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현재 진행 중인 대선의 최대 쟁점을 여론조사 등을 통해 본다면, 소란스러워 보이는 이명박 후보의 비리나 BBK 문제보다는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양극화' 문제, 즉 빈곤문제와 이것의 해결책('좋은 일자리' 만들기, 비정규직 축소)이 전혀 쟁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나 '경제성장'이 더 큰 쟁점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라면 빈곤문제가 경제성장이 높아진다고 꼭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경제성장 없이는 이것의 해결이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바,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높은 경제성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옳다. 물론 '어떤 후보가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이다.'라는 국민들의 판단이 옳으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현재로서 '경제를 살릴' 것 같은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으로 여겨지고 있고, 그래서 여론조사에 따른다면 이명박 후보는 무응답이 20% 내외가 존재하는 가운데 40% 내외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경제가 죽었다.'는 것이고, 경제를 죽인 범여권 또는 소위 '좌파'를 반대하고 있고, 이는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의 낮은 지지율('정권교체')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사효과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 이회창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 지지율의 합은 65% 정도이고,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통합신당의 대안으로 읽혀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50%에 가깝다. 한편 '경제를 죽인' 범여권에 확실한 선을 긋지 않았다고 여겨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당연히 지지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런데 경제는 왜 죽었을까? 간단히 이야기해 본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자본주의에 편입되어 있는 한국자본주의는 1980년을 전후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고, 1997년 과잉축적 및 이윤율 저하로 구조적 위기에 빠졌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좌파'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개혁'정책, 즉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로의 편입 정책이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저성장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익부빈익빈, 저투자, 내수부진, 국부·소득·두뇌의 해외유출 등을 초래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경제가 죽은' 이유는 지배세력이 제출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 정책으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를 살릴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명박 후보 혹은 또 다른 대선 후보들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판단으로는 이명박 후보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후보들의 정책도 경제를 살릴 수 없고 동일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이 현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인 자본주의 체제 모순을 건드릴 것은 아니고, 이미 실패로 드러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 정책을 지속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한·EU FTA 추진, 각종 네트워크 사업(전력, 가스, 수도, 철도 등)의 민영화, 각종 연금의 개악 등이 새로운 '개혁'정책의 목록이 될 것이다. 이들 정책은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를 초래할 것이며, 공공부문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사회복지기능을 무화시킬 것이고 공공부문에서의 투자부족, 요금 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더구나 '대외환경'이라고 이야기되는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한층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대통령이 되든 약속한 경제성장은 신통치 않을 것이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어서 집권 초반부터 대중적인 정권반대운동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한국경제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악화될 '대외환경'은 무엇인지, '대외환경'과 새 정권에서도 지속될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정책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기로 하자. 한국경제의 현재 사실 한국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후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근 몇 년 동안 3∼5%대에 머물렀다.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이보다 2∼3%포인트 더 낮았다. 한국경제가 만들어내 수출하는 재화(예를 들어 반도체)의 가격은 하락하고 외국에서 수입하는 재화(예를 들어 원유)의 가격은 상승해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국민총소득 성장률이 국내총생산 증가율보다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인의 대외투자로부터 얻는 소득에 비해 국내에서의 외국인투자(약 반 정도가 미국계 자본이다)가 얻는 소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경제통계에 정확히 계상이 되지 않고 있는데, 외국인투자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점점 더 커지고 있을 외국인투자의 미배당 이익이 제대로 반영이 된다면 국민총소득 증가율 통계치는 더 낮아질 것이다. 노무현정부의 자랑과는 달리 성장률로 본 한국경제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순환주기가 2년 정도로 짧아졌고 그래서 반짝 1년 정도 경기가 좋아지는가 싶으면 이내 다시 나빠지곤 한다. 마르크스 말대로 경제위기 혹은 공황의 궁극적 원인은 이윤율 저하인데, 현재의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위해서 <그림 1>의 그래프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 보자. 매출액영업이익률에 유형자산회전률(=매출액/유형자산)을 곱해 계산한 제조업 유형자산영업이익률을 이윤율 대용으로 사용하자. 반도체가격변화의 영향이 커 보이지만 한국경제의 대략의 추세는 알 수 있다. [%=사진1%] 1979∼80년 경제위기로 낮아졌을 이익률은 3저 호황이 시작된 해인 1986년까지 일정하게 회복한다. 그 이후 1989년, 1992∼93년, 1996년, 1998∼99년, 2001년 저점을 형성한다. 최근 년에는 2004년 이익률이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2005년 2006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2004년의 높은 이익률과 1996년과 2006년의 낮은 이익률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하락으로 경기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지고 낮아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 와중에 한국경제는 그래프에는 나타나지 않은 1979∼80년과 1997∼98년에 구조적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1989∼90년, 92년, 2001년에 경기후퇴(순환적 위기)를 경험한다. 2002년 이후에는 짧은 경기순환을 반복하는데, 최근 2007년 2/4, 3/4분기에는 전기대비 성장률이 약간 높아져, 2006년 말 2007년 초 약간 악화되었던 경기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7년 상반기 영업이익 상황은 2006년에 비해 그리 개선되고 있지 않다. 악화될 ‘대외환경’ 그러면 대선 이후 등장할 새 정권의 '대외환경'을 비롯한 경제상황을 살펴보기로 하자. 1980년대부터 지속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여러 문제(남미 외채위기, 아시아 금융위기, 정보기술(IT) 주식시장 거품 형성 및 붕괴 등)를 낳았는데, 현재 가장 커다란 문제는 미국에서 발생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다. 지난 8월, 미국에서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준 주택담보 대출이 부실해져서, 이와 관련하여 몇 개의 헤지펀드가 파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 세계 증권시장이 요동을 친 바 있다. 사태의 원인은 주택시장에 낀 거품이었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6년까지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였다. 주택도 많이 건설되어 너도나도 빚을 내 주택을 구입했다. 2001년 IT(정보기술) 거품형성 붕괴로 인한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이자율을 대폭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돈을 꾸는 데 부담이 없었다. 집을 빚으로 산 개인들은 집값이 오르자 이 집을 담보로 더 많은 부채를 얻어 소비를 하기도 하였다(그래서 미국은 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은 대출자산을 근거로 채권을 발행했고, 이런 채권을 헤지펀드, 투자은행들이 샀다. 그런데 이자율은 점차 올랐고 자동차 산업 밀집지역 등에서 불황으로 소득이 줄면서 대출 이자와 할부금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계속 오를 것 같던 집값이 하락하면서 상승한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대출도 어려워졌다. 금융기관의 대출들이 부실해 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 중 일부도 문을 닫았다. 당연히 이런 부실대출을 근거로 발행된 채권가격들은 하락하였고, 이런 채권들을 보유한 헤지펀드나 투자은행들 중 일부는 문을 닫거나 부실해졌다. 집들은 금융기관으로 넘어가 싸게 팔리면서 집값을 더욱 하락시키고 있다. 이른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11월 들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전 세계 증권시장이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홍콩, 중국, 일본 증권시장은 전 고점 기준 15% 이상 하락해 다시 증권시장 침체가 시작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물론 이번 증시하락은 홍콩, 중국 등에서 심한 것으로 보아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정부가 경기를 둔화시킬 조치를 취할 것이다)도 영향을 미쳤고, 100달러를 향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유가문제도 작용을 하였다. 그러나 시티그룹, 제이피모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이카 등 미국 거대 은행들의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인 컨츄리와이드(Countrywide)사의 부실 심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부정적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중앙은행 격) 버냉키 의장은 미국경제가 향후 성장률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하였다. 자본부족으로 '배당을 줄여야 한다.', '줄일 필요가 없다.'는 논란이 일었던 세계 최대 은행 씨티그룹에 아랍에미레이트연합 아부다비투자청 석유자금이 투입이 되고, 12월에 금리가 또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11월 말 현재 세계금융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는 듯이 보이지만 실물 경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신규주택이든 기존주택이든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집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집값하락을 '자유낙하' 양상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기존주택은 전년대비 5% 내외, 신규주택은 13% 정도 하락하였다는 보고다. 신규주택가격 하락은 1970년 이래 최악이다. 우량 금융기관들의 채권금리마저 국채금리보다 현저히 높아지는 등 혼란스럽다. 금융기관 보유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 불신이 쌓여가면서 신용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금융기관에서의 예금유출-현금고갈 사태도 예견되고 있다(영국에서는 한 건이 이미 발생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3/4분기 경제성장이 초기 발표치 3.9%보다 1%나 높은 4.9%로 조정된 통계치가 나와도 별 반응이 없다. 오히려 재고증대가 이런 성장률 상향조정의 한 원인이었다면서 4/4분기 성장률과 2008년도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가 관심사항이다(일부에서는 4/4분기 성장률이 0%에 근접할 것이라 한다). 8월 이후 상황을 보면 미 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의 계속적인 금리인하가 시장을 잠깐 동안 안정시키는 듯하다가('버냉키 효과') 이내 다시 불안이 엄습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버냉키 효과'가 현재의 위기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2%]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주택시장의 거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주택시장은 <그림 2>에서 보다시피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등을 하였다. 미 경제정책연구센타(CEPR)의 딘 베이커에 의하면 미국 주택시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는 대체로 일반 물가상승률정도로 올랐는데 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 누적상승률이 약 70%나 되고 액수로 치면 8조 달러(참고로 미국 국내총생산은 약 13조 달러다)에 달한다고 한다.2)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것인가? 이는 물론 주택가격 하락 정도와 기간에 달린 문제다. 단순 산술을 하면 향후 3-4년 동안(매년 인플레이션률이 2-3%라 가정하자) 이제껏 상승했던 70%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70 170) 100 - 10(3-4년 동안 진행될 물가상승률)= 31%, 즉 최고가격 대비 30% 내외는 하락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보다 덜 하락할 수도 있고, 더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주택건설부문 부진으로 인한 성장 감소, 자산 가격 하락에서 오는 소비감소로 인한 성장 감소, 금융기관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 일부 개도국들의 환율 및 금융 위기 등을 야기할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등 미국을 대체하는 성장지역을 들면서 세계경제가 미국경제와의 동조현상에서 많이 벗어나('디커플링') 있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중국 성장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역내 교역 증대도 중국을 경유한 대미 수출이 주요인이어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대미 의존도 결코 이전보다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는 세계 증권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증권시장을 보면 세계경제의 미국경제로부터의 탈동조화가 얼마나 허망한 이야기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미국시장이 쉬는 날의 다른 나라 증권시장의 모습은 영락없이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모습이다. 새 정권이 직면할 '대외여건'은 이것만은 아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고유가행진, 과열상태를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 등 하나같이 부정적인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경제 과열은 특히 심각한데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전후로 하여 중국경제가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은 무수하다. 환율위기 가능성 한편 현재 미 달러화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의 화폐가치는 그 약한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가 그 중에 속한다. 즉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낸다. 이는 일본자금의 탈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초민족적 자본의 투기적 유출입에 지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원화가 고평가가 되어 있다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내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한다. 이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다. [%=사진3%] 투기자본의 유출입으로 인한 환율변동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외채통계와 순국제투자잔액통계를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표 1> 참조). 2007년 2/4분기 대외채무, 즉 외채는 약 3,111억(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3/4분기에 1,774억 달러였다), 대외채권은 약 3,921억 달러였고 이 둘의 차이인 순채권은 약 810억 달러이다. 순채권 규모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4/4분기에 -681억 달러였다가 2006년 1/4분기에 약 1,211억 달러로 최고규모를 나타냈는데 그 이후에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 중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줄어들고 채권투자나 기타투자가 늘고 있어 대외채무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외채무에서는 단기외채 비중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정도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2008년이나 2009년에는 대외채무 위기가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채무과 대외채권에다 지분성 직접투자와 주식투자를 포함한 더 포괄적인 범주인 대외투자잔액과 외국인투자잔액과 그 차이를 나타내는 순국제투자잔액(2001년부터 통계가 작성되고 있는데, 이 액수가 마이너스인 미국에서는 이것을 외채라고 하기도 한다)은 2001년 4/4분기에 약 -638억이었다가 2007년 2/4분기에는 -2,402억 불에 이르렀다. 이 순국제투자잔액의 마이너스 규모도 계속 급증하고 있다. 순국제투자 마이너스 규모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원화가치의 상승과 외국인투자에서의 엄청난 이윤 및 국내 주식시장의 급등 등에 그 원인이 있다. 지난 8월과 11월 주식시장 폭락 와중에서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철수로 인해 엔화와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한 바 있는데, 보다 급격한 하락은 미국 달러가치가 어느 정도 하락한 이후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급격한 하락은 물가상승, 금리상승을 동반할 것이어서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3) 장기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 결국 새 정권 집권 시기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시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런 위기의 서막일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불황기로의 진입이 겹친다면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한국경제 또한 구조적 위기에 처할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 성장률로 보면 IMF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보다는 양호하겠지만 장기 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가 될 것이며, 민중들에겐 훨씬 더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환율위기나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권이 펼칠 정책이라야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더 혹독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과 금융세계화로의 한층 심화된 편입 일 텐데 이것은 '대외환경' 악화로 인해 한국경제를 더욱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짧아진 경기순환주기를 생각한다면 외부여건의 변화에 따라서는 한국경제는 언제든지 경기후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하겠다. 따라서 최근의 세계금융시장의 동요에 따라서는 2/4분기, 3/4분기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윤율의 급격한 저하나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겠는데 이 경우 1998년에 버금가는 구조적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로 인한 금융위기,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공공부문의 황폐화(투자부족, 요금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가 초래될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체제 내 '좌파'와 '우파'가 신자유주의로 수렴되고 있고, 그것이 좌파든 우파든 집권하자마자 대체로 위기에 빠진다('현직의 위기'). 우파에서 좌파로,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교체와 그들이 시행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엔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해 민중들의 생활상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국적·지역적 생산관계의 재편을 내포하는 대안세계화 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회운동은 불모의 체제 내 정권교체 시도로 자신의 역량을 갉아먹을 것이 아니라 대안세계화를 목표로 해야 하고, 이것을 목표로 해야 사회운동의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다. 1)이윤율 추세선(들쭉날쭉한 실제 이윤율궤도를 평활하게 만든 가상의 선)이 하락하면서 이윤율이 급격히 하락할 때 구조적 위기가 발생한다.본문으로 2)Dean Baker, "Midsummer Meltdown - Prospects for the Stock and Housing Markets", 2007년 8월(http://www.cepr.net/documents/publications/meltdown_2007_08.pdf) 참조본문으로 3)최근 몇 년간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많은 개도국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누리고 외채도 축소되는 등 환율위기의 가능성을 현저히 줄였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달러 가치는 현재 어느 정도 하락하였고 이는 경상수지 적자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정 기간 이후 달러가치는 다시 상승 할 텐데 이때가 되면 개도국의 환율위기는 다시 빈발할 것이다. 현재 미국주도 세계경제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그것의 파괴적 효과는 주변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본문으로
서 현재 진행 중인 대선의 최대 쟁점을 여론조사 등을 통해 본다면, 소란스러워 보이는 이명박 후보의 비리나 BBK 문제보다는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양극화' 문제, 즉 빈곤문제와 이것의 해결책('좋은 일자리' 만들기, 비정규직 축소)이 전혀 쟁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나 '경제성장'이 더 큰 쟁점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라면 빈곤문제가 경제성장이 높아진다고 꼭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경제성장 없이는 이것의 해결이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바,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높은 경제성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옳다. 물론 '어떤 후보가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이다.'라는 국민들의 판단이 옳으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현재로서 '경제를 살릴' 것 같은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으로 여겨지고 있고, 그래서 여론조사에 따른다면 이명박 후보는 무응답이 20% 내외가 존재하는 가운데 40% 내외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경제가 죽었다.'는 것이고, 경제를 죽인 범여권 또는 소위 '좌파'를 반대하고 있고, 이는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의 낮은 지지율('정권교체')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사효과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 이회창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 지지율의 합은 65% 정도이고,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통합신당의 대안으로 읽혀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50%에 가깝다. 한편 '경제를 죽인' 범여권에 확실한 선을 긋지 않았다고 여겨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당연히 지지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런데 경제는 왜 죽었을까? 간단히 이야기해 본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자본주의에 편입되어 있는 한국자본주의는 1980년을 전후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고, 1997년 과잉축적 및 이윤율 저하로 구조적 위기에 빠졌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좌파'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개혁'정책, 즉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로의 편입 정책이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저성장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익부빈익빈, 저투자, 내수부진, 국부·소득·두뇌의 해외유출 등을 초래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경제가 죽은' 이유는 지배세력이 제출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 정책으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를 살릴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명박 후보 혹은 또 다른 대선 후보들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판단으로는 이명박 후보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후보들의 정책도 경제를 살릴 수 없고 동일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이 현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인 자본주의 체제 모순을 건드릴 것은 아니고, 이미 실패로 드러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 정책을 지속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한·EU FTA 추진, 각종 네트워크 사업(전력, 가스, 수도, 철도 등)의 민영화, 각종 연금의 개악 등이 새로운 '개혁'정책의 목록이 될 것이다. 이들 정책은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를 초래할 것이며, 공공부문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사회복지기능을 무화시킬 것이고 공공부문에서의 투자부족, 요금 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더구나 '대외환경'이라고 이야기되는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한층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대통령이 되든 약속한 경제성장은 신통치 않을 것이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어서 집권 초반부터 대중적인 정권반대운동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한국경제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악화될 '대외환경'은 무엇인지, '대외환경'과 새 정권에서도 지속될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정책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기로 하자. 한국경제의 현재 사실 한국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후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근 몇 년 동안 3∼5%대에 머물렀다.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이보다 2∼3%포인트 더 낮았다. 한국경제가 만들어내 수출하는 재화(예를 들어 반도체)의 가격은 하락하고 외국에서 수입하는 재화(예를 들어 원유)의 가격은 상승해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국민총소득 성장률이 국내총생산 증가율보다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인의 대외투자로부터 얻는 소득에 비해 국내에서의 외국인투자(약 반 정도가 미국계 자본이다)가 얻는 소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경제통계에 정확히 계상이 되지 않고 있는데, 외국인투자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점점 더 커지고 있을 외국인투자의 미배당 이익이 제대로 반영이 된다면 국민총소득 증가율 통계치는 더 낮아질 것이다. 노무현정부의 자랑과는 달리 성장률로 본 한국경제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순환주기가 2년 정도로 짧아졌고 그래서 반짝 1년 정도 경기가 좋아지는가 싶으면 이내 다시 나빠지곤 한다. 마르크스 말대로 경제위기 혹은 공황의 궁극적 원인은 이윤율 저하인데, 현재의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위해서 <그림 1>의 그래프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 보자. 매출액영업이익률에 유형자산회전률(=매출액/유형자산)을 곱해 계산한 제조업 유형자산영업이익률을 이윤율 대용으로 사용하자. 반도체가격변화의 영향이 커 보이지만 한국경제의 대략의 추세는 알 수 있다. [%=사진1%] 1979∼80년 경제위기로 낮아졌을 이익률은 3저 호황이 시작된 해인 1986년까지 일정하게 회복한다. 그 이후 1989년, 1992∼93년, 1996년, 1998∼99년, 2001년 저점을 형성한다. 최근 년에는 2004년 이익률이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2005년 2006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2004년의 높은 이익률과 1996년과 2006년의 낮은 이익률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하락으로 경기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지고 낮아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 와중에 한국경제는 그래프에는 나타나지 않은 1979∼80년과 1997∼98년에 구조적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1989∼90년, 92년, 2001년에 경기후퇴(순환적 위기)를 경험한다. 2002년 이후에는 짧은 경기순환을 반복하는데, 최근 2007년 2/4, 3/4분기에는 전기대비 성장률이 약간 높아져, 2006년 말 2007년 초 약간 악화되었던 경기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7년 상반기 영업이익 상황은 2006년에 비해 그리 개선되고 있지 않다. 악화될 ‘대외환경’ 그러면 대선 이후 등장할 새 정권의 '대외환경'을 비롯한 경제상황을 살펴보기로 하자. 1980년대부터 지속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여러 문제(남미 외채위기, 아시아 금융위기, 정보기술(IT) 주식시장 거품 형성 및 붕괴 등)를 낳았는데, 현재 가장 커다란 문제는 미국에서 발생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다. 지난 8월, 미국에서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준 주택담보 대출이 부실해져서, 이와 관련하여 몇 개의 헤지펀드가 파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 세계 증권시장이 요동을 친 바 있다. 사태의 원인은 주택시장에 낀 거품이었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6년까지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였다. 주택도 많이 건설되어 너도나도 빚을 내 주택을 구입했다. 2001년 IT(정보기술) 거품형성 붕괴로 인한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이자율을 대폭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돈을 꾸는 데 부담이 없었다. 집을 빚으로 산 개인들은 집값이 오르자 이 집을 담보로 더 많은 부채를 얻어 소비를 하기도 하였다(그래서 미국은 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은 대출자산을 근거로 채권을 발행했고, 이런 채권을 헤지펀드, 투자은행들이 샀다. 그런데 이자율은 점차 올랐고 자동차 산업 밀집지역 등에서 불황으로 소득이 줄면서 대출 이자와 할부금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계속 오를 것 같던 집값이 하락하면서 상승한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대출도 어려워졌다. 금융기관의 대출들이 부실해 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 중 일부도 문을 닫았다. 당연히 이런 부실대출을 근거로 발행된 채권가격들은 하락하였고, 이런 채권들을 보유한 헤지펀드나 투자은행들 중 일부는 문을 닫거나 부실해졌다. 집들은 금융기관으로 넘어가 싸게 팔리면서 집값을 더욱 하락시키고 있다. 이른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11월 들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전 세계 증권시장이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홍콩, 중국, 일본 증권시장은 전 고점 기준 15% 이상 하락해 다시 증권시장 침체가 시작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물론 이번 증시하락은 홍콩, 중국 등에서 심한 것으로 보아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정부가 경기를 둔화시킬 조치를 취할 것이다)도 영향을 미쳤고, 100달러를 향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유가문제도 작용을 하였다. 그러나 시티그룹, 제이피모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이카 등 미국 거대 은행들의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인 컨츄리와이드(Countrywide)사의 부실 심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부정적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중앙은행 격) 버냉키 의장은 미국경제가 향후 성장률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하였다. 자본부족으로 '배당을 줄여야 한다.', '줄일 필요가 없다.'는 논란이 일었던 세계 최대 은행 씨티그룹에 아랍에미레이트연합 아부다비투자청 석유자금이 투입이 되고, 12월에 금리가 또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11월 말 현재 세계금융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는 듯이 보이지만 실물 경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신규주택이든 기존주택이든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집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집값하락을 '자유낙하' 양상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기존주택은 전년대비 5% 내외, 신규주택은 13% 정도 하락하였다는 보고다. 신규주택가격 하락은 1970년 이래 최악이다. 우량 금융기관들의 채권금리마저 국채금리보다 현저히 높아지는 등 혼란스럽다. 금융기관 보유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 불신이 쌓여가면서 신용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금융기관에서의 예금유출-현금고갈 사태도 예견되고 있다(영국에서는 한 건이 이미 발생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3/4분기 경제성장이 초기 발표치 3.9%보다 1%나 높은 4.9%로 조정된 통계치가 나와도 별 반응이 없다. 오히려 재고증대가 이런 성장률 상향조정의 한 원인이었다면서 4/4분기 성장률과 2008년도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가 관심사항이다(일부에서는 4/4분기 성장률이 0%에 근접할 것이라 한다). 8월 이후 상황을 보면 미 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의 계속적인 금리인하가 시장을 잠깐 동안 안정시키는 듯하다가('버냉키 효과') 이내 다시 불안이 엄습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버냉키 효과'가 현재의 위기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2%]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주택시장의 거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주택시장은 <그림 2>에서 보다시피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등을 하였다. 미 경제정책연구센타(CEPR)의 딘 베이커에 의하면 미국 주택시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는 대체로 일반 물가상승률정도로 올랐는데 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 누적상승률이 약 70%나 되고 액수로 치면 8조 달러(참고로 미국 국내총생산은 약 13조 달러다)에 달한다고 한다.2)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것인가? 이는 물론 주택가격 하락 정도와 기간에 달린 문제다. 단순 산술을 하면 향후 3-4년 동안(매년 인플레이션률이 2-3%라 가정하자) 이제껏 상승했던 70%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70 170) 100 - 10(3-4년 동안 진행될 물가상승률)= 31%, 즉 최고가격 대비 30% 내외는 하락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보다 덜 하락할 수도 있고, 더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주택건설부문 부진으로 인한 성장 감소, 자산 가격 하락에서 오는 소비감소로 인한 성장 감소, 금융기관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 일부 개도국들의 환율 및 금융 위기 등을 야기할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등 미국을 대체하는 성장지역을 들면서 세계경제가 미국경제와의 동조현상에서 많이 벗어나('디커플링') 있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중국 성장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역내 교역 증대도 중국을 경유한 대미 수출이 주요인이어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대미 의존도 결코 이전보다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는 세계 증권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증권시장을 보면 세계경제의 미국경제로부터의 탈동조화가 얼마나 허망한 이야기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미국시장이 쉬는 날의 다른 나라 증권시장의 모습은 영락없이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모습이다. 새 정권이 직면할 '대외여건'은 이것만은 아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고유가행진, 과열상태를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 등 하나같이 부정적인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경제 과열은 특히 심각한데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전후로 하여 중국경제가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은 무수하다. 환율위기 가능성 한편 현재 미 달러화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의 화폐가치는 그 약한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가 그 중에 속한다. 즉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낸다. 이는 일본자금의 탈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초민족적 자본의 투기적 유출입에 지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원화가 고평가가 되어 있다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내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한다. 이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다. [%=사진3%] 투기자본의 유출입으로 인한 환율변동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외채통계와 순국제투자잔액통계를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표 1> 참조). 2007년 2/4분기 대외채무, 즉 외채는 약 3,111억(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3/4분기에 1,774억 달러였다), 대외채권은 약 3,921억 달러였고 이 둘의 차이인 순채권은 약 810억 달러이다. 순채권 규모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4/4분기에 -681억 달러였다가 2006년 1/4분기에 약 1,211억 달러로 최고규모를 나타냈는데 그 이후에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 중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줄어들고 채권투자나 기타투자가 늘고 있어 대외채무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외채무에서는 단기외채 비중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정도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2008년이나 2009년에는 대외채무 위기가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채무과 대외채권에다 지분성 직접투자와 주식투자를 포함한 더 포괄적인 범주인 대외투자잔액과 외국인투자잔액과 그 차이를 나타내는 순국제투자잔액(2001년부터 통계가 작성되고 있는데, 이 액수가 마이너스인 미국에서는 이것을 외채라고 하기도 한다)은 2001년 4/4분기에 약 -638억이었다가 2007년 2/4분기에는 -2,402억 불에 이르렀다. 이 순국제투자잔액의 마이너스 규모도 계속 급증하고 있다. 순국제투자 마이너스 규모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원화가치의 상승과 외국인투자에서의 엄청난 이윤 및 국내 주식시장의 급등 등에 그 원인이 있다. 지난 8월과 11월 주식시장 폭락 와중에서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철수로 인해 엔화와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한 바 있는데, 보다 급격한 하락은 미국 달러가치가 어느 정도 하락한 이후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급격한 하락은 물가상승, 금리상승을 동반할 것이어서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3) 장기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 결국 새 정권 집권 시기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시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런 위기의 서막일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불황기로의 진입이 겹친다면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한국경제 또한 구조적 위기에 처할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 성장률로 보면 IMF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보다는 양호하겠지만 장기 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가 될 것이며, 민중들에겐 훨씬 더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환율위기나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권이 펼칠 정책이라야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더 혹독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과 금융세계화로의 한층 심화된 편입 일 텐데 이것은 '대외환경' 악화로 인해 한국경제를 더욱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짧아진 경기순환주기를 생각한다면 외부여건의 변화에 따라서는 한국경제는 언제든지 경기후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하겠다. 따라서 최근의 세계금융시장의 동요에 따라서는 2/4분기, 3/4분기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윤율의 급격한 저하나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겠는데 이 경우 1998년에 버금가는 구조적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로 인한 금융위기,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공공부문의 황폐화(투자부족, 요금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가 초래될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체제 내 '좌파'와 '우파'가 신자유주의로 수렴되고 있고, 그것이 좌파든 우파든 집권하자마자 대체로 위기에 빠진다('현직의 위기'). 우파에서 좌파로,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교체와 그들이 시행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엔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해 민중들의 생활상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국적·지역적 생산관계의 재편을 내포하는 대안세계화 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회운동은 불모의 체제 내 정권교체 시도로 자신의 역량을 갉아먹을 것이 아니라 대안세계화를 목표로 해야 하고, 이것을 목표로 해야 사회운동의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다. 1)이윤율 추세선(들쭉날쭉한 실제 이윤율궤도를 평활하게 만든 가상의 선)이 하락하면서 이윤율이 급격히 하락할 때 구조적 위기가 발생한다.본문으로 2)Dean Baker, "Midsummer Meltdown - Prospects for the Stock and Housing Markets", 2007년 8월(http://www.cepr.net/documents/publications/meltdown_2007_08.pdf) 참조본문으로 3)최근 몇 년간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많은 개도국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누리고 외채도 축소되는 등 환율위기의 가능성을 현저히 줄였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달러 가치는 현재 어느 정도 하락하였고 이는 경상수지 적자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정 기간 이후 달러가치는 다시 상승 할 텐데 이때가 되면 개도국의 환율위기는 다시 빈발할 것이다. 현재 미국주도 세계경제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그것의 파괴적 효과는 주변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본문으로
[기획연재]사회서비스 확충전략 비판① [%=박스1%] 들어가며 - 재생산의 위기와 사회서비스 확충전략 '생산'이 한 사회의 부를 창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면, '사회적 재생산'은 사회 성원들의 생물학적 재생산뿐만 아니라 그 사회를 유지하는 사회적 행위의 재생산 전반을 의미한다. 모든 경제 체제는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과정과 그 생산과정 내에 있는 인구(노동력)의 사회적 재생산 과정 사이의 특정한 관계를 전제로 한다. 자본주의 체제는 자본주의적 노동시장 형성과정에서 일정한 노동력의 고용과 유휴 노동력의 관리를 확립해왔다. 이 과정에서 숙련 남성노동자 중심의 고용구조가 형성되는 한편, 여성, 아동을 비롯한 인구집단은 노동력 취약계층으로 분류, 가족에 귀속되었다. 노동자 가족이 생계를 노동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동시에, 노동 인구의 재생산에 대한 국가 관리와 통제가 확립된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소위 노동력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고령자, 아동 등은 가족에 의해 수행되는 재생산 노동의 수혜에 의존하게 되는 한편, 여성의 경우는 이중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강조되어왔다. 여성은 재생산의 책임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거나 필요시(경제성장기 혹은 전시)에 재생산의 책임을 전제한 가운데 노동 인구로서 활용되어 왔다. 생산과 재생산의 관계를 매개, 조정하는 (국가의)전략에 따라 여성의 노동력 진입은 억제되기도 하고, 제한적(값싸고 유연한 노동력)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보장제도, 공적서비스 역할이 수립되거나 조정되는 과정이 병행되었다. 이러한 재생산에 대한 국가적 수준의 통제 전략은 특히 자본주의 위기 상황에서 필연적인 갈등을 유발한다. 중심부 일부 '복지국가'는 고소득 남성 노동자들의 노동 소득에 의한 조세부담을 통해 복지서비스를 확대, 운용하며 실업자, 여성을 복지 의존자로 한정하는 가운데 가족과 사회를 유지해왔으나 현재 경제위기 만성화 국면에서 이는 점점 불가능한 전략이 되고 있다. 또, 일부 중심부 국가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는 여성 노동력의 활용을 통한 발전주의 전략을 취해 왔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노동유연화, 복지의 후퇴, 공공서비스의 사유화 등이 전면화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의 비용은 가족에게 전가되며 재생산에 대한 가계의 부담은 급증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은 감소된 가계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노동력을 출혈 판매하는 동시에, 공적 서비스 비용부담의 증가로 재생산에 대한 책임은 더욱 강화되어 왔다. 이것이 오늘날 재생산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이다. 재생산 영역은 비가시적이고 사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왔지만 누군가는 재생산 노동을 수행해왔으며 그 수혜는 전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기본 관점이 '재생산의 위기'를 인식하는 기본 출발점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는 재생산에 대한 관리전략을 '가족'을 통해 수행해왔으며, 가족을 '최후의 복지 제공자'로 기능하게 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과정과 결과로 재생산의 위기가 심화되는데, 이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적인 전망은 신자유주의 정책개혁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가 제시한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에 대한 인식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기준점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첫째, (돌봄 서비스 영역에 한정하여) '사회서비스'의 필요성을 어디에서 찾고 있는가? 둘째, 사회서비스를 누가, 어떠한 조건 하에서 제공하는가? 셋째, 사회서비스가 누구의 책임에 의해 관리되며 운영되는가? 이런 점에서 볼 때 노무현 정부의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은 재생산을 둘러싼 갈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방식으로 보인다. 우선, 사회서비스의 책임은 여전히 가족 내에 있음(비용의 마련 차원으로 방점이 이동된다 하더라도)을 전제하는 가운데, 비상시적인 고용을 통해 시장의 필요성에 따라 유연한 노동력을 통해 재생산의 책임을 소위 '노동취약계층'으로 불리는 여성들에게 전가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 확충,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 1)사회서비스 확충은 민중의 권리이다 폭넓게 정의하면, 사회서비스는 사회 내 구성원의 재생산을 위한 제반의 사회적 기반 서비스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교육, 교통, 주택, 의료, 에너지, 물 등의 공적 기반시설을 전제로 한 서비스영역과 보육, 가사, 간병, 장애인 활동보조 등 돌봄 서비스 중심의 대인 서비스가 모두 포함된다. 기반시설을 필요로 하고 대규모의 운영, 관리가 필요한 전자의 경우 시장의 영역이 아니라 공공성을 담보한 가운데 제공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인 데 반해, 후자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라는 관념 적용이 생소하다. 그동안 가족 내 유휴인력(생계부양자 이외의 가족구성원)이 감당하는 문제로 여겨 왔으며, 이 과정에서 특히 여성들이 수입을 벌기 위한 노동을 하든 안 하든 감당해야 하는 몫으로 치부되어온 것이 현실이다. 독점화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기반시설 서비스의 경우 사회적이고 공적인 형태로 비용부담을 최소화한 보편서비스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가족에게 떠넘겨져 여성의 노동권을 제약해온 돌봄 서비스가 사회화될 때에만 여성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보육, 간병, 방과 후 활동, 장애인 활동보조인 서비스 등 그동안 가족이 책임져왔던 재생산 영역을 사회서비스로 공식화하여 사회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여성들이 가정 내에서 무급으로 전담하거나, 비공식 부문에서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를 통해 고용된 (주로)여성들이 수행해온 보살핌(돌봄) 영역은 그 수혜는 사회로 돌아가지만 그 충족 과정은 지극히 개인적, 사적 가족 내외의 계약에 의존해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요구가 가시화되는 원인은 빈곤과 저임금·불안정노동이 확산되면서 기존 가족이 보살핌의 책임을 지탱하기 어려워진 데 있다. 빈곤이 확산되고 노동자들의 소득이 줄어들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는 한편, 인구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이 그 일차적인 배경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이미 일정하게 비공식부문 노동으로 충당되어온 바 있으며, 비용의 책임은 개별 가족에 전가되어 왔다. 가족 보살핌의 책임이 사회적으로 평등하게 보장되어야만 누구나 가족 재생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고, 그런 일을 전담하던 여성들도 원하는 노동을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서비스 확충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요구이며, 민중의 요구인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야심차게 내놓았다는 '사회서비스일자리확충전략'은 그러한 사회서비스 요구를 반영한 정책인가?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돌봄 노동의 사회화 전략으로 평가받을 만한가? 이는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이 실행되는 방식과 그 효과 면에서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하지만, 이러한 정책의 기반이 되고 있는 정부의 담론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만연한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사회양극화' 문제로 설명해왔다.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통합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그 방안은 '사회투자국가론' 1)에서 밝히고 있듯, 경제성장과 사회정책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며, 인적투자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사회·복지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김대중 정부 시절의 '생산적 복지',노무현 정부의 '참여 복지'의 새로운 판본으로 '노동연계복지'와 '인적자본투자'가 핵심내용을 이룬다. 이 과정에서 재생산의 위기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표현되며,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강조되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 방향으로 현실화하고 있는데, 사회서비스 분야가 시장 활성화에 있어 주요한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매김된다는 것과 여성, 실업자, 고령자 층 등 소위 '취업취약계층'을 노동시장 안으로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이용 접근권이 취약한 빈곤층에 대해서는 바우처의 형태로 일시적 지원을 한다는 점, 소위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의 불안정성과 저임금 등 열악한 노동조건을 고착화한다는 점이 핵심 비판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위기 상황에서 심화되는 빈곤과 여성의 부담 증가로 인해 재생산 영역에서 증대하고 있는 요구를, 신자유주의 지배세력은 단순히 일자리 개수 부족으로 파악하고 성정과 복지 일거양득을 꾀하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한 활용을 극대화하는 전략 내에 노동자민중의 재생산과정을 종속시키는 신자유주의적 사회개혁의 단면이다. 빈곤과 재생산의 위기 상황에 따른 요구를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 노무현 정부의 '사회서비스일자리확충전략'의 핵심 문제점 '사회서비스일자리확충전략'의 골자는 보육, 간병, 방과 후 활동, 문화·환경 사회서비스 분야일자리를 2010년까지 80만개 창출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한 제도개선과 정부 주도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0년까지 정부가 주도해서 만드는 일자리는 80만개 중 초기 2년의 10만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민간시장의 활성화와 경쟁을 통해 '자생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보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이것도 늘어 난다기 보다는 그간 비공식적으로 개인부담의 형태로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제도화된 시장'으로 편입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간병 일자리인데, 현재 간병인 수는 20~25만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에서 늘리겠다는 일자리는 약 13만 개로 현재 '비공식 시장'의 일자리도 포괄하지 못하는 숫자다. 정부 정책은 비공식부문 '돌봄 노동' 일부의 제도화전략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자본주의 생산-재생산관계에 있어 은폐되어왔던 노동의 영역을 양지로 드러내고 '돌봄 노동'을 사회화하는 데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관련 서비스 및 노동자를 통제, 관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라고 파악된다. 즉, 가족 내에서 여성이 수행해온 재생산영역의 서비스를 필수적 서비스로 공고히 하는 방향과는 무관한 것이다.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취업취약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전략으로 포장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 대부분의 일자리는 기존에 이미 수행되어온 일자리이며 이에 대한 정부의 목표는 이 잠재적 시장에 대한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기업의 개입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필수적인 과제는 노동자 지위에 대한 제약을 통해 유연한 인력활용 방안 마련이며, 저비용 고효율을 위한 인건비 절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서비스 영역의 전문성, 숙련도를 부정하고 간병·보육·장애인도우미, 환경·문화, 방과 후 활동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반 숙련노동'으로도 가능하며,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다. 특히 이들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며 지속적으로 '가사사용인', '유사근로자'란 개념을 도입하면서 허용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올해부터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4대 바우처 사업(노인돌보미, 중증장애인활동보조, 산모신생아도우미, 지역사회서비스 혁신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안정된 고용계약관계에 놓여있지 않고, 업무시간 당 서비스 단가의 몇 %를 자신의 임금으로 떼 가야 하는 식이다. 사회보험 적용률도 대단히 미미하다.2) 사회서비스는 사회적으로 확충되어야 하는 것이고 이런 돌봄 노동이 사회구성원을 재생산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지 않는 한,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노동에 대한 가치절하와 일자리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것이다.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 왜 필요한가? 사회서비스를 사회정책으로서 만드는 의미는 내가 몸이 아프고 병들었을 때, 내가 누군가의 활동보조를 필요로 하는 장애를 가졌을 때, 내가 아이를 낳고 아이가 돌봄을 필요로 할 때, 사회적 필요에 따라 노동을 하고 사회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회서비스의 특성상, 경쟁적인 시장 구조에 이를 맡길 경우, 가뜩이나 저평가된 돌봄 노동의 현실 상,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앞세운 경쟁력 확보구조는 자명하고, 가진 사람에게는 값비싼 양질의 서비스가 못 가진 사람에게는 그렇지 못한 서비스가 제공되거나 서비스 접근권 자체가 박탈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시장형성을 위한 바우처 제도의 도입은 여러 가지 위험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정책의 실행 과정에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에 더해 앞으로 정부의 사회서비스 정책기조가 지속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우선, 본인부담금 부과와 서비스 추가를 위한 본인부담금 가중의 문제는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역시 가족 내에서 비용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서비스 추가 구매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사회서비스 부문은 이윤을 창출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에 민간업체가 바우처 사업을 시행할 경우 정해진 기본 서비스로는 이윤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품항목을 개발하여 기본 서비스의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또한, 이는 정부 지원예산이 줄어드는 시점과 기준 등이 제대로 법제화되지 않고 모호한 채로 남아있는다면 결과적으로 이러한 사회서비스의 책임을 정부가 져버려도 책임을 묻기 힘든 구조로 이어진다. 정부 예산편성은 이미 논란에 부딪혀 있으며,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바우처 방식으로 진행했을 때, 서비스 제공 노동자의 지위는 경쟁력 확보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린다. 이미 정부는 사회서비스 정책을 실행하면서 이 분야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최저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겨우 넘길까 말까 한 임금, 4대 보험 미적용 노동자들의 속출 등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데, 정부에서 주도하는 일자리조차 이런 지경이라면 경쟁력 확보를 내세운 민간업체들의 향후 행태는 불 보듯 뻔하다. 이는 제2, 제3의 비정규직으로서 현재 확대일로에 있는 불안정한 고용형태의 최말단에 위치한 노동자들을 대거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사회서비스 시장화를 위한 바우처 제도 도입은 이렇듯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현물로 제공되는 복지서비스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한국 사회에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빌미로 복지의 시장화 제도를 설계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기조 때문에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성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든지, 소위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빈곤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시해온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자체가 사회서비스 분야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이미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시장화 전략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이를 넘어서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의 권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권리는 사회서비스 전달, 운영, 공급에 있어서의 공적인 체계를 마련하지 않고서는 풀리기 힘든 문제이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가 요구되는 것은 바로 그런 맥락이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정부에서 내고 있는 계획에서 드러나듯, 보건의료, 보육, 교육, 문화 등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역이다. 특히, 그 분야 내에서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여성들에 의해 수행되어 왔거나,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분야의 경우부터 시작해 저임금·불안정 노동이 만연해질 것이라는 점, 하나 둘씩 규제완화와 효율성과 경쟁논리를 도입하는 것은 전반적인 서비스 분야의 시장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따라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정부의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에 대한 대응 단지 해당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육분야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시장화와 노동권 하락은 보육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간병 서비스의 시장화는 의료 상업화, 시장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전체 서비스 노동자, 나아가 전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의 하락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사회서비스를 시장화·상품화 하고, 서비스 노동자의 지위를 열악하게 만드는 노무현 정부의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에 대한 공동투쟁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는 정부가 비정규법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비정규직을 대거 양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저임금 비정규 일자리를 대거 양산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실시와 확대, 요양서비스 건보수가 포함, 바우처 제도 활성화, 복수의료기관 설립 허용, 보육료 상한제 철폐, 공급인력 양성, 자격제도 정비 등의 제도개선은 '민간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함이며 정부 역할은 취약계층에 대한 일부 지원만을 보장하는 것으로 국한하겠다는 것이다.3) '민간중심의 시장'에서는 사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각지대의 해소나 사회서비스의 질 향상, 사회서비스의 공급 모두가 시장의 '이윤'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정부는 극히 잔여적이고 시혜적인 성격의 역할만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과 정부는 재정투자의 집중을 통해 1970,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1990년대에는 물류·유통 등 서비스 산업, 2000년대초에는 IT, BT 등 벤쳐산업 등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현재는 금융·법률·교육·의료 등 서비스분야를 '신성장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간병이나 보육 등의 사회서비스 영역까지 자본의 이윤추구의 새로운 장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의료분야이다. 의료분야에서 자본은 '비영리법인'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1977년 의료보험이 도입되고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서 80년대 초반 의과대학이 급격히 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이 도입되면서 의료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90년대 초반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 등 재벌병원 등도 이때 만들어졌다. 정부는 간병 등의 사회서비스 시장을 의료분야와 같이 생각하고 있다. 이렇듯 전반적인 서비스 분야 시장화 저지의 관점에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간병이나 보육 등 공급과 수요가 초기 단계인 현 시점에서 시장 중심의 전략을 채택한다는 것은 그 의도가 명백하다. 또한 교육 바우처4) 도입 과정에서 방과 후 학교 등을 시범으로 하여, 공적 서비스 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재편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존에 이러한 업무를 수행해왔던 기관이나 해당 노동자 등 관련 주체들과의 사전 논의와 사회적인 검토, 의견 수렴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은 크게 두 가지 실행과정을 밟고 있다. 하나는 사회서비스 분야를 묶어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면서 진행되는 방식과, 또 하나는 관련 분야에 관한 법제도 정비를 통해 각각의 제도를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바우처에서 대해 우리의 원칙적인 입장을 정리했다면 이제, 각 분야에서 정부가 마련하고자 하는 법제도상의 문제점에 대한 대응이 모색되어야 한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내용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첫째, 재가장기요양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주체를 개인까지 확장하고 신고만으로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여 아무나 다 요양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여, 자격 미달의 민간기관설립자의 난립을 가능케 하고 있다. 우리는 미인가 사회복지시설의 예를 통해 최소한의 질도 담보되지 않은 기관에서 제공되는 사회서비스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알고 있다. 둘째, 시설의 인력 기준이 턱없이 낮다. 관리자와 서비스 제공 노동자를 포함하여 3~4인만 있으면 시설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렇게 되면 영세 기관이 난립하게 될 것인데 영세 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의심스럽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노동 착취는 속수무책이다. 셋째, 요양 기관의 서비스 질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빠져있다. 기관을 설립하면 서비스 질은 어떻든 특별히 사회 문제가 될 만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 기관은 계속 기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적 사회서비스의 질 관리를 시장에 맡길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기관은 이윤 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서비스 노동자의 노동권을 빼앗고, 돈벌이가 되는 온갖 비급여 서비스를 개발하여 수급자를 등쳐먹게 될 것이며, 그 와중에 정작 중요한 필수 서비스의 질은 저하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 한편, 보육의 경우를 보자. 1980년대 보육의 경우, 여성(노동자)들의 운동의 과정을 통해 태동되었으나, 이를 '사회적'인 요구로 확대하고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초기부터 국공립의 확대방식보다 민간공급에 의한 양적 확대에 치중하면서 민간시설의 난립과 보육교사의 저임금, 복지제도 미확충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공공보육의 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2002년 여성부는 국가보육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민간시설에 대한 지원확대를 통한 보육의 질 제고, 보육료 자율화 등을 해결방안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보육 시장화 흐름은 2007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가시화되었다. 기획예산처와 국회는 기존의 국공립보육시설 근무자의 인건비를 사회서비스 일자리 관련 예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는 2008년 인원대비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물론 이용자들이 내는 보육료 수익 중 일부가 인건비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국공립(현재 그 비율이 5%대)조차 민간위탁운영방식과 더불어 민간시설과의 경쟁을 통한 원아모집 정도에 따라 재정규모가 정해지는 구조에서 사실상 공적 서비스로 기능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구나 보육료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삼성 재벌 등 거대 자본의 침투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렇듯, 노무현 정부는 기존의 서비스 분야를 투기구조로 재편하는 가운데 사회서비스의 권리를 상품으로 둔갑시키고자 한다. 이는 앞서 지적한 '사회투자국가'론과 연관되어 복지도 제 돈으로 사서 써야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와 연결된다. 따라서 서비스 분야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동의 투쟁 흐름 속에서 사회서비스 시장화 전략에 대한 명백한 반대와 사회서비스에 대한 민중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1)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사회서비스노동자 노동권 확보를 위한 과제 [%=박스2%] ① 사회서비스 공공성 확보 보육, 간병, 방과 후 학교,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등 각종 복지서비스를 포함하는 사회서비스는 노동자민중의 보편적 권리로 접근되어야 한다. 이윤만을 노리는 민간 기업에 사회서비스가 좌지우지된다면 민중의 일상은 시장 논리에 잠식되어 버릴 것이다. 사회서비스의 내용과 질, 인력운용, 관리 등을 공적인 체계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 구축방안이 필수적이다. 사회서비스의 공적 운영, 관리 전달을 위해서는 정부에 의한 공적 운영방식이 강조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의 사회서비스 확충계획은 초기의 20만개 일자리는 제외하고는 민간의 영리기업에게까지 규제를 완화해 열어두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예산에 의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대다수가 바우처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많은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사회서비스는 공공서비스로 확충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공공서비스 전달체계의 마련이 필수적이다. 공공시설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확충이 가장 우선적인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기존 요양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자활후견기관 등은 정부의 공적 책임 하에 운영을 위탁받는 방식이어야 하며, 이에 따른 성격 전환과 운영의 민주화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경쟁질서 중심의 설계인 바우처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며 사업의 기능을 이윤만을 노리는 영리기업에 무제한적으로 열어두고 유리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은 중단되어야 한다. ② 사회서비스 노동자 노동권 보장 사회서비스의 상당부분은 대인 돌봄 서비스의 특징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동안, 비공식부문이지만 시장에서 상당부분 형성되어온 분야다. 베이비시터, 간병인 등 인력소개소(유료) 등을 통해 상당부분 이루어져 온 것이다. 그동안 이들 노동자는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한 채, 인력소개소, 알선업체 등의 착취를 감내하며 저임금의 불안정한 노동조건에서 노동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비공식부문을 제도화한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또다시 이들 노동자를 민간기업의 착취와 저임금의 불안정한 노동조건에 내모는 방안인 것이다. 낮은 시급의 일자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당을 채우기 위해 출혈적인 노동을 할 수밖에 없으며, 이동시간, 식사시간도 보장받지 못한 채, 공급기관관리비용마저 시급에서 떼어내게 된다. 하물며 정부가 나서서 만든다는 일자리도 현재 이러한데 이러한 관행이 굳어지고 기업이 노동자들을 고용하면 아무 규제방안도 없는 현실인 것이다. 정부는 사회서비스 관련 법안을 마련하여 공급기관의 공적 지위 보장과 지원방안, 그리고 노동권 보장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동권 보장방안은 사회서비스가 포괄하고 있는 각 분야의 노동자들의 노동권 지위 보장과 연결된다.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이 포괄하는 분야는 상당히 광범위하다. 또한 기존에 존재하는 산업 분야에 미칠 영향도 무척 포괄적이다. 예컨대, 보육의 경우, 기업이 참여하는 각종 서비스개발이 이어진다면, 기존의 보육시설 자체의 성격이 변화하고 보육노동자의 지위에는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초호화 보육시설과 상품이 난립하고, 저가의 아주 열악한 보육시설(주로 노동자에 대한 저임금 공세로 명목을 유지하는)이 확산되면서 대다수 보육 노동자의 지위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 간병 노동자도 마찬가지로 민간요양기관의 난립은 서비스 양극화와 노동자의 출혈적 노동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귀결될 것이다. 또한 자활후견기관에서 일하는 자활사업 참여자는 저임금의 열악한 지위를 강요받으며 고된 노동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사회서비스 영역 내 각 분야의 일자리를 제대로 된 일자리, 공적 성격을 보장받는 일자리로 만들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더욱 심각한 불평등에 처할 것이며 이러한 가운데 서비스 노동자들의 지위는 출혈적인 경쟁 속에서 날로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사회서비스 영역 내 각 분야의 일자리 공공성 확보방안과 각 분야의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방안을 명시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③ 보편주의적 서비스 보장 사회서비스가 왜 필요한지 이러한 일이 누구에 의해 어떠한 평가를 받으며 수행되는지 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보편적인 권리로서 사회서비스가 보장될 때만이 그 답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려면 상품시장을 형성할 생각을 하기 이전에 이러한 서비스가 누구를 위해 왜 필요한지를 먼저 고민하는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사회에는 보편적인 복지체제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빈곤층에 대한 복지정책은 낙인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선별적이고 시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빈곤운동단체들이나 장애인운동단체 등은 개인의 권리에 기반한 보편적인 복지의 구축을 주장해왔으나, 이는 정부정책기조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 복지를 내세우지만 경쟁적인 시장질서 도입을 통해 사회서비스를 이윤추구의 장으로만 여기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전면 전환되어야 한다. 정부는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개인들의 권리에 기반을 둔 보편서비스로서 사회서비스를 구축하고 그를 위한 사회적인 토론과 합의를 통해 보편서비스 확대를 위한 예산 마련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2)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해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지난 11월 2일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 공동대책위가 발족하였다. 공공서비스노동조합, 노동자의힘,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중복지연대, 병원노동자 희망터, 빈곤사회연대(준), 사회진보연대, 이윤보다인간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건), 평등사회로 전진하는활동가연대(준) 이상 13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에 대한 올바른 접근을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쟁점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사회서비스 관련 정책이 기존의 가족을 보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가? 아니면 가족 중심의 재생산 구조를 벗어난 재생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가? 이는, 재생산의 책임을 전담해온 여성의 지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의 문제와 연관된다. 이 문제에 있어 사회서비스 관련 정책이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지위와 노동의 가치를 어떠한 방식으로 규정하는가 하는 문제는 대단히 관건적인 문제다. 소위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로 규정되어 불안정성과 저임금 등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제하는 정부 정책은 사회서비스를 단지 저임금비정규직 노동력이 골간이 되는 하나의 시장 영역에 불과한 것으로 머물게 하고 있다. 권리로서의 사회서비스 확충 요구는 그런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 공적 사회서비스 확충! 사회서비스 노동자 노동권 쟁취를 위해 함께 싸워나가자. 1)최근 정부가 주창하는 사회투자국가론은 '노동연계복지','적극적 노동시장정책' 등의 의의를 적극 수용하는 동시에 기존 사회복지정책의 투자적 기능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고전적 복지국가 모델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신자유주의적 국가발전모델이라 할 수 있다. 「사회투자국가론 비판」,신진선, 『사회운동』,2007년 11·12월호(통권 79호)를 참조하시오. 본문으로 2)바우처 사업의 현황에 대해서는 이정봉·최예륜··호성희, 「사회서비스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과제」,『사회서비스 공대위 발족토론회자료집』을 참조하시오.본문으로 3)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재정지원방식을 줄이고 소비자에 대한 바우처 지원방식을 강화한다는 것은 겉으로는 서비스 수요자에 대한 직접적 지원(2007년 약 15만명의 노인 중증장애인 산모신생아 가정 등에 대해 월평균 20만원의 바우처 지원)의 형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빈곤층이 시장에서의 서비스 구매조건을 갖추도록 하는 조치이며, 경쟁적인 서비스 시장을 통해 제공되는 차별적 서비스 혜택을 정당화하는 논리다. 이러한 논리를 기반으로 의료인의 복수의료기관 설립과 의료법인의 수익사업 허용 등 보건의료분야 규제개혁, 간병수가 신설 등이 추진될 예정이며, 아울러 보육 영역에서도 자율적 시장경쟁과 수요창출을 도모할 계기를 이루기 위해 보육료 상한제 폐지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시장중심의 사회서비스 공급전략 아래에서는 2008년 7월부터 시행중인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역시 사회 공동의 부양의무 이행을 위한 보편적 서비스 개발이라는 명분하에서 민간시장에서의 '다양한' 경쟁적 공급자의 폭을 넓히고, 동시에 이러한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서비스 수요자의 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핵심적인 맥락으로 파악된다. 본문으로 4)미국에서 교육분야에서 '바우처' 시스템 도입은 1950년대 중반 미국의 밀튼 프리드만(Milton Friedman)에 의해 제안된 이래,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프리드만은 이 제도가 기반으로 삼는 시장경제의 경쟁체제에 따라 학교가 보다 효율적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우처 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의 역할은 최소한의 인증 역할이고, 교육서비스는 영리적 목적의 사기업이나 비영리조직에 의해 제공되는 모델을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 보건의료, 보육 서비스 등은 선택의 기준이 대개 지역적 기반이며, 사회 구성원을 재생산하는 일상적이고 필수적인 서비스라는 점이 이 사례를 통해서도 드러난 바 있다. 게다가 이 사례를 통해 공교육 질서가 무너지는 등 공적 서비스 영역의 붕괴가 야기된다는 점 역시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정부는 이러한 바우처 제도의 긍정성을 주장하며, 모든 공적 서비스 분야에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