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3.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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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과 새로운 모색

이남주 |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b>북한의 행보에 대한 단서</b>

올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중국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작년 5월 중국을 방문한 바 있는 김정일 위원장이 상대국 정상답방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차 방문한데다, 주요 방문지로 북경이 아닌 상해를 선택하였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치적인 목적과 경제적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보면 미국대통령으로 공화당의 부시가 당선되고 미국의 동북아정책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과시함으로써 정세에 대한 주도권을 상실하지 않으려는 목적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중국 개혁개방정책의 심장부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해를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북한에게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외교적 자주권과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과 과학기술 혁명에 따르는 급속한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이 중대한 과제이다. 따라서 이번 김정일 방중이 위 두가지 목적 중 어느 것에 의해서 결정된 것인가를 따지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없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위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어떤 효과가 있는가를 파악하고 북한이 어떤 길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는 일이다.


<b>북한이 내놓은 중국카드의 의미 </b>

북한은 최근 전방위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최근 대외활동 중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는 미중관계의 악화, 중러관계의 발전, 미일 동맹체제의 강화 등 주변 강대국들 사이의 관계변화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복원이라는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혹자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한·미·일 삼각동맹체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동맹관계를 발전시켜 대륙연합과 해양연합의 또다른 대결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전망을 제시하기도 한다. 실제로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미국에 대해 중국카드를 내밀고 중국도 이를 커다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동맹관계로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다.

조중관계는 지난 10여년간 상대적으로 소원한 것이었다. 우선 북한은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고 특히 중국이 1992년 남한과 수교한 것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표시하였다. 중국으로서도 미국과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 및 미사일 확산 문제를 만들고 있는 북한의 외교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았고, 중국도 한반도에서 남한과의 관계발전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두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크게 변하였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화는 중미관계가 1989년 이후 동서냉전의 해체와 중국 천안문사태 이후 등장한 인권문제 등으로 인하여 과거의 전략적 동맹관계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고 마찰과 대립요인이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내에서는 중국이 21세기 미국의 주요 경쟁자 나아가 적대적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중국에 대해 봉쇄정책을 실시할 것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의 동북아시아 정책이 점차 자신을 주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조짐에 대해 강하게 반발을 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에 진행된 미일군사동맹관계의 강화, 일본의 군사강대국화, 미국과 대만관계의 강화 움직임, 그리고 NMD·TMD 정책추진 등이 실제로는 모두 중국을 주된 대상으로 한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중미관계의 이같은 변화는 북한에게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국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으로서는 북남관계와 조미관계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피한 과정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의 외교적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며 중국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자이다. 또한 중국으로서도 미국의 군사적, 정치적 영향력을 견제하는데 있어 북한은 매우 유용한 카드이다. 이에 따라 조중관계는 1999년을 전후로 하여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코소보 사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다. 이는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그리고 UN결의 등을 통하지 않고 미국의 독단에 의해 다른 나라에 군사적 개입을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중국, 북한은 물론이고 러시아에게도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경계심을 크게 높였다. 2000년에는 쟝쩌민(江澤民), 푸틴, 김정일 사이의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등 북한, 중국, 러시아 사이의 정치적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이들은 미국의 신개입주의를 현재 국제정세에서 가장 위험한 경향으로 비판하였다.


<b>미국을 둘러싼 조중관계의 한계</b>

그러나 이들 사이의 관계도 명백한 한계가 있다. 중국의 경우를 보면 정치, 군사적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여전히 매우 중요한 문제로 되고 있다. 1999년 중국은 미국의 코소보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과 주유고 중국대사관 폭격 등으로 인하여 심각한 외교적 마찰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1월 북경에서 WTO가입을 위한 미국과의 쌍무협상을 타결짓는 등 세계경제체제와의 일체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부시는 선거과정에서 중국이 전략적 협력파트너가 아니라 전략적인 경쟁자라고 규정하였으며, NMD정책의 적극적인 추진을 천명하여 앞으로 중미관계가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였다.

그럼에도 중국은 선거과정에서의 입장과 당선자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고 부시의 이러한 입장도 경쟁과 협력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양국관계의 한 측면을 더욱 강조한 것에 불과하며 협력이라는 측면을 완전히 도외시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전임대통령들도 대부분 선거과정이나 임기초에는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다가도 점차 중국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바 있다. 북한도 중국카드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없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우선 현재 국제관계가 내전시기의 진영대립을 주요한 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과 대립이 공존하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앞서 지적한 중미관계의 경우도 그 대표적 예이다. 동시에 북한에게도 한반도 문제의 해결과 자신의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군사적 대립의 청산과 국제시장에 대한 진출 등은 미국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카드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 북한 모두 당장 미국과의 전략적 대립을 전제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대하여 강경한 정책, 특히 북한이나 중국이 자신의 국가주권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여기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공동행동의 범위가 넓어지겠지만, 미국이 협력과 화해라는 기조를 유지할 경우 양국은 대외정책에 있어서 독자성을 강화할 것이다. 중국, 북한 모두 여전히 내부적인 문제가 더욱 우선적인 고려대상이며 상대국과의 관계를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이 실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최근 국제관계가 북한에게 어느 정도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되기는 하였지만, 국제관계의 변화가 북한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국가역량의 강화, 특히 경제와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면 김정일의 이번 중국방문의 경우 경제적 의미를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b>중국 개혁개방모델과 북한</b>

김정일 위원장이 주요 방문지로 상해를 선택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사회주의국가들의 지도부는 상징성을 잘 이용하여 왔다. 방문지의 선택 등이 단순한 호기심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것이 내외에 줄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루어진다. 중국의 경우, 보수파의 대부였던 천윈(陳雲)은 1995년 사망하기까지 심천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김정일은 자신은 상해방문으로 외부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내에서도 김정일의 상해방문과 '천지개벽'이라는 표현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높이 평가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이 점은 북한이 어떤 새로운 경제발전모델의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상해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국에서 매우 특수한 지위를 갖고 있다. 경제적으로 보면 상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과거 광동성(廣東省)이 수행하였던 개혁개방의 창구역할을 대체해 왔다. 1980년대에는 개혁개방과 관련한 새로운 실험이 주로 광동지역에서 먼저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상해가 개혁개방의 전초기지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상해방(上海幇)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쟝쩌민(江澤民), 주롱지(朱容基) 등 상해출신의 인사들이 중국의 중앙정치에서 매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상해에서 김정일을 수행하였던 현직 상해 당서기나 시장 등도 곧 중앙요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광동성 지역은 중앙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독립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욱 강하다. 광동성출신의 주요 인사를 중앙으로 발탁하는 경우, 승진의 의미보다는 지역주의에 대한 견제라는 의미가 더욱 부각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즉 상해에서는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첨단산업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동시에 공산당의 주도적인 역할이 여전히 강력하게 발휘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은 상해를 정치적 안정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모델로 보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중국 모델이 과연 북한에게도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가는 여전히 커다란 문제로 남아 있다.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이 현재까지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이고 이러한 요인이 북한에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은 점진적인 개혁을 통하여 정치적 안정과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지금까지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달성하였다. 즉 중국의 경우 체제전환이 처음부터 어떤 새로운 모델을 따라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부분적인 실험- 실험에 대한 평가 - 전국적인 확산이라는 점진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개혁의 영역을 확대시켜갔으며 개혁개방이 시작된지 15년이 지난 1992년에야 비로소 '사회주의시장경제'라는 목표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졌다.

점진적인 개혁과정을 거치면서 중국은 체제전환이 가져오는 구체제와 신체제 사이의 마찰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개혁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요인은 내부적, 외부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중국의 거대한 인구, 국토의 규모, 그리고 다른 사회주의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분산적인 경제체제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하여 새로운 실험이 전체체제에 주는 충격을 제한하고 기득권과의 충돌도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부분적인 영역에서 실험이 성과를 보인 이후에는 시범효과로 인하여 커다란 저항을 받지 않고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었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중국이 새로운 실험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데 유리한 국제적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 중 특히 중요한 것이 미중관계의 발전이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시기는 미소관계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소련의 개입과 레이건 정권의 등장으로 매우 악화되고 있었던 상황이다. 반면 중미관계는 소련의 팽창주의에 대응하는 전략적 동맹관계의 수준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의 위협이 크게 감소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국제시장에 대한 접근도 상대적으로 용이하였다.


<b>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개혁</b>

그러나 북한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우선 북한은 국가 규모가 작고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분적인 실험이 전체 시스템에 주는 부하는 중국보다 훨씬 클 것이다. 이는 체제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마찰을 관리하기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외부환경에서도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불안정하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 기술교류나 무역, 투자영역에서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이 제재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체제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혼란이 외부세력에 의해 이용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즉 북한에게 중국과 같은 개혁프로그램은, 위험부담은 더욱 크고 성공의 기회는 더욱 작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도 현재 과거 점진적인 개혁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한 채 누적되어온 문제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외부환경도 크게 변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발전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북한이 현재 중국 모델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커다란 한계가 있다. 물론 소련과 동구의 빅뱅식 혹은 정치개혁의 선행과 같은 개혁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개혁의 길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 보면 북한은 국제환경의 변화를 활용하여 국가주권,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는데 커다란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이는 개방화에 따르는 불확실성은 최소화시킬 수 있는 매우 유력한 수단이다. 이러한 조건이 보장된다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중국보다는 더욱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개혁프로그램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 같은 규모에서 점-선-면의 개혁, 농촌개혁에서 도시개혁으로의 점진적인 프로그램은 실제로 작동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서 특구와 같은 것을 선정할 경우 어차피 전체 시스템에 주는 영향을 피할 길이 없다면 평양 등에 가까운 지역을 우선적으로 개방할 가능성도 높다. 규모가 작다는 점은 신속한 개혁에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방식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남한, 미국과의 관계를 돌파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북한이 남한, 미국과의 관계개선에서 정치, 군사적 의미보다는 경제적인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빠른 개혁은 물자만이 아니라 기술, 새로운 관리능력 등 많은 연성자원이 초기에 동원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남한과 미국이 이러한 북한의 변화에 대해 불신을 갖고 경제적 정책을 정치, 군사적 문제와 연계할 경우 북의 이러한 전략은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포용정책이냐 봉쇄정책이냐라는 문제는 북한을 초기에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과정에만 문제로 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상당 기간 커다란 쟁점이 될 것이다.


<b>여전히 남아있는 난제</b>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중국방문을 통해 남한과 경제교류 등이 일시적인 방편이 아니며, 훨씬 적극적인 경제발전전략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새로운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데 있어 중국은 체제전환 과정에서의 불안정에 대한 안전판과 정책에 대한 모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조중관계의 발전은 북한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조중관계가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될 수는 없다.

정치, 군사적 마찰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발전에 대한 미국과 남한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여전히 남아있는 외교적 난제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문제는 중국보다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개혁프로그램이 가져올 시스템에 대한 충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몇 차례의 회담만으로 획득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성과는 계속 발전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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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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