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1-2.12호

갈월동에서

편집실 | 사회진보연대
영화 '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는 인간들의 헛된 정복욕과 이기심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K2봉은 아니지만, 혹한의 겨울 한국에서 정치꾼들과 같은 추악한 군상들의 한계(vertical limit)는 어디일까요? 신년 벽두부터 민주당 의원의 자민련 이적과 1996년 안기부의 불법적인 총선자금 제공공방으로 보수정치권의 이전투구는 끝이 없습니다. 반면에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노동자 민중들은 노상에서 몸을 부대끼며 얼어붙은 한국땅을 녹이고자 투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한국통신과 금융노조의 노상파업농성에 이어, 이랜드 노동조합의 점거농성,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조합의 파업농성, 인권활동가 노상단식농성 등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해를 넘겨가며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호 특집은 2001년 정세분석과 전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시시각각으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위기가 전해옵니다. 그런 가운데, 정권은 다시 강력한 정부를 말하며 구조조정을 더욱 강도높이라고 주문하고 있어, 정권과 노동자 민중의 더욱 첨예한 대립이 예견됩니다. 또한, 김정일위원장의 방남과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크고작은 일정들이 진행될 전망입니다. 과연 올 한해 노동자 민중의 삶과 투쟁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지, 정세전망에 담아 보았습니다.

신년특집으로 '미국 헤게모니는 지속되는가'라는 주제로 해외 필자들에게 원고를 부탁드렸습니다. 이미 한세기 동안 거의 모든 측면에서 미국의 헤게모니는 유지되어 왔습니다. 세계 무역과 금융 문제에서 사회적, 환경적 파괴를 촉진할 뿐인 신자유주의적 정치와 기구들이 세계화를 조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 중심의 세계화와 미국 헤게모니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확대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의문들이 듭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지구촌 곳곳의 민중들의 연대와 투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과연 21세기에도 미국의 헤게모니는 지속될 것인가. 자본과 미국의 세기가 아닌, 민중과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세기로서 21세기는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모색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필자들은 물론 번역에 도움을 주신 이주옥님과 정세권님께도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에 갈음합니다.

이외에도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성폭력 문제에 대한 회원의 기고글과 묵묵히 이 겨울을 달구는 한국통신 계약직노동자들의 투쟁글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무엇보다도, 신년부터 만평을 싣기로 하였습니다. 젊은 만큼 활동적이고 패기넘치는 김태권님의 화력(畵力)을 기대해 봅니다.

날이 매우 춥습니다. 건강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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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부시 반전 반세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