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5.35호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보수언론과 교육부, 교장단은 반성하고 국민앞에 사과하라-
교장은 사과했다.
그러나 기간제 여교사와 전교조는 사과를 전달받지 못했고, 여전히 학교현장의 민주화의 요구는 지체된 상황이다.
서교장의 사망 사건을 은폐, 왜곡한 교육청과 보수언론, 교장단과 한국교총
4월 4일 서교장의 자살 이후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기간제 여교사와 전교조는 비도덕적이고 비교육적인 세력으로 매도되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게시판에 난무했고 보수언론과 한국교총, '학부모회'는 연일 전교조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던 4월 21일, 사태는 급격히 전환되기에 이른다.
본 사태와 관련, 보성초등학교 정․최교사에게 도교육청이 부과한 부당 강제 전보인사조치에 대해 전교조 충남지부가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한 기자를 통해 보성초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에 관한 공문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공문은 "진 교사에 대한 과도한 업무 분장과 상호간의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 장학으로 학교 경영에 물의를 빚어 추후에 이런 이리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 시정코자 함"이라는 보고내용을 적시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진교사에 대한 과도한 업무 분장과 상호간의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 장학으로 인하여 학교 경영에 물의를 일으킨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요지의, 3월 21일 제출된 서교장의 자술서가 첨부되어 있었다. 이는 전교조가 서면사과를 요구하기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그 동안 언론과 교장단회의 그리고 '학부모회'로 지칭되는 이들이 주장했던, '전교조의 거듭된 사과요구를 못 이겨 서교장이 자살을 택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그리고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보성초등학교 사건은 기간제 여교사에 가해진 전근대적인 성차별이데올로기와 보수적 교육현장 문화,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해결하기 위한 진교사와 전교조의 문제제기로 비롯되었다. 그러나 정당한 문제제기는 이내 서교장의 자살을 계기로 난도질 당하기에 이른다. "무엇이 사건의 발단이었나?"라는 애초의 질문은 묻혀지거나 이미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누가 서교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란 살인범 찾기로 전환되었다. 곧바로 언론은 '죽음으로 항변한 서교장'과 '여성으로서의 인권과 교사로서의 자긍심, 노동권을 침해당했지만, 살아있는(!) 진교사'의 피해를 저울질했다. 여론재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사소한 차 심부름을 빌미로 전교조와 진교사의 무리한 요구가 한 교장의 비극적 죽음을 부른 것으로 규정짓고, 전교조를 이 사회의 비도덕적, 비교육적 세력으로 몰아붙였다. 언론들의 마냐사냥식 여론몰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교조의 교육현장 민주화와 평등노동투쟁 자체를 트집잡고, 문제삼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교장의 죽음으로 사회적 사건으로 불거지면서 우리사회의 존재하는 갈등의 단면들을 드러낸 셈이다. 세대간의 갈등, 아직도 관행이란 명분으로 폭력적으로 관철되고 있는 남녀관계에 있어서의 성차별주의, 높은 선배격인 교장과 새까만 후배로서 기간제 여교사의 관계에서 드러났던 가부장적 권위주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자 내부 분할과 차별의 정당화, 권리의 충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식의 차이에 이르기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의 일방적 요구를 관철하려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드러났다.
위기에 처한 보수주의의 퇴행적 반격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냉전적 보수세력'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목도하게 되었다.
냉전적 보수주의자는 이 사태를 문제제기하는 자를 처벌하고 사회적으로 매장함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했고, 현재 그것이 유일한 위기 대응방법인 상황에서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반미시위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보수주의자들은 얼마 전부터 '집회'와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교조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반핵반김 자유통일 4.19 청년대회'에서의 외침이 그들의 상황 인식이다. 이는 행동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언제나 어디서나 얻을 수 있었던 기득권 세력들이 스스로 행동하지 않고서 얻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는 보수주의자들의 불안정한 처지를 반영하는 것이고, 그럴수록 이러한 행동주의는 더 공개적이고 표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진 자유주의적 지향의 연속 집권만으론 지금의 보수주의의 위기감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현재 보수주의자들을 휘감고 있는 위기의 근원은 그들이 맹종하던 미국 자신이 전후(戰後) 50년간 유지해온 반공-발전주의를 마감하고 신자유주의로 선회함에 따라, 남한과 같은 반주변부의 '보수주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동요하는 데 있다.
다만, 우리가 당황스러운 것은 이러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이는 일단 한국사회를 유지해왔던 강력한 냉전적 반공주의, 발전주의, 친미사대주의,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여전히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고 뿌리 깊이 남아있다는 반증이다. 동시에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불안, 즉 냉전질서의 해소와 발전주의적 기획의 마감이라는 상황에 대해 여전히 이념적 쇄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조급함의 발로가 그들을 더욱 '히스테리'로 몰아간 것이다.
죽은 서교장과 아직도 여론의 집단구타를 당하고 있는 진교사와 전교조는 이 사태의 피해자들이다. 그리고 홍교감, 예산 교육청과 충남 도교육청은 사태의 온전한 해결을 막고, 문제를 왜곡시킨 주범인 셈이다.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교육사회내의 합리적인 토론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교육사회, 노동현장의 성차별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보수의 벽은 이런 다른 두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
지금은 오히려 사태 해결을 가로막고, 왜곡시키는 보수주의의 퇴행적 반격을 막고, 문제의 발단이 된 드러난 교육현장의 문제들을 성찰하고 사회적으로 토론하는 상호소통이 필요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 사태의 불행한 희생과 갈등을 만든 보수언론과 교육부, 교장단은 반성하고, 국민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 교육의 위기다
그러나, 진실을 감추고 사건 자체를 왜곡했던 충남도교육청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밝혀졌다 하더라도, 이미 도마에 오른 전교조 죽이기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성차별과 노동의 불안정화는 물론, '학교'와 '교육'을 통해 기존의 질서를 재생산하고자 하는 지배세력의 필사적 의도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이자 기득권세력이었던 보수주의자들은 이를 계기로 자신들이 처한 위기를 전교조를 희생양으로 만회해보고자 한 것이고, 이것이 사건의 해결과 진전은커녕 문제를 180도 꼬아 뒤틀어 버린 것이다.
마녀사냥은 기독교 이외의 어떤 사상과 움직임도 용납할 수 없었던 중세사회에서 대다수 민중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과 저항을 마녀라는 이름의 희생양을 통해 대리해소하는 동시에 마녀를 따돌린 '우리 사회'는 안정하다는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하나의 사회적 배제, 통합 기제로 당시의 지배계급에 의해 사용되었던 것이다.
현재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 역시 비슷한 목적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교육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을 전교조라는 희생양을 통해 대리해소하는 동시에 '전교조만 사라지면 한국 교육은 바로 설 수 있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교묘히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이미 서교장의 죽음을 두고 여론은 그 책임을 전교조에게 돌린 채, 현재 증폭된 교단의 갈등과 반목은 기간 전교조의 NEIS도입 저지와 교육시장 개방반대 등과 같은 집단이기주의적이고 정치적인 투쟁 때문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보수언론과 교장단과 일부 학부모회는 '참교육'을 위한 순수한(?) 교원단체로 전교조가 돌아갈 것을 주문해왔다. 이는 전교조의 투쟁자체를 막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절묘한 시기에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전교조의 반전수업을 두고, “반미는 국가적 관계이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특정 교원단체가 국가적 공론이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가르쳐도 좋은 것인지 검토해 달라”며 교육부에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지금 시기의 반전수업이 어떻게 반미수업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러니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겨진 과제
그러나, 왜 그녀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당해야 했는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공교육을 난도질하고 2만이 넘는 비정규직 교사를 양산한 것은 누구인가?
학생과 학부모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사들의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NEIS 도입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된 것인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시장의 상품으로 팔아버린 교육시장개방은 누가 계획하는가?
이것에 대답하고 행동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PSSP
그러나 기간제 여교사와 전교조는 사과를 전달받지 못했고, 여전히 학교현장의 민주화의 요구는 지체된 상황이다.
서교장의 사망 사건을 은폐, 왜곡한 교육청과 보수언론, 교장단과 한국교총
4월 4일 서교장의 자살 이후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기간제 여교사와 전교조는 비도덕적이고 비교육적인 세력으로 매도되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게시판에 난무했고 보수언론과 한국교총, '학부모회'는 연일 전교조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던 4월 21일, 사태는 급격히 전환되기에 이른다.
본 사태와 관련, 보성초등학교 정․최교사에게 도교육청이 부과한 부당 강제 전보인사조치에 대해 전교조 충남지부가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한 기자를 통해 보성초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에 관한 공문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공문은 "진 교사에 대한 과도한 업무 분장과 상호간의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 장학으로 학교 경영에 물의를 빚어 추후에 이런 이리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 시정코자 함"이라는 보고내용을 적시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진교사에 대한 과도한 업무 분장과 상호간의 공감대를 갖지 못한 교내 장학으로 인하여 학교 경영에 물의를 일으킨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요지의, 3월 21일 제출된 서교장의 자술서가 첨부되어 있었다. 이는 전교조가 서면사과를 요구하기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그 동안 언론과 교장단회의 그리고 '학부모회'로 지칭되는 이들이 주장했던, '전교조의 거듭된 사과요구를 못 이겨 서교장이 자살을 택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그리고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보성초등학교 사건은 기간제 여교사에 가해진 전근대적인 성차별이데올로기와 보수적 교육현장 문화,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해결하기 위한 진교사와 전교조의 문제제기로 비롯되었다. 그러나 정당한 문제제기는 이내 서교장의 자살을 계기로 난도질 당하기에 이른다. "무엇이 사건의 발단이었나?"라는 애초의 질문은 묻혀지거나 이미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누가 서교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란 살인범 찾기로 전환되었다. 곧바로 언론은 '죽음으로 항변한 서교장'과 '여성으로서의 인권과 교사로서의 자긍심, 노동권을 침해당했지만, 살아있는(!) 진교사'의 피해를 저울질했다. 여론재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사소한 차 심부름을 빌미로 전교조와 진교사의 무리한 요구가 한 교장의 비극적 죽음을 부른 것으로 규정짓고, 전교조를 이 사회의 비도덕적, 비교육적 세력으로 몰아붙였다. 언론들의 마냐사냥식 여론몰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교조의 교육현장 민주화와 평등노동투쟁 자체를 트집잡고, 문제삼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교장의 죽음으로 사회적 사건으로 불거지면서 우리사회의 존재하는 갈등의 단면들을 드러낸 셈이다. 세대간의 갈등, 아직도 관행이란 명분으로 폭력적으로 관철되고 있는 남녀관계에 있어서의 성차별주의, 높은 선배격인 교장과 새까만 후배로서 기간제 여교사의 관계에서 드러났던 가부장적 권위주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자 내부 분할과 차별의 정당화, 권리의 충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식의 차이에 이르기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의 일방적 요구를 관철하려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드러났다.
위기에 처한 보수주의의 퇴행적 반격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냉전적 보수세력'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목도하게 되었다.
냉전적 보수주의자는 이 사태를 문제제기하는 자를 처벌하고 사회적으로 매장함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했고, 현재 그것이 유일한 위기 대응방법인 상황에서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반미시위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보수주의자들은 얼마 전부터 '집회'와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교조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반핵반김 자유통일 4.19 청년대회'에서의 외침이 그들의 상황 인식이다. 이는 행동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언제나 어디서나 얻을 수 있었던 기득권 세력들이 스스로 행동하지 않고서 얻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는 보수주의자들의 불안정한 처지를 반영하는 것이고, 그럴수록 이러한 행동주의는 더 공개적이고 표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진 자유주의적 지향의 연속 집권만으론 지금의 보수주의의 위기감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현재 보수주의자들을 휘감고 있는 위기의 근원은 그들이 맹종하던 미국 자신이 전후(戰後) 50년간 유지해온 반공-발전주의를 마감하고 신자유주의로 선회함에 따라, 남한과 같은 반주변부의 '보수주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동요하는 데 있다.
다만, 우리가 당황스러운 것은 이러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이는 일단 한국사회를 유지해왔던 강력한 냉전적 반공주의, 발전주의, 친미사대주의,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여전히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고 뿌리 깊이 남아있다는 반증이다. 동시에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불안, 즉 냉전질서의 해소와 발전주의적 기획의 마감이라는 상황에 대해 여전히 이념적 쇄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조급함의 발로가 그들을 더욱 '히스테리'로 몰아간 것이다.
죽은 서교장과 아직도 여론의 집단구타를 당하고 있는 진교사와 전교조는 이 사태의 피해자들이다. 그리고 홍교감, 예산 교육청과 충남 도교육청은 사태의 온전한 해결을 막고, 문제를 왜곡시킨 주범인 셈이다.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교육사회내의 합리적인 토론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교육사회, 노동현장의 성차별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보수의 벽은 이런 다른 두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
지금은 오히려 사태 해결을 가로막고, 왜곡시키는 보수주의의 퇴행적 반격을 막고, 문제의 발단이 된 드러난 교육현장의 문제들을 성찰하고 사회적으로 토론하는 상호소통이 필요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 사태의 불행한 희생과 갈등을 만든 보수언론과 교육부, 교장단은 반성하고, 국민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 교육의 위기다
그러나, 진실을 감추고 사건 자체를 왜곡했던 충남도교육청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밝혀졌다 하더라도, 이미 도마에 오른 전교조 죽이기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성차별과 노동의 불안정화는 물론, '학교'와 '교육'을 통해 기존의 질서를 재생산하고자 하는 지배세력의 필사적 의도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이자 기득권세력이었던 보수주의자들은 이를 계기로 자신들이 처한 위기를 전교조를 희생양으로 만회해보고자 한 것이고, 이것이 사건의 해결과 진전은커녕 문제를 180도 꼬아 뒤틀어 버린 것이다.
마녀사냥은 기독교 이외의 어떤 사상과 움직임도 용납할 수 없었던 중세사회에서 대다수 민중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과 저항을 마녀라는 이름의 희생양을 통해 대리해소하는 동시에 마녀를 따돌린 '우리 사회'는 안정하다는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하나의 사회적 배제, 통합 기제로 당시의 지배계급에 의해 사용되었던 것이다.
현재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 역시 비슷한 목적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교육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을 전교조라는 희생양을 통해 대리해소하는 동시에 '전교조만 사라지면 한국 교육은 바로 설 수 있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교묘히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이미 서교장의 죽음을 두고 여론은 그 책임을 전교조에게 돌린 채, 현재 증폭된 교단의 갈등과 반목은 기간 전교조의 NEIS도입 저지와 교육시장 개방반대 등과 같은 집단이기주의적이고 정치적인 투쟁 때문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보수언론과 교장단과 일부 학부모회는 '참교육'을 위한 순수한(?) 교원단체로 전교조가 돌아갈 것을 주문해왔다. 이는 전교조의 투쟁자체를 막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절묘한 시기에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전교조의 반전수업을 두고, “반미는 국가적 관계이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특정 교원단체가 국가적 공론이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가르쳐도 좋은 것인지 검토해 달라”며 교육부에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지금 시기의 반전수업이 어떻게 반미수업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러니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겨진 과제
그러나, 왜 그녀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당해야 했는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공교육을 난도질하고 2만이 넘는 비정규직 교사를 양산한 것은 누구인가?
학생과 학부모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사들의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NEIS 도입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된 것인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시장의 상품으로 팔아버린 교육시장개방은 누가 계획하는가?
이것에 대답하고 행동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