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경제 유로화의 미래 위안화의 향방과 시사점 2. 세계정세 태국, 오리무중으로 빠지다 국제분쟁지역 리포트: 아프간, 이라크 3. 한국경제 한국, 고용 없는 성장 4월 고용증가, 시간제/비정규직 증가였다 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 값 하락세 뚜렷 수도권 유력후보 부동산 정책 분석 노동부, 7월부터 고용노동부로 재출범 4. 한국정세 천안함 침몰사건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발표 5. 노동 없음 6. 여성 없음
경제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유럽통합의 모순 이달 들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에 총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유로화 붕괴를 막기 위해 7500억 유로의 재정안정 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 대책을 수립했다. 이로써 당장 그리스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은 줄었으나, 남부유럽 각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성장둔화와 유로화 붕괴가능성이 이야기되면서 유로화 하락, 유가 하락, 금값 상승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그리스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살찐 돼지 국가들(PIIGS,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의 재정위기로 전염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곳곳에서 제출되고 있다. 설사 이번 조치가 실효를 발휘하여 재정위기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더라도 장차 유럽연합이 ‘유럽 역내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시정하지 못하는 이상 유럽화폐동맹(EMU)의 균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연 그리스 재정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또 이에 대한 그리스 정부와 유럽연합의 해법이 지닌 문제점은 무엇인가. 향후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와 같은 비상한 정세에서 그리스와 유럽 사회운동의 대안은 무엇인가. 아울러 최근 그리스 사태가 국내 사회운동에게 제시하는 교훈은 무엇인가. 아래에서 차례로 살펴보기로 하자. 그리스 위기의 전개 추이 지난 해 10월 파판드레우 신정부가 2009년 예상 재정적자를 종전의 6%가 아니라 12.7%라고 발표하며 그리스 재정위기가 가시화되기 시작됐다. 독일과 프랑스 등 EU의 중심국은 그리스의 국가부도 사태를 방지하고 유로지역의 안정을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한동안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올해 초 그리스 정부는 2012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으로 축소한다는 요지의 안정및성장프로그램을 제출하고 EU와 IMF의 지원을 요청했다. 금년 중 530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며, 특히 4-5월중 200억 유로에 달하는 국가채무의 만기가 도래하는 그리스로서는 필사적이었다. 2010년 내로 재정적자를 GDP 대비 4% 포인트를 감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예산제도 및 공공행정 효율성을 제고하고 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 개선 등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실시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유럽 각국의 정상들은 3월 말, 금융시장에서 그리스의 자체 자금조달이 불충분할 경우 최종적인 수단으로 유로지역 회원국과 IMF가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물론 엄격한 지원조건을 부과하고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평가에 기초하여 유로지역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가 부가되었다. 하지만 국제 신용등급 평가회사들은 작년 말에 이어 4월 말 다시 한 번 그리스의 등급을 낮춘 것은 물론 포르투갈의 신용등급마저 강등했다. 재정위기의 전염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유로화 가치가 최근 1년간 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유럽의 금융시장은 패닉으로 치달았다. 결국 5월 초 EU와 IMF는 그리스에 총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로, 2012년까지 만기가 돌아올 그리스 국채(800억 유로)를 모두 막고 그동안 생기는 재정적자까지 보전할 수 있는 금액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15개 유로지역 회원국 지원액 800억 유로의 80%를 부담할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의회도 그리스 지원 방안을 신속히 통과시켰다. 그리스 정부는 EU의 구제금융 지원 합의에 앞서 세금 인상, 공무원 급여 삭감, 연금 삭감을 골자로 하는 강도 높은 재정긴축 프로그램을 제출했고, 곧이어 그리스 의회도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안을 가결했다. ECB도 그리스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 한도 적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국제 신용등급 평가회사들이 그리스 국채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조정하더라도 ECB로부터 국채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어서 EU 27개국 재무장관들은, 유로화 붕괴의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75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안정 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 전방위 대책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유럽집행위원회(EC) 대출을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 국가가 보증하는 것을 요체로 하는 EU 재정안정체제(ESM) 구축 방안에도 합의가 이뤄졌다. 여기에는 기존의 EU-IMF 지원금과 별도의 700억 유로 규모의 긴급 안정화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ECB도 200억 유로 상당의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방침을 수립했다. 그동안 그리스 등은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ECB가 국채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불안정성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RB)도 ECB, 영국중앙은행(BOE), 스위스중앙은행(SNB) 등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여 유럽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EU-IMF 지원 방안의 한계 이번 종합 대책은 독일, 프랑스와 같은 유럽연합의 중심국들과 미국의 긴밀한 공조를 배경으로 한다. 유럽 정상회의에 앞서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공동 기고문을 통해 회원국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경고했으며, 같은 시점에 미국 오마바 대통령은 두 정상에게 ‘보다 단호한 조치’를 주문한 바 있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부유럽발 금융불안을 방치할 경우 유로화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고 그렇게 될 경우 2007-09년에 이어 제2의 세계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공동의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긴급 국제공조 방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듯, 5월 중순에 접어들며 국제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다소간 진정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ECB 트리셰 총재도 그리스에 대한 지원 결정은 유로존에 대한 시장신뢰 회복과 재무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구제금융 지원 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할지 불분명한데다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 재정위기가 궁극적으로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현재 그리스 재정위기를 단순한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지불능력의 문제로 보고 있다. 그만큼 그리스의 국가부채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뜻이다. 금융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 그리스 국가부채 규모는 GDP의 150%로 팽창할 전망이다. 국채금리 6%를 적용하면 GDP의 9%를 이자로 지불하는 셈인데, 이는 그리스 정부 세수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서 원천적으로 유지 불가능한 비율이다. 과거 아르헨티나 등의 채무불이행 사례에 비춰볼 때, 2013년 경 그리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EU-IMF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값비싼 도박’이라는 금융시장의 비난이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리스의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년 뒤인 2013년 5월초까지 만기 도래하는 국가부채는 700억 유로로, 올해 그리스가 약속한 재정적자 목표를 지킨다고 해도 3년간 총 500억 유로에 달하는 누적 재정적자를 채권발행을 통해 메워야 한다. 이 경우 두 수치를 합친 것만 해도 1200억 유로로 이미 승인된 EU-IMF의 지원규모 1100억 유로를 초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추가적인 금융지원 없이 부채를 ‘돌려막기’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예상이 금융시장에 확산된다면 결국 구제금융 계획은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이번 구제금융 조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부채구조를 조정하고 부채부담을 대폭 삭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 지원방안이 결정된 직후 실시된 독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기민당(CDU)이 패배해 상원 내 과반수 의석을 잃었다. 이는 향후 유럽 각국이 채무불이행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리스에게 추가적인 혜택이나 지원을 계속 부담할 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른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취약국에 대한 재정 지원이 지원국의 국내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화폐동맹의 결함 EU-IMF 방안에 따라 그리스가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한다고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재정긴축안은 그 자체로 노동자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공격을 의미한다. EMU 체제에 따라 자주적인 환율·통화정책을 구사할 수 없는 그리스는 결국 단위노동비용을 20~40% 삭감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스 민중들의 대대적인 출혈로 이어질 것이므로 정치적 실행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게다가 EU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그리스가 재정긴축안을 계획대로 실행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9%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오히려 재정적자가 심화되어 이 방안은 경제적 실행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실 1990년대 말 환율위기 당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비용의 가치절하와 함께 자국 통화의 대대적인 평가절하를 통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세계경제가 금융화에 따른 경기상승 국면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안은 실행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구조조정이나 환율조정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여지가 극히 협소한 그리스로서는 재정긴축에 따른 경기수축 압력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세계경제는 그리스 위기의 여파로 2007-09년 금융위기에 이어 재차 경기가 하강하는 ‘더블 딥’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려면 그리스는 EMU를 탈퇴하여 자국통화를 대폭 절하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것은 곧 유럽을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으로부터의 분리, 즉 파국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는 왜 이와 같은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일까. 그 원인과 배경을 EMU 체제에 내재한 근본적인 결함, 즉 ECB의 통화주의와 ‘유럽 역내 불균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검토해보기로 하자. 1970년대 초 브레튼우즈체제의 붕괴 이후 환율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파괴적 효과가 지속되자, 화폐공급과 금융에 대한 탈규제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고자 하는 통화주의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1978년 도입된 유럽화폐제도(EMS)는 회원국간 환율을 고정시킴으로써 환율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설정했다. 1992년 마스트리히트조약이 EMU를 위해 제시한 경제정책의 네 가지 수렴기준은 민족국가 화폐주권의 소멸을 의미했다(대표적인 기준은 정부의 연간 재정적자 폭은 GDP의 3% 이내, 공공부채는 GDP의 60% 이내로 한정하는 조항이다). 반면 EU에서 화폐동맹에 상응하는 재정동맹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폐정책에 비해 재정정책은 민족국가의 주권적 성격이 강한데다 조세제도, 재정지출 등은 국내 정치적 측면을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내포하는 재정정책은 크게 제약됐고 회원국은 적자재정을 포기하고 균형재정의 범위 내에서 예산을 분배하는 선택지만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처럼 기술력과 생산성이 열세인 국가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신축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 다시 말해서, 독일 헤게모니 하 ECB의 화폐정책을 수용해야 하는 주변국들은 국내 거시정책을 모두 재정정책으로 부담하게 되었다. 화폐정책의 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적절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정책을 통해서 부담을 재정정책과 함께 분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정책조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국내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확장적인 거시정책 수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ECB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경우 팽창적인 재정정책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메커니즘이 확립됐다. 그 결과 EU 역내에서 수출경쟁력이 낮은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등 주변국들은 실질환율이 고평가되어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된 반면, 수출경쟁력이 높은 독일 등 중심국들은 실질환율이 저평가되어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됐다(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등 적자국의 상품수지 적자액 가운데 역내에서 발생한 부분이 90%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유럽 금융위기로 유로화가 10% 떨어지면 유로지역 경제는 5% 성장하고, 수출주도형 국가인 독일에게 더 높은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스 위기의 전망 이러한 EMU 체제의 구조적 결함으로 말미암아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던 남부유럽 국가 등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지출 확대 및 세입 감소로 재정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EU 추정에 따르면, 2010년 아일랜드·스페인·그리스·포르투갈·이탈리아의 재정 적자는 각각 GDP대비 14.7%, 10.1%, 8.7%, 8.0%, 5.3%를 기록하여 적자 확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2010년 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 역시 그리스 120%, 이탈리아 117%, 포르투갈 85%, 아일랜드 83%, 스페인 64%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ECB와 함께 남부유럽 국가에 대출을 제공한 독일과 프랑스와 같은 중심국들의 자산 부실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남부유럽 국가들의 총대출 중에서 프랑스는 23%, 독일은 18%, 영국은 12%를 차지하고 있고, 남부유럽 국가 간 거래도 10%에 달한다. 게다가 유로지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의 역내 교역 비중은 70% 내외로 교역의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개별 회권국의 문제가 빠르게 전이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위기 확산 가능성에 직면하여 현재 EU 당국은 유럽통화기금(EMF) 창설, 유럽투자은행(EIB) 기능 확대, 유로채권(Euro Bond)의 발행과 같은 중장기 위기관리체계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로지역 회원국들간의 단기적인 재정이전을 비롯한 통합 예산관리 시스템과 재정규율의 엄격한 시행을 통한 재정통합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IMF도 유럽 국가 다수의 국가부채가 위험수준에 도달했으며 시급히 재정안정성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권고에 따라 현재 유럽에서는 재정위기 가능성을 경고받은 영국·아일랜드·스페인은 물론 구제금융을 제공한 독일·프랑스도 임금 및 연금 삭감, 복지 축소 대책을 줄줄이 도입하고 있다. 한편 ECB가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채택하지 않았던 수량완화조치가 조만간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되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 ECB는 물가안정을 핵심 목표로 삼는 ECB의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ECB가 그리스 위기 대응 과정에서 담보규정을 완화하고 취약국의 국채를 매입한 것이 사실상 수량완화로 정책 운용의 기조를 전환한 것이고, ECB가 향후 6개월간 매입해야 할 국채의 규모가 무려 3천억∼6천억 유로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추가적인 수량완화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CB가 매입하는 그리스 국채가 사실상 정크본드 수준이고 유로화 가치도 계속 하락하는 추세여서 ECB의 자산이 부실화될 우려도 상당하다. 이는 그만큼 이번 그리스 위기의 충격이 막대하다는 징후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도적 보완책이 EU 재정동맹체제, 다시 말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유럽의 정치적 통합으로 발전한다는 보증은 결코 없다. 오히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그리스 위기는 결국 EMU 체제의 균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으로 그리스 사태의 여파가 여타 국가로 전염될 경우, 독일 등 주요 회원국의 구제금융 부담이 점차 확대되고 EU 회원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구제금융의 실익이 적다고 판단하고 EU가 지원을 중단하면 부실 국가들의 연쇄적인 채무불이행은 불가피하다. 다른 한편으로 EMU 체제의 유지를 위해 당분간 구제금융을 지속하더라도 ‘유럽 역내 불균형’이 근본적으로 시정되지 못할 경우, 독일을 비롯한 중심국들이 강력한 통화정책의 도입을 위해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 그밖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중심국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주변국 간 역내 불균형으로 인해 ECB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큰 딜레마다. 사회운동의 대안 그렇다면 그리스와 유럽 사회운동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우선 그리스 노동자운동은 최근 양대 노총 주도로 사상 최대 규모의 총파업과 거리시위를 전개하면서 정부의 재정긴축안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EU-IMF 지원 메커니즘이 그리스 민중들의 임금·연금·사회복지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본을 회생시키는 조치에 불과하다며 재협상, 부채탕감, EU의 안정및성장협약의 즉각적 폐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구제금융 조치의 본질은 금융자본, 특히 EU 중심부 국가의 이익을 위해 그리스와 같은 주변국 민중의 출혈을 강요하는 ‘제국주의’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사회운동들도 그리스의 위기가 ‘마스트리히트 체제’의 모순의 산물이며 경제위기에 직면한 EU의 실패를 입증하는 첫 번째 사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권에 대한 공격을 통해 수출경쟁력의 회복과 국가부채의 지불을 시도하는 EU-IMF의 해법이 비단 그리스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리스 민중들에 대한 연대를 표방하고 나섰다. 또 EU-IMF의 방안이 각국 화폐주권의 종속을 더욱 심화하고 금융자본의 이해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각국 정부가 도입하고 있는 재정긴축 방안에 대해 저항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 사회운동은 실패한 EU 모델을 바꾸고 ‘또 다른 유럽’을 건설하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가. 먼저 “유럽 민중들은 위기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연대 유럽’을 위해 단결하자!”라는 공통의 구호에 주목할 수 있다. 이 구호는 현재 유럽 각국 정부의 공공지출 삭감 방안이 위기를 촉발시킨 금융자본을 위해 노동자계급에게 위기비용을 전가하는 메커니즘임을 지적하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3월 말 유럽노조연맹(ETUC)과 같은 유럽 노조들과 유럽좌파당(ELP)과 같은 정당들은 유럽공동행동을 통해, 유로화의 안정성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EU-IMF, 각국 정부의 제안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그리고 이들은 노동권과 권력 및 소유의 민주화 없는 위기 탈출 전략은 기만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면서 유럽 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다음으로 유럽 사회운동들이 이번 위기의 원인으로 금융화와 이를 지지하는 국제기구들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는 데 주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ATTAC)의 경우, 금융거래에 대한 과세와 함께 ECB의 구제금융 혜택이 금융기관이 아닌 유럽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 각국의 정당들도 IMF의 구제금융이 ‘자본가의 이익에 복무하고 노동자의 실업과 빈곤을 증가시킨다’고 비판한다. 또 ECB의 대출은 ‘은행을 구원하지만 국가를 구원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어떤 이들은 재정위기에 몰린 국가의 정부채권이 금융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민간 신용등급 평가회사가 아닌 유럽차원의 공적 신용등급 평가회사를 설립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또한 ‘유럽 역내 불균형’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바닥을 향한 경쟁’에 의해 상호 강화되어 왔다며, 유럽 수준의 초민족적 단체교섭을 활성화할 것을 주장하는 유럽 노동자운동의 흐름에 주목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EU의 ‘확대경제가이드라인’은 임금인상을 생산성 성장 이하로 억제하고 지리적·직종별로 임금을 차등화하는 내용을 명문화했고, ECB는 회원국이 임금 억제 정책에서 이탈할 경우 통화수단에 제한을 가하는 제재를 부과했다. 유럽의 노조들도 1980년대 이후 대체로 일정한 조정기를 거쳐 신자유주의적 ‘경쟁 지향 코포라티즘’으로 수렴됐다. 민족국가 수준의 사회협약과 함께 기업 수준에서는 양보협약-경쟁적 기업동맹을 통한 ‘조직화된 분권화’가 일반화되었다. 유럽 차원에서는 초민족적 수준에서 자본의 구조적 우위를 강조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상징적 유럽 코포라티즘이 작동했다. 이때 개별 노조들의 대응은 ‘국가 대 국가’나 ‘기업 대 기업’의 경쟁으로 귀결되어 임금 및 노동조건 하향 압박을 강화하는 역설에 처하곤 했다. 장기 지속될 경제위기 아래에서 노동자의 민족적 분할 및 내부 노동시장 경쟁 압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수출경쟁력을 위한 출혈적 ‘임금덤핑’을 지양하기 위한 유럽 차원의 공통 단체교섭 지침을 채택·적용하는 것과 같은 노동자 국제연대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신자유주의적 유럽, 나아가 금융화한 자본주의를 유지하려는 지배계급은 그리스 위기 이후에도 줄곧 유사한 방안을 강요할 것이다. EU의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유럽 사회운동은 비상한 각오로 ‘또 다른 유럽’을 구체화하면서 대안적 정치·사회적 세력으로 부활해야 한다. 그들의 표현대로 ‘오직 유럽 민중의 저항만이 근본적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유럽의 상황은 국내 사회운동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제시한다. 2007-09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그리스발 위기가 확산되면서, 결국 세계경제가 다시 한 번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사회운동은 위기비용을 전가하려는 지배계급의 공세에 맞서 계급적 단결을 추구하면서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민중적·국제적 대안을 구체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1. 세계경제 골드만삭스의 사기혐의에 대한 소송 내용과 향후 전망 2. 세계정세 미국 이민개혁법 그리스 긴축정책 3. 한국경제 특이사항 없음 4. 한국정세 미‧중‧러 ‘북6자회담‘ 희망, 한국 ‘천안함 올인‘ 진보신당 고전 한나라당 전교조 명단 공개 MB-한나라당 지지율 동반상승 - ‘천안함 침목 이전 회복’ 오세훈-한명숙 대결구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결정 5. 노동 총연맹 - 근심위 날치기 - 지방선거 체제 돌입 금속 - 금속노조 개악노조법 무력화 투쟁 선언 - 5차 중앙교섭에서 사용자측, 금속산업 최저임금 동결 요구 기타 - 운수노조 철도본부, 교섭 진전 없으면 5/12 파업 돌입 6. 여성 특이사항 없음
G20 정상회의를 위한 ‘계엄령 발동’ 시도를 중단하라 : 집회·시위 자유를 박탈하는 <G20 경호안전 특별법>을 폐기하라! 4월 27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한나라당 의원 16명이 발의한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안>(특별법)을 한나라당 단독 처리했다. 특별법은 제안이유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G20 정상회의 반대 시위 차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별법은 9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통제단을 설치하고, 대통령 경호처장이 통제단장 임무를 맡게 한다. 그리고 통제단장이 경호안전을 빌미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특별법을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한다, △통제단장은 행정기관의 장에게 경호안전업무의 지원 및 인력 동원을 요청할 수 있다, △통제단장이 G20 정상회의 개최장소, 정상들의 숙소, 관련된 도로와 그 주변을 경호안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통제단장이 경호안전구역에서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할 수 있다, △경호안전구역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범죄예방,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검색, 출입통제, 위험물 탐지 및 안전조치 등을 할 수 있다. 즉 특별법에 따르면 경호처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서 집회·시위에 대한 권리는 물론이고 신체의 자유에 대한 권리마저 박탈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성공적인 G20 정상회의’와 ‘경호안전 업무 수행’이라는 두 마디로 이 모든 것을 합리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청와대 경호처는 ‘경찰이 안전 활동을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도면 사실상 계엄령 발동과 다를 바 없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도 집회·시위의 권리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의 입맛에 따라 집회·시위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꿔 운영하여 서울 도심 집회와 행진은 무조건 불허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G20 정상회의를 빌미로 집회·시위 자체를 불법화하려고 한다. 특별법은 한시적용법이지만 G20 정상회의가 선례가 된다면, 앞으로는 정부 주요 행사마다 특별법이 남발될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집회·시위의 권리가 일상적으로도 더욱 더 제한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진행에 목을 매는 이유는 분명하다. 올 하반기 정국을 G20 정상회의로 끌고 가 자신의 공적을 치장하고 국정 후반기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6월 지방선거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G20 정상회의를 활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이명박 정부의 행태를 용인할 수 없다. G20 정상회의는 미국 중심의 세계 패권을 유지하고,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지속하며, 각국의 노동자 민중에게 경제위기의 비용과 고통을 떠넘기는 기구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회의를 특별법까지 만들어서 온몸 바쳐 보호하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G20 정상회의를 규탄하는 투쟁에 나서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G20 정상회의의 추악한 얼굴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빈민중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를 폭로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스스로가 G20 정상회의의, 가진 자들의 ‘경호처장’이 되려고 한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집회·시위 자유를 박탈하는 <G20 경호안전 특별법>을 폐기하라! G20 정상회의를 규탄하는 대중적 투쟁을 조직하자! 2010년 4월 28일 사회진보연대
2010년 4월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민주당 출신으로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토퍼 도드가 주도하는 금융개혁 법안의 상원 표결이 4월 26일로 임박한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작 골드만삭스 측은 여유 만만한 모습이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대표는 4월 20일 올해 1분기 이익이 지난해보다 91%나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SEC의 고소에 대해 아무 일도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피소된 파브리스 투르 부사장이 무기한 유급휴가와 거액의 보너스를 받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왜 그런가? 골드만삭스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가 설계하고 판매한 금융상품이 새롭고도 복잡하기 때문에 사건 개요를 이해하기 매우 어렵고 설명하기는 더 어렵다. (부동산 대출의 증권화가 야기한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사슬에 관해서는 사회운동 2008년 5-6월호에 실린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망>을 참조할 수 있다.) SEC가 제기한 혐의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서브프라임 주거용부동산담보부증권(RMBS)의 실적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합성 부채담보부증권(CDO)인 아바쿠스를 설계하고 판매하면서 투자자에게 핵심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 그 정보는 거대 헤지펀드인 폴슨앤드컴퍼니가 CDO를 구성하는 RMBS 선택과정에 개입했고, 폴슨앤드컴퍼니가 CDO 가치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신용부도스왑(CDS) 계약을 골드만삭스와 맺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간략히만 풀어서 설명하면, 폴슨앤드컴퍼니가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123개의 MBS를 선정하여 골드만삭스와 CDO 상품개발에 착수하면서 이를 숨기려고 제3자인 ACA 자산운용사를 형식적인 상품개발자로 내세웠다. 골드만삭스가 발행한 합성 CDO는 CDS 계약을 통해 CDO의 가치하락 위험을 위험매입자(보장매도자)에게 이전하는 구조를 지녔다. 실제로 2007년 아바쿠스가 팔리기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CDO의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2008년 1월까지 아바쿠스에 포함된 MBS의 가격이 99% 하락했다.) 아바쿠스를 대량으로 구매한 금융회사가 큰 손실을 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신용파생계약에서 최종적인 위험매입자를 맡았던 ACA의 자회사나 신용파생계약을 중개한 네덜란드 ABN이 1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은 반면, 폴슨앤드컴퍼니는 이 계약을 통해 10억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골드만삭스는 아바쿠스의 설계와 거래 과정에서 폴슨으로부터 1,5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벌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법정으로 넘어간 후 SEC는 골드만삭스의 사기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까? 하버드대학의 앨런 페럴 교수는 “일반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정보엔 미래 예측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폴슨이 어디에 투자했든 사기혐의와 상관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초대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그레고리 크레이그를 최근 영입하며 법률 대응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재판이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 여러 해가 걸릴 것이며 아마도 여론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하여 수많은 노동자가 실업이나 파산으로 고통 받을 때 수조 원의 이익을 얻은 자가 있고, 그것도 매우 교묘한 수법을 통해 돈을 빼앗았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2007-2009년 금융위기가 범죄행위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물론 골드만삭스와 폴슨의 사기 행위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거대 금융회사의 행태는 사태를 악화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이런 범죄행위가 없었더라도 금융위기는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투자자 대부분이 미래를 낙관하며 위험을 알리는 정보공개서를 잘 읽지 않았기 때문에 폴슨이 포트폴리오 선택에 참여했다고 골드만삭스가 공개했더라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여 가속화된 세계경제의 금융화는 언젠가 반드시 터질 수밖에 없는 거대한 거품을 낳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중이 심판해야 할 대상은 어떤 개인이 저지른 금융범죄가 아니라 투기와 거품을 양산한 오늘의 자본주의 경제체계다. 이번 호는 6.2 지방선거와 민중운동의 대응을 특집으로 구성했다.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반이명박정부 민주대연합론과 야권단일화 협상이 전면에 부상했다는 점이다. <6.2 지방선거ㆍ교육감선거, 노동자민중의 공동대응으로>는 지방선거를 거치며 노동자운동 내부가 주요 선거구에서 민주당 지지와 진보신당 지지로 나뉘며 민중운동의 파괴적 분열을 경험하게 되면, 결국 민주노총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방침이 붕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6.2 지방선거 정세에 대하여>는 민중운동이 민주당의 반이명박 네거티브 캠페인을 모방하기를 멈추고 노동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선전과 대중운동을 결합할 수 있는 운동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은 각국 정부와 자본이 위기의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려는 전략을 폭로하는 계기로서 G20 대응을 조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핵전략과 2010년 NPT 평가회의>는 5월에 개최될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를 미국의 핵전략을 강요하는 장으로 활용하려는 미국 정부의 기만을 폭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소개는 지난호의 <경성 트로이카, 이관술, 박헌영>에 이어 <시대의 불꽃 김경숙, 박영진, 성완희>를 담았다. 앞으로도 한국 현대사를 헤쳐 나간 운동가의 삶을 다루는 책을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다. 앞에 실린 사진은 100년 넘게 개최되고 있는 메이데이 집회와 시위 사진으로 구성했다. 그 사진들은 세계 노동자운동의 역사적 기록의 아주 일부분일 것이고, 메이데이는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남길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계’를 표방한 <프라하 선언>(2009년 4월)은 많은 사람들을 기대에 부풀게 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대량살상무기 반확산 정책을 고수했던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 같았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을 대체할 수 있는 추가 협정 논의를 시작하면서 이러한 희망은 더욱 커졌다. 오랜 세월 지지부진했던 핵 강국의 군축 조치를 통해 진정 ‘핵 없는 세계’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선언과는 달리 미국의 핵전략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지난 4월 발표된 미국의 2010년 <핵태세검토 보고서>, 워싱턴에서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본 미국의 태도는 ‘핵 없는 세계’를 위한 변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이완된 핵 통제 질서를 다잡기 위한 제스처에 가깝다. 평화를 위한 원자력과 NPT 원자력의 상업적 이용은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1945년 미국의 히로시마 원폭투하로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후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핵무기 개발에 뛰어 들었고, 1949년 소련에 이어 1952년에는 영국까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1953년 ‘평화를 위한 원자력’을 제시하게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에 원자력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이를 감시하여 무기 제조를 방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원자력 발전은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고안된 에너지원이 아니라 ‘핵무기 보유국의 증가’라는 핵무기의 ‘수평적 확산’을 막기 위한 일종의 타협안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핵보유국들의 의도를 국제적으로 보증한 것이 바로 <핵비확산조약>(NPT)이다. NPT는 핵보유국들이 보유한 핵무기를 줄여나가고(핵군축), 핵보유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비보유국)에 핵무기 및 관련 기술을 넘겨주는 것을 금지하는 것과 동시에 비보유국은 핵무기 보유 시도를 하지 않으며(수평적 확산의 금지), 평화적 원자력 활동을 위해 함께 협력한다는 것(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주요 내용으로 1970년 5월 출발했다. 그러나 NPT체제는 핵무기의 수직적 확산(핵보유국이 보유한 핵무기의 수적/질적 개량)에는 아무런 제어 효과가 없고 비보유국의 비확산 의무만 강조되는 불평등한 조약(심지어는 의결에서조차 핵보유국은 비토권을 지닌다. 조약 개정 절차를 명시한 NPT 8조 2항은 당사국 과반수 찬성의 전제로 핵보유국 전체의 찬성을 명시하고 있다)이었다. 또한 핵보유국이 비보유국에 핵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안전보장’ 역시 정치적 선언에 불과해 NPT체제는 처음부터 불안정한 것이었다. 결국 냉전이 끝난 후에도 핵보유국들의 핵경쟁은 지속되었고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이란, 이라크,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한국, 북한 등의 핵보유 시도는 계속 확대되었다. NPT 평가회의 NPT는 발효 5년이 되는 해부터 평가회의를 통해 각 조항별 이행을 점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NPT 당사국들은 1975년부터 매 5년마다 핵비확산 의무, 핵군축 상황 그리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조약의 주요 구성요소별 이행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 또 조약 이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검토하고 있다. NPT 평가회의의 역사는 NPT 체제에 내재된 불평등과 불안정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NPT 조약은 발효 25년이 되는 1995년에 조약을 무기한, 혹은 일정 기간 연장할지 결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NPT 평가회의의 역사를 서술의 편의상 연장을 결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한다. 1975년~1990년 NPT 평가회의는 1975년 5월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당시 96개 당사국 중에서 58개국이 참가했으며, 비당사국이었던 아르헨티나, 브라질, 이스라엘 등도 참관 자격으로 참가했다. 비보유국들은 핵보유국들이 약속한 핵무기 감축과 폐기, 핵실험 중지 등 군축의무 이행에 진전이 없으며, 미소 양국이 오히려 핵군비를 증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과 소련은 <전략무기감축협정>(SALT)과 <심해저조약>(SBT) 등을 실적으로 내세우면서 비보유국의 비확산 의무가 충실히 이행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1980년 평가회의에서는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의 대립이 더욱 격화되었다. <77그룹>(UN 내의 개발도상국 연합으로, 1963년 76개 국가들의 대 선진국 협상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비공식 모임으로 출발했다)은 핵보유국들이 보유한 핵무기의 숫자와 폭발 실험 횟수가 증가한 현실을 비판하며 SALT2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또한 NPT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촉진하기보다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1980년 평가회의는 핵군축과 비보유국의 안전보장 문제에 대한 심각한 의견 대립으로 1985년에 3차 평가회의를 개최한다는 것만 확인하고, 평가회의의 성과를 보여주는 최종선언문조차 채택하지 못한 채 폐막된다. 1990년에 열린 4차 평가회의에서는 1985년 2월 NPT에 가입한 북한이 처음으로 본회의에 참가했다. 비동맹그룹을 중심으로 한 비보유국들은 1995년으로 예정된 ‘NPT 연장 결정’과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CTBT) 체결을 연계시키려했으나 핵보유국들은 별개의 사안이라 맞섰다. 결국 관련국들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최종선언문 채택에 실패했다. 1995년 NPT 연장회의 NPT의 연장을 결정하는 1995년 평가회의에는 당시 178개 당사국 중 175개국이 참가했고, 10개 국가와 8개 정부간 기구(UN, IAEA, EC 등) 및 195개 NGO가 참관 자격으로 참가했다. 1995년 평가회의는 NPT 체제의 분수령이었다. 핵보유국들의 군축 의무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했고, ‘소극적 안전보장’ 문제 또한 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1974년 인도의 핵실험과 1994년 이른바 ‘1차 북핵위기’는 비보유국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NPT를 얼마나 연장할 것인가를 고민하기에 앞서 NPT 체제 자체의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결국 ‘1차 북핵위기’는 제네바합의를 통해 봉합되고, 핵보유국들은 CTBT에 합의하게 된다. 평가회의에서는 핵보유국의 군축 의무를 규정한 NPT 6조가 완전히 이행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와 함께 NPT 무기한 연장이 결정되었다. 비보유국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달래는 수준에서 위기가 봉합된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핵군축 일정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선언문은 채택되지 못했다. 이후 NPT 체제의 불안정성은 해결되지 않았다. 핵보유국의 군축 의무 이행은 지지부진했다. 1999년 미국은 CTBT의 의회비준을 거부했으며, 미사일방어망 계획을 추진하면서 핵 경쟁을 부추겼다. 인도의 추가 핵실험에 이어 파키스탄도 핵실험 대열에 합류하면서 비보유국들을 자극했다. 2005년 평가회의에서는 비보유국들의 불만이 극적으로 터져 나왔다. 비보유국들은 1995년과 2000년에 약속한 핵보유국의 핵군축 이행을 요구했고, 이란을 비롯한 비동맹 국가들은 소극적 안전보장의 명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9/11 테러를 이유로 핵 확산 차단만을 강조했다. 미국은 NPT의 비확산 의무 이행 강화와 이란 등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속적인 사찰, 북한과 이란, 리비아에 민감한 원자력 기술을 제공한 국제 밀매조직에 대한 조사 등을 요구했다. 또한 소극적 안전보장 명시를 거부하고, 2000년 평가회의에서 제시된 ‘13단계 핵군축 프로그램’에 대한 강제적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결국 회의 개막 후 의제 설정도 못한 채 10여 일을 허비하다 핵군축, 핵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3개 의제에 대한 분야별 합의를 시도했으나 참여국 간 첨예한 입장 대립으로 협상을 포기하게 되었다. 미국의 전략 핵보유국의 ‘핵무기 감축 의무’와 비보유국의 ‘비확산 의무’는 NPT 체제의 두 축이다. 그러나 NPT 체제에는 핵보유국의 군축 의무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IAEA의 안전조치, UN의 경제 제재 등으로 비보유국의 비확산 의무만이 강제될 뿐이다. 결국 NPT 체제는 절멸의 무기를 바탕으로 핵보유국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할 뿐이다. 2005년 평가회의의 파행 후 ‘NPT 무용론’이 나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다른 비보유국들의 이탈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NPT 체제가 붕괴할 경우 핵보유국의 독점적 지위도 함께 사라진다는 점이다. 산업용 원자력 기술의 핵무기 전용은 인도의 핵실험으로 이미 오래 전에 증명되었고, 인류의 눈앞에 핵무기의 공포가 등장한 이후 반세기가 넘게 지난 지금 수많은 국가가 원자력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971년 인도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부토 총리가 ‘온 국민이 풀만 먹는 한이 있더라도 핵폭탄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파키스탄처럼, 지금과 같은 절대적 전력 차이는 수많은 국가들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절멸의 무기 개발 경쟁에 뛰어들게 만드는 유인이 된다. 강대국들이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진행한 전쟁과 학살은 결국 절멸의 무기라는 부메랑을 타고 되돌아온다. 이러한 조건에서 미국의 핵전략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강력한 비확산 체제의 유지 따라서 비보유국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강력한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에 필수적인 과제가 된다. 미국이 핵무기와 핵테러의 확산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로 다루는 맥락이 여기에 있다. 지난 4월 13일, ‘핵안보정상회의’의 결과로서 발표된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공동성명>은 핵 테러리즘이 국제 안보에 가장 도전적인 위협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강력한 핵 안보 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2010년 <핵태세검토 보고서>(NPR)가 ‘핵 확산과 핵 테러리즘의 차단’을 ‘핵심 계획’으로 지목한 것과 동일하다. 이번 NPR을 통해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 의욕을 좌절시키고 IAEA 안전조치를 강화하며, 핵 물질 밀거래를 차단하고 NPT 의무 위반 국가들에 대해 조치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과 이란 같은 이탈세력(outlier)에 대한 압박을 통해 NPT 체제로부터의 추가적인 이탈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상징적 수준의 핵군축 다음으로 핵군축 부분을 보자. 지난 4월 미국과 러시아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을 체결했다. 협정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는 보유하고 있는 전략탄두를 1,500-1,675개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양대 핵보유국의 협상으로 핵군축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2012년을 목표 시한으로 설정하고 있는 <전략공격무기감축협정>(SORT)에 제시된 감축 목표(1,700-2,200개)와 비교했을 때 그리 큰 감축은 아니다. 또한 이번 협정의 핵탄두 계산법에 따라 실제 핵전력의 축소 규모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은 이번 협정의 탄두 계산법이 핵무기를 탑재한 핵폭격기 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핵폭격기 수만 줄이면 탑재된 핵탄두 모두 감축된 것으로 계산하도록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유사시에 신속 배치할 수 있는 능력만 확보한다면, 사실상 단 한 개의 핵탄두의 ‘폐기’ 없이도 목표치 달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핵전력 축소로 인한 전력 누수를 막기 위해 장거리 폭격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등의 ‘3원 전략 핵전력’은 유지하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와 재래식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덧붙여 미사일 방어망의 지속적인 추진과 재래식 전력의 증강 가능성 또한 열어두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비보유국에 대한 안전보장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소극적 안전보장’은 핵보유국이 비보유국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NPT에 가입한 많은 국가들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핵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비보유국들이 소극적 안전보장의 명문화나 별도의 국제 협약 체결을 요구했으나, 핵보유국들은 NPT 의무 준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에 ‘소극적 안전보장’은 오래도록 갈등적 쟁점이 되어왔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2010 NPR 발표 후 나온 언론 보도들이 대부분 ‘소극적 안전보장’에 관한 명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그동안 미국이 취해 왔던 태도를 바꾼 것이라 보기는 힘들며 일종의 ‘명분 쌓기’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오랫동안 소극적 안전보장을 요구해 온 비보유국들을 NPT 체제에 묶어 두기 위한 유인책인 것이다. 실제 미국은 1978년 제1차 군축특별총회, 1995년 NPT 연장회의 등을 앞두고 소극적 안전보장에 대해 상징적 수준의 선언을 했지만, 구체적 형태로 추진한 바는 없다. 이는 미국이 ‘핵무기 선제 사용’ 정책을 포기하지 않은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제한된 조건‘ 내에서 ’핵무기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간 미국이 고수해온 입장이다. 2010 NPT 평가회의에 주목한다 지난 해 4월 ‘프라하 선언’에서부터 최근의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까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드라이브는 핵군축과 비확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처럼 비쳤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느슨해진 NPT체제를 추스르기 위해 그동안 비보유국들이 주장해 온 내용을 상징적 수준에서 수용하는 제스처를 취할 뿐이다. 오히려 이를 빌미로 핵보유국들의 독점적 지위를 재확립하고, 군사적 패권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강력한 타격 능력의 유지, 강제력을 띤 차단 조치, 고립과 제재는 결코 핵무기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NPT의 역사를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자행하고 있는 학살과 이에 대항한 테러, 그리고 이어지는 보복 공격과 또 다른 테러라는 죽음의 사슬처럼, 군사력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절멸의 무기에 대한 유혹은 커지게 된다. 2010년 NPT 평가회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평가회의에서는 2000년에 합의된 ‘13개 핵군축실질조치’에 대한 평가와 미국-러시아의 핵군축 상황, 핵무기 비확산과 핵물질에 대한 국제적 통제 방안, NPT 탈퇴 절차 강화 등의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가 중심에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 러시아는 'New START'와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성과로 내세우며 강력한 확산 차단 정책과 이탈 세력에 대한 제재 방안을 추진해 갈 것이다. 동어반복이지만 ‘핵 없는 세계’는 핵이 ‘없어야’ 가능하다. 다시 말해 핵 자체를 폐기하지 않고서는 핵 확산을 차단할 수 없다. 이는 결국 압도적 핵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핵보유국들의 적극적인 군축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절멸의 공포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절멸의 무기를 보유함으로써 자위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결국 절멸의 공포를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출발점임을 말한다. 이명박 정부의 ‘원전 세일즈’나, 테러 대응만을 논의하는 핵안보정상회의 유치는 세계적 핵폐기 운동에 역행하는 조치일 뿐이다. 인류 전체의 생명을 담보로 위태롭게 지속되고 있는 죽음의 경쟁을 멈추기 위한 민중의 교류와 연대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번 NPT 평가회의를 계기로 전 세계 반핵평화활동가들이 뉴욕에 모인다. 세계 300여 조직들이 함께 4월 30일-5월 1일 국제회의와 5월 2일 국제 행동의 날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미국의 핵 정책의 문제점을 알려내고, 민중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힘찬 움직임을 만들어가야 할 때다. 차기 핵안보정상회의가 2012년 서울에서 개최된다. 벌써부터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NPT 체제로 복귀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결국 2012년의 핵안보정상회의는 한반도의 평화와 핵문제에 있어 결절점이 될 것이다. 진정 ‘핵 없는 세계’를 향한 반전평화운동 진영의 장기적인 전망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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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만의 잔치 올 11월 11~12일에 서울에서 5차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올해 G20 의장국인 한국은 2월 27~28일에 인천 송도에서 열린 재무차관 중앙은행부총재 회의를 시작으로 회의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개최를 ‘국격 향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정세를 G20 정상회의로 몰고 가 정국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그렇다면 민중운동은 G20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 글은 먼저 G20의 역사와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를 검토한다. 다음으로 G20과 관련된 다섯 가지 쟁점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각 쟁점에서 도출되는 과제를 중심으로 G20 투쟁 방향을 제안한다. G20의 탄생 G7의 탄생과 운영구조 먼저 G20 창설을 주도한 G7의 역사와 운영구조를 살펴보면 G20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1971년 닉슨의 금태환 중지 선언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흔들리자 세계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1974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이 참가한 G5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처음 열렸다. 1985년 9월 G5 회의에서 플라자 합의라는 중요한 결정을 발표하자, 이탈리아와 캐나다의 요구로 1986년부터 G7 회의로 확대되어 정상회의와 병행하여 열리게 되었다. (1975년 G6로 시작되어 1976년 G7로 확대된 후 정례화된 G7 정상회의는 원래 G7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와 별개였다.) G7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는 1년에 4차례 열리는데 그 중 2차례가 봄, 가을의 IMF와 세계은행 총회 전에 진행된다. 국제금융기관의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G7이 사전 토론과 합의를 통해 미리 의제와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사전 논의를 통해 의제 설정권과 비토권을 가진 G7은 IMF와 세계은행의 운영을 사실상 지배했다. 따라서 G7 회의는 개도국과 최빈국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앞장섰던 IMF와 세계은행의 배후 조종자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함에도 G7 회의는 국제법적인 지위가 없이 회원국의 합의만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G7 회의는 소수의 고위관료에 의해 비공식적이고, 비밀스럽고, 배타적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을 주도하는 각국의 고위 경제관료, 즉 소수의 테크노크라트는 자신들만의 유대를 형성한다. 여기에 함께하는 고위관료들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지배 엘리트 집단으로서 IMF나 세계은행의 관료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금융투명성, 구조조정, 자본시장개방, 정책이행조건(conditionality)과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합의하고 추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G7에서 G20으로 초창기에 G7은 경제정책 공조와 환율 협정을 주로 논의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1987년 루브르 합의는 모두 G7의 작품으로 달러의 가치를 안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를 거치면서 G7이 다루는 주요 의제가 변화했다. 첫째, 환율관리를 위한 정책공조가 상대화되었다. 1990년대 동안 정부의 재정 정책은 지양되고, 인플레이션 통제와 중앙은행의 독립성 및 신뢰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통화 정책이 강조되었다. 반면 환율은 G7 국가의 정책 목표에서 덜 중요해졌다. 금융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민간의 국내외 외환거래가 증가하면서 효과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G7에서 다루어지는 의제와 고려되는 주제가 확대되었다. 특히 1990년대 G7은 의제를 확대하여 국제금융기구 개혁과 개도국 발전, 외채 문제 등을 주요하게 논의했다. 이러한 변화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뒷받침하고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을 안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1994년 나폴리 회의에서 미국이 제기한 구상에 따라 1995년 캐나다 핼리팩스 회의에서 IMF의 기능을 강화하고, IMF가 회원국의 경제정책에 적극 개입할 것을 합의했다. 개도국 지원 문제도 주요하게 다루어졌다. 1996년 리옹 회의에서 개도국의 발전이 주요하게 논의되었고, 1997년 덴버 회의에서는 처음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문제를 다뤘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한 개도국의 경제적 지위를 감안하면, 세계 경제의 안정을 보장하기에 G7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었다. 일례로 1980년, 1996년, 2006년 구매력평가 GDP를 기준으로 세계경제에서 각 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G7은 54%, 46%, 40%로 감소한 반면 G7을 제외한 G20의 비중은 21%, 30%, 36%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충격이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자 G7보다 포괄적인 논의 기구를 만들자는 주장이 현실화되었다. 미국과 G7은 국제금융체제를 개혁하고 세계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개도국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G20의 출범을 주도했다. 1997년 11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먼저 밴쿠버 APEC 정상회의에서 국제금융체제의 개혁을 위한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의 회의로 G22를 제안했다. 1998년 4월 워싱턴에서 G22 회의가 처음 열리고, 그해 10월에 G26 회의로 확대되고, 1999년 3월에 다시 G33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의 포괄성과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이에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는 1999년 9월 IMF 연차총회 당시 개최된 G7 회의에서 자신들과 12개 신흥국 및 유럽연합이 참여하는 G20 창설에 합의했다. 첫 G20 회의가 1999년 12월 베를린에서 열렸고, 이후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의 회의로 정례화되었다. 즉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G20이 만들어진 것이다. G20 정상회의 결과와 서울 회의 주요 의제 워싱턴, 런던,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의 결과 10년 동안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의 회의로 이어지던 G20에 각국 정상이 참여하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세계 금융위기의 급속한 확산 때문이었다. 2008년 11월 14~15일 워싱턴에서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세계적 금융위기에 대해 G20 정상이 어떤 처방에 합의할지 많은 기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갈리는 가운데 탐색전 성격의 회의가 진행되면서 합의는 모호하고 일반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정상들은 금융 규제 및 감독을 개선하겠다,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금융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겠다, IMF와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에 개도국의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금융자본의 권력을 강력하게 통제하거나, IMF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자는 근본적인 개혁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2009년 4월 1~2일 런던에서 두 번째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의 위기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기부양이 주요한 의제로 부각되었다. 정상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1조 1천억 달러를 출자하는데, 그 중 7,500억 달러를 IMF의 자본 확충에 쓰기로 합의했다. 금융규제 및 감독체제의 개선에 대해서는 금융안정포럼(FSF)을 개도국이 참여하는 금융안정위원회(FSB)로 확대 개편하고, IMF와 FSB가 협력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국제금융기구 개혁에 대해서는 2011년 1월까지 IMF의 쿼터 조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개혁방안 마련도 기존의 국제기구에게 맡겨졌다. 결국 IMF와 같은 기존 국제금융기구의 자본과 기능을 강화해서 경제위기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합의였다. 한편, 런던 정상회의 직전에 중국인민은행총재가 언급한 기축통화 논의는 주요 이슈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기축통화체제의 변경은 세계경제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도 쉽게 수용할 수 없었다. 2009년 9월 24~25일 피츠버그에서 세 번째 정상회의가 열렸다. 경제위기의 확산이 완화되는 가운데 열린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는 위기 이후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방안이 논의된 것이 특징이다. 아직까지 완전한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데 합의했다. 금융규제 개혁에 대해서는 기존의 틀 내에서 보다 세세한 합의를 진전시켰다. 국제금융기구 개혁에 대해서는 IMF의 쿼터 5% 이상을 개도국으로 이전하고, 세계은행의 경우 3% 이상을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논의해서 중장기적인 거시경제 정책 공조를 약속하고, 추진방향을 결정했다. 피츠버그 회의에서는 의제가 확대되어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최빈국 지원, 고용 문제 등도 다루어졌다. 2010년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 예상 의제 그렇다면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무엇이 될 것인가? 첫째,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이 논의될 것이다. 2010년 세계경제가 미약하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형은행의 부실, 동유럽의 재정위기 등은 여전히 세계경제의 화약고다. 만약 지배계급의 바람대로 하반기까지 큰 일 없이 세계경제가 개선된다면, 올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위기 이후 관리방안이 될 것이다. 특히 2009년 9월 피츠버그 회의에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국제공조에 합의하고, 작년 11월에 열린 스코틀랜드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세부 방안 및 일정에 합의했다. (①공유할 정책 목표에 합의 → ②회원국들은 IMF에 정책체계, 전망 등 자료 제출(2010.1.) → ③IMF와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 중기 정책 방향의 목표 부합 여부에 대해 상호평가(2010.4.) → ④정책대안 제시(2010.6. 정상회의) → ⑤구체적인 정책제안 채택(2010.11. 정상회의)) 따라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각국의 정책공조 문제, 무역불균형 해소 문제가 주요하게 논의될 것이다. 둘째, 국제금융기구 개혁, 금융규제 개혁을 일단락 짓는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2011년 1월까지로 예정되어 있는 IMF의 쿼터개혁을 조기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2010년 정상회의는 현재 국제금융기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금융규제 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자본 규제 개선 방안, 금융기관 경영자에 대한 보상체계 규제 방안, 거대 금융기관의 규제와 부실 처리를 위한 방안 등이 합의해야 하는 주요 과제다. 한편 한국정부는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개도국이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금융안전망 확충 논의를 주도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셋째, 기후변화, 에너지, 빈곤국 지원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다. G20에서 배제된 국가들은 여전히 G20 체제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올해 회의는 이러한 비판을 불식하고 G20을 글로벌 거버넌스 기구로 안착시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빈곤국 지원 문제, 기후변화 및 에너지 문제가 지난 회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G20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을 중재하면서, 개도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규제와 협력의 부족인가, 금융세계화의 위기인가: 현 위기의 원인과 성격 그렇다면 G20을 둘러 싼 쟁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각 쟁점에 대한 올바른 입장은 무엇이고, 그에 따라 도출되는 투쟁방향은 어떠해야 하나?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아래에서는 △경제위기의 원인과 성격 △G20의 성격 △금융개혁 방안 △이명박 정부의 대응 △APEC 정상회담과의 연계를 주요 쟁점으로 추출하고 관련된 문제를 살펴본다. G20의 경제위기 진단 G20 정상회의가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을 일차적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G20에서 논의되고 있는 경제위기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G20은 첫 번째 정상회의에서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적절한 규제와 협력의 미비를 지목했다. 첫째, 지난 10여 년간 고성장과 자본이동 증가가 지속되었는데, 금융규제는 금융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복잡하고 불투명한 금융상품, 과도한 차입(레버리지)이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일부 선진국 정부와 감독당국도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다. 둘째, 세계적인 거시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이 세계경제의 발전과 변화에 발맞추지 못했다. 세계경제에서 개도국의 비중이 커지고 이들이 세계경제의 성장을 주도했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한 일관성 있고 조정된 정책 협조가 필요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즉 정책 조정의 실패를 경제위기의 결정적 원인으로 진단한 것이다. 금융세계화의 위기 이러한 진단은 타당한 것인가? 우리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 이론에 따라 20세기 미국헤게모니 자본주의의 역사를 분석하면서 현재의 경제위기를 1980년대 이후 진행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위기 국면으로 파악했다. 이윤율 하락, 달러 가치 불안으로 인한 1970년대의 경제위기 이후에 1980년대부터 금융세계화가 본격화되었다. 금융적 축적은 이윤율의 하락에 대응하는 자본의 일반적인 대응이었다. 즉, 산업자본과 구별되는 금융자본의 권력이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산업자본 스스로가 금융적 축적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금융거래를 통한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 간 자본 거래(이동)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했다. 따라서 금융적 축적은 필연적으로 금융세계화라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금융세계화를 뒷받침하는 이념과 정책으로서 신자유주의는 국제금융기구의 정책이행조건과 구조조정을 통해서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무역개방(상품시장 개방), 금융개방(자본시장 개방) 역시 다자간, 지역간, 양자간 기구와 협정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자본주의 동역학 속에서, 즉 이윤율의 하락에 따른 자본의 대응과 이와 결합된 역사적 제도적 발전의 측면에서 파악한다면 현재의 위기는 바로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위기이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위기와 별개의 심급으로 자본주의의 위기를 특권화시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대한 대안으로서 대안세계화와 반자본주의를 대립시키는 것 역시 부당하다.)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급성장한 증권시장 중심의 금융세계화가 진행되었다. 각국 중앙은행은 금융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책목표를 물가억제와 저금리 유지로 제한했다. 금융기관은 각종 금융혁신 기법을 도입하여 부채의 증권화를 진행하고,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개발했다. 각국 정부는 경기침체에 대응하여 케인즈주의 재정확장 정책 대신에 금리를 조정하는 통화 정책을 사용하여 증권과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부채질했다. 한편 1997-98년 금융위기 경험 이후 아시아에는 외환보유고가 과도하게 축적되었고, 중국은 수출이 주도하는 고성장을 이어갔다. 미국은 전쟁비용의 급증, 국내의 과소비로 인해 발생한 이중적자를 동아시아와 산유국의 달러환류로 보충하면서 월스트리트의 이익과 자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충족시켜 줄 수 있었다. 따라서 경제위기는 부동산 거품의 붕괴와 서브프라임 대출의 부실에서 시작되었지만 금융혁신과 증권화로 인해 맺어진 복잡한 금융상품의 연결망을 통해서 금융부문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위기와 그에 따른 공포가 확산되는 데 뇌관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태 전개는 금융거품의 붕괴가 금융세계화가 만든 세계적 연계망을 통해 세계 전역으로, 또한 금융부문에 국한되지 않는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는 과정이었다. 각국은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하고 비전형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사용했다. 하지만 투기 거품이 다 꺼졌는지, 부실 금융기관의 자산이 정리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국가들, 특히 유로존의 개도국들은 과도한 재정지출과 무역적자가 겹치면서 계속 위기를 겪고 있다. 현재의 회복 국면은 많은 부분 새로운 자산 투기와 회계 조작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의 불균형 해소, 미국의 이중적자 축소, 달러화의 가치 문제 등 중요한 난제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금융적 축적을 끝내기 위해서는 실물부문의 이윤율이 반등해야 하는데,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존재하는지가 의문스럽다. 따라서 금융혁신을 뒤쫓지 못한 규제의 미비와 국제적인 공조 부족 때문에 이번 경제위기가 발생했다는 G20의 인식은 매우 피상적이다. 이번 위기가 금융세계화 자체의 위기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러한 위기에 걸맞은 노동자운동과 사회운동의 대응을 촉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노동조합 등 대중운동 조직은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확대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의 필요성을 제기해야 한다. G20에 대한 공동의 대응을 통해서 사회적 차원에서도 금융세계화의 문제와 위기를 알리는 것 또한 필요하다. 세계경제질서의 개혁인가, 신자유주의의 지속인가: G20의 성격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G20의 합의 G20의 성격을 둘러 싼 쟁점도 존재한다. 2009년 9월 피츠버그 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G20 정상회의를 세계경제 협력을 위한 최상위 포럼으로 규정할 것에 합의했다. G20을 세계경제의 새로운 거버넌스 기구로 만들겠다고 합의한 것이다. 올해까지는 연간 두 차례, 경제위기가 안정화되는 2011년부터는 연간 한 차례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따라서 향후 선진국 간 금융·경제 협력을 위한 G7, 정치·군사 협력을 위한 G8, 선진국과 신흥국의 금융·경제·정치 협력을 위한 G20이 글로벌 거버넌스를 위한 토론장으로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피츠버그 회의에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할 것을 합의했다. 이는 경제 위기 이후 세계경제질서를 개편하는 문제를 G20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세 차례의 회의에서 G20은 국제금융기구를 확대 강화해서 경제위기 극복과 향후 세계경제질서를 조정하는 데 적합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했다. 또한 세계경제에서 개도국이 차지하는 위상의 변화에 부합하도록 국제금융기구의 지배구조를 일부 변형하는 데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첫째, 국제금융기구의 참여폭을 확대하고 지배구조를 조정한다. 금융안정포럼(FSF)을 G20 국가가 모두 참가하는 금융안정위원회(FSB)로 확대·개편했다. IMF와 세계은행의 지분을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각각 5%, 3% 이상 이전하는 방안도 합의했다. 둘째, 금융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국제금융기구에 위임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안정위원회가 협력하여 각종 금융 규제 개혁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시행하고 감독할 것을 주문했다. 헤지펀드 규제, 국제적 회계기준 확립, 신용평가사 등록과 규제, 보상체계 개혁, 조세피난처 규제,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 기준 개혁 등에 관한 구체적 방안과 감독 권한이 모두 각종 국제금융기구에 위임되었다. 셋째, 국제금융기구의 재원을 확충한다.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IMF의 재원을 7,500억 달러 확충하고, 다자개발은행의 대출 규모도 1,000억 달러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피츠버그 회의 합의문에서 밝힌 8개 주요 합의 사항 중에는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취약계층 지원 강화 △양질의 고용 확대가 포함되었다. 직접적인 금융 경제 사안 이외에 세계 거버넌스 유지에 중요한 의제들이 추가된 것이다. 첫째,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에는 원유 수급 안정화, 에너지 효율 제고,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가 포함되었다.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를 앞두고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것이 기대되었지만 관련 사항을 차기 재무장관 회의에게 위임한다는 것만 언급되었다. 둘째, 취약계층 지원 강화는 새천년개발목표(MDG)의 공약 이행을 재확인하고, 식량·연료·금융에 대한 제3세계 민중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합의했다. 셋째, 양질의 고용 확대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를 지원하고,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최근 채택된 ‘세계일자리협약’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위기 대응 이러한 G20 정상회의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G20은 기존의 국제 금융기구의 역할과 임무를 확대 재편하여서 세계 거버넌스를 유지하겠다고 합의하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의 역할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브레튼우즈 기구로 탄생했지만 자본주의의 역사 속에서 변화된 임무를 부여받았다. 국제통화기금은 원래 브레튼우즈 체제의 고정환율제에서 적자누적에 따른 환율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기구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은 1950~60년대에는 자금의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고정환율제가 붕괴한 후에 오히려 적극적인 국제 대부자 역할을 했다. 특히 1990년대 G7이 국제통화기금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이후에 국제통화기금은 워싱턴컨센서스에 따라 세계 각국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대한 불만이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워싱턴컨센서스의 오류가 명백해지자 2000년대부터는 포스트워싱턴컨센서스에 기반을 둔 보다 유연한 정책이행조건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스티글리츠가 선도적으로 제안한 포스트워싱턴컨센서스는 국가와 시장의 보완적 성격을 강조하고, 시장을 더 잘 작동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워싱턴컨센서스의 대립물이라기보다는 보완물이다. 포스트워싱턴컨센서스에서 권고되는 정책 개념은 정부의 ‘책임성’ 강화, 시민사회의 ‘참여’와 그들에 대한 ‘권능부여’다.) G20 정상회의는 큰 틀의 목표를 합의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G20은 G7과 마찬가지로 국제법적인 지위가 없고, 상설 사무국 및 상근 직원이 없으며 회원국의 합의만으로 진행된다. 의장국이 사무국 역할을 하고, 전·현·차기 의장국이 트로이카(올해는 영국, 한국, 프랑스)로 실무 진행을 점검하고, 트로이카에 미국과 캐나다가 포함된 조정위원회가 추가적인 역할을 맡는다. 이렇게 G20이 상설적인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업무의 진행은 역량을 보유한 기존의 국제기구가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통화기금으로 대표되는 국제금융기구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다시 한번 권한과 정책방향의 조정을 겪고 있다. 국제금융기구 내부에 케인즈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러한 입장에 따른 정책 보고서도 발간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세계경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리는 만무하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가 세계를 습격할 무렵에는 국제통화기금을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를 만들자거나, G20이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가 동등하게 참가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 간 협의체를 만들자(또는 유엔을 활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1년 반 동안 G20은 안정적인 지위를 획득했고, 국제금융기구의 재원이 확대되고 권한이 강화되었다. 미국과 자본의 패권에 유리한 논의 구도 G20이 근본적으로 비민주적인 기구라는 점도 중요하다. G7이 그러하듯이 세계의 주요 문제를 소수 국가의 지배자들이 좌지우지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 G20에서 일부 신흥국의 대표권이 확대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마찬가지다. 패권국의 역학구도로 보자면 G20에는 아시아와 남미의 신흥국이 많이 포함되었고, 호주, 남아공,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또한 친영)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유럽보다는 미국에 훨씬 유리한 구도다. 미국과 영국이 세계 금융 권력의 보완적 중심지이기 때문에 G20 체제에서 세계경제·금융질서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또한 G20 회의 진행과정도 G7과 마찬가지로 매우 패쇄적이고 비민주적이다. 모든 G20 회의는 비공개로 영어로 진행된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의 경우 각국별로 4명만(보좌관 2인 포함) 회의장 출입이 허용된다. 의장국의 경우에만 10명 이내의 회의진행 보좌 인력이 추가적으로 허용된다. 공식적인 합의문(코뮈니케)은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정상회의 시에만 발표되고 그 외의 회의 진행 사항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자본가들의 간접적인 참여도 보장될 예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하루 전날인 11월 10~11일에 ‘경영인 정상회의’(Business Summit)를 열 계획이다. 초국적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을 초정하여 세계경제 성장을 위한 민간의 역할을 논의하고, G20 정상과 이들 간의 상시적인 소통과 논의 장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제안이 제도화된다면 앞으로 G20에서 국제 자본가들과 각국 정상들의 축제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앞서 지적했듯이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G20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피츠버그 회의 때 언급된 에너지·기후변화, 빈곤국 개발, 일자리 문제가 한층 더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G20이 경제위기의 공정한 조정자라는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G20은 비민주적인 기구를 통해서 세계 정치 경제 질서를 재편하고, 일부 국가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G20의 이러한 성격을 감추고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 기후변화나 빈곤국 지원이라는 의제를 끌어들이려 한다. 그러나 지난 역사를 볼 때 그러한 논의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그나마 실행도 되지 않는 말잔치에 불과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기존의 경제 질서를 미시적으로 개혁하면서 일부 국가의 세계적 패권을 유지하려는 G20의 실체를 폭로해야 한다. 금융산업 육성인가, 금융통제인가: 금융통제의 구체화·사회화 G20의 금융규제와 이명박 정부의 금융산업 육성 이미 지적했듯이 G20에서 합의된 금융규제의 구체적인 시행은 대부분 국제금융기구에 위임된다.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는 지난 회의에서 제안되었던 금융규제 개혁, 국제금융기구 개혁을 일단락 짓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의 구체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한 출구전략의 시기, 속도, 진행에 대한 공조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한편 신흥국의 외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금융안전망, 대형금융기관 규제(이른바 대마불사), 자본 적정성 논의 등을 추가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한국은 1997-98년 경제위기 이후 채권, 주식 등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해 초국적 자본의 자유로운 유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해외자본은 단기이익을 추구하면서 금융거품을 형성하거나,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을 키우고 있다. 또한 투자 명목으로 들어온 해외 자본은 기업의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주도한 후에 수익을 거두면 재빠르게 나간다. 초국적 자본은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에게 고통을 안겨 주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한국 경제의 금융화, 투기화를 조장했다. 금융자본의 이윤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중앙은행의 목표를 물가관리에 한정하고, 경제 관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이른바 한국은행 독립). 자본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서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정하고, 지주회사 설립의 요건을 완화해 재벌의 권력을 강화시키고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융합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부터 본격화되어서 이명박 정부까지 계속되고 있다. 금융규제 개혁을 넘어서는 금융통제의 필요성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금융혁신과 금융규제의 불일치에서 찾는다면 문제의 해결법은 금융혁신의 속도를 조절하고 금융규제를 보완하는 것이 된다. G20은 이러한 전제에 따라 금융규제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를 금융세계화 내부의 마찰음이 아니라 금융세계화 자체의 파열음으로 파악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금융규제와 금융통제를 구별해서 파악할 수 있다. 금융규제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지속시키는 수준에서 필요한 부분적인 보완책이다. 반면에 금융통제는 금융세계화를 근본적으로 반전시킬 정도의 구조 개편, 또는 그러한 구조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매개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의 역할 개편, 금융거래세 도입, 대형금융기관에 대한 엄격한 규제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 현재 G20에서 논의되고 실행되고 있는 것은 미시적인 금융규제 정도다. 물론 케인즈주의로의 복귀를 외칠 수도 없고, 현실적인 경제 상황 및 계급역량과 상관없이 금융통제를 강제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일단 금융통제라는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고 이 속에서 금융세계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한 단계 나아간 요구로의 이행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구체적인 금융통제의 수단과 정책적인 대안, 특히 운동과 결합 가능한 금융통제의 요구안 등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노동조합 운동 속에서 대중화될 수 있는 요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금융통제를 위해 필요한 과제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중앙은행·재무부의 민주적 통제(경제·금융 테크노크라트의 자율성 축소)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자본시장통합법 폐기 △금산분리 엄격화 △지주회사 요건 강화 △모든 자본거래에 대한 과세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 제한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입 방지 등. 국가적 경사인가,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인가: 이명박 정부의 공세에 대한 대응 이명박 정부의 G20 준비 상황 이명박 정부는 G20 정상회의 유치를 ‘국가적 경사’, ‘국격 향상’으로 선전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정상회의가 열리게 된 까닭은 정해진 순번에 따라 한국이 2010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의 의장국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G20 정상회의의 순조로운 진행과 회의에서의 성과 도출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20 정상회의 준비를 총괄하는 기구는 대통령 직속의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G20준비위)다. G20준비위는 위원장 사공일, 부위원장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위원에 기획재정부장관, 외교통상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회위원장, 한국은행총재, 통상교섭본부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경호처장, 국정기획수석, 외교안보수석, 홍보수석, 국제경제보좌관, 서울시장이 임명되었다. 핵심 실무를 총괄하는 기획조정단장에는 이창용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전 서울대 교수)이 임명되었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을 중재하면서, 또한 개도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의 세계적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서 G20에 참가하지 못하는 개도국·빈곤국을 대상으로 대외협력활동(Outreach)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대륙별로 최소 2회 이상의 대외협력활동을 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아시아에서는 ASEAN 중심의 대외협력활동을 하고, UN 등 국제기구를 대상으로도 대외협력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국제회의도 진행되는데 6월 4일에는 세계은행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경제 개발 회의’를, 7월 12~13일에는 IMF와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아시아 회의’를, 7월 중에는 금융위원회가 ‘신흥국 금융 회의’를, 10월에는 G20위원회와 UN, OECD,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개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한국은 G20 내에서 개도국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특히 기후변화, 에너지, 개발 지원 등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특히 작년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필요한 합의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올해 12월 초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재론이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유엔기후변화회의 한국 개최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상징적인 행동도 부각될 것이다. (만약 2012년 유엔기후변화회의가 한국에서 열린다면 대선 시기와 정확하게 겹친다.) 한국은 또한 필요시에는 최빈개도국 대표 국가를 정상회의에 초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경찰은 올 1월 G20 정상회의 기획팀을 출범시켰다. 기획팀은 G20 정상회의 시기 서울·인천·경기 지방경찰청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며 자체 예산으로 120억여 원을 신청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3월 23일 미국을 방문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만나 G20 정상회의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대테러 정보 공유 등 양국 간 경찰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또 경찰은 정상회의 경호·경비에 프로파일링(Profiling) 기법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프로파일링 기법은 범죄현장 분석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 등을 파악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강력 연쇄범죄 수사에 활용된다.) 경찰은 지난 정상회의 시위 양상과 경찰 대비 상황 등을 분석해보니 △특정 시위단체의 폭력시위 주도 △중요시설 기습의 사전공지 △시민불안 유도 후 중심가에서 폭력시위 도발 등의 유사점이 발견됐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탄압을 뚫는 대중적 저항의 필요성 이명박 정부는 지금도 노동조합과 민중운동에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본적인 노동조합 결성의 권리마저 부정되고, 노동3권은 물론 노동자의 정치참여 문제도 모두 억압되고 있다. 최근에는 흉악범죄를 이슈화하면서 보호감호제 등 각종 억압적 통제 장치를 신설하거나 부활시키려고 한다. 이명박 정부는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선거결과가 어떻게 되든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진행’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정국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국격 상승’, ‘경제올림픽’, ‘변방에서 중심으로’ 등의 수사를 사용하면서 성공적인 회의 진행이 전국가적 과제임을 강조하고 이에 저항하는 세력을 억누르려고 할 것이다. 현재도 심각하게 통제되고 있는 집회·시위의 권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층 더 제한될 수 있다. 민주노총이 현안 사업장 투쟁이나 노동자대회와 연계하여 G20 투쟁을 전개할 경우 쏟아질 탄압도 분명히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명박 정부의 G20 선전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비판할 수 있을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노동자 민중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직접적인 탄압, 금융·부동산 육성 정책의 문제점, 민중생존권 문제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G20에서 개도국을 대변해서 지위를 드높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구상이 가식적인 선전행위임을 밝혀야 한다. 한국 자본이 해외에서 벌이는 횡포, 대테러전쟁 및 미국의 침략 전쟁에의 참가, 이명박 정부의 노동권과 민중생존권 탄압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무역자유화인가, 대안세계화인가: APEC 정상회의 대응 투쟁과의 연계 APEC과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구상 G20 정상회의 바로 다음 날에 일본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의 구체화를 합의하는 것이다. 미국은 범태평양파트너십(TPP)을 확대하여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형성을 촉진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일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다른 국가를 차별하는 방식으로 지역 간 무역 협정을 맺으려고 한다(양자 간 FTA나 지역 FTA). 아시아 지역이 독자적인 무역 블록을 만들어 태평양 중앙에 선을 그으면 미국이 그 블록에서 소외될 수 있다.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지면 미국이 매년 250억 달러의 손해를 본다는 예측이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미국은 자신이 소외된 지역 경제통합을 막고, 미국이 중심이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는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원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뉴질랜드, 브루나이, 칠레는 범태평양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범태평양파트너십의 목표는 네 국가 사이의 무역 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특히 이미 존재하는 쌍방 자유무역협정을 하나의 체계 안으로 포섭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양자 간 FTA는 여타의 무역협정과 상충하기도 하는데 범태평양파트너십을 통해 이를 통합하려는 것이다. 범태평양파트너십은 확대될 것이다. 이미 호주, 베트남, 페루가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만약 미국이 여기에 동참한다면 한국과 일본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10개 국가가 된다.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범태평양파트너십에 참가하는 국가의 경제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추진에도 박차가 가해진다. 미국은 WTO의 교착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APEC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APEC의 가입국은 202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유무역을 구축하겠다고 합의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버그스텐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에서 열리는 2011년 APEC 정상회담까지 앞에서 언급한 10개 국가들 중 8개 국가를 범태평양파트너십에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APEC에서 적어도 이러한 합의 도달의 첫 단계를 밟으려면 올해 APEC 정상회의에서 관련된 논의가 진척되어야 한다. 따라서 11월 12~13일에 일본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범태평양파트너십이나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와 관련된 논의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차원적인 세계경제질서 재편 시도와 경제위기 비용의 전가 현재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세계경제질서 재편 과정에 깊숙이 참가하고 그 속에서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한국경제의 미래에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시아의 역할을 핵심적인 것으로 본다.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아시아는 이미 세계 산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그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엄청난 양의 외환을 달러 환류의 형태로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유럽의 비중이 줄고 미국에 우호적인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대거 포함된 G20이 G7·G8을 견제하고, 미중전략경제대화(G2)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를 건설해 세계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러한 미국의 계획에서 이명박 정부가 맡고 있는 역할은 신흥국의 위치에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정치·경제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G20이라는 단일 협의체만으로 세계적 거버넌스를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은 G7, G8, APEC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자국의 경제위기 비용을 전 세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고 자국의 패권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구제금융 비용과 세금 등으로 자국 노동자 민중에게 비용이 전가된다.) 첫째, 환율조정을 통해서 아시아에 대한 부채를 감각하고, 미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여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늘리려고 한다. 동시에 미국의 금융자산에 대한 꾸준한 투자도 약속 받아야 한다. 둘째, 추가적인 무역개방을 통해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조정하고 자국의 이해를 관철시키려고 한다. 특히 도하개발아젠다(DDA)의 지체 이후 주춤하고 있는 농업, 서비스, 금융 부문의 개방을 가속화하는 것이 미국에 중요하다. 즉 미국은 경제위기의 부담을 전가하고, 미국식 경제 시스템을 중심으로 통합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의도가 전 세계 노동자 민중에게 파괴적이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 G20 투쟁 방향: 대중적 투쟁으로 이명박 정부와 금융세계화에 일격을 가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G20에 맞서 어떻게 투쟁해야 하나? 먼저 G20 회의 진행 과정을 투명화하자거나 G20에서 논의되는 의제를 확장하자는 식으로, G20을 개혁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환상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G20은 기존 국제금융기구의 확대 재편을 통해 미국 중심의 세계적 경제 질서를 안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되는 금융규제는 금융자본의 권력을 조정해서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에게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와 자본의 권력 문제는 애초에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회의에 개입해서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개입 전술은 순진한 바람일 뿐이다. 앞서 다루었던 각 쟁점에 따른 투쟁방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현 위기에 대한 교육·선전을 통해 반신자유주의 대안세계화의 문제의식을 확산하자. △G20이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유지하기 위한 모임임을 폭로하자. △금융세계화의 현실을 드러내고 대안을 이슈화하는 수단으로 금융통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자. △이명박 정부 G20 선전의 허구성을 밝히고 민중의 대중적 저항을 보여주자. △APEC의 자유무역지대 구상을 비판하면서 경제위기 비용 전가를 폭로하자. 특히 우리는 현재의 경제위기가 금융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융위기는 금융세계화 내부의 위기가 아니라 그 자체의 위기다. 따라서 G20 투쟁과정에서 금융세계화의 문제점을 폭로하면서 금융 통제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토론하고 이슈화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민주노총, 전농과 같은 대중운동 조직이 G20 투쟁의 이러한 의의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11월 11~12일에 서울에서 대중적인 투쟁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대회를 G20 정상회의 사전에 배치하여 한국 노동자 민중들의 분노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G20 정상회의에 대한 선전으로 올 하반기 정국을 돌파하려는 이명박 정부에서 ‘순조롭고 평화로운’ 회의는 매우 중요하다. 노동조합과 민중운동에 대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대안세계화를 기치로 한 대중적 투쟁을 성사시킨다면 그 의미는 매우 클 것이다. 둘째, 국제적 차원, 특히 동아시아에서의 국제연대가 필요하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글로벌 불균형, 즉 미국의 이중적자와 달러환류 메커니즘의 불안정성이 부각되었다. 2010년 G20 정상회의에서 주요하게 논의되는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에 무역불균형 조정 문제가 포함된다. 미국은 중국 위안화 절상과 자국 금융자산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환율 조작을 통해 미국의 부채를 해외로 이전 절감하고, 미국의 금융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법이다. 따라서 세계사회운동은 G20과 APEC 정상회의를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미국 및 국제 지배계급의 전략 속에서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맞서 연대를 강화하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