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인천국제공항 민영화의 전초전 민간투자시설 민영화의 출발점이 될 급유시설 민영화 <주요내용> 1. 인천국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의 두가지 노림수 2. 인천국제공항 내 민간투자시설 현황 3. 인천국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를 둘러싼 주요 쟁점들 2012. 7. 27 민주노총인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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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중심으로 3월 15일 한미 FTA 발효 이후, 이명박 정부의 FTA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10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꾸로 흐르는 물에서 나아가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자세로 FTA 체결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국이 “자유무역의 선도자로서 긍정적 메세지를 전 세계에 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6월 26일 현재 정부는 7개 FTA 협상을 진행 중이며, 또 다른 8개 FTA에 대한 공동연구를 통해 협상의 기초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자유무역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월 21일 투자자유화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한중일 투자협정(BIT) 타결 이후, 한중일 3국은 한중일 FTA 협상 연내 개시를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했다. 또 5월 14일에는 한중 FTA 1차 협상이 개시되어 협상의 원칙과 범위 등 기본골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그 동안 거대경제권과의 FTA를 우선 목표로 설정한 결과 이미 한EU FTA, 한미 FTA가 발효되었기 때문에, 이제 동북아시아로 그 관심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정부는 만약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한국이 “미국, 유럽, 중국이라는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한중 FTA는 한중일 FTA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5월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한중 FTA는 2년 안에 될 수 있다”며 “한중 FTA가 먼저 된다면 일본이 그 틀에 들어오기 때문에 삼국이 협상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빨라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한중일 3국이 각각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과 FTA를 체결했으므로, 한중일 FTA는 동아시아에서의 다자주의적 자유무역질서 수립을 향한 교두보로서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의 다자주의적 자유무역질서 수립에 관한 논의는 이미 오래 전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특히 동북아 3국 간 경제적, 정치적 이해의 차이가 중요한 원인이었다. 그렇다면 최근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FTA가 추진력을 되찾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동아시아 정세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 동아시아 다자주의적 무역질서 구축의 실패 아시아 국가들은 유럽이나 북미와는 달리 역내 무역관계를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다자주의적 무역질서를 구축하지 못하고, 대신 중첩적인 양자 FTA를 통해 자유무역을 확대해왔다. 1990년대까지 아시아 국가들은 양자 FTA 확산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1992년 아세안 제4차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를 제외하면, 2000년 이전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아시아 국가는 없었다. 일본과 한국은 1990년대 후반까지도 여전히 다자주의적 무역질서를 지지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이 지체되고, 이행의무가 없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그 동력을 잃어가면서 다자주의적 틀에 대한 기대감은 수그러들었다. 1992년 유럽연합(EU)의 출범,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지역적 차원의 자유무역이 확산되기 시작한 점도 동아시아 국가들에는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뿐만아니라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달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수출과 해외투자 유치를 목표로 대내외 경제정책을 신자유주의적으로 개혁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아시아 국가들의 양자 FTA 추진이 본격화된다. 이에 따라 1999년 싱가포르와 일본이 FTA 협상을 추진하고, 한국은 칠레를 첫 FTA 협상 상대국으로 선정한다. 싱가포르는 2000년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했고, 태국과 일본 역시 교섭을 개시했다. 또 일본은 NAFTA의 역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멕시코와의 FTA 협상도 시작했다. 2001년 제안된 중국과 아세안 간 FTA 협상은 아시아에서의 양자 FTA를 가속화한 결정적 계기였다. 중국과 아세안 FTA 협상이 개시되자, 아세안을 배후지라 여겨온 일본은 곧바로 2002년 아세안과의 FTA를 제안했다. 이에 중국은 조기자유화조치를 통해 아세안과의 FTA 협상 속도를 높였고, 이는 일본과의 경쟁을 더욱 고조시켰다. 경쟁적 FTA 체결 흐름은 한국에게도 자극이 되어, 2003년 한국 역시 아세안과 FTA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경쟁적인 FTA 체결 결과 2000년대 중반에 이르면 동아시아 국가들 간에는 중첩적인 양자 FTA 체결이 일정하게 마무리된다. 그러나 양자 FTA의 가속화 과정에서도 유독 동북아 3국 간 FTA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한중일 각각 아세안과 FTA를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한중일 간의 FTA가 체결될 경우 이는 아세안+3(한중일)의 다자주의 무역질서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일 FTA 협상은 2003년 시작되어 2004년 중단된 이후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 한중 FTA는 2005년부터 공동연구가 시작되었으나, 올 5월에서야 첫 협상이 시작되었다. 중국과 일본 간 FTA는 그 동안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동아시아 역내 분업구조 및 한중일 교역구조의 특징 1985년 플라자합의 이전까지 동아시아 국가들은 선진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공통된 수출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역내분업에 기초한 경제의 상호의존은 정체된 양상이었다. 그러나 플라자합의 이후, 엔고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기업이 동남아시아로 대규모 진출했고 그 뒤를 이어 대만, 홍콩, 한국, 싱가포르 등 소위 신흥공업국들도 역내 투자를 점차 늘려갔다. 여기에 더해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역내 FTA가 활상화되는 등 시장개방이 확대됨에 따라 동아시아 국가들은 밀접한 상호의존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우 먼저 일본과 한국이 생산비용 상승에 대응해 중국으로 소비재 생산 거점을 이전했고, 이후 분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동집약적 중간재 및 자본재 등의 생산거점 이전이 동반되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일본과 중국 간에 전기전자 및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수직적 분업구조가 형성되어 긴밀한 상호의존관계를 형성했고, 특히 부품소재 교역이 급증했다. 그 결과 일본, 한국의 대 중국 중간재 및 자본재 중심의 수출구조와 더불어 일본,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의 소비재 및 중간재 위주의 수출구조가 정착되었다. 하지만 수출 비중에서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과 일본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각각 3.46%, 3.51%에서 2007년 22.07%, 15.30%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에서 한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각각 2.83%, 13.75%에서 2007년 4.61%, 8.38%로 정체 혹은 감소 추세에 있다. 이는 한중일 교역구조가 수직적 분업구조에 근거한 부품소재 중심의 교역이라는 특징과 함께, 중국이 동아시아 최종재 생산 및 수출기지가 되어 역외의존도가 높다 점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 낮은 토지비용 및 특혜세율, 지리적 근접성, 저평가된 위안화 등을 고려해 중국에 진출했다. 그 목적은 주로 중국의 내수시장 보다는 제3국 시장으로의 수출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의 대중 해외직접투자는 한중수교 직후인 1990년대 중반부터 증가하여, 2003년에는 우리나라 전 업종 해외직접투자의 32%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전자 IT분야에서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액은 이미 국내 생산액을 넘어선 곳이 많다. 동북아시아에서 양자 FTA가 지지부진했던 이유 이처럼 활발한 역내 교역 그리고 밀접한 상호의존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3국 간 양자 FTA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3국 간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의 불일치 때문이었다. 중국은 대중화경제권(홍콩, 마카오, 대만)의 경제통합을 최우선 목표로 두었고, 그 다음으로 아세안과의 경제통합을 추진했다. 반면, 선진국과의 FTA 체결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상대적 선진국인 일본이나 한국과의 FTA는 중화학, 철강 산업 등을 비롯한 많은 산업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낮기 때문에 이들과의 FTA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일본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견제하고자 했고, 이에 따라 중국이 참여하는 FTA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일본에서 중일 FTA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한중일 FTA에도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이 장기적으로 아세안+3(한중일) 간의 경제공동체 수립(EAFTA,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을 선호한 반면,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아세안+6(CEPEA, 동아시아포괄적경제파트너쉽)을 선호했다. 또한 일본은 쌀, 밀, 유제품 등 일부 수입 농산물에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국내 농업을 보호해온 만큼 농산물시장 개방에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과의 FTA 역시 추진이 어려웠다. 한국은 기술경쟁력 우위에 있는 일본과의 FTA가 대일무역적자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가격경쟁력 우위에 있는 중국과의 FTA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3국 분업구조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은 일본에 앞서 중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시장을 조기 선점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관세 인하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제조업에서 중국산 중저가 범용제품 수입이 급증할 수 있으며, 농림수산업 개방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협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일본, 한국 정부는 높은 수준의 FTA를 통해 중국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받고 싶어하지만, 중국은 FTA 협상에서 중국 국내 제도개선을 다루는 것을 꺼려하면서 높은 수준의 FTA를 선호하지 않았다. [표 1] 중국의 독자적 비관세 장벽의 종류 자료: 백일, 「한중 FTA 상품 제조업 영향 분석」(2012. 2) 중국은 각종 국내 제도를 통해 독자적 비관세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5년 미국계펀드 칼라일은 중국 국유기업 쉬공(徐工)에 대한 인수계약을 맺었는데, 중국 정부는 1년 후 ‘외국투자자 중국기업 인수합병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뒤 그 후속조치로, 칼라일과 쉬공이 각각 85%와 15%의 지분을 갖기로 한 당초 안을 50% 대 50%의 합작 안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그동안 맺었던 FTA 조항은 지방정부(성)의 시행령에 따라 지역 별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외에도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의 신뢰성, 정치적 안정성, 정부의 효율성, 규제의 질, 법치주의, 부패의 통제 등 제도발전 정도가 매우 낮은 국가로 투자자의 소유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동아시아 역내 다자주의적 무역질서 구축은 오랜 기간 진전되지 못했고, 대신 양자 FTA의 경쟁적 체결이 이루어져왔다. 특히 동북아 3국 간 이해불일치로 인해 한중일 간에는 어떤 FTA도 체결되지 않았고, 이는 역내 다자주의적 무역질서 구축 실패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최근 동아시아 역내 FTA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고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의 태평양 세기 2007-2009년 경제위기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은 경제회복을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주목한다. 중국과의 환율조정을 통해서 부채탕감 효과를 누리는 한편 미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여 넓은 시장과 잠재력을 지닌 아태지역으로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우선 미국은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여 글로벌 불균형 조정에 있어 일정한 성과를 얻어왔다. 중국의 국민소득 대비 무역흑자비중은 2007년 10%에서 2009년 5%, 2011년에는 3%로 급락했다. 반대로 미국의 무역적자비중은 2006년 6%에 도달하고 2009년에는 3%로 급락한 이후 안정세를 유지한다. [그림 1] 동북아시아와 미국의 경상수지 및 對GDP 비율 자료: 삼성경제연구소, 한중 FTA 의의와 주요 쟁점 다음으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의 창설에 주목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로로 2008년부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에 참여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1월 14일 TPP를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21세기형 무역협정으로 추진하여 아태지역의 무역자유화 협정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이 세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농업, 서비스, 금융 부문의 개방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금융세계화를 지속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TPP와 FTAAP의 현실가능성을 높임으로써 EAFTA, CEPEA 등 미국이 배제된 형태의 폐쇄적인 동아시아 경제통합 논의를 상대화하고, 아태지역 경제통합의 주도력을 발휘하고자 했다. 아태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의미 부여는 역내 안보에 있어 미국의 역할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5일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국의 사활적 이해가 걸려있음을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재정적자 때문에 국방예산을 감축하고 지상군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태지역의 해공군력은 더욱 강화할 것이며, 이 지역에서 일본, 한국, 인도 등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힘의 우위를 유지하는 한편, 대중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지렛대로서 추진된 것이 바로 노무현 정부 시기 시작된 한미 FTA와 한미동맹의 현대화이다. 한미 FTA는 향후 진행될 동아시아에서 다자주의적 무역질서의 제도화 논의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결가능성이 적은 WTO와 이행의 의무가 없는 APEC의 한계를 극복하여 TPP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또한 미군기지의 재편과 MD 체제의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한미동맹의 현대화는 한국을 미국의 더욱 확장된 동맹체제로 편입시키는 것이었다. [표 2] TPP 참여국 작년 11월 APEC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TPP에 대해 “내년까지 협정문을 만들기를 희망한다”며 협상의 속도를 높였고, 이어 일본, 캐나다, 멕시코가 TPP 참여 의향을 밝힘으로써 참가국도 더욱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2011년 11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미국의 태평양 세기」에서 ‘높은 수준의 TPP 협정이 미래의 다른 협정들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아태지역 자유무역지대 창설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11월 17일 오바마 대통령 역시 다시 한 번 ‘미국은 태평양 국가로서 전략적 결정을 내렸고, 미국은 이 지역과 그 미래를 형성하는데 더 크고 장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의 선택 앞서 언급했듯 중국은 중화 경제권과 아세안에 중점을 두고 역내 FTA에 주력해왔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적극적으로 지역경제 통합과 FTA를 추진하여 현재 19개 무역 파트너(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와 10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는데, 그 무역액은 중국 전체 무역규모의 1/4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를 발전시켜 아시아지역의 경제통합을 위해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AFTA)를 추진하고자 했다. 동시에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 지역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한편, 분쟁 시에 미국의 개입을 억지하기 위한 지역접근저지 능력을 꾸준히 증강해왔다. 중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국의 TPP 추진이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가 TPP에 참여하고, 인도네시아와 태국도 관심을 보이는 등 아세안 국가들이 TPP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중국은 미국이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TPP로 유도한다고 판단한다. 중국과 아세안 간의 FTA는 경제적 의미도 있지만 정치적 고려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 협정이었다. 외국인투자의 흐름이 아세안으로부터 중국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을 위협적인 대상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중국은 협상내용을 상당부분 양보하면서도 전략적인 고려 속에서 이들과의 FTA를 추구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의 개입으로 인해 이러한 중국의 전략적 구상은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더해 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이 현실화되고, 일본이 TPP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등 동북아시아에서도 미국 주도의 FTA가 본격화되자 결국 중국도 FTA 경쟁에 시급히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2011년 11월 14일 후진타오 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EAFTA, CEPEA, TPP 등을 기초로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구 건설을 추진하여 경제 일체화 목표를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개방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19일 원자바오 총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한중일 FTA에 대한 연구를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태도 변화는 미국 주도의 TPP에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양자 FTA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추후 아태지역 자유무역지대 설립에 있어서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아세안 등 이미 FTA를 체결한 나라들과 FTA를 더욱 심화시키는 한편, 동북아시아에서 한중, 한중일 FTA 체결을 앞당김으로써 아태지역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중 FTA 미국의 TPP 구상이 차츰 현실화되고 이에 중국이 대응하면서, 한국 정부도 역내 FTA 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강력한 협상 추진 의지를 반영하여, 최근 한중 FTA가 급부상했다. 올 1월 9일 양국 정상 간 합의 이후 한국은 협상개시를 위한 국내절차를 4월 16일까지 신속히 마무리했고, 양국은 5월 2일 협상개시를 선언한 직후인 14일에 곧바로 1차 협상을 시작했다. 양국은 1차 협상에서 협상운영의 기본적 원칙을 결정하고, 올 7월 경 2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중 FTA에 대해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정부와 씽크탱크들의 주장은 대략 다음과 같다. 이들은 2007-2009년 경제위기 이후 선진국 시장으로의 수출감소에 대응하여 역내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불균형 조정 과정에서 수출-투자 주도에서 민간소비 주도로 성장전략을 전환하고 있으므로, 한중 FTA를 계기로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역내 국가들과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 경쟁에서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근거로 한중 FTA의 조속한 체결을 지지한다. 아세안은 중국과 이미 FTA를 체결했고, 2010년 대만도 중국과 해협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한중일 FTA에 앞서 한중 FTA를 체결함으로써, 대중국 수출 및 해외직접투자에 있어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따라서 정부의 한중 FTA의 협상 목표는 중국의 수입관세와 비관세장벽을 낮춰 대중국 수출을 늘리고 수출품목을 다변화하며, 투자자유화와 해외투자자의 내국인대우 등을 요구해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소유권을 강화하는 등 가능한 한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를 관철하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농수산업, 중국의 서비스업 등을 단기간 내에 개방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 큰 부담이 되므로 현실적으로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를 단기간 내에 체결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그렇다고 반대로 제한적이고 낮은 수준의 FTA 체결에 머물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 입장에서는 상품분야 외에 서비스, 투자 등의 이슈를 반드시 포함하고자 하고, 또한 중국으로서도 향후 FTAPP 설립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국내 제도의 체질 개선을 점진적으로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중 FTA는 점진적 방식(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으로)의 포괄적 FTA라는 성격으로 추진될 것이다. 시사점 종합하면, 미국은 경제위기에 대한 자구책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본격화하고, 한미 FTA를 초석으로 삼아 동아시아 지역의 자유무역질서 제도화 논의에 개입하고자 했다. 이제 TPP 협상 참가국을 확대하면서 장기적으로 미국 주도의 FTAAP를 설립하고자 한다. 동시에 미국은 중국과의 잠재적 갈등을 염두에 두고 대중국 안보협력을 강화한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아세안과의 FTA를 심화시키는 한편 동북아 3국과의 FTA를 추진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 주도의 FTAAP를 설립하고자 하는 포석으로, 그 중간경로는 EAFTA(아세안+3), CEPEA(아세안+6), TPP 등 유연하게 설정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분쟁 시 미국의 개입을 억지하기 위한 지역접근저지 능력 등 군사력 증강을 지속적으로 도모한다. 동아시아 지역의 다자주의적 무역질서는 WTO와 APEC이 모두 정체된 가운데 수년 간 경쟁적 양자 FTA 체결이라는 우회로를 거쳐, 보다 개방된 형태인 FTAAP로 나아가고 있다. FTAAP로 나아가는 긴 시간 동안 중국이 체결할 여러 FTA는 중국 내 체질개선을 동반할 것이다. 현재 협상 중인 한중 FTA도 초기에는 낮은 수준의 내용으로 시작하겠지만, 점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심화할 것이다. 따라서 FTAAP는 현재 미국의 의도대로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다자주의 협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FTAAP로 나아가는 속도, 경로, 주도권이다. 이 쟁점들은 모두 미중 간 경제적, 정치적 관계에 달려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껏 금융자유화와 수출재벌 중심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공세적인 FTA 협상에 나서 온 한국 지배세력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보인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한중 FTA 추진을 환영하면서 다만 피해 부문에 대한 지원책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한 뒤 국민합의를 바탕으로 새 정부에서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한미 FTA에 대한 양당 간 허구적인 논쟁과 마찬가지로 대선을 앞둔 힘겨루기일 뿐이다. 향후 정부는 농업과 중소기업에는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더라도, 수출재벌과 해외투자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중 FTA에 적극 나설 것이다. 정부의 한중 FTA 협상 목표가 금융자유화, 서비스시장 개방 등에 맞춰져있다는 점은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FTAAP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중국 내 체질개선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게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또한 정부는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위해 노력하면서도, 한미동맹의 전략적 우위를 명확히 할 것이고 나아가 한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대중 안보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때부터 줄기차게 강조해온 한국의 중재자, 균형자, 조정자 역할론은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지배세력은 미중 양국이 FTAAP의 경로로 사고하는 각종 중간단계의 FTA(한중 FTA, 한중일 FTA, TPP 등) 협상 제의에 모두 응하면서도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기여할 것이고, 이는 미중 간 잠재된 군사적 갈등의 고조와 동반될 것이다. 현재 한중 FTA로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을 중심으로 한중 FTA 중단을 요구하는 ‘한중 FTA 중단 농축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7월 한중 FTA 2차 협상 저지투쟁을 준비 중이다. 수출재벌만을 위해 민중의 식량주권을 파괴하는 FTA 협상에 제동을 걸기 위하여 농민들의 투쟁에 연대해야 한다. 나아가 FTAAP 창설이라는 장기적 전망 하에서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노동자 국제연대를 모색하고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더욱 심화될 ‘바닥으로의 경쟁’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한국 해외투자기업 노동자와의 연대투쟁을 구체화하고, 고조될 역내 군사적 갈등에 대응하여 동아시아 반전반핵운동을 강화해야 한다.
2012-4 (2012.6.15) 그리스의 계급투쟁 류주형 | 사회진보연대 정책위원장 임월산 |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국제국장 지난 5월 6일 그리스 총선에서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트로이카’와 그리스 정부의 구제금융-긴축재정 정책을 비판한 좌파 정당 급진좌파연합(SYRIZA, 이하 ‘시리자’)이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년간 구제금융-긴축정책의 악순환에 대한 대중적 반발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트로이카와 그리스 지배계급은 시리자가 집권할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그리스 민중들의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반대로 시리자는 유로존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긴축안 재협상을 주장한다. 현재 양당 지지율은 백중세다. 현재 그리스의 계급투쟁은 ‘민주주의의 결핍’으로 특징지어지는 신자유주의적 유럽 통합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또한 유럽 위기의 폭발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적으로 표상한다. 유럽은 은행위기, 재정위기를 거쳐 정치위기와 제도위기 단계로 진입 중이다. 2007-09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후속하는 유럽의 위기는 세계경제에 짙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 보고서는 오늘날 유럽의 위기와 계급투쟁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다. 우선 지난 2년간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위기의 원인과 경과를 분석한다. 이어서 그리스 1차 총선 결과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그리스 좌파의 상태를 검토한다. 2차 총선에서 그리스의 여러 정치 세력이 제출하고 있는 대안을 살핀다. 아울러 최근 트로이카의 유럽 위기 해법을 평가하면서 향후 유럽 위기를 전망한다. 끝으로 그리스의 계급투쟁으로부터 사회운동의 시사점을 도출한다. - 목 차 - 1. 문제제기 2. 유럽 재정위기의 원인 3. 유럽의 재정위기 대응의 문제점 4. 2012년 5월 6일 그리스 총선: 결과와 의미 5. 그리스 좌파와 시리자의 역사 6. 시리자가 선거에서 선전한 배경 7. 그리스의 급진적 좌파 세력들의 입장 8. 최근 거론되는 위기 대책 검토 9. 시사점 사회진보연대 정책위원회
유럽발 경제위기, 공세적 임단투로 대처하자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에 부쳐 오늘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는 민주노조 운동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노동해방과 평등사회 건설을 목표로 출범했던 민주노총이 신자유주의 정치세력을 공식적으로 지지할 것인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집행부는 국민참여당과 합당한 통합진보당을 비례대표 투표에서 배타적으로 지지하고, 또 그 통합진보당이 전면적인 야권연대를 통해 단일화한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역구 투표에서 연대후보로 지지하는 총선방침을 밀어붙이고 있다. 집행부는 조직 내부 반론과 의결 절차를 무시하고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의 정치노선을 따라 국민참여당과 민주통합당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한다. 민주노총이 비민주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총선방침을 바로잡아 민주노조 운동의 정신을 되살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오로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대의원 동지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 집행부의 독단과 전횡을 바로잡자 지난 1월 31일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정족수 미달로 유회되어 정치방침과 선거방침을 논의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집행부는 여러 지역본부·산별연맹 대표자들의 강력한 반대와 퇴장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투표를 하나의 정당에 집중하는 방안’을 끝내 표결로 안건을 처리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이후 상임집행위원회는 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집중 투표 정당을 정하기로 했다. 공식 의결기구인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유회되고 별도의 위임절차도 밟지 못한 안건을 하급 기구인 중집에서 졸속적으로 처리한 것은 민주노조의 회의 원칙에 위배된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여론조사는 그야말로 황당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말았다. 애초 여론조사 방식을 반대했던 다수의 산별노조/연맹과 지역본부가 제외된 결과, ‘조사에 응하고 싶은 조직과 조합원’만이 표본으로 취합된 것이다. 여론조사로 조직의 중요한 방침을 정한다는 발상도 상식 이하지만, 여론조사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측정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표본추출 절차마저 지키지 않은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결과적으로 이번 여론조사는 민주주의를 가장하여 통합진보당을 둘러싼 비판을 잠재우려는 집행부의 패권적 발상이었던 셈이다. 오늘의 임시 대의원대회는 이러한 집행부의 독단과 전횡을 제어하고 노조 민주주의의 원칙을 바로잡는 중요한 자리다. 책임있는 논의와 의결로 집행부의 비민주적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의결기구의 권위를 다시 세우자. 민주통합당과의 무원칙한 야권연대를 반대한다 민주노총 총선방침은 ‘진보정당의 약진과 진보민주세력의 집권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정세 인식 하에 의회권력 교체(여소야대)와 진보정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총선방침은 민주통합당과의 전면적인 선거연합을 전제하는 것이다. 그 결과 ‘노동 의제 전면화’라는 민주노총의 목표는 오히려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라는 수단에 종속된다. 이는 역으로 민주노총의 요구안을 희석시키거나 변질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보자. 민주통합당은 파견법 폐지 대신 현행 파견법의 부분적 개정을 제시하고 있다. 설령 민주통합당의 공약대로 파견법이 개정된다고 해도, 불법파견으로 인정받기가 사실상 어렵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3월 10일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이 합의한 <범야권공동정책합의문>에는 ‘불법파견 금지’라고만 언급되어 있다. 민주노총 요구를 반영하여 파견법 폐지를 당론으로 삼고 있던 통합진보당의 입장이 야권연대 결과 실제로 유지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의 문제는 제대로 거론되지도 않고 있다. 또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한미 FTA 폐기’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체결한 한미 FTA의 시행 반대”로 합의했다. 한미 FTA가 아니라 MB FTA 반대 수준으로 합의한 것이다. 한미 FTA 체결을 주도했고 국회비준을 방조한 뒤 곧이어 등원을 결정한 민주당의 기회주의적 행태를 볼 때, 설령 여소야대와 정권교체가 실현된다한들 이들이 한미 FTA를 폐기할리는 만무하다. ‘좋은 FTA’를 위한 재협상은 이명박 정부도 추진 중이다. 민주노총의 총선방침은 아무런 원칙도 근거도 없는 야권연대가 아니라 한미 FTA 폐기, 노동법 전면 재개정,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노동유연화 정책에 반대하는 분명한 기조와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걸맞은 투쟁 전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대상이 될 수 없다 국민참여당은 참여정부 시절 한미 FTA를 체결하고 비정규직법을 개악하고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필수공익사업장 파업권 제한을 골자로 하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주도한 세력이다. 이들과의 통합을 주도한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국민참여당이 과거 참여정부 시절 추진했던 신자유주의 정책을 반성하고 있으므로 통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수적으로도 민주노동당이 다수를 점하므로 국민참여당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한가? 국민참여당의 합류로 말미암아 통합진보당의 강령에는 진보정당이라고 할 때 응당 포함되어야 할 반신자유주의 또는 반자본주의적 지향이 대폭 후퇴하거나 제외되었다. 당명에서도 ‘노동’이라는 단어가 사라져 버렸다. 대신 노동을 복지의 하위 개념으로 배치하고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노동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총선 주요 공약도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이다. 민주통합당과의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노동 중심성을 상실하고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넘어설 전망을 밝히지 못하는 통합진보당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정당이 될 수 없다. 더욱이 최근 며칠간 우리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통합진보당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정희 대표 선거캠프의 야권단일화 경선 여론조작 사실,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및 순번 배정 과정에서의 부정 시비들, 성폭력 은폐 의혹이 제기된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의 비례대표 공천, 성추행 전력 후보에 대한 부실 검증, 현직 지방의원의 사퇴 후 총선 출마 등 결코 개인의 과오로 치부할 수 없는 행태들이 속속 드러났다.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으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보수 세력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진보의 위선을 고발하는 십자포화를 퍼부으면서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냉소와 환멸을 부추기고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원칙을 바로 세우자 그러나 통합진보당은 성폭력 전력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한 것 외에는 대체로 큰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정희 대표는 “문자는 당원 200여 명 정도에게 보낸 것이라서 용퇴가 아닌 재경선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라며 사퇴를 거부했다. 대표단도 사태의 본질을 경선불복으로 규정하고, 이정희 대표가 후보를 사퇴하면 오히려 야권연대가 무너져 자신들의 당선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판단했다. 당 내에서도 보수세력의 정치공세에 대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식으로 이정희 대표를 두둔하는 옹호론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후보자 개인의 당선과 정파적 이해관계에 집착한 결과 진보정당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과 자정능력을 상실하였다. 이는 근본적으로 원내교섭단체 실현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신자유주의 세력과 무원칙한 야권단일화조차 불사하는 통합진보당의 정치노선이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다. 민주노총이 이러한 통합진보당을 비례대표 투표에서 배타적으로 지지하고, 또 이들이 야권연대로 단일화한 민주통합당을 후보를 지역구 투표에서 연대후보로 지지하는 것은 민주노조 운동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다. 총선방침은 민주노총의 요구 실현에 동의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 원칙에 입각해 활동하는 정당 및 정치세력과의 연대와 협력, 지지와 지원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대의원들의 책임있는 논의를 통해 집행부의 비민주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총선방침을 바로잡고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원칙을 다시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