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계속된다]를 보고
고향을 떠난 사람들...가족을 떠나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들...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웃이며, 우리 또한 스스로 그러한 사람들 중의 하나일 게다. 전라도 땅에서 올라온 걸쭉한 남도 사투리의 내 친구가 있고, 투박한 경상도 말투의 후배도 있다. 서로 조금씩 지역적 차이와 특색이 있어, 때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때론 그 때문에 유쾌한 웃음을 주기도 하기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어우러져 공동체를 이루며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이주노동자 동지들을 처음 만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기에, 사실 많은 부분 이해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그들의 노동자 투쟁에 많은 관심을 가질 기회가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관계로, 최근에야 노동허가제 관련 쟁점들을 검토하며 그들에게 인간적 관심을 갖고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정도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아직 인종적, 민족적 차이에 대한 어색함을 모두 떨어내지 못한 미안함을 갖고 있지만, 그들이 노동자임을 주장하며 노동자 연대를 외치는 현장에서 그들에 대한 계급의식적 동지애로 함께 할 수 있게 됨이 기쁘고, 무엇보다도 다른 모든 것을 떠나 한번 두번 그들을 만나며 조금씩 그들을 나의 친구로 느끼게 되었음이 기쁘다. 역시 사람은 자주 봐야 정도 생기는 듯 하다.
"계속된다!" 이름을 잘 지은 거 같다. 그래, 우리의 싸움은 계속되겠지!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질긴 놈이 이길테고, 아마도 그 질긴 놈은 우리 노동자일 거야.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약간의 감상에 빠져 들며 그들의 인간적인 면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끊임없이 집을 떠나는 사람들! 애당초 그들의 조국이 너무 가난하기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야 했던 그들! 그리고 또다시 어쩔 수 없이 강제로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던 사람들! 그러나 오랜만에 돌아온 조국은 변함없이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20대를 타지에서 보낸 그들에게 고향은 이미 낯선 그 무엇이다. 정체성의 혼란속에 또다시 집을 떠날 생각을 하는 그들을 보며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생각하기도 전에, 무엇보다 '사람의 자유로운 왕래'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 이주 동지들에 대한 연민이 앞선다. (사실 물질적 풍요를 빼면 한국이 그들의 조국보다 살기 좋은 곳은 결코 아닌데, 그들이 한국의 자본주의적 쾌락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도 든다. 반면 이런 생각은 그들의 절박한 현실적 고통을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고.)
사람은 누군가를 짓밟고 위에 올라서야 쾌감을 느끼는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멸시하고 짓누르면서 내가 남에게 똑같이 당한 모멸감을 분풀이하는 걸까?! 거창하게 '노동자연대'니 하는 말을 하지 않고도, 같이 한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한국 노동자들의 그들에 대한 멸시와 차별의 증언에 가슴속 답답함과 미안함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들이 분명 스스로의 노동자성을 의식하지 못한 비조직 노동자려니 자위해 보지만, (사실 조직된 노동자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계와 차별의 폭력을 생각하면 이 생각도 아닌 거 같지만) 의식을 떠나 그들의 비인간성이 야속하고 아울러 그들의 삶을 그렇게 팍팍하게 내몬 자본의 야만성이 무엇보다도 서글프고 분노스럽다.
이쯤되면 내가 또 너무 감상에 빠지며 딴 길로 빠진 거 같지? 근데 이건 내 탓이 아니라 영화가 좀 그래. 처음에 감독 아버님의 회고에서 시작되는 도입 부분부터 나를 좀 감상적으로 만들더라구. 우리 시대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나의 아버지 또한 힘들게 한 시절을 살다가신 분이었기에 잠깐 아버지 생각이 나며 감독과의 감정의 공유를 느끼게 되더라구. (감독이 아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뒷부분을 잠깐 길게 끈 것이 작가의 감정이 반영된 것 같더군.)
아무튼 후반부로 가면서, 이주 동지들이 그동안 외부의 누군가에 의해 투쟁을 이끌어 온 것을 반성하며 스스로 주체가 되어 투쟁을 조직하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장면에서, 그들의 투쟁이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남한 노동자운동의 커다란 힘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싸움이 승리하는 그 날, 그들의 억센 두 손 뜨겁게 맞잡고 전투적으로 술 한 번 먹어보리라!! PSSP
내가 이주노동자 동지들을 처음 만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기에, 사실 많은 부분 이해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그들의 노동자 투쟁에 많은 관심을 가질 기회가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관계로, 최근에야 노동허가제 관련 쟁점들을 검토하며 그들에게 인간적 관심을 갖고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정도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아직 인종적, 민족적 차이에 대한 어색함을 모두 떨어내지 못한 미안함을 갖고 있지만, 그들이 노동자임을 주장하며 노동자 연대를 외치는 현장에서 그들에 대한 계급의식적 동지애로 함께 할 수 있게 됨이 기쁘고, 무엇보다도 다른 모든 것을 떠나 한번 두번 그들을 만나며 조금씩 그들을 나의 친구로 느끼게 되었음이 기쁘다. 역시 사람은 자주 봐야 정도 생기는 듯 하다.
"계속된다!" 이름을 잘 지은 거 같다. 그래, 우리의 싸움은 계속되겠지!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질긴 놈이 이길테고, 아마도 그 질긴 놈은 우리 노동자일 거야.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약간의 감상에 빠져 들며 그들의 인간적인 면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끊임없이 집을 떠나는 사람들! 애당초 그들의 조국이 너무 가난하기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야 했던 그들! 그리고 또다시 어쩔 수 없이 강제로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던 사람들! 그러나 오랜만에 돌아온 조국은 변함없이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20대를 타지에서 보낸 그들에게 고향은 이미 낯선 그 무엇이다. 정체성의 혼란속에 또다시 집을 떠날 생각을 하는 그들을 보며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생각하기도 전에, 무엇보다 '사람의 자유로운 왕래'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 이주 동지들에 대한 연민이 앞선다. (사실 물질적 풍요를 빼면 한국이 그들의 조국보다 살기 좋은 곳은 결코 아닌데, 그들이 한국의 자본주의적 쾌락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도 든다. 반면 이런 생각은 그들의 절박한 현실적 고통을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고.)
사람은 누군가를 짓밟고 위에 올라서야 쾌감을 느끼는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멸시하고 짓누르면서 내가 남에게 똑같이 당한 모멸감을 분풀이하는 걸까?! 거창하게 '노동자연대'니 하는 말을 하지 않고도, 같이 한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한국 노동자들의 그들에 대한 멸시와 차별의 증언에 가슴속 답답함과 미안함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들이 분명 스스로의 노동자성을 의식하지 못한 비조직 노동자려니 자위해 보지만, (사실 조직된 노동자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계와 차별의 폭력을 생각하면 이 생각도 아닌 거 같지만) 의식을 떠나 그들의 비인간성이 야속하고 아울러 그들의 삶을 그렇게 팍팍하게 내몬 자본의 야만성이 무엇보다도 서글프고 분노스럽다.
이쯤되면 내가 또 너무 감상에 빠지며 딴 길로 빠진 거 같지? 근데 이건 내 탓이 아니라 영화가 좀 그래. 처음에 감독 아버님의 회고에서 시작되는 도입 부분부터 나를 좀 감상적으로 만들더라구. 우리 시대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나의 아버지 또한 힘들게 한 시절을 살다가신 분이었기에 잠깐 아버지 생각이 나며 감독과의 감정의 공유를 느끼게 되더라구. (감독이 아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뒷부분을 잠깐 길게 끈 것이 작가의 감정이 반영된 것 같더군.)
아무튼 후반부로 가면서, 이주 동지들이 그동안 외부의 누군가에 의해 투쟁을 이끌어 온 것을 반성하며 스스로 주체가 되어 투쟁을 조직하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장면에서, 그들의 투쟁이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남한 노동자운동의 커다란 힘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싸움이 승리하는 그 날, 그들의 억센 두 손 뜨겁게 맞잡고 전투적으로 술 한 번 먹어보리라!! 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