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계사회포럼을 움직이는가
5차 세계사회포럼이 남긴 것
누가 세계사회포럼을 움직이는가?
- 5차 세계사회포럼이 남긴 것
류 미 경 | 정책편집부장,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정책팀장
새로운 공간, 새로운 방법론
5회 세계사회포럼이 1회부터 3회 포럼의 개최지였던 포르투 알레그레로 돌아왔다. 개최지는 이전과 같았지만 몇 가지 새로운 점이 있었다. 우선 행사장으로는 지금까지 주로 사용되던 시내의 카톨릭대학(PUCRS)이 아닌 도시 서쪽의 과이바 강변을 따라 조성된 새로운 공간이 사용되었다. 6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천막에서부터 50명 정도가 둘러앉아 토론을 할 수 있는 작은 천막까지 용도별로 다양한 크기의 천막들이 세워졌고, 책이나 신문, 사진 그리고 플래카드 등 각자의 운동을 소개할 수 있는 물품을 전시하는 천막, 노래나 춤 공연을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무대 등 모든 것이 세계사화포럼을 위해 새로 들어섰다. 이렇듯 행사장을 대학이 아닌 장소에 새롭게 꾸민 것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강물이며 하늘, 공기, 땅 등의 자연과 마찬가지로 포럼 장소 역시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니면서 동시에 어느 누구나 자유롭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하여 실내에서의 토론뿐만 아니라 실외의 여러 가지 행동들 또한 포럼의 구성요소가 되도록 하고1), 참가자들이 서로간의 접촉면을 넓혀 열린 장소에서 자유롭게 생각을 교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한편, 행사를 조직하는 방법론(Mothodology- 세계사회포럼 국제위원회에서 쓰는 용어)상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공식 컨퍼런스와 참가단체들이 조직하는 워크샵 및 세미나로 구분하여 행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공식 컨퍼런스에는 조직위원회가 초청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발표가 이루어져왔다. 행사장의 규모나 시설, 접근성 면에서도 공식 컨퍼런스와 그렇지 않은 워크샵·세미나들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방법론에서는 이러한 구분을 없애고 모든 행사를 참가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는 것으로 했다. 조직위원회는 각 참가단체들로부터 행사 등록을 받아 장소를 배정하고 참가자들에게 안내하는 역할만 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행사를 11개 주제영역2)으로 나누어 비슷한 행사의 중복을 피하고 운동의 의제와 방향을 공유하는 집단들끼리 공동의 행동을 조직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도 이러한 취지에 걸맞게 구성되었는데 행사장 전체가 11개로 나뉘어 각 주제영역마다 한 구획씩을 배정했고, 등록된 행사 외에도 즉흥적인 토론도 진행 가능하도록 별도의 천막이 곳곳에 마련되기도 했다. 통역시설 역시 오픈소스 방식으로 자체 개발된 시스템이 사용되고, 세계사회포럼과 같은 대안 포럼을 지원하는 자원통역사들로 구성된 ‘바벨(Babel)'이 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자율성과 상호연대에 기반한, 생태친화적인 대안적인 사회‘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려는 듯 했다. 규모3)가 커진 탓도 있겠지만 이렇듯 새로운 요소들이 도입됨으로써 진행에 있어서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각 행사의 주최단체들이 해당 행사의 연사나 프로그램이 기획단계와 다르게 조직된 후에도 이를 수정하지 않아서 등록 당시 제출한 행사프로그램이 안내책자에 그대로 수록되어 참가자들에게 혼선을 초래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통역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포르투갈어나 스페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은 곤란을 겪었다. 그러나 행사를 진행하는 데 3,10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은 차치해 두고, 이보다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금융세계화로 인하여 다양하게 분출하는 운동들의 일보전진을 위해 어떠한 긍정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하자. 이번 세계사회포럼이 세계의 사회운동들이 상호 이해와 공동의 인식지반을 넓히는데 기여했는지, 어떤 과제를 남겼는지 살펴보겠다.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와 사회운동투쟁호소문
세계사회포럼은 그 원리헌장을 통해 “공간”으로서 규정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이 결집하고, 논쟁하고, 제안을 주고받을 수 있으되, 세계사회포럼 자체가 특정한 입장을 취하거나 누군가를 세계사회포럼의 대표로 내세우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는 노동조합, 농민운동, 여성운동 등 여러 사회운동들은 “세계사회운동총회(International Social Movement Assembly)"를 매개로 하여 서로의 경험을 교류하고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실천해왔다. 매년 ”세계사회운동총회“ 참가자들은 금융세계화와 군사주의가 결합하여 세계 곳곳에 남기고 있는 파괴적인 효과를 확인하고, 이에 맞서는 다양한 인민들의 요구를 집약하고 이들의 권리를 확인하여 대안적 세계에 대한 전망을 밝혀왔다. 이와 더불어 1년 단위의 굵직한 국제적 동원 계획을 수립해왔다. 한편, 이러한 과정에 참여한 다양한 조직들은 ”세계사회포럼“이라는 이름이 아닌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세계사회운동호소문”을 발표하여 이러한 활동의 결과를 확산시켜왔다.4) 이러한 활동의 성과로, 3회 세계사회포럼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사회운동들간의 연계가 세계사회포럼이 열리는 장소와 기간으로 국한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상설화된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International Social Movement Network)‘5)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새로운 방법론이 도입됨에 따라 세계사회운동총회의 비중과 역할이 이전에 비해 훨씬 커지게 되었다. 그동안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를 매개로 지속적인 연계를 형성해온 여러 사회운동들은 새로운 방법론 아래에서 “사회투쟁과 민주적 대안 - 신자유주의적 지배 반대”, “평화, 비군사화와 반전투쟁, 자유무역반대, 외채 반대 투쟁” 의 두개의 주제영역 아래에서 문제의식과 준비 과정을 공유하며 관련 행사들을 준비했다. ‘반전운동총회’, ‘미군기지반대캠페인’, ‘팔레스타인 전략총회’, ‘자유무역반대캠페인’ 등과 같은 주제별회의와 ‘세계여성행진총회’, ‘배제된자들(노숙인, 피케테로스, 달릿, 미등록 이주노동자 등)의 운동’과 같은 부문별회의, ‘아시아사회운동회의’, ‘남미-유럽 공동행동 계획 수립을 위한 회의’등의 지역별 회의 등 다차원적인 행사들이 짜임새있게 배치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사회운동총회’는 반전운동과 대안세계화 운동에 복무하는 여러 세력들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의제들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자리로 세계사회포럼의 시작과 동시에 한차례 열렸고, 각각의 부문별, 주제별, 지역별 회의의 결의사항들을 수렴하고 2005년의 공동행동계획을 확인하는 자리로 세계사회포럼을 마무리하며 또 한 차례 열렸다. 또한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는 ‘세계사회운동총회’의 연장선상에서 마지막 날 ‘FTAA, 자유무역, 전쟁, 부시정부에 반대하는 행진’을 조직했다. 이렇듯 세계사회운동총회는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과 함께 다양한 운동들이 조직한 여러 행사들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게 되었고, 여러 운동들은 세계사회운동총회를 매개로 하여 오늘날 세계의 인민들이 당면한 현실을 분석하고 긴요한 과제를 도출하는 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되었다.
올해는 특히 ▸지진해일로 피해를 입은 나라들의 즉각적인 외채탕감과 복구 작업에 대한 민중적 통제 및 복구를 매개로 한 식민화, 군사화 거부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점령 종식과 여타나라들에 대한 군사 위협 중단 ▸양자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 및 WTO 협상 반대 ▸토지개혁, 생명특허 반대, 유전자조작식품 거부 ▸물, 교육, 보건의료 사유화 반대 등이 주요한 요구로 제출되었다. 또한, ▸3.19-20 이라크 침공 2주년에 즈음한 국제반전공동행동 ▸3월 8일~10월 17일 세계를 가로질러 진행될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제, 배제와 차별에 반대하는 세계여성행진’ ▸7월 2일~ 8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 반대 투쟁 ▸12월 홍콩 WTO 6차 각료회의 저지투쟁이 주요한 국제적 동원계획으로 제출되었다. 이러한 요구와 계획은 ‘세계사회운동호소문’에 담겨 배포되었다. 올해의 ‘호소문’은 각각의 부문별, 주제별, 지역별 회의의 결과가 수렴된 만큼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6)
세계사회운동총회가 새로운 방법론 아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그동안 ‘새로운 사회’의 전망을 구성하는 데 있어 대중운동들의 우위가 승인된 가운데, 이러한 운동들이 세계사회운동총회를 매개로 ‘상호배타적이지 않은’ 인민들의 다양한 권리에 대한 요구를 확인해 왔고, 그 다양성을 토대로 자율적인 운동들 간의 접합지점을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들의 목록이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세계의 여러 운동들이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무엇을 운동의 의제로 삼고 있는지 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세계사회포럼이 ‘공간’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운동’으로 발전해야 하는가 하는 논쟁7)은 무의미해 보인다. 세계사회포럼은 새롭게 분출하고 있는 반전운동과 대안세계화운동이 서로의 경험과 전망을 교류하고, ‘다른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공동의 지반을 형성하도록 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운동들은 이미 이 ‘공간’을 활용하여 요구를 집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조직하고 있는 것이다.
지진해일 피해에 대한 농·어민들의 해법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지난 해 12월 아시아의 인도네시아, 태국, 스리랑카,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에 이르기까지 인도양 주변 지역을 강타했던 지진해일에 관한 사회운동들의 요구가 활발하게 제기되었다.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민주노총’ 등 한국의 단체들이 제안한 ‘아시아사회운동회의’에서는 미리 준비된 모든 안건들을 제치고 ‘지진해일’ 피해를 앞에 두고 사회운동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한 토론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에 관한 논의는 세계소농조직 ‘비아캄페시나’8)의 자체 회의에서도 가장 비중 있는 의제로 다루어졌다. 이 의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은 그 피해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탓이기도 했지만, ‘복구’의 과정이 초국적 자본의 이윤을 확대하는 매개로 활용되는가 하면 ‘치안’을 명분으로 피해지역에 대한 ‘군사화’가 시도되는 등, ‘제 2의 지진해일’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복구 작업’이 오히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해일 피해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여러 토론에서는 무분별한 개발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완충하는 생태계의 시스템을 파괴했다는 분석과 함께, 복구 작업은 이렇게 파괴된 생태시스템을 복구해내고 지역 공동체의 자체적인 경제시스템을 복원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이 제시되었다.
피해지역의 주민들은 맹그로브(Mangrove- 홍수림), 산호초, 토탄 등 해안가의 생태시스템이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를 막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나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식량농업기구(FAO)등이 새우양식, 관광단지 조성, 도시화 등의 개발정책을 시행하며 이러한 맹그로브 지대를 파괴해왔고, 이로 인해 해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증언했다. 한편, 구호사업이 오히려 해당 지역의 경제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증언했다. 인도네시아 소농연맹(FSPI)의 증언에 따르면, 지진해일의 피해가 가장 컸던 아체(Ache) 지역에서, 그 피해는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은 서쪽 해안에 집중되었는데, 논이 주로 분포되어 있는 곳은 동쪽 해안이어서 쌀 생산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아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은 70%만이 그 지역에서 소비되고 나머지가 생길 정도로 자급률이 높아 쌀 생산 농민들이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호사업에 나선 국제기구들은 미국의 초국적 곡물기업이 생산해 낸 값싼 쌀을 마구 퍼부으며 인도네시아 농민들의 요구로 관철된 ‘쌀 수입 금지 시행령’을 무력화하는 한편, 이 지역에서 생산된 쌀의 가격을 폭락시켜 이 지역 농민들의 생존을 더욱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복구 작업 역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초국적 자본의 필요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집과 고기잡이용 배 등 생계수단을 모조리 잃은 어민들은 복구 작업의 과정에서 해안가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했다.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 초국적 자본의 이윤을 형성하기 위한 리조트 시설로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비아캄페시나는 이러한 현실을 고발하면서, 재해 복구는 피해지역의 농민, 어민을 주축으로 하는 풀뿌리조직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해당 지역의 생태시스템, 경제시스템, 그리고 농민,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복원해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회원조직의 구성원들이 직접 나서서 재건 기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구조와 재건사업에 직접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소농연맹 소속 조직은 직접 생산한 질 좋은 식량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스리랑카의 전국어민연맹 소속 회원 중 피해를 당하지 않은 회원들이 직접 나서서 어선을 수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풀뿌리 공동체를 강화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비아캄페시나가 제시한 ‘민중의 식량주권(People's food sovereignty)’은 지역의 식량안전과 세계 민중들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식량이 지역, 다양성, 공동체 기반 생산시스템을 통해 생산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지진해일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식량원조가 가능한 지역적인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하고, 이는 지역의 식량생산 및 유통시스템을 강화하는데 다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한편, 남반구 외채거부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빌리 사우스(Jubilee South)’는 지진해일 피해국에 대한 즉각적인 ‘외채탕감’을 요구했다. 현재 주빌리사우스 주도로 ‘채무국의 국민’으로 내몰려 있는 남반구의 민중들이 오히려 ‘생태부채의 채권자’임을 선언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마샬플랜과 유가급등으로 형성된 유로달러와 오일달러의 순환을 위해 필요와는 상관없이 채무를 진 뒤 일방적인 이자율 인상으로 외채 규모가 급증한 후 남반구 각 국은 원래의 외채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상환했음에도 여전히 외채에 시달리고 있다. 주빌리 사우스는 이러한 이유로 남반구 각 국이 지고 있는 왜채는 불법적이며, 식민지 시절 북반구로 수탈해간 천연자원을 고려하면 오히려 북반구가 남반구에 채무를 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모든 외채는 상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진해일 피해국에 대한 즉각적인 외채탕감 요구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한국의 단체들은 지진해일 피해가 아시아 사회운동의 우선적이고 긴요한 과제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아시아사회운동회의를 제안하고 조직했으나, 이 회의를 통해서 이번 지진해일 피해의 사회적·생태적 배경에 대한 피해 지역 주민들의 분석을 공유하게 되었고, 자연 재해 복구의 과정에서 민중들의 통제가 핵심적인 요소임을 배우게 되었다.
‘또 다른’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여성들의 행동
세계여성행진(World March of Women)은 세계사회포럼이 시작될 때부터 적극 결합해왔고, 세계사회운동총회 및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의 결성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여성이 겪는 억압과 착취를 폐절하기 위한 두 가지의 중요한 과제로 ‘빈곤의 여성화’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맞서는 투쟁을 제시해왔는데, 빈곤과 폭력은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그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두 문제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자본주의 체제에 필수적인 구성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식은 여성의 고유한 권리에 대한 문제와 자본주의 사회의 변혁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고민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세계여성행진은 1995년 북경여성대회를 계기로 ‘북경선언’이 채택된 이후 10년을 평가하는 UN회의가 열리는 올해를 맞이하여 ‘인류를 위한 세계여성헌장’을 채택하고, 지구를 횡단하는 릴레이 여성행진9)을 진행한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이러한 2005년의 행동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총회와 ‘페미니즘과 반-세계화 운동’, ‘페미니즘, 평화와 탈군사화’라는 워크샵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개막행진을 비롯하여 행사장 곳곳에서 성폭력·여성 육체의 상품화 반대와 낙태의 권리 방어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 편, 남미의 여성운동단체들로 구성된 ‘마르코수르 페미니스트 연합(Articulation Feminista Marcosur)'은 지난해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페미니스트 대화(Feminist Dialogue)'를 개최했다. 세계사회포럼이 시작되기 전 이틀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서는 저항 운동이 상대하고 있는 일반적인 억압의 요소인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군사주의 및 전쟁‘과 서로 얽혀있는 ’가부장적·종교적 근본주의‘에 대한 비판 역시 강조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미국의 우파들이 휘두르고 있는 이 근본주의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성적 지향을 지닌 이들의 육체와 섹슈얼리티에 통제를 가하며 여성들을 전통적인 역할에 묶어두는 등 기본적인 인권을 짓밟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근본주의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미국의 일방주의, 그리고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수출하며 이윤을 남기고 있는 기업들을 상호 보충하고 있기 때문에, 신자유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운동들이 이러한 ’근본주의‘에 맞서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르코수르 페미니스트 연합‘은 세계사회포럼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강변에 정박해있는 유람선10) 안에서 이러한 주제에 관한 워크샵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듯 여성운동들은 오늘날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분석하며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 여성들의 요구가 결합되어야 함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자기조직화가 이를 가능케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사회포럼에서 여성들에게 할당된 공간은 여전히 부족한데, 첫째 날 진행된 570여개의 행사 중 고작 25개의 행사만이 ’여성권‘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행사였다고 한다. 한 편, 모두가 자유롭게 누리도록 조성된 행사장의 한쪽을 차지했던 청년캠프에서 심각한 강간사건을 포함하여 약 90건 정도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상과는 달리 여성들에게는 전혀 자유롭지 못한 공간이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사례이다. 청년캠프에 머물렀던 여성참가자들은 ’우리는 상품이 아니라 여성이다‘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청년캠프 주변을 돌며 시위를 진행했다. ’세계여성행진 총회‘, ’페미니스트 대화‘, ’다양성 보트‘등의 시도들은 여성들의 자기 해방의 길을 찾아가는 한 편 자신의 요구를 여타의 사회운동과 결합시키기 위한 공간을 창출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세계사회포럼이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하여
세계사회포럼이 해를 거듭할수록 관성화된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그 규모도 너무 커져 이 행사를 유지하는 데만 지나치게 많은 역량이 투여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행동 결의가 중심을 차지하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과 주기를 느슨하게 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머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세계사회포럼을 계기로 다양하게 분출하는 사회운동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성과가 무엇인지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 인민들은 전쟁을 동반한 금융세계화가 낳고 있는 빈곤과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다양한 운동을 형성하며 스스로의 권리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기해 왔다. 세계사회포럼은 이러한 운동들이 상호 교류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공동 지반을 넓혀가며 대안적인 사회에 대한 전망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세계의 사회운동들은 이러한 대안이 스스로의 자율적인 운동을 통해서 형성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해 왔다. 이러한 성과는 지속되어야 하며 ‘세계사회포럼’이라는 특정 공간에 갖혀서는 안된다. 이러한 성과가 세계사회포럼을 만들어 가고 있는 운동들 자신에게 다시 돌아가고 이것이 세계의 각 지역에서 운동을 재조직화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PSSP
1)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4회 세계사회포럼이 ‘건물 안에서의 포럼’과 ‘건물 밖에서의 포럼‘으로 나뉘었다고 묘사된 바 있다. 이는 건물 안에서 이루어진 토론 및 세미나와 건물 밖에서 이루어진 시위와 각종 퍼포먼스를 각각 지칭하는 것이다. 언어와 지식의 차이를 뛰어 넘어 의사를 표출하고 생각을 교류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탓에 다수의 아시아 참가자들은 건물 안에서의 토론보다는 건물 밖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쪽을 선호했다. 실외의 행사 역시 포럼의 구성요소가 되도록 공간 배치에 신경을 쓴 것은 이러한 경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 제안된 11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상품화와 초국적 지배에 대한 대안으로서 지구보호와 민중의 공공재 ▸ 예술과 창초 - 민중의 저항문화 건설 ▸ 커뮤니케이션 - 대항헤게모니의 실천, 권리와 대안 ▸ 다양성, 다수와 정체성의 보호 ▸ 정의와 평등한 세상을 위한 인권과 존엄성 ▸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민중을 위한, 민중에 의한 경제 주권 ▸ 종교, 우주적 전망(cosmovisions), 정신 - 새로운 세계를 위한 저항과 도전 ▸ 사회투쟁과 민주적 대안 - 신자유주의적 지배 반대 ▸ 평화, 비군사화와 반전투쟁, 자유무역반대, 외채 반대 투쟁 ▸ 자율주의적 사고, 재전유, 지식과 기술의 사회화 ▸ 국제적 민주질서와 민중통합의 건설. 이와 별도로 전체를 아우르는 횡적 주제로 다음의 세 가지가 제시되었다. ▸ 사회 해방과 투쟁의 정치적 측면 ▸ 가부장적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투쟁 ▸ 인종주의에 저항하는 투쟁
3) 조직위원회 공식 집계에 따르면 전체 등록인원이 155,000명에 이르며, 연인원 500,000명 정도가 각종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등록된 행사는 2500여개이고, 자원봉사자만 해도 3,100명에 이른다고 한다.
4) 2001년 이탈리아 제노아 G8 정상회담 반대시위, 2003년 2.15 국제반전공동행동과 칸쿤 WTO 5차 각료회담 저지투쟁, 2004년 이라크 침공 1주년 3.20 국제반전공동행동 등이 바로 ’세계사회운동총회‘를 계기로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조직된 시위들이다.
5) 브라질노총(CUT), 브라질무토지농민운동(MST)이 사무국을 구성하고 있으며 홈페이지(http://www.movsoc.org)가 개설되어 있다.
6) 별첨자료 “사회운동의 호소문: 전쟁, 신자유주의, 착취와 배제에 반대하는 투쟁을 조직하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및 ‘아시아 사회운동회의 선언문: 아시아 사회운동신자유주의 세계화, 군사주의와 전쟁에 반대하여 단결한 아시아 사회운동’, ‘국제 반전총회 호소문’ 참조. 올해에는 세계사회포럼총회에서 채택한 선언문 외에도 여러 지역별, 주제별 회의에서 채택된 선언문들이 별도로 배포되었다.
7) 전소희, “세계사회포럼 - 진정 지구적 반전·반세계화 운동에 복무할 것인가?”, 월간 사회진보연대 2005.3·4월호 참조
8) 비아캄페시나의 회원조직들은 인도네시아 소농연맹(FSPI- 지진의 진원지였던 아체와 북수마트라 지역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거주하고 있다), 태국의 남부어민연합이 속해있는 가난한자들의 모임(Assembli of the poor), 스리랑카의 소농연맹과 전국토지농업개혁운동 등 지진해일 피해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9) 지난 3월 8일 상파울로에서 이 행진이 처음 시작되었는데 지구를 횡단하여 10월 17일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 파소에서 마무리된다. 7월 3일~ 5일 경 한국을 지나게 된다.
10) ‘다양성 보트(Diversity Boat)'라는 이름을 단 유람선이 포럼기간 내내 정박해 있었고, 이 보트에서는 여성참가자들의 독자적인 워크샵과 파티가 진행되었다. 때로는 ’새로운 세계‘의 전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하는 항해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 5차 세계사회포럼이 남긴 것
류 미 경 | 정책편집부장,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정책팀장
새로운 공간, 새로운 방법론
5회 세계사회포럼이 1회부터 3회 포럼의 개최지였던 포르투 알레그레로 돌아왔다. 개최지는 이전과 같았지만 몇 가지 새로운 점이 있었다. 우선 행사장으로는 지금까지 주로 사용되던 시내의 카톨릭대학(PUCRS)이 아닌 도시 서쪽의 과이바 강변을 따라 조성된 새로운 공간이 사용되었다. 6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천막에서부터 50명 정도가 둘러앉아 토론을 할 수 있는 작은 천막까지 용도별로 다양한 크기의 천막들이 세워졌고, 책이나 신문, 사진 그리고 플래카드 등 각자의 운동을 소개할 수 있는 물품을 전시하는 천막, 노래나 춤 공연을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무대 등 모든 것이 세계사화포럼을 위해 새로 들어섰다. 이렇듯 행사장을 대학이 아닌 장소에 새롭게 꾸민 것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강물이며 하늘, 공기, 땅 등의 자연과 마찬가지로 포럼 장소 역시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니면서 동시에 어느 누구나 자유롭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하여 실내에서의 토론뿐만 아니라 실외의 여러 가지 행동들 또한 포럼의 구성요소가 되도록 하고1), 참가자들이 서로간의 접촉면을 넓혀 열린 장소에서 자유롭게 생각을 교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한편, 행사를 조직하는 방법론(Mothodology- 세계사회포럼 국제위원회에서 쓰는 용어)상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공식 컨퍼런스와 참가단체들이 조직하는 워크샵 및 세미나로 구분하여 행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공식 컨퍼런스에는 조직위원회가 초청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발표가 이루어져왔다. 행사장의 규모나 시설, 접근성 면에서도 공식 컨퍼런스와 그렇지 않은 워크샵·세미나들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방법론에서는 이러한 구분을 없애고 모든 행사를 참가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는 것으로 했다. 조직위원회는 각 참가단체들로부터 행사 등록을 받아 장소를 배정하고 참가자들에게 안내하는 역할만 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행사를 11개 주제영역2)으로 나누어 비슷한 행사의 중복을 피하고 운동의 의제와 방향을 공유하는 집단들끼리 공동의 행동을 조직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도 이러한 취지에 걸맞게 구성되었는데 행사장 전체가 11개로 나뉘어 각 주제영역마다 한 구획씩을 배정했고, 등록된 행사 외에도 즉흥적인 토론도 진행 가능하도록 별도의 천막이 곳곳에 마련되기도 했다. 통역시설 역시 오픈소스 방식으로 자체 개발된 시스템이 사용되고, 세계사회포럼과 같은 대안 포럼을 지원하는 자원통역사들로 구성된 ‘바벨(Babel)'이 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자율성과 상호연대에 기반한, 생태친화적인 대안적인 사회‘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려는 듯 했다. 규모3)가 커진 탓도 있겠지만 이렇듯 새로운 요소들이 도입됨으로써 진행에 있어서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각 행사의 주최단체들이 해당 행사의 연사나 프로그램이 기획단계와 다르게 조직된 후에도 이를 수정하지 않아서 등록 당시 제출한 행사프로그램이 안내책자에 그대로 수록되어 참가자들에게 혼선을 초래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통역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포르투갈어나 스페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은 곤란을 겪었다. 그러나 행사를 진행하는 데 3,10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은 차치해 두고, 이보다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금융세계화로 인하여 다양하게 분출하는 운동들의 일보전진을 위해 어떠한 긍정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하자. 이번 세계사회포럼이 세계의 사회운동들이 상호 이해와 공동의 인식지반을 넓히는데 기여했는지, 어떤 과제를 남겼는지 살펴보겠다.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와 사회운동투쟁호소문
세계사회포럼은 그 원리헌장을 통해 “공간”으로서 규정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이 결집하고, 논쟁하고, 제안을 주고받을 수 있으되, 세계사회포럼 자체가 특정한 입장을 취하거나 누군가를 세계사회포럼의 대표로 내세우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는 노동조합, 농민운동, 여성운동 등 여러 사회운동들은 “세계사회운동총회(International Social Movement Assembly)"를 매개로 하여 서로의 경험을 교류하고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실천해왔다. 매년 ”세계사회운동총회“ 참가자들은 금융세계화와 군사주의가 결합하여 세계 곳곳에 남기고 있는 파괴적인 효과를 확인하고, 이에 맞서는 다양한 인민들의 요구를 집약하고 이들의 권리를 확인하여 대안적 세계에 대한 전망을 밝혀왔다. 이와 더불어 1년 단위의 굵직한 국제적 동원 계획을 수립해왔다. 한편, 이러한 과정에 참여한 다양한 조직들은 ”세계사회포럼“이라는 이름이 아닌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세계사회운동호소문”을 발표하여 이러한 활동의 결과를 확산시켜왔다.4) 이러한 활동의 성과로, 3회 세계사회포럼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사회운동들간의 연계가 세계사회포럼이 열리는 장소와 기간으로 국한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상설화된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International Social Movement Network)‘5)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새로운 방법론이 도입됨에 따라 세계사회운동총회의 비중과 역할이 이전에 비해 훨씬 커지게 되었다. 그동안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를 매개로 지속적인 연계를 형성해온 여러 사회운동들은 새로운 방법론 아래에서 “사회투쟁과 민주적 대안 - 신자유주의적 지배 반대”, “평화, 비군사화와 반전투쟁, 자유무역반대, 외채 반대 투쟁” 의 두개의 주제영역 아래에서 문제의식과 준비 과정을 공유하며 관련 행사들을 준비했다. ‘반전운동총회’, ‘미군기지반대캠페인’, ‘팔레스타인 전략총회’, ‘자유무역반대캠페인’ 등과 같은 주제별회의와 ‘세계여성행진총회’, ‘배제된자들(노숙인, 피케테로스, 달릿, 미등록 이주노동자 등)의 운동’과 같은 부문별회의, ‘아시아사회운동회의’, ‘남미-유럽 공동행동 계획 수립을 위한 회의’등의 지역별 회의 등 다차원적인 행사들이 짜임새있게 배치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사회운동총회’는 반전운동과 대안세계화 운동에 복무하는 여러 세력들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의제들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자리로 세계사회포럼의 시작과 동시에 한차례 열렸고, 각각의 부문별, 주제별, 지역별 회의의 결의사항들을 수렴하고 2005년의 공동행동계획을 확인하는 자리로 세계사회포럼을 마무리하며 또 한 차례 열렸다. 또한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는 ‘세계사회운동총회’의 연장선상에서 마지막 날 ‘FTAA, 자유무역, 전쟁, 부시정부에 반대하는 행진’을 조직했다. 이렇듯 세계사회운동총회는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과 함께 다양한 운동들이 조직한 여러 행사들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게 되었고, 여러 운동들은 세계사회운동총회를 매개로 하여 오늘날 세계의 인민들이 당면한 현실을 분석하고 긴요한 과제를 도출하는 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되었다.
올해는 특히 ▸지진해일로 피해를 입은 나라들의 즉각적인 외채탕감과 복구 작업에 대한 민중적 통제 및 복구를 매개로 한 식민화, 군사화 거부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점령 종식과 여타나라들에 대한 군사 위협 중단 ▸양자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 및 WTO 협상 반대 ▸토지개혁, 생명특허 반대, 유전자조작식품 거부 ▸물, 교육, 보건의료 사유화 반대 등이 주요한 요구로 제출되었다. 또한, ▸3.19-20 이라크 침공 2주년에 즈음한 국제반전공동행동 ▸3월 8일~10월 17일 세계를 가로질러 진행될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제, 배제와 차별에 반대하는 세계여성행진’ ▸7월 2일~ 8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 반대 투쟁 ▸12월 홍콩 WTO 6차 각료회의 저지투쟁이 주요한 국제적 동원계획으로 제출되었다. 이러한 요구와 계획은 ‘세계사회운동호소문’에 담겨 배포되었다. 올해의 ‘호소문’은 각각의 부문별, 주제별, 지역별 회의의 결과가 수렴된 만큼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6)
세계사회운동총회가 새로운 방법론 아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그동안 ‘새로운 사회’의 전망을 구성하는 데 있어 대중운동들의 우위가 승인된 가운데, 이러한 운동들이 세계사회운동총회를 매개로 ‘상호배타적이지 않은’ 인민들의 다양한 권리에 대한 요구를 확인해 왔고, 그 다양성을 토대로 자율적인 운동들 간의 접합지점을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들의 목록이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세계의 여러 운동들이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무엇을 운동의 의제로 삼고 있는지 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세계사회포럼이 ‘공간’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운동’으로 발전해야 하는가 하는 논쟁7)은 무의미해 보인다. 세계사회포럼은 새롭게 분출하고 있는 반전운동과 대안세계화운동이 서로의 경험과 전망을 교류하고, ‘다른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공동의 지반을 형성하도록 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운동들은 이미 이 ‘공간’을 활용하여 요구를 집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조직하고 있는 것이다.
지진해일 피해에 대한 농·어민들의 해법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지난 해 12월 아시아의 인도네시아, 태국, 스리랑카,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에 이르기까지 인도양 주변 지역을 강타했던 지진해일에 관한 사회운동들의 요구가 활발하게 제기되었다.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민주노총’ 등 한국의 단체들이 제안한 ‘아시아사회운동회의’에서는 미리 준비된 모든 안건들을 제치고 ‘지진해일’ 피해를 앞에 두고 사회운동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한 토론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에 관한 논의는 세계소농조직 ‘비아캄페시나’8)의 자체 회의에서도 가장 비중 있는 의제로 다루어졌다. 이 의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은 그 피해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탓이기도 했지만, ‘복구’의 과정이 초국적 자본의 이윤을 확대하는 매개로 활용되는가 하면 ‘치안’을 명분으로 피해지역에 대한 ‘군사화’가 시도되는 등, ‘제 2의 지진해일’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복구 작업’이 오히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해일 피해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여러 토론에서는 무분별한 개발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완충하는 생태계의 시스템을 파괴했다는 분석과 함께, 복구 작업은 이렇게 파괴된 생태시스템을 복구해내고 지역 공동체의 자체적인 경제시스템을 복원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이 제시되었다.
피해지역의 주민들은 맹그로브(Mangrove- 홍수림), 산호초, 토탄 등 해안가의 생태시스템이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를 막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나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식량농업기구(FAO)등이 새우양식, 관광단지 조성, 도시화 등의 개발정책을 시행하며 이러한 맹그로브 지대를 파괴해왔고, 이로 인해 해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증언했다. 한편, 구호사업이 오히려 해당 지역의 경제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증언했다. 인도네시아 소농연맹(FSPI)의 증언에 따르면, 지진해일의 피해가 가장 컸던 아체(Ache) 지역에서, 그 피해는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은 서쪽 해안에 집중되었는데, 논이 주로 분포되어 있는 곳은 동쪽 해안이어서 쌀 생산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아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은 70%만이 그 지역에서 소비되고 나머지가 생길 정도로 자급률이 높아 쌀 생산 농민들이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호사업에 나선 국제기구들은 미국의 초국적 곡물기업이 생산해 낸 값싼 쌀을 마구 퍼부으며 인도네시아 농민들의 요구로 관철된 ‘쌀 수입 금지 시행령’을 무력화하는 한편, 이 지역에서 생산된 쌀의 가격을 폭락시켜 이 지역 농민들의 생존을 더욱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복구 작업 역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초국적 자본의 필요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집과 고기잡이용 배 등 생계수단을 모조리 잃은 어민들은 복구 작업의 과정에서 해안가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했다.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 초국적 자본의 이윤을 형성하기 위한 리조트 시설로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비아캄페시나는 이러한 현실을 고발하면서, 재해 복구는 피해지역의 농민, 어민을 주축으로 하는 풀뿌리조직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해당 지역의 생태시스템, 경제시스템, 그리고 농민,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복원해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회원조직의 구성원들이 직접 나서서 재건 기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구조와 재건사업에 직접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소농연맹 소속 조직은 직접 생산한 질 좋은 식량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스리랑카의 전국어민연맹 소속 회원 중 피해를 당하지 않은 회원들이 직접 나서서 어선을 수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풀뿌리 공동체를 강화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비아캄페시나가 제시한 ‘민중의 식량주권(People's food sovereignty)’은 지역의 식량안전과 세계 민중들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식량이 지역, 다양성, 공동체 기반 생산시스템을 통해 생산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지진해일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식량원조가 가능한 지역적인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하고, 이는 지역의 식량생산 및 유통시스템을 강화하는데 다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한편, 남반구 외채거부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빌리 사우스(Jubilee South)’는 지진해일 피해국에 대한 즉각적인 ‘외채탕감’을 요구했다. 현재 주빌리사우스 주도로 ‘채무국의 국민’으로 내몰려 있는 남반구의 민중들이 오히려 ‘생태부채의 채권자’임을 선언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마샬플랜과 유가급등으로 형성된 유로달러와 오일달러의 순환을 위해 필요와는 상관없이 채무를 진 뒤 일방적인 이자율 인상으로 외채 규모가 급증한 후 남반구 각 국은 원래의 외채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상환했음에도 여전히 외채에 시달리고 있다. 주빌리 사우스는 이러한 이유로 남반구 각 국이 지고 있는 왜채는 불법적이며, 식민지 시절 북반구로 수탈해간 천연자원을 고려하면 오히려 북반구가 남반구에 채무를 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모든 외채는 상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진해일 피해국에 대한 즉각적인 외채탕감 요구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한국의 단체들은 지진해일 피해가 아시아 사회운동의 우선적이고 긴요한 과제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아시아사회운동회의를 제안하고 조직했으나, 이 회의를 통해서 이번 지진해일 피해의 사회적·생태적 배경에 대한 피해 지역 주민들의 분석을 공유하게 되었고, 자연 재해 복구의 과정에서 민중들의 통제가 핵심적인 요소임을 배우게 되었다.
‘또 다른’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여성들의 행동
세계여성행진(World March of Women)은 세계사회포럼이 시작될 때부터 적극 결합해왔고, 세계사회운동총회 및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의 결성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여성이 겪는 억압과 착취를 폐절하기 위한 두 가지의 중요한 과제로 ‘빈곤의 여성화’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맞서는 투쟁을 제시해왔는데, 빈곤과 폭력은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그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두 문제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자본주의 체제에 필수적인 구성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식은 여성의 고유한 권리에 대한 문제와 자본주의 사회의 변혁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고민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세계여성행진은 1995년 북경여성대회를 계기로 ‘북경선언’이 채택된 이후 10년을 평가하는 UN회의가 열리는 올해를 맞이하여 ‘인류를 위한 세계여성헌장’을 채택하고, 지구를 횡단하는 릴레이 여성행진9)을 진행한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이러한 2005년의 행동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총회와 ‘페미니즘과 반-세계화 운동’, ‘페미니즘, 평화와 탈군사화’라는 워크샵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개막행진을 비롯하여 행사장 곳곳에서 성폭력·여성 육체의 상품화 반대와 낙태의 권리 방어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 편, 남미의 여성운동단체들로 구성된 ‘마르코수르 페미니스트 연합(Articulation Feminista Marcosur)'은 지난해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페미니스트 대화(Feminist Dialogue)'를 개최했다. 세계사회포럼이 시작되기 전 이틀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서는 저항 운동이 상대하고 있는 일반적인 억압의 요소인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군사주의 및 전쟁‘과 서로 얽혀있는 ’가부장적·종교적 근본주의‘에 대한 비판 역시 강조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미국의 우파들이 휘두르고 있는 이 근본주의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성적 지향을 지닌 이들의 육체와 섹슈얼리티에 통제를 가하며 여성들을 전통적인 역할에 묶어두는 등 기본적인 인권을 짓밟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근본주의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미국의 일방주의, 그리고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수출하며 이윤을 남기고 있는 기업들을 상호 보충하고 있기 때문에, 신자유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운동들이 이러한 ’근본주의‘에 맞서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르코수르 페미니스트 연합‘은 세계사회포럼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강변에 정박해있는 유람선10) 안에서 이러한 주제에 관한 워크샵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듯 여성운동들은 오늘날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분석하며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 여성들의 요구가 결합되어야 함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자기조직화가 이를 가능케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사회포럼에서 여성들에게 할당된 공간은 여전히 부족한데, 첫째 날 진행된 570여개의 행사 중 고작 25개의 행사만이 ’여성권‘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행사였다고 한다. 한 편, 모두가 자유롭게 누리도록 조성된 행사장의 한쪽을 차지했던 청년캠프에서 심각한 강간사건을 포함하여 약 90건 정도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상과는 달리 여성들에게는 전혀 자유롭지 못한 공간이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사례이다. 청년캠프에 머물렀던 여성참가자들은 ’우리는 상품이 아니라 여성이다‘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청년캠프 주변을 돌며 시위를 진행했다. ’세계여성행진 총회‘, ’페미니스트 대화‘, ’다양성 보트‘등의 시도들은 여성들의 자기 해방의 길을 찾아가는 한 편 자신의 요구를 여타의 사회운동과 결합시키기 위한 공간을 창출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세계사회포럼이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하여
세계사회포럼이 해를 거듭할수록 관성화된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그 규모도 너무 커져 이 행사를 유지하는 데만 지나치게 많은 역량이 투여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행동 결의가 중심을 차지하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과 주기를 느슨하게 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머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세계사회포럼을 계기로 다양하게 분출하는 사회운동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성과가 무엇인지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 인민들은 전쟁을 동반한 금융세계화가 낳고 있는 빈곤과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다양한 운동을 형성하며 스스로의 권리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기해 왔다. 세계사회포럼은 이러한 운동들이 상호 교류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공동 지반을 넓혀가며 대안적인 사회에 대한 전망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세계의 사회운동들은 이러한 대안이 스스로의 자율적인 운동을 통해서 형성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해 왔다. 이러한 성과는 지속되어야 하며 ‘세계사회포럼’이라는 특정 공간에 갖혀서는 안된다. 이러한 성과가 세계사회포럼을 만들어 가고 있는 운동들 자신에게 다시 돌아가고 이것이 세계의 각 지역에서 운동을 재조직화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PSSP
1)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4회 세계사회포럼이 ‘건물 안에서의 포럼’과 ‘건물 밖에서의 포럼‘으로 나뉘었다고 묘사된 바 있다. 이는 건물 안에서 이루어진 토론 및 세미나와 건물 밖에서 이루어진 시위와 각종 퍼포먼스를 각각 지칭하는 것이다. 언어와 지식의 차이를 뛰어 넘어 의사를 표출하고 생각을 교류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탓에 다수의 아시아 참가자들은 건물 안에서의 토론보다는 건물 밖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쪽을 선호했다. 실외의 행사 역시 포럼의 구성요소가 되도록 공간 배치에 신경을 쓴 것은 이러한 경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 제안된 11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상품화와 초국적 지배에 대한 대안으로서 지구보호와 민중의 공공재 ▸ 예술과 창초 - 민중의 저항문화 건설 ▸ 커뮤니케이션 - 대항헤게모니의 실천, 권리와 대안 ▸ 다양성, 다수와 정체성의 보호 ▸ 정의와 평등한 세상을 위한 인권과 존엄성 ▸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민중을 위한, 민중에 의한 경제 주권 ▸ 종교, 우주적 전망(cosmovisions), 정신 - 새로운 세계를 위한 저항과 도전 ▸ 사회투쟁과 민주적 대안 - 신자유주의적 지배 반대 ▸ 평화, 비군사화와 반전투쟁, 자유무역반대, 외채 반대 투쟁 ▸ 자율주의적 사고, 재전유, 지식과 기술의 사회화 ▸ 국제적 민주질서와 민중통합의 건설. 이와 별도로 전체를 아우르는 횡적 주제로 다음의 세 가지가 제시되었다. ▸ 사회 해방과 투쟁의 정치적 측면 ▸ 가부장적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투쟁 ▸ 인종주의에 저항하는 투쟁
3) 조직위원회 공식 집계에 따르면 전체 등록인원이 155,000명에 이르며, 연인원 500,000명 정도가 각종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등록된 행사는 2500여개이고, 자원봉사자만 해도 3,100명에 이른다고 한다.
4) 2001년 이탈리아 제노아 G8 정상회담 반대시위, 2003년 2.15 국제반전공동행동과 칸쿤 WTO 5차 각료회담 저지투쟁, 2004년 이라크 침공 1주년 3.20 국제반전공동행동 등이 바로 ’세계사회운동총회‘를 계기로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조직된 시위들이다.
5) 브라질노총(CUT), 브라질무토지농민운동(MST)이 사무국을 구성하고 있으며 홈페이지(http://www.movsoc.org)가 개설되어 있다.
6) 별첨자료 “사회운동의 호소문: 전쟁, 신자유주의, 착취와 배제에 반대하는 투쟁을 조직하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및 ‘아시아 사회운동회의 선언문: 아시아 사회운동신자유주의 세계화, 군사주의와 전쟁에 반대하여 단결한 아시아 사회운동’, ‘국제 반전총회 호소문’ 참조. 올해에는 세계사회포럼총회에서 채택한 선언문 외에도 여러 지역별, 주제별 회의에서 채택된 선언문들이 별도로 배포되었다.
7) 전소희, “세계사회포럼 - 진정 지구적 반전·반세계화 운동에 복무할 것인가?”, 월간 사회진보연대 2005.3·4월호 참조
8) 비아캄페시나의 회원조직들은 인도네시아 소농연맹(FSPI- 지진의 진원지였던 아체와 북수마트라 지역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거주하고 있다), 태국의 남부어민연합이 속해있는 가난한자들의 모임(Assembli of the poor), 스리랑카의 소농연맹과 전국토지농업개혁운동 등 지진해일 피해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9) 지난 3월 8일 상파울로에서 이 행진이 처음 시작되었는데 지구를 횡단하여 10월 17일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 파소에서 마무리된다. 7월 3일~ 5일 경 한국을 지나게 된다.
10) ‘다양성 보트(Diversity Boat)'라는 이름을 단 유람선이 포럼기간 내내 정박해 있었고, 이 보트에서는 여성참가자들의 독자적인 워크샵과 파티가 진행되었다. 때로는 ’새로운 세계‘의 전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하는 항해가 이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