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들을 지옥으로 밀어 넣었는가?
반복적인 에이즈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부른 비극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은 좁게는 ‘중증/정신질환 에이즈 환자 장기요양사업’의 문제점을 바로잡고, 나아가서 HIV 감염인이 겪고 있는 차별과 인권침해라는 현실을 바꿔내기 위해 이 사건을 사회화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래 글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미란 회원이 기고한 것이다.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은 좁게는 ‘중증/정신질환 에이즈 환자 장기요양사업’의 문제점을 바로잡고, 나아가서 HIV 감염인이 겪고 있는 차별과 인권침해라는 현실을 바꿔내기 위해 이 사건을 사회화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래 글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미란 회원이 기고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을 보건의료 분야의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무상의료 공약을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현실성 있고 책임 있는 공약으로 차별화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 공약 역시 비급여를 통제할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과소추계 된 재정만 투여하여 100% 보장하겠다고 한 점에서 비현실적인 공약이었다. 어쨌든 박근혜는 ‘책임 있는 변화’를 내세우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서울대병원의 공공성을 위해 ‘적정진료시간 보장, 어린이 환자 식사 직영, 의사성과급제 폐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병원 인력 충원, 임금인상, 병원 내 조직 문화 개선, 단체협약 개악안 철회’ 등을 주장하고 있다. 비상경영이란 자신들이 촉발시킨 의료계 군비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며 이는 자신들이 자초한 위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인력, 경비 등의 비용을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서울대병원이 주장하는 위기는 그 정도가 과장된 것이다. 이번 서울대병원 노조 파업 요구사항 중에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에 대한 내용이 있다.의사성과급제는 1분 진료로 대표되는 진료의 부실화와 검사실적을 위한 과잉검사, 성과급 재원 마련을 위한 선택진료 확대 등 환자의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환자의 안전과 주머니 사정을 모두 위협하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에 기여하는 진정한 ‘국가중앙병원’ 으로서 ‘국립서울대병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정부가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하게 된 배경에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약제비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의사와 제약회사의 ‘검은 커넥션’만 해결되면 높은 약제비 문제가 즉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리베이트는 약제비가 증가한 원인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약제비 통제 정책의 한계와 실패를 은폐하는 효과를 만들고 있다. 정부는 한미FTA를 추진하고, 제약산업 구조조정이라는 명목 하에 제약자본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제약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한 길을 열어주는 한편 높은 의료비에 대한 불만은 누더기식 해결책으로 무마하려 하고 있다. 진정 약제비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강제실시 등 신약 특허에 대한 통제를 포괄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제주도에 설립될 예정이었던 한국 최초의 영리병원(통칭 싼얼병원)의 승인을 시도한 바 있다. 이렇게 박근혜 정부는 영리병원 외에도 재벌기업과 연계된 원격의료허용, 메디텔 허용 등 의료관광산업 육성 등 의료민영화와 관련된 굵직한 정책들을 '의료의 효율성 강화 및 국가적인 의료경쟁력의 향상'이라는 구호아래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이번 민중건강과 사회에서는 영국 그리니치 대학의 공공서비스국제연구소(PSIRU) 소장인 제인 레스브리지(Jane Lethbridge)가 펴낸 보고서 <보건의료서비스의 사유화로 인한 의료의 비용/효과 및 효율성의 변화에 대한 분석>을 소개한다. 보고서는 의료의 사유화가 진행됨에 따라 한 국가의 보건의료체계가 어떤 단계를 밟으면서 약화되고 악화되는지를 보여준다. 본 글에서는 논문이 설명하는 변화의 양상이 한국의 상황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덧붙여 설명할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삼성의 노동조건과 안전 및 건강 관련 처우는, 다른 기업들에게 표준이 되기도 한다.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삼성에서 건강권 쟁취를 위한 투쟁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복지라는 이름으로 실컷 부려먹다가 사후 처방을 해주는 것이 아닌, 병들고 아프고 스트레스 받는 원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노동조합은 확산되어야 한다. 또한 세계 각지에 전자·반도체 등 공장을 설립·운영 중인 삼성은 전세계 노동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최근 브라질 정부는 삼성전자가 자국 공장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 부담을 시켰다는 이유로 약 1200억원 규모의 배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삼성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 민중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중이며, 그래서 노동조합을 통한 삼성 노동자들의 싸움은 건강권 쟁취에 매우 중요하다.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들의 힘을 키우는 활동을, 삼성그룹 전체 나아가 한국사회 전반으로 확대하는 운동을 만들자.
지난 7월 10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정부를 상대로 ‘의원급의료기관 중심의 만성질환관리사업’(이하 만성질환관리제)의 제안 계획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1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만성질환관리제를 의협이 9월 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16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에서 만성질환관제 시범사업 제안을 위한 태스크포스에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협은 의원 중심의 만성질환관리제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정책 추진을 일시중단한 것일 뿐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의료계를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추후 재추진될 것으로 보이나 의료계의 거센 반발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박근혜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별급여체계로 전면 개편할 계획을 밝혔다. 이 글에서 자세히 설명할 수 없으나 이 계획은 한계가 많고, 수급당사자를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중 의료급여에 대해서 정부는 구체적 개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건강보험과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만 밝히고 있다. 정부가 가난한 이들의 의료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면 보다 구체적인 의료급여 확충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관광 추진에 발 벗고 나섰다. 박근혜 정부는 의료 호텔을 허용하는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고, 새누리당은 보험회사의 외국인 환자 유치업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부터 정책적으로 밀어주기 시작한 의료관광은 ‘국부 창출’을 명분으로 하지만, 의료관광이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려와 연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경제 관료와 병원자본이 중심이 되어 무비판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국익 창출이라는 논리에 갇혀서인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비판도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민중건강과 사회는 <중/저소득 국가에서 건강 형평성과 접근성에 미치는 의료관광의 영향: 규제책 마련하기> 라는 해외 논문을 소개한다. 논문에서 저자는 의료관광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가 대개 ‘이론, 가정, 추측’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저소득국가의 실태 조사를 통해 의료관광이 실제로 건강불평등에 미친 영향을 밝힌다. 무비판적인 의료관광 활성화를 추진 중인 한국 사회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이 논문에서 밝히는 의료관광의 주요 문제점들을 중심으로 아래에 소개한다.
지난 5월 16일, 제주도는 중국 의료기업인 (주)CSC(China Stem Cell)가 ‘외국 의료기관(영리병원) 설립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보건복지부에 사전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경제자유구역과 더불어 국내에서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이다.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되는 영리병원의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제주도의 경우 도지사의 허가만 받으면 된다. 단, 허가 전 보건복지부가 해당 병원이 적법한지 등을 사전심의토록 하고 있다. 현재는 투자 업체의 자본 조달 방법 등 사업계획서 상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 보건복지부 측에서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이번 일은 영리병원을 도입하여 해외 환자를 유치하고 국부를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이 허황된 것임을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다.