 수출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

농산물 관세가 완전히 철폐될 경우 포도와 키위만 하더라도 545억원의 농가소득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농산물에 대한 가격보장이 되지 않아 부채상환압력에 절망하고 있는 한국농업의 현실에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가격이 유지되던 품목마저 개방된다면, 이제 한국 농업은 단지 몇몇 품목의 파탄이 아니라 전반적인 몰락을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 이 와중에서는 김대중정부는 농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정책이 필요하다며, 뼈를 깎는 노력과 퇴출도 불사하는 농업경쟁력강화를 주장한다. 수입개방과 농축산물 가격폭락, 악성부채 누적으로 절망하는 농민들이 11월 21일 전국125개 시군구에서 강력하게 진행된 시위를 통해 농가부채특별법제정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경찰의 무차별적 폭력연행 뿐이었다. 정부의 신자유주의경제정책이란 농업에서도 탈규제와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농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농민들을 퇴출시키겠다니 도대체 누가 이땅의 농업을 책임질 것인가.


민중운동진압, 이젠 탄압이 아니라 테러로 치닫는다

5월 8일 봉천동철거지역에서 용역직원의 음주폭행, 장애인주민 부상. 5월 10일 강제철거지역인 구리시 최촌마을 시청50여명이 비닐천막 공격. 6월 29일 롯데호텔노조 파업진압, 34개중대 3000명의 병력, 경찰특공대투입으로 1191명 연행, 30여명 부상. 7월 1일 사회보험노조 농성진압, 27개 중대 3,000여명의 병력투입, 1606명 연행. 7월 7일 (주)새한노조의 농성강제해산과정에서 전자봉·가스총 등장, 노조원 감전쇼크상태. 9월 5일 이랜드노조, '중계점노조대치계획' 문건공개로 회사와 경찰의 유착폭로. 10월 14일 전교조 집회도중, 308명 노조원 전원연행. 11월 12일 노동자대회,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노동자 179명 부상. 11월 21일 농민대회, 고속도로점거농민 2명 체포, 180명연행, 40여명 부상…. 물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방패로 찍어대는 경찰의 폭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번드르한 국민의 정부를 입에 담으며 정부와 공권력이 올 한해 저질러왔던 폭력은 탄압의 양상을 넘어 테러로 치닫고 있다.

노조원 중 포함되어있던 임산부와 장애인들까지 경찰특공대의 폭력적 강제진압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고, 농성조합원이 회사직원의 승용차본네트에 매달려 10㎞를 질주해야 했다. 온종일 비내리는 가운데 비닐천막을 지키려다 용역에 의해 초등학생의 손목이 꺾이고, 농민들은 고속도로에 누워 시위하다 경찰의 진압봉을 피를 흘려야 했던 것이다.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키려는 투쟁에서 끊임없이 테러당한 노동자민중들에게, 활동이 중단됐던 공안대책협의회가 활성화방침이 들려온다. 조금이라도 꿈틀거리면 가차없이 폭력을 쏟아붓는 정부에게 더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노벨평화상, 아무나 타나

"…오랫동안 민주화와 남북한화해를 위해 노력…,최근 남북한간 화해를 급진전시킨 것이 결정적 수상배경" 10월 13일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 노르웨이에서 진행된 국제세미나에서 한국의 국가보안법이 아직 폐지되지 않았고, 국제사면위의 집계에 따르면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이 전해진 그 순간에도 한국에 99명의 양심수가 투옥되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인권운동가들의 비판에 부딪혔다. 그뿐인가. 지난 1999년 5월 김대통령은 '역사적 화해'를 강조하며 박정희 전대통령기념관건립에 국비 1백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결국 2000년 11월 21일 국무회의는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가 국고에서 2백억원을 지원받는데 이어, 민간에서 5백억원을 모금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 친일파였던 박정희가 대통령으로 집권한 시기는 1970년 전태일열사의 분신과 YH노동자들의 신민당사 점거농성 등 억압통치속에서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투쟁하던 시기였다.

이를 명확히 인식한다면, 기념관건립은커녕, 지금 남아있는 독재의 잔재마저 청산해야 하며, 지난 11월 10일 문래공원의 박정희 전대통령흉상이 철거된 것은 지금 필요한 것이 '역사적 화해'에 앞서 '역사적 심판과 단죄'임을 일깨우는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희대의 독재자가 기념되고 대규모집회시위가 제한되며, 경찰에 의해 시위참가자들이 연행되어 온몸을 발가벗기운 채 알몸수색을 당하는 이 나라.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자유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인간에 대한 존엄과 가치가 박탈되는 이 남한 사회의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임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누구를 위한 노벨평화상인가. 인권과 민주를 강조하는 노벨평화상이 갖는 의미와 권위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철수, 반미운동의 물꼬가 트이다

5월 8일 미군전폭기 1대가 엔진고장으로 자체무게를 줄이기 위해 포탄을 예고없이 투하했다. 이 폭격으로 경기화성군 우정면 쿠니사격장 인근 주민 6명이 다쳤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실제로 50년간 이곳에서 진행된 미군의 폭격훈련으로 화성군 매향리 일대 주민들의 폭격당한 삶이 언론에 밝혀지면서, 전국민적 공분이 모아졌다. 지금까지 미군기지에 대한 일방적 공여/운용권 일임, 미군범죄에 대한 처벌불능, 미군내 한국노동자들의 기본적 노동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것, 아니 군지휘권마저 우리가 갖고있지 않다는 한미행정협정의 불평등성은 주한미군철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을 통해 미국의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매향리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미국의 전쟁훈련, 독극물사건으로 촉발된 미군의 환경문제 등은 차별적이고도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의 수많은 문제들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상 주한미군의 주둔자체가 주권국가로서 한국과 한국민중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현실 속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주둔미군의 문제가 국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크고작은 분쟁에 개입해왔던 미국은 항상 제국주의적이고 반평화적인 방식으로 비극을 초래해왔기에, 한반도평화정착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도 주한미군은 속히 철수되어야 할 것이다.


의사폐파업, 의료정책의 공공성을 전면적으로 제기해야

6월 20일 의사들의 첫파업. 그리고 전임의와 전공의의 70% 가량이 파업에 참여한 2차폐업. 결국 정부는 의사들의 2차 폐파업의 위협에 굴복해서 의료수가 일부의 대폭증대, 국민들로의 전적인 비용부담 전가, 의사정원의 감축과 특권적 지위보장 등 황당한 양보안을 발표했다. 의료보험의 개혁은 급여수준과 대상을 확대한다는 미명하에 의사들의 보험수가인상과 국민들의 비용부담 추가증대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의사들의 파업은 표면적으로는 의약분업을 둘러싼 분쟁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기형적인 의료보험제도의 모순을 근거로 한다. 말로는 국가의료보험제도이면서도, 실제로는 의료보험의 급여대상이 상당히 제한되어있고 급여수준도 충분치 못할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재정까지 개인부담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의 의료보험제도. 결국 저수가-저부담-저급여의 특징을 지닌 기형적 의료보험제도가 정착된 것이고, 이 제도위에서 의사들은 자신들의 수입과 생존을 불법과 편법으로 지켜왔다.

그런데, 의약분업으로 이 불법적이고도 편법적인 수입보장이 침해받자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물론, 의사들은 자신들의 생존권과 의권을 위협하는 상업주의적 의료현실과 빈약한 의료보험제도의 모순에 대항해 의료개혁을 요구하지 못하고 그에 기생한 채 기득권만에 집착했다. 그러나, 의약분업과 함께, 정부가 내놓은 신자유주의 정책인 민간의료보험의 도입 등을 살펴볼 때, 의사들의 집단적 폐파업으로 의료정책 문제가 사회적으로 전면화된 시점에서, 철저한 의료보험제도의 개혁과 사회적 성격이 오히려 강조되어야 했다.


구조조정의 피바람속,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노동부는 "11.3정리대상기업 결정과 공공/금융부문 2차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직이 예상되는 근로자수는 9만여명으로 추정"한다며, 구조조정기업부문에서는 6만8천여명, 공공금융부문엥서 2만2천명이 실직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향후 합병/매각으로 분류된 기업이 부도가 발생할 경우 실직자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IMF이후 계속적으로 정부가 추진해온 구조조정정책은 IMF3년째를 맞이하면서 한층 가속을 붙여왔다. 그러나, 여전히 재벌과 보수세력의 저항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개혁은 지연되었으며 부실기업을 청산하는 것은 대량해고와 인력감축으로 대체되었다. 현재 전체노동자의 53%에 육박하는 비율이 비정규직에 해당되는 상황. 끊임없는 신분불안과 이로 인한 사측의 갖가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참고살아왔던 비정규직이 노동조합을 설립함으로써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부산지역일반노조, 방송사비정규직노조 등 25곳이 설립되고, 지역에서도 이 흐름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노조들이 꾸준하고도 강고하게 투쟁하면서, IMF3년동안 구조조정을 강요받았던 정규직노조 또한 더 이상 참고있을 수만은 없다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등의 선거와 투쟁을 통해 드러난 양상, 공기업구조조정에서 드러나는 기층조합원들의 강력한 투쟁의지는 구조조정반대투쟁에서 더 이상 수세적인 태도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구조조정반대투쟁의 가능성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의 불씨를 지펴내야

제3차 아셈 개막일인 10월20일 오전10시 민주노총과 학생, 민중대회위원회는 강남뱅뱅사거리에서 2,500여명이 모여 아셈반대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의 시위는 아셈2000민간포럼과 함께 진행된 올림픽공원에서의 행진, '아셈2000신자유주의반대 서울행동의 날'집회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시민.사회단체의 ‘반 아셈’시위에 맞서 아셈회의장 및 집회장주변에 경찰병력 133개 중대 1만5천여명과 헬기 15대, 살수차 3대 등 각종특수진압장비를 배치했었다. 아시아와 유럽지역26개정상들이 모여 모의하고자 한 바는 무엇이었나. 1차방콕회의에는 아시아 유럽지역의 "경제협력 방안", 2차 런던회의에서는 "투자촉진행동계획"과 "무역활성화행동계획", 3차 서울회의에서는 "무역과 투자자유화"가 논의될 예정이었다.

결국 초국적자본을 살찌우기 위한 세계화 논의에 다름아닌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은 1999년 시애틀에서도 그 파장을 그렸고, 올 9월 프라하에서도 진행되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서울에서는 민간포럼을 둘러싼 재정기준, 장소와 기조문제에 대한 논쟁을 거치며 아셈에 대한 전면적 반대투쟁을 명확히 이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경찰병력에 의해서가 아닌데도, 잠실에서 아셈회의마감과 함께 멈춰진 행진.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민중의 강력한 목소리는 메아리 치기도 전에 접혀지고 말았지만, 가속화되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신자유주의세계화 반대투쟁의 불씨 또한 한국에서 지펴질 수 있을 것이다.


2박3일간의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남북공동선언 합의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다. 전세계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2박3일간의 회담은 남북공동선언을 성과로 남기며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단계의 연방제안이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 이산가족교환 및 장기수 문제해결, 경제협력 및 제반부문의 교류활성화 등이 합의되었다. 한반도는 급격하게 통일기류를 타기 시작하면서 남북공동선언은 그 자체로 '통일방안'에 대한 접근에서 많은 논란들을 불러일으켰고 국가보안법개폐여부, 장기수 및 이산가족문제 등 많은 논쟁거리들을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 스스로가 아무런 단서조항도 없이 남북의 통일방안이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한 대목은, 1990년대초반의 태도가 변화되었음을 스스로 명시한 것이라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남북공동선언은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연장선에서 도출된 것이다. 동아시아내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방편으로서 한미일 3국이 대량파괴무기를 봉쇄한다는 미국의 당면목표, 햇볕정책은 이를 수용한 것이다. 하기에 중장기적으로 북한을 국제사회, 즉 자본주의 세계경제로 편입시켜 북한이라는 존재자체의 위협을 해소하고자 한다. 결국 김대중정부는 중장기적인 한반도 경제통합에 방점을 찍으면서 이를 '사실상의 통일'로 규정하고 '국가연합'이라는 통일방안을 대입시키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포기를 수용한다면, 남한이 나서서 북한의 현정권에게 안정성을 부여하면서, 점진적으로 한반도 경제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논리에 다름아닌 것이다. 여전히 미국은 대한반도구상에서, 기존분단체제의 변형과정상 나타나는 한국내 여론의 미묘한 균열지점을 관리하고자 하고 있다. 통일방안을 둘러싼 국민투표 등, 통일정세를 둘러싼 운동진영의 실물적 흐름들은 어떠한 형태로 드러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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