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1-2.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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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미(美) 제국주의

제임스 페트라스(James Petras) |
<b>서론</b>

제국주의는 '세계화'와 같은 모호하고 무정형한 단어보다는 현시기 세계권력의 구성과 국가간 관계를 이해하는 데 더 정확하고 과학적인 개념이다.
제국주의의 본질과 구조에 대한 가장 올바른 이해는 그것의 정치, 경제, 군사 그리고 사상적인 구성원들이 서로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는 다원적인(multifaceted) 현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제국주의 체제에는 서로 동맹을 맺고 있으며 동시에 경합하는 세 개의 주요 구심점이 존재한다: 미국, 유럽연합, 그리고 일본이 바로 그들이다. 이러한 구성 속에서 미국은 지배적 위치를 차지한다.

이 논문은 미 제국주의 권력의 본질과 구조를 증명하고 묘사할 것이다. 우리는 우선 세계경제 속의 미국 multi-nationals의 역할과 국제경제기구(IMF, World Bank, etc.)에서의 미 제국주의 국가의 역할을 논하면서 시작해야 될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양면적, 일방적 개입과 다변적 기구들을 통해 행사되는 미국의 세계정치, 군사적 권력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사상적 정치선전과 제국주의에 의해 조종되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그것들이 유포되는 과정에 대해 논할 것이다. 우리는 결론으로서 미 제국의 누적된 힘을 요약하고 그 모순들을 파헤치며 끝을 맺을 것이다.


<b>미 제국주의 권력의 경제적 기반</b>

시장 자본에 기반한 세계 유수기업들에 대한 파이낸셜 타임즈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500여개의 대형 기업 중 244개가 미국 국적이었으며 그 중 46개가 일본, 23개가 독일 국적의 것이었다. 유럽 전체의 통계를 내도 그 합인 173은 미국 국적의 기업 수에 훨씬 못 미친다. 일본에 비해, 미국의 상대적인 경제 성장은 1990년대의 자료를 비교해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일본 국적의 대기업 수는 71개에서 46개로 줄어든 반면에, 미국 국적의 기업 개수는 (상위 500위 중) 222개에서 244개로 상승했다.

자산 규모 $860억 이상의 가장 큰 25개의 다국적 기업만 보더라도 미국 경제로의 집중은 명백한 사실이다. 70% 이상이 미국 국적이며 26%가 유럽 국적이고 일본 국적은 그 중 고작 4%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무역, 대출과 투자를 주도하고 있으므로 미국이야말로 근래에 명실상부하게 압도적인 지배 권력으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다.
합병과 인수(acquisitions)를 통한 소기업들의 매매에 대기업들이 주력하는 한, 우리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자본의 집중과 중앙집권화에 주요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들은 아직도 미국, 유럽과 일본의 그들 본사의 감독하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과 투자 부문에 있어서의 결정들 중 80% 이상이 제국의 '본사'에서 이루어졌고 이는 '세계화'이론가들의 다국적 기업들의 무국적론(無國籍論)을 무색케 한다. 수천억달러의 이윤과 이자, 그리고 로열티 수입이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들의 금고를 가득 메우고 북반부 국가들을 더욱 부유하게 하며 남반부 국가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전세계 이윤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도의 36%에서 1998년에는 48%로 상승했다.

금융 권력은 보다 더 집중화되어있다: 13개의 가장 큰 투자은행 중 11개가 미국이 소유하거나 그 감독 하에 있는 것들이며 이는 이른바 '대융합(mega-fusion)'의 조직과정과 이윤 추구에 있어 미국으로 하여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끔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소위 '국제경제기구(international financial institutions (IFI))'라고 일컬어지는 국제통화기금(th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세계은행(the World Bank (WB)) 그리고 미 상호개발은행(the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IDB))은 엄밀한 의미에서 국제적이라 말할 수 없다. 미국에 의해, 그리고 조금 더 약하게는 유럽에 의해 조종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경제기구들에서의 투표권은 분담액에 따라 정해지는데, 이는 미국에게 국가간 대출에 있어서 거부권과 교섭권의 독점을 주어, 차관을 받아가는 나라들이 그들의 경제를 민영화시키고 규제를 철폐하여 무역장벽을 없애게끔 압력을 행사한다.

국제경제기구(IFI)의 내부구조는 미국 재무성과 유럽 재정부에서 임명된 대표들로 구성된 이사회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임명된 대표들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정책 명령을 따르며 그러한 국가들은 월스트리트와 런던시티 등지와 함께 공조체제를 취한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재정기구들의 다변적, 또는 국제적 성향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다국적 기업 보호를 위해 행사하는 힘에 대한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IMF, WB, IDB는 세계 권력이 아닌 제국주의 국가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경제기구들에 의해 강요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은 대도시와 농어촌 민중의 임금과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담보로 한 미국 은행으로의 외채 상환을 촉진시키는 구조조정 정책을 통해 직접적으로 다국적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게 된다. 미국 다국적 기업의 커져가는 힘은 워싱턴의 국제경제기구에 대한 영향력, 지배력과 직결되어 있다. 이 두 요인은 모두 미 경제제국을 확장시키는 데 일조한다.


<b>정치 권력과 미 제국</b>

미국의 경제 제국주의는 정치적 권력-타국에 개입하여 우호적 정부를 설립하고 법률을 조정하며 미 경제투자와 채권상환을 위한 보장을 해줄 수 있는 제국주의 국가의 권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미 제국주의 국가는 투자자들, 상인, 고리대금업자들에게 있어 한 지역을 정복하고 재식민지화시키는데 필요한 제일의 도구이다. 워싱턴은 몇 개의 정부기관들로 하여금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우선 군(軍)의 친자본주의 정권의 비호 또는 진보적 정권의 전복을 위한 무력 사용(또는 무력 사용에 대한 위협), 그리고 암살대 조직과 정보원 모집, 반제국주의 국가들에서의 혼란조장 또는 진보운동 말살을 위해 움직이는 광범위한 국제첩보국과 비밀경찰기관(CIA, DIA, DEA, NSA등) 등이 그대표적 예이다.

미 재무성(Treasury Department)은 의뢰인 정권(client regimes)과 기구들에게 일방적, 쌍방 그리고 다변적(unilateral, bilateral or multilateral)기구를 통해 경제적 지원을 하고 민족주의 또는 사회주의체제들에 대한 각종 보이콧, 경제 제재 등을 조직한다.
국무성(State Department)은 외교 정책들을 만들어내고 의뢰인 체제(국가)들을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하거나 적국들을 악마처럼 만들어버린다. 국무성은 동시에 제국적 전선의 전파(transmission)를 위해서 민간 매스미디어와 함께 선전(propaganda)도 조직한다.

국방성(The Defense Department)은 군사 개입을 조직하며 미국의 그들 경제 섹터(sector)에 대한 점령을 위해 개방을 감행한 신자유주의 친미정권의 보호를 위해, 무기를 공급하며 억압적(repressive) 군사력을 훈련시킨다.
미국의 정치적 권력은 국제정치의 장(場)에 반영된다. 그 핵심은 바로 자신들의 제국적 지배를 합법화, 정당화시키기 위한 도구로서의 국제기구에 대한 워싱턴의 조작, 조종 시도이다. 워싱턴은 가능한 한, UN이나 OAS(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등과 같은 다변적 기구들을 통해 기능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제국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방적 무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UN에서 제국의 심부름꾼과도 같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과 같은 자들의 당선을 위한 매수와 압력 행사, 그리고 차관 제공, 군사적 영향력, 친미 정권들, 무역 약조 등과 같은 기제들을 통해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킨다. 중요한 정치적 사안들이 부각될 때, 워싱턴은 자신들의 우방들을 통해 표를 한 곳으로 몰거나 그들의 영향력 또는 안전보장이사회의 거부권(veto)을 행사해 제국적 정책들을 적용시킨다.

따라서 미국의 지배적 위치는 자신들의 제국적 이해 실현을 위한 가장 적합한 메커니즘으로서의 다변적, 쌍방, 또는 일방적 접근의 결과인 것이다. 코소보에 대한 공격은 다변적이었고(multi-lateral), 미국의 쿠바에 대한 제재(헤므스-버튼 체제)는 일방적이었으며 팔레스타인에 대항한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는 쌍방적이었다. 이들 모두 하나의 정치적 결과, 즉 제국 건설을 위한 서로 다른 여러 가지의 전술이었던 것이다. 저마다 다른 미국의 정치적 기구들은 서로를 보완해주며, 다국적 기업들에 대하여 또한 민족주의 정권 또는 진보적 적들과 제국적 경쟁자들을 상대하는 데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통합적 그리고 사상적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다.


<b>군사력</b>

미국은 세계 제일의 군사개입국이다. 최근에 미국은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소말리아, 파나마, 그라나다, 아프가니스탄 등지에 직접 개입하였고 또한 중남미 여러 지역(니카라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페루)의 비밀 작전에서 간접 개입하였다. 미국 군사력의 규모와 힘은 그 국방비(거의 $3조), 핵 독점 능력과 군사 규모(세계 제일의)에서 잘 드러난다.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는 처음에는 유럽에서, 그리고 냉전 이후에는 전세계에 걸쳐 미국이 그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가장 중요한 군사 동맹이었다. 나토 동맹은 항상 미국의 지도하에 있었고 전세계에 걸친 사회주의 세력의 개입과 억압에 필요한 주요 자본주의 군사력의 조직에 힘써왔다. 예를 들어 동맹국 중 하나인 터키에서는 나토의 무기와 훈련을 이용하여 수백만에 이르는 쿠르드족들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행위가 자행되었고 미국은 나토를 이용하여 이라크와 유고 폭격을 감행하였다. 새로운 나토의 원칙은 서구의 이익이 위협받는, 다시 말해 진보 운동이 진행되거나 정권이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에 반발하는 모든 지역에서 공격적 개입 조건을 명백히 설정해 놓고 있다.

미국 군사력의 핵심은 그 전술적 유연성과 전략적 경직성에 있다. 미국의 전술적 차원에서의 유연성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1)그들은 친미적 정권의 군대를 그 국가에서의 자신들의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위해 훈련하고 원칙들을 주입시킨다. (2) 미 국방성(Pentagon)은 미 평화유지군으로 하여금 미국의 이익 실현을 전제로 전세계 분쟁 지역을 지휘하게 한다. (3)다른 나라들이 지상군 지원을 하는 반면에, 워싱턴은 공군과 작전 참모들을 지원한다. (4) 미 국방성은 새로운 친미정권들(client regime)을 동유럽과 구소련, 발트해 연안국 등지에서 영입하고 나토에 가입하게 하여 러시아를 에워싸는 전방 방패막이가 되도록 유도한다. (5) 미국 군사기지들은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을 억누르기 위해 에콰도르,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마케도니아 등지의 새로운 지역으로 확대되어 들어간다.

미군 기지와 동맹의 확대는 미 제국의 경제적 확장과 제국적 부(富)와 대규모 빈곤의 깊어지는 모순의 골과 맞물려 있다.
전술적 유연성, 즉 군사적 개입의 다양한 방편들은 그 전략적 경직성과 대비된다. 미국의 제국적 정책 입안자들은 몇 가지 정해진 전략적 목표들이 설정되어 있다. 그 예로는 세계 패권의 유지, 지역적 경쟁자들(유럽과 일본 등)을 제한하거나 손상시키는 것, 또 독립적 국민 정권의 고립화, 중화(neutralize) 또는 파괴 등이 있다. 워싱턴의 나토의 연장과 거대한 국방 예산은 세계 패권에 집중된 것이고 보스니아와 유고에의 개입, 동유럽에서의 우방 영입 등은 그들의 유럽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기지 확대와 콜롬비아 계획(Plan Columbia)은 콜롬비아, 볼리비아, 페루 등지에서의 우방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무기 수출은 제국 체제의 경제적, 군사적 요소이다. 무기 판매는 미국 기업들에게 커다란 이윤을 남기는 사업 중 하나이며 비군수사업 부문에서의 상품 무역의 무역 격차를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군사적으로 군수 계획은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구매국의 군대에게 영향력과 전략적 위치를 부여한다. 기술적인 훈련은 대(對) 반란 이론과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주입과 병행된다. 그들의 자유시장은 기관총에 의해 지켜진다는 점에서 군사주의는 경제적 제국주의와 쌍둥이 형제와도 같다.


<b>제국주의 권력에 대한 사상적 기반</b>

무력은 제국이 사용하는 마지막 선택이다. 그보다 미국은 그들의 우방을 만들기 위해, 또는 비판적 적들의 사기를 꺾고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사상적 정치선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데올로기는 먼저 제국의 개입을 합법화, 정당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대중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워싱턴은 미국, 또는 다른 나라에서 행해지는, 자신들의 사회적 불평등과 착취에 맞서 싸우는 대중 운동을 박살내는 행위를 인도적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유고슬라비아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민간인들에 대한 폭격과 살상이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이 코소보에서 알바니아 인들의 '집단 학살'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되었다. 나토의 승리 이후 법의학자들이 코소보에서 발견한 3,000여 구의 시체 중에는 세르비아인, 집시, 알바니아인 그리고 양쪽 모두의 전투부대원들이 섞여 있었다. 나토의 주둔 이후에는 25만 명에 달하는 세르비아 인들과 집시들이 그들의 땅에서 쫓겨나가야만 했다. 과격한 알바니아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수백명이 암살당했고 공공 소유는 민영화되었으며, 나토는 새로운 기지 하나를 새로 얻게 되었다. 인권적 이데올로기가 제국적 권력을 확장시킨 것이다.

미국의 '마약과의 전쟁' 캠페인 역시, 새로운 기지의 확장과 직접 무력 개입을 불러왔다. 콜롬비아에서 미국은 그들의 군국주의 정책을 콜롬비아 계획(Plan Columbia)울 통해 한 단계 더 상승시켰다. 신자유주의 정권에 반대하는 대중 조직과 게릴라 군대를 뿌리뽑기 위해, 군사 진압을 지휘하고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워싱턴의 대(對)마약 전쟁은 결국 대부분의 마약 상인들이 미국의 군사적, 정치적 동맹국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점과 대부분의 마약 자금이 마이애미와 뉴욕 등지에서 세탁되어 국내로 유입된다는 사실을 볼 때 기만적인 것이다. 대 마약전쟁이나 대 테러리스트 전쟁과 같은 이데올로기는 워싱턴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재식민지화를 숨기고 합법화하기 위한 도구이며 미국의 헤게모니에 도전하는 움직임들을 찍어누르기 위해 자행된다.

CNN과 같은 국내 또는 해외의 독점 매스미디어들은 워싱턴의 선전을 전세계로 전파시키고 민간, 독립적인 뉴스회사로서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매스미디어의 중앙집권화와 집중화, 날로 증가하는 제국 중앙과의 연계는 독점 미디어와 제국의 정책 입안자들과의 연계를 촉진시킨다.


<b>결론</b>

미국의 제국적 패권은 뉴 밀레니엄의 가장 주된 문제이다. 그것은 매우 복잡하고도 편재하는 힘으로서 세계와 계급, 인종과 성(性), 지역의 골을 깊이 패어놓기도 하였다. 제국주의의 북반구 부자들과 남반구 독재자들에 대한 막대한 부(富)의 전달은, 동시에 그것이 야기한 거대한 수의 남반구의 가난한 이들과 북반구 노동자 임금의 저하와 대비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제국주의와 군사주의의 쌍둥이 현상(twin phenomena)은 그러나 오늘날 광범위한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콜롬비아에서의 반제운동, 볼리비아의 사회주의 혁명적 농민들, 브라질, 파라과이, 베네수엘라의 민족적 정권 등. 미국이 세계 패권을 쥐고 있는 지금에도 제국의 내일을 의문하게 하는 민중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주제어
평화 국제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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