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노동운동포럼 일시: 8월 25일(일) 11:00~18:00 장소: 고려대학교 4․18 기념관 주최: 사회진보연대, 전국학생행진 <자료집 목차> 개막강연 [강 연] 오늘의 노동자운동 (류주형∣사회진보연대 정책위원장) 사례발표 [발표1] 학교비정규직본부 사례 (이태의∣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본부 본부장) [발표2] 유성기업 아산지회 사례 (홍종인∣금속노조 유성아산지회 지회장) [발표3] 금속노조 경주지부 사례 (정진홍∣금속노조 경주지부 정책기획실장) [발표4]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사례 (이길우∣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지부장) 대토론회 [발 제] 박준형∣사회진보연대 노동위원장 [토론1] 조상수∣공공운수노조․연맹 정책위원장 [토론2] 홍지욱∣금속노조 부위원장 [토론3] 윤욱동∣금속노조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 [토론4] 김희정∣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 [토론5] 정가원∣전국학생행진 활동가
국가기관이 개입한 쌍용차 문제, 국정조사 실시하라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8.24 범국민대회가 각계각층에서 준비되고 있다. 이번 범국민대회는 9월 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약속했던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쌍용차 해고자복직에 한걸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범국민대회로 힘을 모으기 위해 조직위원 1만 명을 조직했고, 일간지 광고와 언론사 기고 등 여론화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 말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했던 새누리당은 당선 후 말을 바꿔 ‘한 기업의 문제에 정부가 나서 국정조사를 할 순 없다’는 변명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노사 간 이해관계 때문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파업대오에 대한 공권력의 살인진압, 금융감독원이 눈 감아 준 회계조작과 기획부도까지 국가기관들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사진1%] 국정조사가 필요한 이유 ① : 공권력에 의한 살인진압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여름이 되면 그 기억을 떠올린다. 노사가 합의서를 작성하고 공장 옥쇄파업을 해제하던 8월 6일이 되면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다. 잦은 소나기가 내렸던 올 여름과는 달리 2009년 여름은 내내 햇볕만 내리쬐었다. 물 반입조차 막혀버린 공장에서, 노동자들은 비를 애타게 기다렸다. 경찰이 투하하는 최루액을 온 몸에 뒤집어쓴 노동자들이 빗물에라도 몸을 씻기를 간절히 바랬기 때문이다. 경영 위기 극복을 핑계로 3,000여 명을 해고하겠다는 회사의 정리해고안에 반대했던, 조금 어렵더라도 함께 살아가기 위해 싸웠던 노동자들은 결국 ‘국민의 곁을 지키겠다’는 경찰에 의해 두들겨 맞고 끌려나왔다. 당시 진압은 최루액, 테이저건 등 살상무기가 총동원되어 전쟁을 방불케했다. 사측의 부당한 해고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왜 ‘공권력’이 나서서 강경 진압하였나? 폭력적인 진압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친 것은 물론, 이후에도 노동자와 가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사망했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당국은 진정 책임이 없는 것인가? 누구의 지시로, 누구의 이익을 위해 공장 안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친 것인가? 국정조사가 필요한 이유 ② : 금융감독원까지 연루된 회계조작 2009년 3,000여 명 정리해고안의 근거가 된 쌍용차 감사보고서는 여러 군데 허점이 있다. 먼저, 비합리적 계산 방식을 사용해 회사가 실제보다 더욱 부실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현금지출 고정비를 ‘차종별 과거 3개년 평균’으로 계산했는데, 이렇게 할 경우 과거 3년 이전의 신차종 고정비가 포함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부분이 손상차손 5,177억 원을 끼워 맞췄다는 의혹을 받는 지점이다. 게다가 땅, 건물, 기계 등 고정자산의 가치를 과도하게 낮게 계산하여 자산 크기를 줄였다. 2008년 3분기 1조 3,825억 원이었던 것이 2008년 4분기에는 8,677억 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정리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한 조작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또한 최종 감사보고서와 조서 간 장부가액을 비교하면 2,850억 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자동차지부가 금융감독원에 ‘왜 장부가액 숫자가 맞지 않는지’ 질문했지만 금융감독원은 대답하지 않고 있다. 여러 군데 문제가 있는 회계감사조서를 감리한 금융감독원에게도 회계조작 은폐의 분명한 책임이 있다. 노동자들의 요구를 더 이상 외면말라 쌍용차 문제는 2008년 당시 대주주였던 상하이차의 기출유출 및 먹튀 논란,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속전속결로 진행된 법정관리, 2009년 이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사의 투자 회피 및 먹튀 의혹까지 낱낱이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들이 쌓여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미 쌍용차 문제의 심각성과 투쟁의 정당성에 대해서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있다. 8.24 범국민대회 조직위원에도 1만 명의 시민들이 선뜻 힘을 모아 주었고, 쌍용차 희생자들을 기리는 대한문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주교계는 멈추지 않고 넉 달 넘게 매일 미사를 이어가고 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는 대한문 앞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에 대한 저항행동을 적극 조직하고 있다. 끈질긴 투쟁의 결과로, 쌍용차 문제는 작지만 조금씩 해결에 다가가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슬픔이 되었던 쌍용차 희생자들의 연이은 죽음도 대한문 분향소 설치 후 어느덧 멈추었다. 또한 정리해고 후 무급휴직자가 되어 공장을 떠나야했던 500여 명의 공장 복귀도 올해 3월 드디어 이루어졌다. 이제 정부에서 나서서 책임질 차례다. 노동자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정조사 약속을 이행하고, 쌍용차 문제 해결에 나서라! [%=사진2%]
[금융과 노동] 진보 지식인의 노동운동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들
대정부 투쟁 강화의 계기로 7월 2일, 45일 간의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시작됐다. 더불어 국회는 2/3 이상 찬성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과 부속자료를 제출하도록 국가기록원에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이른바 ‘국정원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에 NLL 대화록 공개라는 ‘비상계획’으로 대응했다가 김무성∙권영세 녹취록 공개로 거센 역풍을 맞은 상황이다. 민주주의를 유린한 국정원과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지난 28일에는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모여들었다. [%=사진1%] 보수세력의 분주한 대응 분주해진 보수세력은 시급히 퇴로를 찾기 시작했다. 청와대는 무조건 침묵을 유지하고,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는 관련 사실을 일체 부인하며,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불법 도청 전문 정당이라 몰아세웠다. 보수언론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실상’ NLL을 포기한 발언을 했고 회담에 임하는 태도가 비굴했다며 역공을 펴는 한편, 지지율 하락에 대응해 한중 정상회담 성과를 과대포장한 기사를 대방출했다. 8월 15일까지 진행될 국정조사에서도 보수세력은 물타기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 공개 여부, 조사 대상, 증인 채택 등 모든 세부쟁점마다 새누리당은 사사건건 시비를 걸 것이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의 목적인 진상규명 자체를 방해하는데 온 힘을 쏟을 것이다. 특히 민주당이 김용판 전 청장의 배후를 들춰내낼 경우 정부가 정당성과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되므로 새누리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려 할 것이다. 물타기로 일관하는 보수세력 NLL 대화록 원본과 부속자료가 국회에 제출되면 여야 간 정쟁은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 것이다. 지난 6월 국정원의 자체 대화록 공개는 물타기를 위한 것이지만,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군사적 대결과 6월 남북당국자회담 무산 등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려는 시도로 풀이할 수 있다. 이후 NLL 대화록을 둘러싼 논쟁이 촉발되었지만 그 초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의에 맞춰지면서 의미없는 논란만 반복하고 말았다. 여야가 공유하는 ‘NLL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서해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빚어내는 원인이라는 핵심이 논쟁에서 철저히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향후 국회에서 NLL 회담록 원본을 열람하게 되면 다시 한번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둘러싼 지루한 논란이 반복될 것이다. 국정원 사태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질 때까지 물타기와 폭로전을 반복하면서 이슈 자체에 대한 피로감을 누적시키는 것이 새누리당의 의도다. 이렇게 되면 국정조사는 국정원 사태를 초래한 원인과 이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꼬리자르기식 책임자 문책과 형식적인 국정원 개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규탄 투쟁으로 6월 중하순 이후 시작된 촛불집회는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공분을 모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국정원의 전면적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 간 국정조사 합의 직후에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에서는 새누리당이 진상규명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하에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장외 촛불집회를 통해 장내를 감시하고 압박하자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27일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일부 민중운동 단체가 함께 결합한 ‘국정원 대선개입과 정치개입 규탄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긴급 시국회의’ 역시 △제대로 된 국정조사 실시 △공범자 처벌 △정치개입 근절을 위한 국정원 전면 개혁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듯, 45일 간의 국정조사 기간은 추가 폭로와 물타기가 지속되는 국면이고, 보수세력의 총공세 속에서 의미 있는 국정조사 결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이번 국면이 ‘박근혜 대 노무현’ 이라는 구도로 표상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민중운동은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분명한 자기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힘을 집중해야 한다. 이미 국정원과 집권여당이 공모하여 정치에 개입해왔다는 사실이 폭로된 마당에 국정조사를 철저히 감시하는 것으로 향후 투쟁의 목표를 한정할 필요는 없다. 이미 모든 정황은 국정원 정치개입의 배후로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 정치공작에 의해 권력을 유지해 온 보수세력의 실체를 폭로하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의한 민주주의 유린을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여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방식의 투쟁을 벌여내야 한다. 국정원은 해체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국정원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침범해 ‘좁은 의미의 정치’, 즉 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은 정부에 대한 비판세력,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운동을 감시하고 억압해왔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정치’, 즉 계급투쟁에 항상 개입해왔다. 일례로 이번 논란의 와중에 범민련 소속 활동가가 공안당국에 의해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동안 국정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여론을 잠재우고 반값등록금 투쟁 확산을 차단하려 했고, KEC∙발레오만도∙상신브레이크∙유성기업 등 금속노조 핵심사업장에 대한 노조파괴 시나리오에도 개입해왔다. 국정원 내부 게시판에는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 전교조 등 국가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라”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 버젓이 게시되어 있었다. 이처럼 국정원은 체제 내부의 모순을 드러내는 사회운동을 (외부의 적과 연계된) 내부의 적으로 간주해 억압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한다. 5.16 쿠테타를 ‘혁명’이라 부른 박정희가 중앙정보부를 설립했던 목표 역시도 ‘반혁명 세력에 대한 효과적 대처’였다. 중정에서 안기부로, 안기부에서 국정원으로 그 이름을 달리했지만,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수사할 권리를 부여받은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애초에 어불성설이다. ‘넓은 의미의 정치’와 ‘좁은 의미의 정치’ 간의 경계는 항상 모호하기 때문에 선거개입과 같은 문제 역시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국정조사 결과와 정치권의 국정원 개혁논의를 지켜볼 때가 아니다. 국정원은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 대정부 투쟁 강화의 계기로 민주주의를 유린한 정부와 새누리당을 강력히 규탄하고 반민중적 억압기구인 국정원 해체를 주장하며 투쟁을 벌여나가자. 아울러 현 사태에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비민주성, 반민중성을 적극 폭로하면서 현재 제기되는 민영화 반대투쟁, 공공부문 노동기본권 쟁취투쟁 등 대정부 투쟁을 강화하자. [%=박스1%]
국정원 공작정치에 대해 은폐, 축소 중단하고 민주주의 파괴한 범죄자들을 처벌하라 지난 6월 14일 검찰 수사에 의해 지난 18대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하에 직원들을 동원하여 선거에 개입하여 여론을 조작했음이 들어났다. 또한, TV토론, 후보연설 등 선거에 대한 여론이 초미의 관심인 시기에 국정원 여직원 선거개입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은 당시 수사담당 일선에 있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수사에 개입하고 은폐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이러한 국정원, 경찰 등의 선거개입은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본부와 연계되었다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도 있다. 하지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과 형법상 직권남용, 경찰공무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였다. 국정원, 경찰 등 권력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이 들어났음에도 꼬리 자르기 수사결과에 솜방망이 처벌로 그친 것이다. 국정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정원의 국내 정치에 개입한 사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민간인 사찰 외에도 국내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4대강 사업,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반값등록금 여론 차단 등 여론 조작과 함께 보수단체, 경제 관련 단체들까지 동원하여 반대 여론을 조작하고 직접행동을 조직하는 등 치밀한 공작정치를 벌였던 것이 들어나고 있다. 권력의 눈치를 본 정치 검찰의 꼬리 자르기 수사로 판단할 때 현 박근혜 행정부에서는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진실규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국민을 기만한 검찰 수사에 대해 박근혜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 사과하고,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동의하여야 한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소속된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에 의해 드러난 국정원의 범죄 사실을 왜곡하고, 색깔론을 통해 물타기 하며, 지난 3월 여, 야 합의를 통해 검찰 수사 이후 국정조사를 합의 했음에도 이를 회피하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 기록물까지 활용하여 색깔론으로 물타기 하며 대대적인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국가기록물까지 활용하여 국정을 농단하고, 자신들의 치부를 숨기고 왜곡하는 현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대해서도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한, 최근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이어지면서 많은 학생, 시민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개인 정보들이 온라인 상에서 공개되고 이로인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개인정보들이 유출될 수는 있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개인정보들이 유출되면서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표현이 제한당하고 있다. 상식적 수준에서 개인 정보 파악 시간보다 매우 빠른 지금의 온라인 신상노출은 혹시 전문 조직의 개입이 있지 않은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민주주의 수소를 위해서도 이러한 의구심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요구된다. 국민들은 국가 권력기관이 선거에 개입하여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권력을 동원하고, 국내정치에 개입하여 정권에 부정적인 여론을 차단하는 공작정치를 납득할 수 없다. 또한, 이러한 권력의 도움에 의해 가장 큰 수혜를 받고 당선된 대통령이 책임자 처벌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책임 있게 나서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이제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의 선거개입 은폐, 축소, 왜곡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한, 관련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국정원 대선개입 및 공작정치가 제대로 밝혀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나서서 국정조사에 동의할것을 촉구한다. 1987년 6월 수많은 국민들이 거리 투쟁을 통해 만들어진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검찰의 국정원 선거개입 꼬리 자르기 수사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라. -국가 기록물까지 활용한 국정원 선거개입 은폐 행위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져라. -원세훈, 김용판 등 정치공작 관련 범죄자 즉각 처벌하라. -국정원 민간인사찰, 여론조작 등 공작정치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하라.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은폐 축소 중단하라. 2013년 6월 25일 세상을 바꾸는 민중의 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빈민연합, 빈민해방실천연대, 한국청년연대, 21C한국대학생연합, 전국학생행진, 전국여성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한국진보연대, 사회진보연대, 노동전선,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노동자연대다함께, 한국비정규센터, 노동인권회관, 사월혁명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전태일재단, 전태일노동대학, 민주노동자전국회의, 현장실천연대, 코리아연대,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빈곤사회연대, 반빈곤빈민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불교평화연대, 농민약국, 서울연대, 부천민중연대, 예수살기, 충남민중의힘
박근혜 정부가 정부 정책을 관통하는 핵심 기조로 ‘창조경제’를 제시했다. 창조경제 개념의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창조경제론자들은 그것을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한 대안으로서, 즉 성장전략으로서 제시한다. 이들은 대체로 창조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창조경제론의 논리는 1990년대부터 유행한 지식기반경제론과 매우 유사하다. 1990년대 미국 신경제 호황에 힘입어 한국에도 지식기반경제론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IT벤처기업 창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되었고, 굴뚝경제에서 지식경제로 이행한다는 장미빛 전망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미국의 신경제 호황은 일시적인 것이었고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의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2007년 이후 미국경제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진앙지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경제의 불안정성이 더욱 증대되었고 각국에서 고용, 소득불평등 같은 전통적인 문제들이 더욱 악화되었다. 지식기반사회 내지는 정보사회의 화려한 외양에만 주목한 미래학자들과 정부 관료들의 장미빛 전망은 전혀 현실화되지 않았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은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까? 아래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론의 주요 내용을 분석한 후, 그것이 과연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박근혜 정부는 왜 창조경제를 제시했나?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추세를 살펴보면 1990년대까지는 높은 성장세가 나타났지만 2000년대 들어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 2010-11년 1인당 실질GDP는 27,157달러로 1970년대의 7배 이상으로 높아졌으나 1인당 GDP성장률은 4.4%로 1970년대의 1/3 수준으로 낮아졌다(그림1).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추세가 하락함에 따라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작년 말 정부는 세계경제가 전반적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하며, 국내경제 활력이 저하되는 3중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지난 3월에도 한국경제가 7분기 연속 전기대비 0%대의 저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위험이 있음을 우려했다(그림2). 단기적으로도 정부는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3%로 조정하는 등 경제전망 수치 대부분을 하향조정했다. 1990년대까지 한국경제는 제조업 부문의 노동생산성 향상과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증가에 힘입어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제조업 부문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감소하고,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 증가율도 하락했다. 2005년 현재 한국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OECD 25개국 중 12위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 서비스업의 낮은 노동생산성이 2000년대 들어 한국 전체 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둔화시키고 나아가 장기적인 성장추세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그림3). 이는 1997년 이후 제조업의 잠재성장률은 그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반면 서비스업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함에 따라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그림4).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는 노동시간 및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속도를 둔화시켜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20년 동안 한국경제 GDP 성장률이 연평균 4%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00년대 평균 4.5% 수준이었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010년대 4.9%, 2020년대 6.1%까지 증가해야 한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 추격(catch-up)에 성공해 선진국과 노동생산성 격차가 크게 축소되어 있는 제조업 부문의 경우 연구개발(R&D) 투자의 확대를 통한 기술혁신이 요구된다. 반면 여전히 선진국과의 노동생산성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부문,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시장개방을 통해서 선진국으로부터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된다. 이런 방법을 통해 특히 의료, 법률, 금융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2000년대 이래 장기적인 성장추세 악화에 대응해서 한국 정부는 기존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함과 동시에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선진국 추격형’에서 ‘세계시장 선도형’으로, “국민 개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되고 새로운 부가가치가 마련되도록 우리경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전환을 상징하는 표현이 바로 ‘창조경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 전략 한국경제의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전략은 이미 지난 2월 국정과제로 제출된 바 있다. 새 정부의 6개 국정과제 중 첫 번째 과제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는 △창조경제의 생태계 조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 동력 강화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 △창의와 혁신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제운영이라는 6개 전략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여섯 번째 전략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제운영’은 거시경제 안정을 의미하므로 직접적인 창조경제 실현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 세 번째 전략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와 다섯 번째 전략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 역시 수출-재벌 중심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반영한 것이지 장기적인 성장추세 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표1]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전략의 핵심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이 산업 전반에 융합확산될 수 있도록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전반적 내용을 담고 있는 첫 번째 전략 ‘창조경제의 생태계 조성’, 정보통신보건산업 등 정부가 주목하는 산업별 육성전망을 담고 있는 두 번째 전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 동력 강화’, 이를 뒷받침하는 네 번째 전략 ‘창의와 혁신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에 있다. 이런 전략들을 종합하는 표현이 최근 유행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기존 산업과 IT과학기술이 융합돼 일자리 창출과 성장으로 연결되는 경제”라고 설명한 바 있다. ICT 융합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 애플이나 구글 같은 플랫폼 확보 기업의 성공 덕분이다. 스마트기기의 확산에 따라 주로 컴퓨터에서만 쓰이던 운영체제(OS)가 모든 스마트기기에 탑재되고, 기기 내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통제하는 핵심기능을 수행하면서, 플랫폼을 확보한 기업은 ICT 관련 모든 산업의 가치사슬에서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제공 가능한 콘텐츠, 서비스, 소프트웨어까지 장악함으로써 관련 산업 내에서 자신의 독보적 지위를 강화하여 수익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나아가 스마트기기 제조업의 경우 완제품 경쟁력에 있어서 ICT가 적용된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부각되고, 이를 최적화하는 제조기술의 역량이 중요해졌다. 가령 핵심부품인 CPU, AP 등의 제조역량을 갖추었거나, 이런 핵심부품과 플랫폼 등의 모듈을 결합하여 차별화된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하드웨어 제조역량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와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주도적인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자리 잡은 대표적 사례다. 자동차를 비롯한 기존 제조업에서도 제품의 차별성을 위해 ICT를 도입한 서비스 기능을 부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요타는 자사의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서비스(Windows Azure)를 장착했다. 애저를 통해 자동차의 전력관리, 배터리 잔량 원격점검, 홈 네트워크 원격제어 등을 수행한다. 롤스로이스는 24시간 원격으로 전 세계 8,300개 엔진을 관리하고 엔진 가동시간 기준으로 임대료를 받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ICT 융합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가령, 보건서비스 분야의 원격의료 서비스는 서비스업 고부가가치화 및 ICT 융합의 핵심으로 사고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원격의료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제작한 당뇨관리 의료기기(삼성헬스다이어리)를 당뇨환자 집에 설치하고 SK텔레콤의 정보전달 플랫폼을 통해 병원으로 환자의 건강상태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보건서비스뿐만 아니라 교육서비스로도 확대될 수 있으며, 나아가 재난안전, 치안 등 정부행정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정부는 “소프트웨어, 영화, 게임, 관광, 컨설팅, 보건의료,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을 ‘창조형 서비스업’으로 분류하고 이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창조경제의 핵심인 ICT 융합은 플랫폼 확보, ICT 핵심부품 생산 및 완제품 제조, ICT 기술과 융합된 새로운 서비스의 제공 등을 통해서 소득을 얻는 기업 모델과 관련된다. 이런 기업 모델에서는 혁신적 기술이나 창조적 아이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창의성이야말로 소득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강화된다. 나아가 정부가 “상상력과 창의력이 일자리를 만드는 창조경제”라고 설명하는 데에서 알 수 있듯, 개인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국민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까지 확산된다. 그렇다면 한국경제가 ICT 융합이라는 신성장동력을 바탕으로 장기적 성장추세를 회복하고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창조경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인가 굴뚝경제에서 지식기반경제로, 그리고 창조경제로? 사실 정보통신기술(ICT)과 지식, 정보, 아이디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인식은 1990년대 지식기반경제론에 의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창조경제라는 개념도 지식기반경제라는 개념과 거의 동시에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대체로 지식기반경제 내지는 정보경제를 보충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어왔다. 그것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이행한다는 미래학자들의 전망을 공유한다. 가령 1990년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창조사회를 제4의 물결로 설명했고, 『창조경제』(2001)의 저자 존 호킨스 역시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체제라고 정의했다. 노동이나 자본 투입이 아니라 지식이 부를 창출하는 사회로 이행한다는 지식기반사회론에 창조적 아이디어도 부를 창출한다고 보충하는 셈이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 현실적 기반은 1970년대 이후 선진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지속되고 있는 제조업 부문 축소와 서비스업 부문의 성장이었다. 미국의 경우 이미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 세계적으로도 1974-83년 동안 대부분의 국가에서 농업, 광업, 제조업의 고용은 크게 감소했다. 제조업의 고용 감소는 부분적으로 서비스 산업이나 금융보험 부문으로 흡수되었고 부분적으로 실업의 증가를 낳았다. 2000년대 초반에 이르면 서비스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은 70%, 발전도상국은 50%까지 상승한다. 이와 같은 서비스 부문의 확대에 더해 1990년대 미국 신경제 호황과 실리콘밸리의 신화는 정보통신기술의 적용을 통해 굴뚝경제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 모델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IMF 이후 모든 정부가 지식기반경제로의 이행이라는 전망과 목표를 공통적으로 가지게 되었다. 다만 정부에 따라서 정치적 표현방식과 정책적 강조점이 부분적으로 변화했을 뿐이다. 가령, 김대중 정부가 IT 벤처창업과 신지식인 개념을 강조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창조적 아이디어와 산업의 결합사례로 두바이 프로젝트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 부문의 팽창 과정은 지식과 정보에 의한 부의 창출이 확대된 결과가 아니었다. 서비스부문 내 사회서비스, 금융서비스, 생산자서비스, 개인서비스 등 각각의 서비스업은 서로 다른 축적 요구와 결합되어 성장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볼 때 서비스업은 20세기 초중반 정부, 보건, 교육 같은 사회서비스의 팽창에서 시작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왔으며, 산업적 축적이 위기에 처한 1970년대 이후에는 특히 금융서비스가 팽창하고 기존 생산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던 업무의 외주화에 따른 생산자서비스가 증가하면서 더욱 빠르게 성장했다. 생산자서비스는 기업의 핵심적 전문업무를 외주화한 법률, 공학건축 서비스, 회계, 감사, 세무, 연구, 검사, 경영, 광고 등 기업서비스(business service)와 경비, 청소, 식당 업무 등 기업의 업무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쉽게 분리될 수 있는 업무영역으로 양극화되어 등장했다. 또한 서비스 부문의 팽창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굴뚝경제로부터의 탈피와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의 징후로 해석할 수도 없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대표하는 금융서비스와 기업서비스의 경우 고용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정보통신기술 관련 산업이 굴뚝경제를 대표하는 자동차산업에 비견될 만한 전후방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의 후방에는 무수히 많은 기계산업의 발전이 있고, 그 전방에는 자동차산업의 발달에 따른 소비산업과 오락산업의 성장이 있다. 반면 정보통신기술은 성장과 고용의 확대 보다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한 시장의 확대(인터넷 상점, 신용거래 등), 금융세계화, 국제적인 하청계열화(글로벌 아웃소싱)를 가능케 하는 수단이다. 게다가 정보통신기술의 확산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역사상 전례가 없는 큰 폭의 혁신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전신의 발명은 대륙 간 통신에 걸리는 시간을 몇 주에서 몇 초로 줄였다. 철도, 자동차, 오디오, 텔레비전, 항생제, 전화, 전기, 제트비행기, 플라스틱, 가내배관 등도 마찬가지다. 고객맞춤형 다품종 생산으로 인해 신제품 숫자가 오늘날 절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하더라도 혁신의 속도는 더 느릴 수 있다. 1870년에 태어나 70년 간 살았던 사람이라면 1950년에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경험했을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서비스 부문의 양적 팽창에만 주목하거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과대평가함으로써 그것을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지식기반경제론 또는 창조경제론은 1970년대 이후 이윤율이 저하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산업과 상업에서 금융과 서비스로 경제의 무게중심을 옮긴 과정에서 부상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식기반경제 또는 창조경제는 실물경제의 위기를 반영하는 금융세계화에 따른 금융서비스의 성장, 과거 제조업 내 부서로 포괄되어 있던 서비스 부문의 아웃소싱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새로운 성장담론, 새로운 성장단계가 아니라 위기에 대응하는 자본의 생존방식이다. 가치의 생산이 아니라 재분배 역량의 강화 창조경제가 성장과 고용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은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성공이 가치의 생산보다는 그 재분배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식, 정보, 창조적 아이디어를 지식재산권을 매개로 사업화해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은 개인과 기업은 소득을 막대하게 늘릴 수 있지만, 이것이 전체 경제의 성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창조경제는 특정 개인과 기업에게만 고소득의 기회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전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한다. 애플이나 구글처럼 플랫폼을 확보한 ICT 기업의 막대한 소득은 지대(rent)와 상당히 비슷하다. 토지 소유자는 자본가에게 토지를 대여함으로써 지대를 획득하는데, 그 전제는 토지에 대한 자본가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토지 소유권이다. 소유자는 실제 생산과정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지만, 즉 생산적 노동의 착취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자본가로부터 임대료를 받음으로써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그는 단 한 명의 노동자도 고용하지 않고도 소득을 얻으며, 그 소득은 자본가로부터 제공된다. 창조경제가 주목하는 지식, 정보, 아이디어는 지식재산권이라는 배타적 소유권에 의해 보호되고, 이 지식, 정보, 아이디어를 대여하는 자본가는 그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단, 토지소유자가 1명에게만 그것을 빌려줄 수 있는 반면 지식재산권 소유자는 그것을 아주 싼 가격에 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명에게 그것을 대여할 수 있고, 따라서 엄청나게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같은 운영체제(OS)는 구매자 수가 많아질수록 그 유용성이 커지기 때문에 대여자 또는 소비자가 이로부터 이탈하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경쟁기업의 신규 시장진입도 어렵다. 대부분의 플랫폼 확보 기업의 고소득은 이러한 시장지배력에 기인한다. 지대와 마찬가지로, 지식재산권 소유자에게 제공되는 소득은 자본가가 직접적으로 지불하는 사용료 또는 자본가로부터 노동자가 받은 임금의 소비로서 간접적으로 이전(transfer)되는 것이다. 지식, 정보, 창조적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경제활동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고방식은 구글과 같이 웹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고수익을 얻는 기업 모델 때문에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사업모델이 결국 광고수익에 의존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역시 자본가로부터의 소득 이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무료 서비스를 사용하는 개인들은 어떤 지출도 없이 사용가치를 얻기 때문에 이런 사업모델이 경제의 기본법칙을 거역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아주 오래된 소득 이전 방식을 새로운 기술에 적용한 것일 따름이다. 창조경제는 경제 전체의 성장과 관련되기보다는 소유권을 보장받은 개인이나 기업의 성장과 관련된다. 이런 논의를 더욱 확대해보면, 대부분의 서비스업이 가치의 생산이 아니라 생산된 가치의 재분배와 관련된다. 생산자서비스의 경우 애초 생산기업으로부터 외부화되었다는 점에서 가치의 생산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한편 생산기업에서 생산된 가치를 분배받는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령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주목받는 법률, 회계, 컨설팅 등 기업서비스는 주주의 소유권에 기여하는 국제적 행위 규준을 개발도입하는 대가로 생산기업이 생산한 가치의 많은 부분을 재분배 받을 수 있다. 금융서비스 기업의 소득 역시 이자, 수수료 등의 형태로 생산자본의 순환으로부터 잉여가치의 일부를 보상으로 받은 것이다. 만약 금융기관의 소득 원천인 순이자가 이처럼 이전으로 다루어진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금융기관이 생산한 가치는 없는 반면, 금융기관 소유자나 금융기관에 고용된 노동자에게 지출되는 급여만 존재하므로 금융기관의 부가가치는 음(-)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자의 지급을 통한 금융중개기관의 수익을 제외할 경우 OECD의 표현에 따르면 “[경제 각 부문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산업이 국민총생산에 보잘 것 없는 수준 혹은 심지어 마이너스로 기여하는 것으로 나오는 역설”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류 경제학은 금융부문의 생산적 기여를 정당화하는 추계방법을 고안해왔으며,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을 구분하는 노동가치론의 정치적 함의를 의식적으로 제거하고자 했다. 그러나 주류 경제학의 결함은 금융이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무엇인지, 금융의 생산적 기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잉여가치의 생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노동, 즉 산업자본이 고용하는 노동자의 노동을 생산적 노동으로 정의한다. 그런데 상업자본이 고용하는 노동자 중에서도 운송창고통신업무 같은 유통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생산적인 반면 매매업무와 재무회계마케팅광고홍보 같은 순수유통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비생산적이다. 그러나 상업자본이나 금융자본에 고용되는 비생산적 노동자도 잉여가치의 생산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한편 서비스노동은 비생산적일뿐만 아니라 잉여가치의 생산과도 무관하다. 그리고 서비스노동 중에서는 사회서비스와 관련된 유용한 노동이 있는 반면, 일부 개인서비스처럼 무용하거나 유해한 서비스노동도 있다. 이 때 어떤 경제활동이 비생산적이라는 명제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필요없다거나 쓸모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령 자본주의에서 신용의 공급은 경제활동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연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산업자본의 가치 생산 촉진에 신용과 금융의 필수적인 역할을 인지하고 그로 인한 가치이전의 크기와 효과를 분석하는 것과 이를 비생산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가치의 생산과 이전 그리고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의 구분은 국민계정이 경제주체들이 실제로 생산한 부가가치를 제대로 집계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중요한 기제인 것이다. 반면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의 구분, 가치의 이전이라는 개념을 의식적으로 제거해온 신고전파 경제학에서는 금융의 생산적 기여를 여러 취약한 논리들로 정당화하는 것이 곤혹스런 과제가 된다. 던컨 폴리는 현대 국민계정에서 금융, 보험, 부동산, 교육, 의료, 전문기업서비스 등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로 계산되는 부분을 제외한 ‘좁은 범위로 측정한 부가가치’와 GDP 간의 편차, 고용지표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금융과 부동산, 정부서비스 부문 등에서의 여타 귀속소득을 GDP에 포함시키는 현행 방식이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기침체 규모를 과소추정하고 반대로 금융권의 재건과 그들의 소득 진작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기회복의 수준은 과대평가함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좁은 범위로 측정한 부가가치’로 부가가치를 계산할 경우 전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존 3.3%에서 2.4%로 1/4정도 하향 조정된다. 따라서 지대 수취와 유사한 지식재산권을 매개로 하는 ICT 관련 산업과 금융서비스, 기업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고소득을 핵심으로 하는 창조경제가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일 수는 없다. 그것은 가치의 생산보다는 생산된 가치의 더 많은 부분을 재분배 받으려는 기업 모델일 뿐이다. 창조경제에서의 가치사슬과 임금노동조건의 악화 굴뚝경제에서 창조경제로의 전환의 또 다른 징후로 해석되곤 하는 것은 제조업 가치사슬의 변화다. 제조업 가치사슬은 여전히 연구개발(R&D)→제조→마케팅→서비스 등의 단계를 이루지만 그 단계별 경중이 과거와 달라졌다. 과거에는 고정자본 투자와 저임금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제조 단계가 이윤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가치사슬의 앞에 위치한 연구개발 및 기획 단계와 뒤에 위치한 마케팅이나 서비스 단계가 더 중요해졌다. 연구개발, 판매전략 수립, 제품 디자인, 광고, 유지관리 서비스 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지식, 정보, 아이디어의 활용이기 때문에 제조업 가치사슬의 변화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의 징후로 해석되곤 한다. 단적으로 아이폰, 아이패드는 스티브 잡스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낳은 성과로 평가되며, 최근 기아자동차 K시리즈의 성공은 피터 슈라이어라는 창조적 디자이너의 역량에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부터 살펴보자. 완성차 기업들은 시장경쟁의 격화에 대응해서 생산전략을 변화시켜왔다. 표준제품의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보다는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제품차별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기획디자인 능력이 중요해지는데, 2000년대 들어 현대, 기아, 쌍용자동차 모두에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또한 시장확보를 위한 유통망 장악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중요해지면서 이를 위한 마케팅 능력이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등장한다. 특히 마케팅 능력은 소비자들의 불만과 요구를 신속히 파악해 이를 연구개발과 기획단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그 결과 1999년 현대차와 기아차는 외부화되어있던 자동차 판매부문인 현대자동차서비스와 기아자동차판매를 각각 내부화했다. [그림7] 한국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 구조변화 연구개발기획, 마케팅 기능은 강화된 반면 기존에 완성차 기업에서 수행하던 최종조립 및 주요 부품생산의 상당부분은 축소외부화되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현대모비스를 설립하여 주요 모듈의 독점 공급 기업으로 육성하고, 여타 부품기업을 현대모비스의 하위부품기업으로 재편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모듈화를 총괄하고 하위 생산사슬 전반을 관장하는 명실상부한 중간관리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하위부품기업을 조정통제하는 관리구조 덕분에 완성차기업은 생산을 축소외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부품기업에 대한 지배와 통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완성차기업이 최종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인 디자인과 설계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공신력있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종속적이고 위계적인 생산구조가 유지될 수 있었다. 생산기능의 축소외부화는 완성차기업 입장에서 생산공정이 비용절감의 대상이 된다는 점, 그리고 외부화를 통해 경기변동에 따라 쉽게 그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기아차는 비용절감과 유연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모듈화와 플랫폼 통합이라는 새로운 생산기술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노동과정을 표준화단순화할 수 있었으며 이는 임금과 고용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해지도록 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림 8] 휴대전화 글로벌 가치사슬 이와 같은 가치사슬 변화는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ICT 제조업에서 더욱 분명하게 발견할 수 있다. 전자산업은 핵심 기술과 범용 기술의 구분이 명확하여 모듈화가 용이하고 업계표준도 잘 정리되어 있어 생산 외주화가 용이하게 진행되었다. 20세기 후반부터 세계적인 전자산업 대기업들 역시 생산의 외주화, 나아가 탈생산 방식을 채택했다. 가령 애플은 연구개발과 디자인만을 담당하며 생산 일체를 대만계 위탁제조업체(EMS, 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인 폭스콘에 외주화한다. 탈생산 방식을 채택함으로서 애플과 같은 대기업들은 불황 시 설비 유휴에 대한 비용을 위탁제조업체에 넘길 수 있다. 물론 타 제조업체에 휴대전화 조립을 위탁하는 정도는 기업 간에 차이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노동집약적 생산 부분의 외주화와 핵심부품 생산의 그룹 내부화를 동시에 추구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휴대전화 조립은 중소기업들이 전문적으로 담당하지만 (물론 이 경우에도 전량 외주화하는 것은 아니고 자체 생산능력을 유지하며 일부를 외주화한다) 핵심 부품 중 자체 기술을 갖출 수 있는 범위의 부품들은 그룹 내부화하는 형태다. LCD 패널, 메모리 반도체와 같이 기존에 생산 능력을 갖춘 부품 외에도 RF모듈은 삼성전기가, 배터리 모듈은 삼성 SDI와 LG화학이, 카메라 모듈은 삼성테크윈, LG이노텍 등이 담당한다. 이런 방식은 자체 생산과 외주생산을 병행하면서 위탁제조업체에 대한 전적인 의존이 낳을 수 있는 변수를 통제하여, 내부 생산에 따른 위험 비용은 외부화하고 탈생산에 따른 단점은 내부 생산으로 극복하는 이중 체계이다. [그림9] 애플 아이폰4의 부가가치 배분 휴대전화 가치사슬에서도 글로벌 대기업은 하위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생산과정에서의 비용절감을 달성한다. ICT 산업이 가지고 있는 깨끗한 이미지와 달리, 소수의 고기술 핵심 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하면 가치사슬 내 대부분 노동자는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휴대전화 가치사슬은 아프리카 탄광의 강제노동에서부터 폭스콘 공장의 학생인턴과 인도콜센터의 교대 근무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비정규직에 의존한다. 반면 여기서 발생하는 가치는 소수 국가 및 글로벌 대기업에게 집중되어 심지어 대표적인 공급업체들에도 적은 수익만이 돌아간다. 예를 들어 중국의 조립업체가 아이폰4 한 대를 수출해서 받는 대가는 소매가(600달러)의 1%에 그친다. 대부분의 가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고기술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미국, 독일과 같은 선진 제조업 국가의 전자제품 대기업과 이 제품을 설계하고 판촉하는 애플에게 돌아간다. 자동차산업과 휴대전화 가치사슬 분석에서 알 수 있듯, 연구개발기획과 마케팅 분야의 강화는 생산과정에서 임금과 고용의 불안정화와 동시에 진행되었다. 이는 창조경제가 어떤 새로운 것이 아니라 노동과정을 표준화, 단순화시킴으로써 노동의 탈숙련화를 통해 노동의 가치저하를 지속시키는 전통적인 방법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개별 기업이 제품차별화, 시장확보, 비용절감에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과잉축적에 따른 시장 경쟁 격화에 있다는 점은 우리가 어떤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기보다는 여전히 자본주의 위기 시대에 놓여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시사점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은 경제위기에 대응해서 ICT 융합과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재개하겠다는 담론으로, 1990년대 이래 유행하고 있는 지식기반경제론을 한국경제 사정에 맞게 일부 보완한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 부문의 팽창은 금융세계화 및 제조업 아웃소싱의 결과였고 정보통신기술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었다는 점을 볼 때 지식기반경제 및 창조경제를 새로운 성장단계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창조경제가 주목하는 ICT 플랫폼, 금융서비스, 기업서비스는 가치의 생산이 아니라 생산된 가치의 더 많은 몫을 재분배받는 기업모델이기 때문에 성장과는 무관한 것이다. 그리고 ICT와 제조업의 융합 역시 각 기업이 경제위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여전히 임금과 고용불안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수준에서 선진국들의 창조경제 실현 전략은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왜냐하면 가치의 재분배 능력을 제고하여 타국으로부터 생산된 가치를 자국으로 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미국은 실물경제의 쇠퇴에 대응하여 환태평양파트너십(TPP)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의 설립을 통해 금융서비스와 기업서비스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재개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결국 동아시아에서 생산된 잉여가치를 분배받음으로써 미국 자본주의의 성장을 재개하려는 시도다.일본의 TPP참여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역시 이와 같은 재분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자유무역을 유지하면서도 수출을 증가시키려는 각국 정책은 국제적인 갈등과 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부의 재분배 능력을 제고하려는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은 자본의 소유권 강화로 귀결되고, 이는 소득불평등이 심화시켜온 기존 추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저임금 후진국에 잉여가치의 생산을 집중시키는 반면 고소득 선진국은 금융서비스, 기업서비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잉여가치를 재분배받는 불평등한 분업이 강화될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소유권 강화에 더해서 임금과 고용조건의 불안정화, 의료교육서비스의 영리화 등으로 인해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 저성장 속에서 불평등의 확대는 결국 대중의 불만을 더욱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하지만 지식기반경제론과 마찬가지로 창조경제론은 이러한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고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이 수평성을 강화하고 개인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돕는다는 믿음은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한 기대와 연결된다. 새로운 자본주의는 수직적 위계를 수평적 네트워크로 대체하고 있고, 국가와 기업은 개인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을 북돋기 시작했으며, 임금과 고용의 불안정은 오히려 역동적인 삶을 의미할 수 있다는 식이다. 1990년대 신지식인 담론 이후 꾸준히 확산된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작년 총대선에서 IT벤처기업 출신의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지지로 그 힘을 발휘한 바 있다. 그는 실제로 김대중 정부가 선정한 신지식인 중 한명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창조경제 담론의 진정한 의미는 그 이데올로기적 효과에 있다.
새로운 보수 정권과 노동운동의 과제 취임 후 100일이 다되도록 노동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던 박근혜 대통령이 5월 27일 시간제 일자리(단시간 근로)를 언급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 “시간제 일자리라는 표현에서 편견을 쉽게 지울 수 없으니, 공모 등을 통해 이름을 좋은 단어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의 대명사인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니 현실을 너무도 모르는 소리다. 더군다나 비판이 있으면 이름을 바꿔서 포장을 달리해보자는 제안까지 한다. 그럴듯한 말로 현실을 호도하고 노동자를 더욱 착취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 이것이 어쩌면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가장 큰 특징일 수도 있겠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은 ‘고용률 70%’ ‘실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보호’와 같은 사회적 담론으로 포장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추진하려고 하는 바는 무엇인가? 고용률 70%, 저성장을 막기 위한 노동의 동원 박근혜 정부는 주요 국정과제로 고용률 70% 달성을 내세운다. 현재 64.2%인 고용률을 임기 내에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고용률을 핵심 목표로 내세운다는 점을 들어 박근혜 정부가 이전의 보수 세력에 비해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고용정책은 노동유연화 등 반민중 정책을 포장하는 것에 불과하고, 실상은 경제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 고안한 경제정책의 일부이다. [표1] 기관별 한국경제 잠재성장률 예측치 (단위: %) 우선 고용률이 강조되는 맥락을 살펴보자. 최근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이 매우 빨라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거나, 더 나쁜 경우에는 일본형 장기 저성장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무엇보다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경제정책을 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재벌들이 최근 이러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전경련이 후원하는 한국경제연구원은 박근혜 정부 취임에 맞춰 한층 비관적인 잠재성장률 예측치를 내놓고, 잠재성장률 1%p를 끌어올리는 것을 새 정부의 주요 과제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구의 고령화를 꼽았다. 2017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노동 공급의 감소로 인해서 잠재성장률의 하락 추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다른 요소의 변동이 없으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만으로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2011~2020년 연간 3.6%에서 2021~2030년 연간 2.4%로 감소한다. 따라서 고용률을 최대한 높여서 경제성장률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는 것이 경제정책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결국, 고용률 제고는 저성장기에 잠재적인 위기 요소를 관리하는 정책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에는 자본-노동의 갈등과 분배의 문제가 들어갈 틈이 없다. 노동은 경제를 위해 동원되어야 할 자원의 하나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계 관계는 정부 부처 간에도 작용한다. 고용 정책의 큰 틀은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서 만들어지고, 고용노동부는 이를 시행할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점검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고용전략회의의 의제를 세팅한 것은 기획재정부였다. 고용노동부의 역할도 변화하여 노사관계의 조정보다는 일자리 창출과 실업자 재취업 지원의 비중이 높아진다. 2010년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이름을 바꾼 것은 이런 변화를 상징한다. 결국 고용률 높이기가 새 정부의 핵심 과제로 제기되는 배경에는 바로 한층 어려워진 경제를 위해 노동을 더 동원해야 한다는 익숙한 경제 논리가 있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단시간 근무 확대 경제 논리에 기초한 고용률 제고는 일자리의 질을 악화시켜서 양을 늘리겠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재정지출을 통한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을 제외한다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경제를 성장시키거나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경제산업정책을 통해서 경제성장률을 높이거나 한국 경제를 내수-고용 중심으로 전환하면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재벌-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은 세계적 불황 시기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길 수는 없다. 뚜렷한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정부는 그럴듯한 담론을 동원해 장밋빛 미래를 그려보지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기존의 정책을 조합해서 재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과 핵발전소 수출을 녹색경제로 포장했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도 기만과 말잔치 이상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검토되는 것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정부와 재계는 많은 인원이 서비스 산업에 고용되어 있으나 부가가치 창출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서비스 산업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보건의료는 고용창출 여력이 크고 부가가치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의료민영화가 지속적인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의료관광 활성화, 국제병원 유치, 영리병원 허용 등이 바로 그 내용이다. 또한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의 시장화를 통해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려고 한다. 그러나 민영화와 시장화는 모든 사람들이 보장받아야 할 삶의 권리와 건강을 담보로 한 도박판을 벌이려는 시도이다. 지금도 병원에서는 초고강도 교대제 근무로 인해서 간호사의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회서비스 영역에서는 최저임금을 받는 단시간 노동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일자리가 이 지경인데 영리를 위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경쟁을 강화시킬 때 만들어지는 일자리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더욱 열악할 것은 분명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저임금 고강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서비스 산업 노동자들의 현실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는 일이다. 둘째, 노동 비용을 낮추어서 기업이 노동을 더욱 쉽게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노사관계에서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직업교육훈련을 효율화하는 것 등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노동유연화를 추진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표2]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대상별 주요대책 5월 23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곧 발표할 일자리 대책에서 시간제 근로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이 주최한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나온 뒤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률 제고 대책의 핵심에도 노동유연화 조치가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유연근로제, 단시간 근무를 확산시키고 근로시간계좌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유연화 공세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 고용노동부는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2017년까지 238만 명의 취업자 증가 계획을 세웠는데 그중 여성의 비중이 69.3%에 달한다. 특히 일-가정의 양립을 이야기하면서 출산과 양육,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을 단시간 일자리로 흡수하겠다고 강조한다. 이미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5년 동안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으로 시간제 노동자 5만 명을 충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된 유연근로제가 2010년 시범 도입 이후 2012년부터 전 공공기관에서 확대되어 시행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95개 공공기관 중 207개의 기관에서 2만 4,400명(총 직원대비 8.1%)이 유연근로제에 참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유연근로제를 시간제 근무(단시간 근로), 탄력근무제, 원격근무제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중 탄력근무제가 1만 6,800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단시간 근로로 6,683명이다. 정부는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주로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주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들도 확대할 계획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집에 있는 여성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며 “양질의 파트타임 일자리와 함께 경제활동을 해보지 않은 여성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2~3시간 일할 수 있는 초단시간 일자리를 만들어 부담없이 일할 수 있는 분야에 적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시간 근로의 확대는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만을 늘릴 뿐이다. 정부는 단시간 근로를 확대하기 위해서 컨설팅 등을 통해서 단시간 근로에 적합한 직무를 개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정한 직무가 단시간 근로로 채워진다면 그 직무는 중요하지 않은 직무, 숙련이 필요하지 않은 직무로 취급을 받으면서 저임금을 당연시할 것이다. 또한 외주화나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가장 먼저 대상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시간 근로가 여성의 노동에 대한 폄하를 더욱 강화할 것은 물론이다. 반쪽짜리 임금을 받고 일과 가정을 동시에 돌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한 유연화 공세 박근혜 정부의 유연화 공세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명분도 내세우면서 진행되고 있다. OECD 최고인 우리나라의 연평균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유연근로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고용노동부는 노사정위원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올해 6월 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의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사정위원회는 2012년 3월 실근로시간단축위원회를 발족시켜 1년여 동안 연장휴일근로 축소, 유연근로제 활성화, 교대제 개편, 휴일휴가 사용 촉진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노사의 이견이 합의되지 않아서 올 4월에 공익위원회의 권고안을 채택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공익위원회 권고안의 핵심 내용은 첫째,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허용되는 근로시간의 상한에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모두 포함시켜 12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고, 둘째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고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핵심은 연장근로 단축과 노동시간 유연화를 교환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확대하면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엄격히 제한하는 것의 효과도 거의 없어진다. 정부는 단위기간을 취업규칙만 변경하면 되는 2주를 1개월로 연장하고, 노사 서면합의가 필요한 3개월 이내를 1년 이내로 연장하려고 한다. 1997년 2주-1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도입된 이래, 2003년 주40시간제의 시행과 함께 단위기간이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도입 비율은 2011년 6.1%에 불과할 정도로 별로 활용되지 않았다. 휴일근로를 활용하거나 다양한 편법불법적인 방법으로 노동자의 실제 노동시간이 늘 법정노동시간을 초과했기 때문에, 변형근로제의 도입이 별다른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장근로가 12시간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나아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이 늘어난다면 이 제도의 사용이 매우 늘어날 것이다. 지금도 2주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최대 주당 60시간까지,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최대 주당 64시간까지 연장 할증임금 없이 장시간근로가 가능하게 되어있다. 단위기간이 늘어나면 작업량과 수요변동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개발되고 시행될 것이다. 노동자들의 작업 시간이 기업의 필요에 맞게 촘촘히 짜여져, 노동자가 체감하는 노동 강도는 한층 강화될 것이다. 반면에 기업이 할증임금의 부담 없이 자유롭게 노동시간을 재편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하락하게 된다. 정부는 노사발전재단을 통해서 이러한 제도를 이용해서 기업이 노동시간을 단축시키면서 임금 비용과 생산성을 어떻게 맞출 수 있는지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기존의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어 기업들의 우려가 감소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본격적으로 법 개정에 나설 것이다. 또한 정부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휴가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는 2011년 4월 국회에 제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근로시간저축휴가제라는 이름으로 이 제도를 포함시켰다. 근로시간저축휴가제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 초과근로나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를 근로시간으로 환산해 저축한 뒤에 근로자가 필요할 때에 휴가로 사용하거나 저축한 근로시간이 없어도 미리 휴가를 사용하고 나중에 초과근로로 보충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진짜 목적은 휴가에 있지 않다. 초과근로나 부족근로를 돈이 아니라 시간으로 계산하여 가감하는 제도로서 노동운동의 힘이 강하다는 독일에서도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노동력을 동원하고, 덜 필요한 시기에는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연차휴가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사업장에 따라서는 70%의 휴업수당을 회피하기 위해서 연차를 강제로 쓰게 하고, 연차가 없을 때는 무급휴가까지 강제로 실시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근로시간계좌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자유롭게 휴가를 갈 수 있는 노동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근로시간계좌제가 시행된다면 휴업수당을 회피하기 위한 불법 관행이 제도적으로 합법화되는 효과가 난다. 또한 근로시간계좌제는 단기(1년 이내)와 장기(1년 이상)로 구분되는 시간계좌의 적용방안과 적립노동시간의 상한선을 ‘사업장 여건’에 맡기고 있다. 노동자의 힘이 약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정산기간 내에 초과근로시간을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사실상 무급으로 초과노동을 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노조에 대한 배제와 탄압 박근혜 정부가 노사관계에 대해서 침묵하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노동 문제’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판단하고 그 기조를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은 특별한 내용을 필요로 한다기보다는 민주노조에 대한 탄압과 배제를 기조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데에 있다. 괜한 말로 소란거리를 만들 필요가 없이 조용한 실천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 정책을 판단할 때는 말보다 행동과 실천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는 지금 어떤 일을 벌이고 있나? 우선 눈엣가시로 여기는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탄압을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 화살은 전교조를 향하고 있다. 올 2월에 고용노동부는 현직 교원이 아닌 해직 교원도 조합원 자격이 될 수 있는 전교조의 규약이 ‘교원노조법’에 어긋난다며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전교조가 시정명령을 거부해 노조로서의 법적 지위 상실을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논리는 공무원노조의 노조설립신고를 반려하는 데에도 적용되었던 논리다. 하지만 공무원노조가 이후 해고자를 제외하고 2010~2012년 세 차례나 노조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노조 설립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고 때 마다 규약에 포함된 ‘정치적 지위 향상’을 빼라거나 노조원 명단을 내라며 신고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빌미와 명분을 내걸더라도 결론은 민주노조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에 안전행정부의 서기관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을 상급 조직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노조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통상임금과 관련된 논란 때문에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부문 노조 손보기는 이명박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에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명박 정부는 철도노조의 단협을 해지하고 합법파업을 불법으로 몰아가면서 노조를 악랄하게 탄압했다. 또한 발전노조 등에서도 단협 해지와 어용노조 설립을 통해서 민주노조를 파괴했다. 박근혜 정부는 철도 민영화, 가스법 개정 등 큰 이슈를 둘러싼 투쟁과 연계하여 대표적인 공공기관 노조 손보기를 저울질 할 것이다. 또한 노조를 파괴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 기조라는 점을 확인한다면, 자신감을 얻은 기업주들이 민간 기업의 노조 와해 공작에도 서슴지 않고 나설 것이다. 이명박 정부도 초기에는 공공부문의 노조를 단협해지 등으로 탄압하고, 후반기에는 타임오프와 복수노조를 이용해서 금속노조의 대표적인 사업장을 탄압했다. 이 과정은 ‘사측 책임자의 교체나 외부 영입 - 조합원에 대한 사측의 공세적인 선전전 - 기존 노사관계에 대한 무시와 도발 - 직장폐쇄 - 조합원 복귀 - 생산재개 - 어용노조 설립- 민주노조 고립과 무력화’라는 노조 파괴 시나리오로 공식화할 수 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사측 부당노동행위의 결과물인 어용노조를 인정함으로써 사측의 노조 와해 공작을 용인해주는 역할을 했다. 어용노조를 적극적으로 적발하여 설립신고를 취소하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엄격히 처벌하는 식으로 정책 기조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사측의 민주노조 파괴 공작이 되풀이 될 수 있다. 비정규직을 공고화하는 비정규직 대책 민주노조에 대한 철저한 탄압배제와 달리 박근혜 정부는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면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임기 내 반드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도록 최대한 관심을 갖고 힘쓰겠다.” 지난 2월 25일 취임식 날 박근혜 대통령이 광화문 광장에서 “우체국 비정규직 차별을 해결해 달라”는 집배원의 요청을 읽고 한 이야기다. 우선 박근혜 정부는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기간제 노동자를 2015년까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용노동부는 4월에 올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4만 1,000명 이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시도는 2011년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확대하는 조치이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내놓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설립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법 제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국회에 계류 중인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사내하도급법)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정책은 벌써 수많은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고, 앞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비정규직 신분을 공고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 박근혜 정부가 상시지속 업무로 분류한 노동자의 수가 전체 36만 명의 28.8%인 10만 4,00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71% 이상(25만 6,000명)은 여전히 해고의 불안을 떠안고 사는 비정규직으로 남게 된다. 그나마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차별과 해고의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 것은 기간제 비정규직과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도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서 기간제보다 더욱 열악한 임금을 제시하고, 직무도 단순 업무로 바꾸어 무기계약직을 차별하는 행태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규직’이라고 불리던 무기계약직이 또 하나의 비정규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무기계약직 사무원들은 복리후생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16년째 일한 사무원이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160만 원에 불과하다. 공공운수노조의 조사에 따르면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의 평균 임금은 127만 430원으로 정규직 211만 4,070원의 60%에 불과하지만, 비정규직 평균임금인 126만 9,040원과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고용노동부 사무원노조가 2011년 차별 시정을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전국의 고용센터에 “사무원은 보조업무를 하는 직원이니, 채용 목적에 맞게 업무를 분장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그동안 취업상담이나 고용보험 일을 하던 사무원들이 스티커 부착, 팩스 정리, 우편물 발송과 같은 단순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차별 시정이 아니라 보조 업무를 담당하도록 직무를 분리한 것이다. 또한 무기계약직이라고 하더라도 고용안정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에 따르면 15개 정부 부처의 무기계약직 관리규정을 분석한 결과 그중 9개 부처에서 무기계약직을 근무성적에 따라 임의로 해고할 수 있는 규정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예산부족이나 사업 폐지 등을 이유로 해고가 가능한 독소조항들도 존재한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학교비정규직은 지난 3월까지 무기계약직 1,118명이 정원 감소나 사업 종료를 이유로 해고되었다. 더군다나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서 기간제 노동자가 해고되는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지자체 보건소에서 저소득층의 건강을 돌보는 방문간호사들의 경우 정부가 지난해 말 무기계약직 전환 지침을 내렸지만, 일선 지자체에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이행하지 않고 해고하는 경우가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 대책도 약간의 보호 조치를 취하되 이들을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묶어두는 방법이다. 정부가 추진할 특별법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과 노동3권을 온전히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보호대책만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노무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특별법에 따르면 특수고용노동자는 노조가 아닌 단체를 조직할 권리만 보장 받는다. 또한 노동자 과반수를 조직하지 못하면 교섭의무를 가질 수 없으며 파업권도 부여받지 못한다. 이러한 특별법이 통과된다면 기존의 노동자들마저 특수고용직으로 재분류되어 노동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사내하도급법은 간접고용에 대한 규제를 완전히 해체해서 아무런 사유와 기간 제한도 없이 간접고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다. 사내하도급법은 “원사업주(원청)의 사업장 내에서 수급사업주(하청)가 원사업주로부터 도급 또는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사내하도급으로 정의한다. 사내하도급을 원사업주의 사업장 내에서 수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해 근로자 파견과 유사한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수급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면서 작업특성상 불가피한 경우 원청이 개입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심지어 원청이 직무교육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도 있게 하였다. 이런 내용은 모두 대법원 판결에서 불법으로 규정한 것들이다. 결국 사내하도급법이 통과된다면 오랜 투쟁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대법원의 불법 파견 판례가 무효화되고, 제조업의 파견이 완전히 허용되어 간접고용이 대대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맞선 노동운동의 과제 박근혜 정부의 노동 정책은 고용률 제고와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한 유연화 공세,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배제탄압, 기만적인 비정규직 대책을 통한 비정규직 관리로 요약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노동 정책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지만, 고용률노동시간비정규직과 같은 사회적 담론을 앞세워서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민주노총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대신 비정규직 노동자 일반에게 직접 호소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보수 세력 역시 저성장 시대에 드러나고 있는 노동자 민중들의 불안과 고통이 심상치 않음을 자각하고 이를 관리포섭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은 이러한 박근혜 정부의 기만적인 정책을 막아내고 침체에서 벗어나 노동자들의 희망으로 부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민주노총과 민주노조운동 전반의 주체적인 상태가 좋지 않지만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 구조 속에서 노동자들의 고통이 계속해서 분출하고 있다. 올해에도 건설노조,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학교비정규직, 대형마트 등 새롭게 조직된 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 대부분이 상당 기간 동안 주체적인 조직화 노력이 투여된 곳들이다. 박근혜 정부에 맞선 노동운동의 과제를 간단히 점검해보자. 우선 민영화 저지, 노동3권 보장,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내걸고 전개될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의 6~7월 투쟁을 지지하고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권 초기에 대정부 전선을 어떻게 치느냐가 향후 투쟁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박근혜 정부는 각종 꼼수를 동원해서 철도와 가스를 필두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상수도, 인천공항, 영리병원, 발전소 등 민영화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 정부는 지난 10여 년의 학습과정을 통해 형성된 민영화 추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민영화 이슈를 최대한 개별화하고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서 조용히 처리하려고 한다. 반대로 노동운동은 투쟁 전선을 흩뜨리고 힘을 빼려고 하는 개별화 전략에 말려들지 말고, 훨씬 더 강고한 반민영화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중단시킨 것은 2002년 벌어진 철도가스발전 노동자들의 공동 투쟁이었다. 그 결과 노무현 정부는 네트워크 산업에 대한 민영화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정책 역시 2008년에 들불처럼 일어난 촛불시위를 통해 막을 수 있었다. 이러한 민영화 전선이 최소한의 노동기본권마저 무시하는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노조전교조 탄압에 맞선 저항, 기만적인 비정규직 대책에 맞서는 투쟁, 건설노동자들의 6월 총파업 투쟁 등과 결합하고 확대할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해야 한다. 정권 초기에 투쟁을 통해서 누가 자신감을 가지느냐가 향후 운동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투쟁들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노력하자. 다음으로 민주노조 파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노조 파괴 공세에 대한 가장 좋은 해법은 금속노조 SJM지회 투쟁, 유성기업지회 투쟁과 같은 모범 사례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사측의 노조 파괴 공작이 매뉴얼화되어 있다면 노조 측에서는 이를 막기 위한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진행된 투쟁을 통해서 창조컨설팅이나 용역폭력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기 때문에 노조가 미리 준비한다면 이전보다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금속노조 외에도 공공운수, 보건 등 다양한 산별노조, 다양한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노조파괴의 사례를 수집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SJM와 유성 투쟁을 통해서 마구잡이식 파괴의 흐름은 일단 저지되었다. 이제 함부로 노조 파괴를 기획할 수 없도록 흐름을 반전시키고 긍정적인 효과를 확대할 계획을 짜자. 또한 박근혜 정부의 노동유연화 공세를 막기 위한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휴일근무의 연장근무 포함과 탄력적 근로시간제근로시간계좌제의 확대도입을 교환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지만, 노동운동의 태세는 허술하다. 법안을 둘러싼 국회 대응에만 머문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담합을 막지 못할 것이다. 유연화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기획과 더불어, 사회적 캠페인과 투쟁 조직화가 필요하다. 예컨대 공공부문에서 단시간 근무제의 폐단을 발굴하고 추가적인 도입을 막기 위한 사업을 더 공세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규칙한 노동시간과 휴업수당 미지급의 문제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투쟁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아져 노동유연화의 폐해가 이슈화되고 사회적 저지선이 형성된다면, 또한 노조 내에서 노동유연화 저지가 우선적인 사업과제가 된다면 노동유연화 공세를 실질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기만적인 비정규직 대책에 대한 대안은 주체를 조직하고 이들이 투쟁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미조직 노동자들을 직접 포섭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기 때문에, 미조직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투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노동자가 조직화해서 부당한 현실을 폭로하고 스스로 만든 대안을 내세우는 것은 원칙이자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내하청 불법파견에 맞선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야 한다. 사내하청 불법파견의 상징이 된 이 투쟁을 더욱 확대한다면 사내하도급법 등 불법파견을 양성화하려는 반동적 시도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중대재해 원청 처벌, 유보임금 근절을 요구하는 건설노조와 플랜트건설노조의 6월 공동총파업 투쟁도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서울지역 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집단교섭, 건설노조의 조직화 등 지역 및 산업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범적인 조직화 모델을 더욱 확산하기 위해서 노력하자. 한국 산업 구조의 결정적인 고리에 위치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 조직화, 전자산업 노동자 조직화, 공단 노동자 조직화 시도 역시 중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끊임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조운동의 조직적인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 10년 이상 노동운동의 위기와 혁신이 반복되어 이야기되어왔지만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민주노조운동의 위상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개별 투쟁은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으나, 민주노조운동이 담당해왔던 사회적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산별노조도 산별노조다운 구실을 못하고 있다. 진보정당운동의 분열, 산별전환 이후 공통 목표의 상실, 비정규직 투쟁의 교착, 종파적 패권주의의 만연 등 다양한 원인을 지적할 수 있지만, 민주노조운동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조운동에 회의를 느끼고 지역정치나 협동조합을 강조하는 흐름, 또는 노조운동을 자기 정파를 위한 동원부대로 여기고 버젓이 종파적인 행태를 일삼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1,800만 노동자, 900만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을 우회한 운동의 왕도가 있을 리 없다. 민주노조운동을 다시 추슬러 노동자의 희망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민주노총을 바로 세우기 위해 각 지역현장과 산별 활동가들이 나서서 혁신을 추동할 힘을 만들자. 다시 치러질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와 내년에 시행될 직선제 선거를 노동자 계급의 단결이라는 대의를 중심으로 민주노총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자. 개인이나 정파의 정치적 이익이 아니라 민주노총의 단결과 지도력 구축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5년의 끝머리에 누가 웃고 누가 후회하고 있을지는 모른다.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해결할 능력이 없는 박근혜는 초라한 퇴장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민주노조운동이 웃을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신발 끈을 다시 조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