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말, 2010년 초 세계 주요 경제기관에서 제시한 표준적 전망은 ‘미약한 회복으로 전환’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은 경기부양 효과가 하반기로 갈수록 약화되고, 고용사정 개선도 지연되고, 가계부채 조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회복세가 완만할 것이며 세계경제는 금융기관 부실 확대나 과다채무국의 외환사정 악화,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과 같은 위험요인이 존재하지만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질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2010년 1월 하순 들어 중국이 긴축강화 조치를 발표할 때나 미국이 금융개혁안과 재정 축소 방침이 발표할 때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그리스 재정문제가 터지면서 새로운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2월 11일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금융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은 왜 회원국 지원에 대해 그렇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나? 그것은 유럽연합과 유럽통화연맹(EMU)이 위기에 대비한 비상수단이 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독일연방은행이나 영국정부는 회원국이 국가부도를 우려한다면 구제금융 제공과 구조조정 경험이 많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럽연합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회원국의 도덕적 해이를 낳고 유럽연합이 체결한 <안정성장협약>, 즉 재정적자를 GDP의 3% 이하로 제한하고 정부부채를 GDP의 60% 이하로 제한하는 협약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에 유럽통화동맹 국가의 구제와 구조조정을 위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럽화폐동맹의 결함을 자인하고 유로화의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연합 차원의 구제금융 제공도 선택하기 어렵다. 유럽연합은 규정상 회원국 정부가 발행한 부채를 다른 정부가 인수할 수 없으나(구제금융금지 조항)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정부 간 지원이 가능하다는 유보조항이 있다. 구제금융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떤 정부가 다른 정부로부터 부채를 인수한다면, 자국 국민 세금으로 타국의 부실을 떠안는 셈이기 때문에 심각한 정치적 부담이 동반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유럽연합은 그리스 정부에게 계속 추가적 긴축안을 요구하면서도 지원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 위기는 어떻게 나타났나? 일부 보수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좌파 파퓰리즘 정부가 인기에 영합해 재정을 거덜냈기 때문인가? 여기에도 유럽통화동맹의 모순이 결정적으로 작동했다. 유럽 경제가 그럭저럭 잘 돌아갈 때는 유로화가 도입되면서 환리스크가 소멸됨으로써 자본이동이 자유로워지고 교역도 확대되면서 유로화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럽통화동맹이 출범한 후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낮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실질환율이 고평가되어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반면, 산업 경쟁력이 높은 독일은 실질환율이 저평가되어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었다. 1999년 이후로 회원국별로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사이 경계가 분명히 나타났고, 특히 적자국은 상품수지 적자액 중 역내 적자액이 90%에 육박했다. 즉 적자국은 화폐주권이 없기 때문에 환율조정을 통한 경상수지 불균형을 해소할 수단이 없었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원화 가치가 대폭 하락해서 수출 확대를 꾀할 수 있었으나 그리스는 유로존에 속해 있는 한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를 시도할 수 없다.) 또한 유로존 국가는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확장정책을 실행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도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실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고수한다면 확장정책 실행을 위한 수단이 재정정책의 팽창 밖에 없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즉 유로존 국가는 독자적으로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정책을 실행할 수단이 박탈되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 지극히 제한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유럽통화동맹에 속한 주변국은 경상수지 적자의 누적과 정부 재정적자의 팽창이라는 경향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결국 유럽통화동맹의 공식 이데올로기는 통화안정성 지대, 즉 환리스크를 제거하는 지대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원국의 경제정책(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중심국, 특히 독일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았다. 경쟁력이 뒤쳐진 국가는 유럽통화동맹에 가입함으로써 확장정책이나 평가절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국가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는 것만 남는다. 유럽통화동맹은 중심국 자본에게 항구적 이익을 제공하지만 그 대가는 노동자가 치러야 하는 결과를 낳는다. (유럽통화동맹의 본질에 대해서는 『사회운동』 2005년 9월호에 실린 카르케디의 「유럽 경제화폐동맹, 화폐위기, 단일유럽통화」를 참고할 수 있다.) 이런 조건에서 그리스나 그리스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유럽 국가들에서 재정긴축, 임금동결에 항의하며 총파업을 계획,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운동의 대응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회운동』은 2007-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한국 노동자운동이 처한 현실에 주목하고 한다. 「2010년 여성운동의 과제」는 이명박 정부가 일자리 정책의 핵심으로 제시하는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나 출산장려정책이 여성에 대한 공격과 통제로 이어지는 현실을 분석한다. 「개정 노동조합법의 영향과 대응방향」은 노동조합 파괴 전략의 핵심이 노동조합에서 사회운동 성격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2010년 벽두에 ‘노사관계 선진화’ 법안이 통과된 후 현장에서 혼란이나 활동력 약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노사관계 선진화, 노동시장 신축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2010년 내내 노동조합 운동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의 분노를 냉철한 계획으로 전환할 때다.
2007-2009년 세계 금융위기는 치유되고 있는가? 2009년 말, 2010년 초 세계 주요 경제기관에서 제시한 표준적 전망은 미약한 회복으로 전환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은 경기부양 효과가 하반기로 갈수록 약화되고, 고용사정 개선도 지연되고, 가계부채 조정도 지속되겠지만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다’, ‘세계경제는 금융기관 부실 확대나 과다채무국의 외환사정 악화,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과 같은 위험요인이 존재하지만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질 정도는 아니다’라는 분석이었다. 세계경제가 미약한 회복세로 전환된다는 것이 곧 2007-2009년 세계 금융위기를 낳은 요인들이 차차 해소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2010년 미국 금융개혁 전망과 그리스 사태를 살펴보면서 위기 요인이 거의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스템은 매우 위험하며 2007-2009년 위기 이후 오히려 더 위험해지고 있다. 세계 자본주의는 이러한 위기를 스스로 치유할 능력을 상실했고, 더 큰 위험에 직면하여 임기응변, 미봉책으로 위기의 폭발을 봉합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안 2010년 1월 21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은행과 은행지주회사의 과도한 위험투자를 막고 대마불사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업무범위와 영업규모를 제한하는 금융개혁안을 발표했다.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은 실업률이 10%대로 치솟고 2009년 미국 재정적자가 1조 4,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미국에서는 위기의 주원인을 제공했고 공적자금을 투입 받은 대형은행이 위기에 대한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었다. 이번 금융규제안 발표 직전에도 미국 정부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손실 보전을 목적으로 시티그룹, 아메리카은행, JP 모건체이스, 웰스파고를 겨냥해 미국 50여 개 대형은행에 대한 ‘금융위기 책임세’라는 특별과세안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은행들이 수십억 달러를 보너스로 줄 자금 여력이 있다면 납세자들에게 받은 돈도 되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산 규모가 500억 달러가 넘는 50대 대형 금융사에 최소 10년 동안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월에 발표한 금융규제안은 우선 은행 또는 은행지주회사가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를 보유하거나 그것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은행이 고객의 자금이 아닌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자기의 이익을 위해 주식, 채권, 옵션, 원자재, 파생상품 등을 거래하는 자기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를 금지하며 고객의 요청에 한해서만 이와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는 은행이 위험성이 높은 주택담보증권(MBS)을 활용한 자기계정거래가 대형은행 부실 확산의 주요인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예금 규모의 시장점유율 상한선을 현형 10%에서 하향조정하고 예금 이외에 자금조달도 규제한다. 이러한 규제안이 실행되면 시티그룹, 아메리카은행, JP 모건체이스, 웰스파고, 골드만삭스와 같이 자기계정거래 비중이 높은 대형은행의 사업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예를 들어 JP 모건체이스는 운용자산 규모가 210억 달러에 이르는 헤지펀드 하이브리지캐피탈매니지먼트를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시티그룹은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부문 운용자산의 약 40%가 자기계정거래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JP 모건체이스는 금융규제안이 2011년에 실행된다면 주요 은행의 주당순이익(당기 순이익을 발행 주식 총수로 나눈 값)이 최대 2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안은 투자은행 유형의 금융회사가 수행하는 광범위한 업무에 비해 매우 협소한 범위에 가해지는 제한적인 규제라는 평가가 제기되었다. 또한 고객의 이익을 위한 투자 또는 고객의 이익을 위한 거래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헷징(회피)하기 위한 투자와 자기계정거래를 엄밀히 구분하는 것이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즉 오바마 정부가 제안한 규제안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강제했던 글래스-스티걸법에 미달하는 미세조정안일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실현되기가 어렵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 정치지형을 볼 때 원안대로 통과될 것이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을 상실했다. 또한 민주당 내부에 있는 중도파 의원 모임인 신민주당연합은 월가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09년 12월 하원을 통과한 ‘월가 개혁 및 소비자보호 법안’은 당초안보다 크게 후퇴했다. 미국에서 입법 과정은 하원의 단일안 마련과 표결, 상원의 단일안 마련과 표결, 상하원 법안 통합과 표결, 대통령 최종서면이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변화의 여지가 상당히 크다. 또한 이런 규제안을 미국만 실행할 경우 미국계 은행만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반발이 상당히 클 것이다. 2009년 봄 미국이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평가)는 사실상 매우 관용적이었다. 미국 은행은 추가 손실을 견딜 만큼 충분한 자본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이 정확한 현실이다. 이런 조건에서 금융규제가 유야무야 넘어갈 경우 미국 은행은 더블딥의 근원이 될 수 있다. 그리스 재정 위기와 유럽통화동맹의 모순 2월 11일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금융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은 왜 회원국 지원에 대해 그렇게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나? 그것은 유럽연합과 유럽통화연맹(EMU)이 위기에 대비한 비상수단이 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독일연방은행이나 영국정부는 회원국이 국가부도를 우려한다면 구제금융 제공과 구조조정 경험이 많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회원국의 도덕적 해이를 낳고 유럽연합이 체결한 <안정성장협약>, 즉 재정적자를 GDP의 3% 이하로 제한하고 정부부채를 GDP의 60% 이하로 제한하는 협약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에 유럽통화동맹 회원국의 구제와 구조조정을 위탁하는 것도 쉽지 않다. 유럽화폐동맹 결함을 자인하고 유로화의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연합 차원의 구제금융 제공도 선택하기 어렵다. 유럽연합은 규정상 회원국 정부가 발행한 부채를 다른 정부가 인수할 수 없으나(구제금융금지 조항)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정부 간 지원이 가능하다는 유보조항이 있어 구제금융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어떤 정부가 다른 정부로부터 부채를 인수한다면, 자국 국민 세금으로 타국의 부실을 떠안는 셈이기 때문에 심각한 정치적 부담이 동반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유럽연합은 그리스 정부에게 계속 추가적 긴축안을 요구하면서도 지원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 위기는 어떻게 나타났나? 여기에도 유럽통화동맹의 모순이 결정적으로 작동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통화동맹은 단일환율이 적용되었다. 유럽 경제가 그럭저럭 잘 돌아갈 때는 환리스크가 소멸되면서 자본이동도 자유로워지고 교역도 확대되면서 유로화 도입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럽통화동맹이 출범한 후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낮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실질환율이 고평가되어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반면, 산업 경쟁력이 높은 독일은 실질환율이 저평가되어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었다. 유로화가 출범한 1999년 이후로 회원국별로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사이 경계가 분명히 나타났고, 특히 적자국은 상품수지 적자액 중 역내 적자액이 90%에 육박했다. (예를 들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원화 가치가 대폭 하락해서 수출 확대를 꾀할 수 있었으나 그리스는 유로존에 속해 있는 한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를 시도할 수 없다.) 또한 유로존 국가는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확장정책을 실행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도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실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고수한다면 확장정책 실행을 위한 수단이 재정정책의 팽창 밖에 없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즉 유로존 국가는 독자적으로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정책을 실행할 수단이 박탈되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 지극히 제한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유럽통화동맹에 속한 주변국은 경상수지 적자의 누적과 정부 재정적자의 팽창이라는 경향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결국 유럽통화동맹의 공식 이데올로기는 통화안정성 즉 환리스크를 제거하는 무역조건이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원국의 경제정책이 중심국, 특히 독일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았다. (통화정책은 독일이 지배하는 유럽중앙은행에 완전히 종속되었고, 재정정책에는 심각한 제한이 가해졌다.) 경쟁력이 뒤쳐진 국가는 유럽통화동맹에 가입함으로써 확장정책이나 평가절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국가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는 것만 남는다. 유럽통화동맹은 중심국 자본에게 항구적 이익을 제공하지만 그 대가는 노동자가 치러야 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조건에서 그리스나 그리스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유럽 국가들에서 재정긴축, 임금동결에 항의하며 총파업을 계획하거나, 이미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운동의 대응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의 의미, 10년의 현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되었다. 1999년 제정되어 2000년부터 시행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은 수급 당사자를 ‘생활보호대상’이라 칭했던 것에서 ‘수급권자’로 명명하고 연령, 성별, 노동유무에 관계없이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면 누구나 복지의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종전 생활보호법에서 진일보한 공공부조제도로서 평가받았다. 무엇보다도 법 제정 당시 광범위한 노동사회시민세력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기초법이 최저생계비를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정의함으로써 빈곤선을 재정의하고 기본적인 최저생활기준을 정한 데 있었다. IMF 외환위기의 여파로 빈곤과 실업이 확산된 상황에서 민중의 생활권을 제기하고 기본생활수준 확보라는 권리 실현과제를 제시한 사회적 연대의 계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열악한 최저생계비와 재산기준, 부양 의무자기준 등 진입장벽이 높았고, 수급의 조건으로 노동을 강요하는 조건부수급조항을 담은 반쪽짜리 제도로 출발하였다. 이는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 정책이란 성격을 반영하였다. 제도 시행 초기 중증장애인이자 노점상이었던 최옥란 열사의 투쟁과 죽음은 이러한 기초법의 한계를 분명히 폭로한 것이었다. 2001년 결성된 기초법연석회의는 최저생계비 현실화, 비현실적인 재산기준 완화 및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등 제도 독소조항의 개선을 요구하였다. 또한 소득수준 상으로 차상위층에 속하는 노동자에 대한 기초법 내에서의 욕구별 급여 마련,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제도 운영 등 기초법을 매개로 한 반빈곤운동의 확장을 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기초법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고, 생활보호 시절과 다를 바 없는 수급(권)자들의 현실과, 제도 외곽에 방치된 이들이 부딪힌 진입장벽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기초법 투쟁 역시 빈곤에 맞서는 유력한 투쟁 사안으로 부각되지 못하였다. 제도의 한계로 발생한 사각지대는 점점 넓어져, 지난 해 정부 공식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소득은 최저생계비 이하이지만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빈곤인구가 410만 명에 달한다. 현재 수급자는 2008년 12월 기준으로 약 153만 명(85만 4천 가구)으로 전 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이 3.1% 수준이다. 제도 10년을 맞는 지금, 기초법을 둘러싼 논의의 출발점은 한국사회의 빈곤의 현실에 맞서 ‘누가’, 복지정책 사회정책에 대한 ‘어떠한 요구’를 제기할 것인가는 점이다. 지난 10년간의 사회운동의 대응은 어떠한 권리담론에 기반하며 누가 주체가 되어 누구와 연대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지난한 과정이었다. 이명박 정부 빈곤ㆍ사회정책 기조와 기초생활보장제도 현실화 운동의 의미 이명박 정부는 2010년 5%의 경제성장률, 20만 명의 취업자 증가, 15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2월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121만 6천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만 8천 명 증가했다. 지난 2000년 2월 122만 3천 명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로 5.0%에 달하는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회복으로 구직활동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기존 일자리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는 양상은 뚜렷하다. 최근 5년간 제조업 등 광공업 취업자 수는 40만 명가량 감소했으며, 도소매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 역시 40만 명가량 감소하는 등 기존 취업자 수가 대거 통계에서 사라지고 서비스 취업자만이 증가추세를 나타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노동 고용 정책은 기존 일자리에 대한 강도 높은 공격과 병행되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일자리 정책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연내 미국, 유럽 등과의 FTA 비준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외개방을 매개로 한 노동유연화 강화 흐름이 예상된다. 만성화된 경제위기 상황에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노동자 민중의 소득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 정부는 경제위기가 일시적으로 회복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각국 실질소득은 작년 대비 3.3%나 줄어 2003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경제위기의 한파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더욱 매섭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소득 하위 20% 가구는 한 달에 고작 93만 원을 벌고 134만 원의 지출을 하고 있어 매달 41만 원 넘게 적자를 보고 있다. 소득불평등과 빈부격차는 갈수록 높아져 지니계수는 0.325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소득5분위배율(도시근로자의 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배율)은 단순소득만 비교하면 작년 3분기에 7.54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사회정책의 방향을 시장의 원리에 따라 적극적으로 재편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빈곤층에 대한 지원이 시장에서의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수준에서 이루어질뿐만 아니라 지원의 수단, 타 정책과의 연계방식 역시 시장의 구축을 도모하는 방향 하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사회정책 전반에서 계층과 집단에 따라 차별화, 분절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는 ‘맞춤형 사회안전망 확대’라는 수사를 통해 이러한 사회정책의 본질을 포장한다.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이라고 선전하는 보금자리주택, 미소금융정책도 오히려 부동산거품을 키우고 가난한 서민을 볼모로 한 돈 놀음을 향하고 있다. 일시적인 경제회복의 수혜는 수출대기업, 부동산이나 주식을 가진 자산가, 감세로 혜택을 보는 고소득층에 국한되고 있다. 2010년 복지예산 편성과정에서도 기초생활수급자 에너지 지원 등 각종 지원액 감소 및 수급자 축소 추계 등의 지원축소 경향과 지난 3년간 증가해왔던 사회서비스 분야(활동보조 서비스 등 바우처 사업 중심)의 수급기준을 엄격히 하거나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등의 정책 변화가 강화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부와 여당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축소하고 빈곤층 지원 정책에 ‘맞춤형’, ‘희망’ 등의 수사를 덧붙여 ‘자산형성’, ‘노동연계복지’ 성격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이명박 정부의 의도는 올해 예산 편성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올해 기초생활보장예산은 2009년 추경예산대비 6,802억 원(8.5%) 감소하였다(생계급여 104억 원 감소, 주거급여 920억 원 감소, 긴급복지지원예산 1,004억 원 감소, 저소득층 에너지 보조금 903억 원 전액 삭감, 의료급여 104억 원 감소, 생계비 융자 598억 원 감소 등). 반면 자활지원예산은 2009년 추경예산에 비해 692억 원이 늘었고, ‘희망키움통장’ 등 자산형성프로그램이 새롭게 도입되었다. 이미 서울시에서 민간후원을 활용한 ‘희망드림뱅크’, ‘희망플러스통장’ 등 자산형성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빈곤비지니스’라 할 수 있는 미소금융, 취업 후 학자금상환제가 새롭게 도입되었다. 이는 노무현 정부 시절 인적자원 활용을 통한 사회투자국가 실현 담론에 기반을 둔 사회정책기조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이다. 민간 자원 활용성 빈곤층 자산형성사업과 아동에 대한 투자, 여성 노인인력 활용 등에 대한 강조가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두되는 사회보장을 비롯한 사회정책 확대 요구를 대중이 처한 근본 위기 원인에 대한 사후 처방이자, 미래 빈곤에 대한 예방책이라는 역설적인 형태로 수렴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둘러싼 투쟁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될 때 신자유주의 정책 개혁을 거부하고 노동자민중의 계급적 요구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연대로서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첫째, 제도 수급의 기준선이자 사회적 빈곤선으로서 최저생계비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저임금, 여타 사회보장제도의 기준선과 연동 가능해야 한다. 빈곤사회연대는 빈곤선을 상대적 빈곤의 개념으로 평균소득과 연동할 것을 주장해왔다. 이는 복지급여를 통한 소득보장과 노동을 통한 소득이 개인이 처한 어떠한 조건에서라도 일정 수준의 생활을 유지 가능케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둘째, 빈민의 노동권을 부정하는 가운데 노동을 강요하는 노동연계복지(기초생활보장법 상의 조건부수급조항)의 폐지를 통해 복지 수급권자를 차별하고 낙인찍는 기제들에 대해 투쟁해야 한다. 셋째, 한시적이고 선별적 현금 지원형태로 일부 빈민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교육, 주거 등에 있어 보편적이고 공적인 보장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전체 과제로 인식하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 그동안 빈곤사회연대를 비롯한 사회운동세력은 이를 원칙으로 대응해왔으나, 현재의 이명박 정권 하에서 이러한 기대가 실현될 것이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과거 민주개혁세력이 말하는 ‘좋은 시절’이 다시 돌아온다 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과제를 매개로 주체들의 현실을 드러내고 연대를 도모했던 ‘운동’의 흐름이 존재했었고 이를 더욱 발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600만 명에 가까운 기초생활 수급(권)자(410만 명의 비수급 빈곤층을 포함)의 요구가 무엇인지 사회운동이 인식하고 계급적 단결과 연대를 지향하는 노동자민중의 과제에 포함시켜야 한다. <기초생활보장권리찾기행동> 구성 취지와 2010 기초생활보장제도 현실화를 위한 주요 과제 2009년 기초생활 수급자의 ‘근로능력’을 의사 진단서를 통해 판단토록 했던 복지부의 지침과 이에 따른 용산구청의 수급권자 무더기 강제전환 사건에 대응하며 <기초생활보장권리찾기행동>(이하 <권리찾기행동>)이 구성되었다. 집단 이의신청 등의 대응으로 지침은 철회되었으나, 복지부는 올해부터 자의적인 판단기준으로 수급(권)자의 근로능력을 평가토록 하는 ‘근로능력판정기준’을 만들어 시행 중이며 <권리찾기행동>은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권리찾기행동>은 현재 사회보장을 필요로 하는 수급(권)자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처해있고 무엇을 요구하는지 밝히고자 한다. 이들이 처한 조건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질병, 장애, 실직 등으로 빈곤에 처한 상황에서 이 사회가 요구하는 강도 높은 노동과 낮은 임금으로 빈곤을 탈출할 수 없었던 상황을 겪은 이래, 사회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둘째, 수급(권)자들은 낮은 학력과 사회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관계망과 노동을 통한 삶의 희망을 실현할 가능성을 찾고 있다. 이들이 바로 자신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 사회적 환경을 개선해나갈 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 주체다. 셋째,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보장하는 소득과 지원체계를 통해서는 인간다운 삶은커녕 점점 더 빈곤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이들 모두가 인격과 권리를 가진 인간이자 시민이라는 점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빈곤한 국민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지원체계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빈곤선 이하에 처한 수급권자의 권리에 기초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그러나 보건복지가족부는 부정수급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근거로 수급자격을 까다롭게 하며 수급권자를 걸러내기에 바쁘고, 이는 일선 행정 과정에서 수급권자를 옥죄는 근거로 기능하고 있다. <권리찾기행동>은 수급당사자의 목소리를 모아나가기 위한 실천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끊임없이 등장하는 빈곤의 자기책임론과 가난한 이들에게 노동은 반드시 가해져야 할 징벌이라는 정부의 논리를 넘어 연대의 확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특히 수급권자의 권리를 부정하고 수급권자를 무능한 인간으로 몰아세우는 잣대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복지 수급의 권리는 수급권자와 평등과 인권을 지향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지키고 확장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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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에 있는 천막토론회 발제문입니다. 참고삼아 올립니다. 목차 1. 경제위기 와중에 소리없이 사라진 노동자들 2. 자동차 기업의 세계적 이동과 고용 문제 3. 도요타 사태, 고장난건 가속페달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페달 4. 지엠 구조조정 전략과 지엠대우 5. 몰락한 전미자동차와 뒷통수 맞은 독일금속노조의 교훈
<차례> 1. 세계경제 ● 재무부, 금융위기책임세 부과 방안 발표 ● 미 행정부, 금융규제개혁 방안 추가 발표 ● 2010년 남북경협 전망 2. 국제정세 ● 세계사회포럼 ● 유럽 공공서비스 지출 삭감 ● 국제분쟁지역 리포트 3. 한국경제 ● 2010년 한국경제의 당면과제(삼성경제연구소) ● Job Sharing의 확장모델: 일본기업의 ‘Two Jobs' 사례를 중심으로(삼성경제연구소) 4. 한국정세 ● 화폐개혁 이후 북한 경제상황 평가 및 전망 5. 노동 ● 총연맹 - 총연맹 6기 임원선거 및 정기대대 ● 금속 -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 쌍용자동차 지부 임원선거 돌입 - 금속노조 26차 정기대대 ● 공공부문 - 전교조, 전공노 정당가입 혐의 수사 * 2월 셋째 주 정세동향은 쉽니다
<차례> 1. 세계경제 ● 재정위기(Sovereign Risk) ● 유럽 재정위기가 공적연금 위기를 거쳐 정치적 위기로 변질 가능성 ● 토빈세에 관한 최근의 국제적 논의와 시사점 2. 국제정세 ● 아이티 지진 사태: 프랑스, 미국, IMF 등이 어떻게 아이티를 빈곤국으로 전락시켰는가 ● 국제분쟁지역 모니터 3. 한국경제 ● 한국 재정정책의 효과와 재정 건전성 4. 한국정세 ● 국민참여당 창당 - 지방선거 전략 ● 북한 2010년 정세 전망 - 김정일의 건강과 김정은의 후계체제 구축 - 북핵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의 진전 가능성 -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남북한 관계의 미래
2010년 1-2월 호 기관지 원고에 편집상의 어려움으로 표와 그림들이 빠져 있어서 표와 그림을 복원한 원고를 올립니다.
1월 첫째 주 정세동향(2010년 1월 7일) <차례> 1. 국제경제 ● 2010년 글로벌 경제기상도 ● 2010 국내외 금융리스크 2. 국제정세 ● 2010년 10가지 주목할 이야기들 3. 한국경제 ● 2010년 국내경제전망 4. 한국정세 ● 1월 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 ● 6.2 지방선거 ● 개헌, 선거구제 개편, 지역행정구역 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